LOGIN수진이 디자인실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세를 올린 지 불과 사흘 뒤, 실제 제품을 가공하는 하청 공방에서 급박한 연락이 날아들었다. 기성 판매용 파인 주얼리 라인의 대량 가공 단계에서 원석에 미세한 실금(크랙)이 가기 시작했다는 보고였다.
“각도 세팅 값을 다시 확인했습니까? 프레임의 연성이 문제인가요?”
보고를 받은 수진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개인 공방을 운영하며 기초부터 뼈를 깎는 노력을 해온 수재(秀才)였다. 수진은 냉정하게 어시스턴트인 유진을 대동한 채 직접 공방 현장으로 향했다.
공방 안은 뜨거운 가열로의 열기와 장인들의 초조한 한숨 소리로 가득했다. 수진은 작업대 위에 놓인, 세팅 도중 쩍 갈라져 버린 안젤라이트 파편들을 날카로운 눈으로 살폈다.
“가공 압축기의 수평 압력이 한쪽으로 미세하게 쏠렸네요. 지그(Jig)의 가이드라인을 0.5밀리미터 넓히고, 백금 프레임의 연성을 높이기 위해 토치로 금속을 살짝 더 달
성수동 ‘더 문’ 최상층 초승달 정원.자연이 내뿜는 서늘한 밤바람과 수천 송이 생화가 머금은 짙은 향기가 정원 전체를 몽환적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낮 동안 CB의 파티장을 조용히 빠져나왔던 VIP들과 거장 배우, 그리고 패션계에서 가장 깐깐하기로 소문난 시니어 평론가들이 최상층 애프터 파티장에 빈틈없이 모여든 상태였다.투명한 특수 강화 글라스 파사드너머로 성수동의 야경과 은은한 달빛이 정원 중앙의 분수대 위로 영롱하게 산란했다. 은은한 어쿠스틱 현악 4중주의 유연한 선율 속에서 최고급 빈티지 샴페인 잔들이 맑은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지수 대표, 오늘 쇼는 정말이지 패션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해외 하이엔드 부티크의 수석 바이어가 감탄을 금치 못하며 지수에게 잔을 건븸을 청했다."인공적인 조명 하나 없이 밤하늘의 달빛과 살아있는 생화만으로 이런 고품격 캣워크를 완성하다니…… 찰스 킴이 보여준 CB의 딱딱하고 인공적인 '각'에 질려있던 참에 진짜 오트쿠튀르의 정수를 봤습니다. 특히 Z의 루비 네크리스는 드레스의 관능미를 완벽하게 통제한 최고의 예술작품이었습니다.""과찬이십니다. 제이아우라가 지향하는 건 틀에 갇힌 미학이 아니라, 인물과 주얼리가 함께 숨 쉬는 생명력이니까요."지수가 우아한 미소로 응수하는 동안, 옆에 서 있던 진우는 와인 잔을 가볍게 기울이며 파티장의 온도를 정교하게 살폈다.평소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던 은둔형 재벌가의 수장들과 글로벌 주얼리 컬렉터들이 지수와 지나 디렉터 주위로 길게 줄을 서서 명함을 내밀고 있었다. 신생 브랜드에 불과했던 제이아우라가, 오늘 밤 단 한 번의 쇼로 하이엔드 패션계의 왕좌에 올랐음을 증명하는 완벽하고도 화려한 풍경이었다.지루할 법도 한 파티 내내 곁을 묵묵히 지켜주던 진우가 지수에게 한 걸음 다가앉으며 나지막이 잔
성수동 폐물류창고 ‘더 글로브’.낮 동안 열린 CB의 런칭 쇼가 끝난 직후 마련된 애프터 파티는 외견상 하이엔드 브랜드다운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고급스러운 트레이 위에 놓인 샴페인 잔 부딪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셀럽들의 드레스 자락이 사각거리며 홀 안을 채웠다.하지만 공기 중에 감도는 기류는 기묘하게 산만하고 서늘했다. VIP 바이어들과 패션 에디터들의 대화는 건조한 겉치레 인사로 겉돌았고, 찰스 킴을 둘러싼 찬사 역시 그의 명성에 비하면 빈껍데기에 가까웠다."찰스 디렉터님, 오늘 쇼 멋졌습니다. 그런데 정식 납품 때는 배포된 룩북 피스 기준으로 실루엣이 맞춰지는 건가요? 현장 실물 핏과 차이가 좀 있던데요.""아, 그건 현장감 있는 연출을 위한 약간의 수정이었습니다. 정식 납품은 당연히 룩북 기준으로 들어갑니다."바이어들의 깐깐한 질문에 찰스 킴은 손에 쥔 샴페인 잔을 기울이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아, 아쉽군요. 저는 룩북보다는 오늘 실물 핏이 훨씬 마음에 들었는데…… 혹시 변경은 불가능한가요?""글쎄요. 그건 대표님과 상의해 봐야겠습니다."찰스는 능숙하게 표정을 숨겼지만, 울컥 치밀어 오르는 분노까지 다스리지는 못했다. 샴페인 잔을 쥐어짠 손가락 마디가 허옇게 불거졌다. 수개월간 제 이름을 걸고 공을 들인 메인 디자인이, 오늘 백스테이지에서 임기응변으로 손댄 핏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찰스의 오만한 자존심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그리고 그의 일렁이는 시선은 백스테이지 한편에서 연신 전화를 받느라 정신없는 스태프들에게 향해 있었다. 프리오더 수치의 80% 이상이 자신이 목숨을 걸었던 메인 라인이 아닌, 막내 어시스턴트의 디자인을 가로채 급조한 '세컨드 구두'로 쏠리고 있다는 보고에 찰스의 속은 타들어가다 못해 까맣게 잿더미가 되어가고 있었다.한편, 파티장
성수동 한복판에 자리한 ‘더 문(The MOON)’.거친 질감을 그대로 살린 짙은 회색빛 외벽은 마치 우주 깊은 곳에 존재하는 거대한 운석을 통째로 잘라다 놓은 듯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낮 동안 수천 개의 다이아몬드 정육면체 형태로 정교하게 깎아낸 특수 강화 글라스 파사드가 햇살을 산란시켰다면, 밤이 찾아온 지금은 은은한 도심의 불빛과 달빛을 끌어안아 몽환적인 결정체처럼 서늘하게 빛나고 있었다.CB의 런칭 쇼가 성수동 폐물류창고의 밀폐되고 묵직한 콘크리트 벽면 안에서 열렸다면, 제이아우라의 첫 번째 무대는 바로 이 ‘더 문’의 최상층 옥외 초승달 정원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은은하게 내리쬐는 자연의 달빛과 성수동의 독특한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초승달 정원. 그 오묘한 공간은 오늘 밤, 거대한 생화의 숲이자 살아 숨 쉬는 캣워크로 완전히 탈바꿈해 있었다.붉은 장미와 검은 튤립, 그리고 서늘한 밤안개를 머금은 야생화들이 정원 전체를 빽빽하게 채우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은은하면서도 짙은 생화 특유의 향기가 밤바람을 타고 관객석 사이로 깊게 퍼져 나갔다.찰스 킴이 선보였던 가공되고 인공적인 하이엔드 미학과는 완벽히 대척점에 선 무대.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생명력’이라는 지수의 첫 번째 파격적인 패러다임이 무대 전체를 서늘하게 압도하고 있었다.입구에 들어서는 관객들의 면면 역시 CB의 쇼장과는 차원이 달랐다.연신 플래시 세례가 터지고 SNS 인플루언서들의 요란한 셔터 소리로 아수라장이었던 CB의 포토월과 달리, 이곳은 고요하면서도 숨 막히는 위엄이 무겁게 깔려 있었다.평소 지상파 TV나 상업 행사에서는 얼굴조차 보기 힘든 거장 영화배우들,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글로벌 재벌가의 VIP들과 진짜 하이엔드 미술품 수집가들. 이름만 들어도 국내외 패션계와 정재계가 요동치는 진짜 거물들이 조용히 정원의 객석을 채워 나갔다. 그들의 절제된 태도와 품격은 그 자체로 제이아우라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증명하는 듯했다.프레스석 최전열에
성수동의 폐물류창고를 개조해 만든 하이엔드 복합문화공간, ‘더 글로브’.CB의 런칭 쇼가 열리는 메인 홀 입구는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마비 상태였다. 플래시 세례가 쉴 새 없이 터지는 거대한 대리석 포토월 앞은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와 리포터들의 마이크 소리로 아수라장이었다.A급 글로벌 셀럽들과 100만 팔로워를 보유한 패션 인플루언서들, 그리고 기득권 패션지의 편집장들이 저마다 독특한 하이패션을 차려입고 입장을 기다렸다. 명품 브랜드의 런칭 쇼다운 화려함과 은밀한 과시욕이 공기 중에 매캐하게 깔려 있었다.포토월 한편에 선 강도진은 세련된 턱시도 차림으로 해외 바이어들과 유연하게 잔을 부딪치고 있었다. 여유로운 미소 뒤편으로, 그의 눈빛은 프레스석에 앉은 핵심 평론가들의 동선을 꼼꼼히 훑고 있었다.‘모든 판은 완벽하다.’수억 원을 들여 유치한 셀럽 라인업과 이미 ‘잡탕 컬렉션 제이아우라’라는 프레임을 입력시켜 둔 평론가들. 강도진의 입꼬리가 만족스럽게 올라갔다.같은 시각, CB의 백스테이지는 긴장감이 팽팽하게 죄어들고 있었다."디렉터님, 일주일 만에 공장에서 맞춰 온 세컨드 구두 마감이 미세하게 덜 빠졌습니다. 캣워크 조명이 바닥에서 직사로 치면 굽 안쪽 미세한 가죽 들뜸이 포착될 수 있습니다."스태프의 보고에 찰스 킴의 눈매가 날카롭게 가라앉았다. 일주일 전 어시스턴트의 디자인을 가로채 급하게 전량 수정한 구두들. 공장을 밤낮으로 돌려 제작 수량은 겨우 맞췄지만, 하이엔드 런웨이의 극단적인 디테일 정밀도까지 완벽히 잡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거기에 더해 찰스가 고집했던 의상의 단단한 '직각 큐브' 형태와 어시스턴트의 유선형 구두 라인 사이에 미세한 콘셉트 이질감이 떠돌았다.그러나 찰스 킴은 명색이 베테랑 디렉터였다. 그는 당황하는 대신 특유의
"악!"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쿵 하는 소리가 런칭 쇼 일주일을 앞둔 CB의 1차 리허설장 바닥을 울렸다.CB의 메인 캣워크 위, 찰스 킴이 고집스럽게 세워 올린 12센티미터 직각 큐브 힐을 신은 탑모델의 발목이 사정없이 꺾여 있었다. 리허설은 이미 세 번째 중단된 참이었다. 앞서 걸어가던 서브 모델 역시 무릎을 꺾으며 주저앉았고, 백스테이지는 거친 신음과 의료용 스프레이 냄새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못 걸어요! 이 신발은 인간의 인체 구조를 완전히 무시했다고요! 걸을 때마다 뒤꿈치 큐브 참이 아킬레스건을 찍어 누르는데 어떻게 워킹을 합니까?"발목을 쥐어짠 메인 모델이 허옇게 질린 얼굴로 구두를 벗어 던졌다. 뒤이어 대기 중이던 모델들 사이에서도 참았던 불만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저희도 못 섭니다. 캣워크 조명 아래서 넘어지면 모델 생명 끝이에요!""이건 옷이나 구두가 아니라 그냥 가학적인 쇠뭉치예요!"모델들의 집단 워킹 거부 사태. 찰스 킴의 얼굴이 화염을 뒤집어쓴 것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불안과 자존심, 그리고 스태프들의 냉소적인 시선에 휩싸인 찰스는 자신의 지적을 인정하는 대신 모델들을 향해 신경질적으로 고함을 질렀다."아마추어같이 왜 이래! 당신들 프로 아니야? 내 디자인의 각을 살리기 위해 그 정도 통증도 못 참아? 굽이 꺾이는 건 당신들 보행 자세가 비틀어져서 그런 거잖아!""찰스 디렉터님, 말 가려서 하시죠."그때, 현장에 나와 있던 스타게이트의 현장 책임자가 차가운 구두굽 소리를 내며 찰스 앞으로 걸어 나왔다. 진우가 도진의 작은 에이전시를 매입한 뒤 A국의 모든 모델 에이전시를 하나로 통합해 만든 거대 공룡 기업 '스타게이트'. 그 거대 에이전시의 현장 수장답게 책임자의 눈빛에는 타협 없는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우리 스타게이트 소속 모델들은 당신의 기괴한 디자인 실험용
타닥, 타다닥.스튜디오 공중에 텁텁한 먼지 냄새와 뜨거워진 조명 열기가 훅 풍겨 왔다. CB의 신규 컬렉션 룩북 촬영장은 정적일 만큼 지나치게 각이 잡혀 있었다. 촬영을 총괄하는 것은 CB와 수년째 합을 맞춰온 거장 포토그래퍼의 사다리 아래로 메인 라이트가 매섭게 꽂혔다.모니터링 테이블 옆, 새 총괄 디렉터로 부임한 찰스 킴은 초조하게 초침을 세듯 구두 뒷굽으로 바닥을 찍어대고 있었다. 그의 손에 들린 스케치북은 이미 수없이 고쳐 쓴 흔적으로 지저분했다."큐브 라인이 프레임 중앙에 정확히 박히게 구도 잡으세요. 주얼리 면에 조명 칼날처럼 세워서 꺾이는 각 명확히 내고! 거기 모델, 어깨 각도 조금 더 직각으로 올리지 못합니까?"찰스의 앙칼진 지시에 모델들이 숨을 참으며 허리를 기괴하게 꺾었다. 셔터가 터질 때마다 정적을 깨는 찰칵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현장을 총괄하는 베테랑 프리랜서 스타일리스트 서연의 눈살은 점점 더 찌푸려졌다.CB의 현장은 이미 몇 시간째 파행을 겪고 있었다. 찰스는 자존심과 도진의 압박 때문인지 단 하나의 각도조차 양보하려 들지 않았다. 구두 굽의 직각 큐브 때문에 모델의 발목이 비틀려 휘청거릴 때마다 찰스는 화를 냈고, 메인 가방의 큐브 참이 너무 무거워 가방 형태가 일그러지자 현장 스태프들에게 소리를 질러댔다."빛이 죽으면 보석 반사각을 다시 잡으라고 몇 번을 말합니까! 내 디자인의 각을 죽이는 건 절대 용납 못 합니다!"거장 포토그래퍼조차 찰스의 강박적인 지시에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수년째 똑같은 구도와 텅스텐 조명 값만 고집하는 베테랑 포토의 매너리즘에, 찰스의 고집스러운 큐브 타령이 더해지자 스튜디오의 공기는 칼날처럼 날이 서 있었다.서연은 100인치 대형 모니터에 떠오르는 컷들을 바라보았다. 선명하고 칼 같은 명품의 컷들이었지만, 그게 전부였다.'총괄이 바뀌었다고 해서
3일간 안정을 취한 지수는 외출준비를 서둘렀다.거울 앞에 선 지수의 차림새는 단조로웠다. 연한 하슬색 원피스에 검은색 C사의 핸드백이 전부였다. 초췌해진 얼굴은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ㅇ낳았고 푸석해진 머릿결과 여전희 볼록하게 남아있는 복부는 지수를 실제보다 훨씬 지쳐보이게 했다.누가 이모습을 보고 스물여덟의 꽃다운 나이라 할까. K국의 공주님으로 불리던 지수는 이제 A국의 가정부보다 못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지수는 거울 속 낯선 여자를 뒤로 한채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집을 나섰다.그녀의 차는 도진이 3년전 결혼 기념으로 사준
7일간 입원 치료를 마치고 영양제로 간신히 기력을 회복한 지수는 배아 이식을 끝내고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 동안 도진에게서는 단 한통의 연락도 없었다.지숙 역시 먼저 손을 내밀 기운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적막하고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거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지수의 귓가에 가정부의 은밀한 전화 통화 소리가 드려왔다."네 사모님 진짜라니까요. 그 여자가 일주일이나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분명 다른 남자가 생긴거에요.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사장님은 방치할수는 없는 거죠 . 네 ,맞아요 제가 어떻게 사모님께 거짓말을 할
도진과 전화를 마친 지수는 떨리는 숨을 몰아쉬며 휴대폰을 조작했다. 익숙한 번호가 아닌, 철저히 숨겨두었던 가른 번호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실장인 혹시 오늘 CB 그룹과 투자 회의가 잡혀 있나요? "라고 물었다. " 네 사장님. 오늘 오후에 미팅이예정되어 있습니다. 혹시 변동사랑이 있으신가요?지수의 입가에 서늘안 미소가 번졌다. 도진이 그토록 화를 내며 중요하도고 외쳤던 미팅은 역시나 지수의 RV인벤스먼트와의 미팅이었다. " 네 변동 사항이 있습니다. 미팅은 그대로 진행해 주세요. 대신 계약서에 싸인은 하지말고
도진은 아침 6시가 넘어서야 옷을 갈아입기 우해 집에 들어왔다.주방에서는 가정부가 무미건조한 소리를 내면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지수가 현관까지 뛰어나와 "여보 왔어?"라며 겉옷을 받아 들었을 시간이었다. 밤새 고생했다며 미리 따뜻한 물을 받아둔 욕조로 그를 안내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달랐다. 거실은 적막했고 욕조는 차갑게 비어 있었다." 이 사람, 어디 갔어요?" 도진의 물음에 가정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사장님 오셨어요? 사모님은 주무시는지 방에서 안 나오시네요."그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