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법원 앞 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긴 박진우는 현지와 현수를 데리고 명품 아동복 매장으로 향했다. 수진은 한 걸음 뒤에 서서 진우의 일거수일투족을 날카롭게 주시했다.
“현지야, 현수야. 사고 싶은 거 있으면 눈치 보지 말고 다 골라.”
하지만 아이들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갖고 싶은 것은 엄마의 남자친구인 강도진이 전부 해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진우는 아이들이 수진의 눈치를 살피는 것을 보며 부드럽게 속삭였다.
"사고 싶은 게 없으면 안 사도 괜찮아. 다른 거 하고 싶은 거 있어?"
"키즈카페 가고 싶어요. 그리고 놀이동산도……."
"키즈카페는 오늘 가고, 놀이동산은 시간이 안 되니까 주말에 가자."
진우가 아이들의 손을 다정하게 맞잡자, 아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현수가 걱정스러운 듯 수진을 돌아보았다.
"엄마가…… 놀이동산 가는 걸 허락해 줄까요?"
진우는
증권가찌라시와 루머의 파장은 생각보다 매서웠다."이지수 대표, 이혼했으면 끝이지 오닉스 뒷배 믿고 전남편을 저렇게까지 몰아붙여야 하나?""Z라는 이름으로 쌓은 명성 때문에 커진 거지, 사업가로서 이지수의 진짜 역량은 아직 불확실해."악의적인 여론이 형성되며 제이아우라의 주가가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도진은 대표실에서 한수혁에게 이 소식을 보고받으며 오랜만에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느꼈다."이번에 한 대리가 고생이 많았어. 참, 그동안 바빠서 신경 못 썼는데 수진이는 좀 어때?"도진의 물음에 수혁은 출산 후 쉬면서 다시 살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 수진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나 입에서는 전혀 다른 정반대의 거짓말이 흘러나왔다."아직 많이 힘들어합니다.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지 못한 게 다 자기 책임이라면서요……."수혁의 가련한 거짓말에 도진의 표정이 다시 심각해졌다."내가 요즘 바빠서 너무 무심했군. 다시 집으로 데려올 준비를 해야겠어."도진은 정지상 실장을 불렀다. 사무실로 들어서던 정지상은 마치 자신이 이 방의 주인인 양 거만하게 소파에 누워있는 한수혁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정 실장, 포스트 빌리지의 한수진 집을 정리하고 짐을 내 집으로 옮겨. 그리고 예전에 수진이가 내 집 인테리어를 좋아했으니, 담당자한테 연락해서 수진이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 시작해."정지상은 아무런 대답 없이 지시 사항만 서류에 확인한 뒤 조용히 나섰다.'대표님은 정말 한수혁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태준이 왜 미련 없이 도진의 곁을 떠났는지 뼈저리게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지상은 저당 잡힌 자신의 집을 떠올리며 씁쓸하게 입술을 깨물었다.한편, 도진과 수혁은 며칠째 하락하는 제이아우라의 주식 그래프를 보며 승리감에 취해 있었다. 그러나 지수가 구축한 제이아우라의 체력은 도진의 얕은 계산보다 훨씬 강했다.정지상이 태블릿을 들고 들어와 화면을 보여주었다."제이아우라에서 처음으로 블랙 다이아몬드 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K국에서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몇몇 실력 있는 가죽공방들과의 성공적인 거래를 트며 K국 진출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은 지수. 예인과 함께 A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퍼스트클래스의 조용한 정적 속에서 지수는 노트북을 열어 업무 메일을 확인했다.수많은 업무 메일 사이, 잠시 미루어 놓았던 이현의 메일이 눈에 들어왔다.[대표님, 강도진 대표가 뭔가를 꾸미는 것 같습니다. 한수혁 그 놈의 계좌로 이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되었고, 댓글부대를 운영하는 마케팅 업자를 만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아스테리아의 공식 발표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온 보고였다. 지수는 아스테리아의 블랙 다이아몬드가 제이아우라의 손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 강도진의 치졸한 공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역시나 길지 않았다."역시 강도진이야. 이렇게 기대를 배반하지 않잖아."지수는 메일함을 닫으며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 비겁하고 차가운 그의 방식에 화가 나기보다는, 오히려 차분한 기대감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다.한편, 도진의 일상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아스테리아의 정당한 원석 납품 거부, 그리고 CB뷰티를 향한 금융권의 거액 대출 회수 압박으로 단 하루도 편하게 숨을 쉬지 못했다. 은행권에서는 대출 연장을 요청할 때마다 서류가 미흡하다며 보강을 끈질기게 요구했고, 과거 지수의 인맥이든 오닉스의 뒷배든 상관없이 협력사들은 CB와의 계약 연장을 모조리 거부했다. 제이아우라에 제출하는 세공 계획서마저 번번이 반려당하자 도진의 멘탈은 완전히 가루가 되어가고 있었다.'다 이지수 때문이야. 그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서 나를 이혼하게 만들려고 함정을 팠고, 순진했던 내가 거기에 말려든 거라고. 이혼해 줬으면 됐지, 얼마나 더 날 망가뜨려야 속이 시원한 건데?'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며 남 탓을 하던 생각은 어느새 수진을 향했다.'한수진. 내가 그 년 유혹에 잠시 넘어간 게 이렇게까지 파멸할 일이야?!'책임을 전가할 대상만을 찾으며 도진이 스스로 무너져 내리던
K국에서의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지수는, 공식 업무 일정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지현과 슬비의 결혼식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A국에 떨어져 지내며 제대로 하지 못했던 효도와 가족에 대한 마음을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쏟아붓겠다는 각오였다.엄마 서윤주 여사를 위해 직접 맞춘 한복부터, 테일러 권의 야심작이자 명품 그 자체인 아버지와 지현의 맞춤 양복, 그리고 명품 하우스 엘지제와 협업하여 세련되게 완성한 슬비의 웨딩드레스까지. 거기에 이번 결혼식을 통해 K국 상류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될 딸 예인이의 앙증맞고 고급스러운 드레스에 이르기까지, 지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그렇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지수는 민철의 급박한 연락을 받고 아스테리아 광산의 공식 발표 기사를 확인하게 되었다.“오빠! 이거 뭐야?!”지수가 지현의 대표실 문을 쾅 열고 뛰어 들어왔다. 방금 전까지 두 사람의 웨딩링을 직접 세공하고 있었던 탓에, 지수는 가죽 앞치마를 두른 채 머리칼에 희끗희끗한 원석 먼지까지 묻어 있는 상태였다.지현은 소리를 지르며 들어오는 동생을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지수에게 다가가더니,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먼지를 다정하게 털어주었다. 그리고는 동생의 손을 잡아 소파에 앉힌 뒤, 때마침 슬비가 준비해두고 간 상큼한 민트티 잔을 지수의 손에 쥐여주었다.“후우…… 이거 무슨 말이냐고! 내가 아스테리아랑 맺은 계약에는 블랙 다이아몬드는 포함 안 되어 있었잖아!”꽤나 흥분해서 쌩쌩거리는 동생의 모습이 한없이 귀엽다는 듯 바라보던 지현이, 진정하라는 의미로 지수의 손을 따스하게 감싸 쥐었다.“아스테리아는 처음부터 너 가지고 놀기 편하게 원석 주려고 만든 곳이야. 마침 이번에 꽤 괜찮은 물건이 나왔길래 너 준 거고.”“……그래도 20억은 너무 적잖아! 그
CB 그룹 대표실의 공기는 무겁다 못해 축축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강도진은 초조한 듯 집무실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손톱을 깨물었다. A국 물류센터 오보 사태는 해명 방송으로 수습했다고 생각했지만, 금융 시장의 서늘한 기류는 여전했다.바로 그때, 정지상 실장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대,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또 뭐야! 이번엔 무슨 일이야!”도진이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정지상은 손에 쥔 서류를 달달 떨며 말을 이었다.“CB 뷰티의 단기 대출 만기건으로 시중은행 세 곳에서 일제히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최근 불거진 그룹 신용도 리스크와 해외 사업성 재평가를 이유로…… 이번 만기 연장(롤오버)을 원안대로 진행할 수 없답니다.”“뭐? 연장이 안 된다고? 300억을 당장 상환하라는 소리야?!”“아, 아닙니다! 당장 거부는 아니고……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한 전면 재심사’를 통보해 왔습니다. 관련 재무 서류 전체 재제출 및 담보 비율 조정, 그리고 신용도 보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재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일부 원금 조기 상환까지 고려하겠다고……”“재심사? 미친놈들 아니야?! 평소처럼 서류 하나로 롤오버 해주던 것들이 이제 와서 무슨 재심사야!”도진이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다행히 당장 300억을 토해내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금융권이 CB의 목줄을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는 명백한 경고였다. 재심사라는 명목으로 금융권이 자금을 묶어버리면, CB 뷰티는 물론 본사의 현금 흐름까지 피가 말라붙을 게 뻔했다.하지만 도진의 비명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현의 선물은 잠시 숨고르기를 하던 도진의 목줄을 다시 한번 옥죄었다.‘검은 태양’을 선주문했던 큰손들 역시, 처음에는 아스테리아의 블랙 다이아몬드 채굴 소식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들려오는 소식에 '혹시 이번에 내 제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번져나갔다.그리고 그들 나름의 정보망으로 뜬소문인 줄로만 알았던 이야기가 사실로 밝혀지면서, CB의 VVIP 전담팀에는 문의 전화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언제 제품을 받을 수 있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으나, 곧 납품이 시작된다니 다음 예약은 언제 가능하냐는 타진으로 퍼져나갔다.그 은밀한 소문들은 RV의 본거지, ‘더 문’의 ‘맨 케이브(Man Cave)’ 내부에서도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테일러는 맞춤 정장을 위해 VVIP 고객의 치수를 재며 넌지시 입을 열었다.“정말 아스테리아에서 블랙 다이아몬드가 채굴되었다더군요. 전 저희 대표님의 ‘요람’을 보기 전까지 그런 보석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줄 알았습니다.”“그러게 말이야. 내가 선주문을 제때 못 한 게 한이네.”“CB에서 곧 납품받게 되면 내년도 주문도 조만간 받지 않을까요?”“그렇겠지? 그렇다면 이번엔 꼭 주문해 봐야겠어.”“하하, 대표님, 미리 주문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또 들리는 말에는 아스테리아에서 제품 납품을 거부했다는 소문이 있더라고요. 에이, 설마 아니겠지요?”테일러의 슬쩍 던진 한마디에 고객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이내 심각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연락을 취했다.테일러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통화 중인 고객의
'검은태양'의 첫 선주문이 들어간 지 어느덧 3개월.오션블루와의 약속된 납품 기일은 이미 턱밑까지 차올랐으나, CB 그룹의 생산 공장에서는 이지수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는 단 한 피스의 완성품도 나오지 못했다. 수석 세공사 채준영을 비롯한 세공팀 전체가 밤을 새우며 매달렸지만, 기술력의 한계는 명확했다.그리고 마침내, 결단의 날이 찾아왔다.사라 킴은 박성재를 통해 오션블루의 공식 입장을 전격 통보해 왔다. 계약 불이행에 따른 페널티로, CB 그룹 소유 물류센터의 '무료 이용권'을 오션블루 측에 넘기라는 요구였다. 그리고 어디선가 정보가 흘러나갔는지, 언론과 증권가 찌라시에서는 이 문제를 악의적으로 과장하여 떠들어대기 시작했다.[속보: 오션블루, CB 그룹과의 계약 파기 전격 선언…… A국 핵심 물류센터 소유권 전격 박탈?]뉴스 자막과 찌라시가 자극적으로 도배되는 순간, CB 그룹 전체가 거대한 충격에 휩싸였다. 계약서 조항대로 기한 내 품질을 맞추지 못해 단순한 '물류센터 이용권'만 넘어가는 것뿐이었으나, 자극적인 소문을 접한 대중과 투자자들의 눈에는 CB 그룹이 물류센터라는 거대한 자산의 '소유권' 자체를 오션블루에 빼앗긴 것으로 보이기 딱 좋았다.“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A국 물류센터 소유권을 박탈당했다는 악성 찌라시가 퍼지자마자, 거래처와 각 매장에서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습니다!”“주가가 폭락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이 전량 매도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이사회에서도 당장 공식 해명과 진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비서실로 밀려드는 낭패한 보고들에 도진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한수혁의 말대로 수공예적 결함을 은폐하고 무작정 납품해 버리기에도 이미 늦은 결정이 되어버렸다. 도진이 자신의 뛰어난 사업 능력이라 믿고 쌓아 올렸던 모든
지수는 도전에게 연락하기를 포기하고 스스로 119를 불렀다. 하지만 출산이 임막한 임산부처럼 부푼 배때문에 혼자서 움직이는 것조차 무리였다. 지수는 필사적으로 옆방에 잠든 가정부를 불렀다."아줌마 아줌마...! 하아, 남 좀... 도와주세요." 하지만 돌아온 것은 문트에 타고 넘고오는 가정부의 코고는 소리뿐이었다. 이것이 이 집에서 지수의 위치였다. 남편의 무관심 속에 고용인에게조차 무시당하는 철저한 그림자 같은 아내.지수는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하지만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 할지 알수 없었다. K국에 있는 부모님이나 오빠에
평번한 여대생이었던 '이지수'의 세상은 '강도진'은 만나고 완전히 변했다.언제나 부모님과 오빠의 과잉보호 속에 기사님이 태워 주시는 차와 가정부의 가사 관리 속에만있던 지수에서 생애 처음으로 모든일은 스스로 하는 생활은 힘들고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큰차가 아닌 작은차에 적응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친구도 만날겸 지수가 타고다니는 경차 동호회에 가입하였다. 그곳에서 지수는 스물둘의 강도진을 만났다. 도진은 185의 훤칠한 키에 다부진 어깨, 오똑한 콧날에 강아지처
"기쁘지... 않아?" 수진의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에 도진은 굳어있던 안면 근육을 억지로 끌어올렸다. 껍데기뿐인 미소가 그의 얼굴에 기괴하게 자리 잡았다. "당연히 기쁘지. 내일 병원 갔다가 아기용품부터 보러 가자. 전에 네가 갖고 싶다던 한정판 가방도 사줄게." 그의 다정한 음성에 수진은 안심한 듯 도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도진은 그녀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입안의 쓴 침을 삼켰다. 수진과 밀회를 즐기면서도 잠자리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때마다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피임을 챙겼던 자신이었다. '임
그토록 기다렸던 임신 소식이었지만, 지수와 도진에게 허락된 기쁨은 야속할 정도록 짧았다. 다음날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는 확신을 유보한 채 일주일 후에 다시 검사하자는 말만을 나겼다. 그 일주닝은 도진과 지수에게 평생보다 긴 지옥이었다. 손끝하나 대면 깨질 것 같은 불안 속에서 부부는 서로를 위로하며 버텼으나, 운명은 그들에게 자비롭지 않았다.일주일 후 다시 마주한 초음파 화면에는 생명의 고동 대신 기괴한 그림자만이 가득했다. " 포상기태 입니다." 의사의 목소리는 건조했다. " 임신유지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태아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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