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최태준이 사직서를 던지고 떠난 지 며칠 동안, CB 그룹 대표이사 집무실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났다. 도진은 마치 항해사를 잃고 표류하는 난파선의 선장 같았다. 사소한 일정 조율부터 중요한 계약서 검토까지, 십수 년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던 태준의 빈자리는 상상 이상으로 거대했다. 도진은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부분을 태준에게 의존해 왔는지 뼈저리게 실감하며 깊은 무력감에 빠졌다.
하지만 완벽주의자였던 태준은 떠나는 순간까지 빈틈이 없었다. 그가 남겨둔 치밀한 인수인계 서류와 매뉴얼 덕분에, 비서실 직원들의 일사불란한 보좌로 마침내 도진의 업무 능률도 제 궤도를 찾기 시작했다.
겨우 한숨을 돌리나 했던 찰나, 비서실에 새로운 먹구름이 드리웠다. 원인은 태준의 후임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한수진의 사촌 오빠, 한수혁 때문이었다.
수진은 태준이 완전히 사직했다는 소식을 병실에서 전해 들었다. 그녀는 영악하게도 도진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아이가
A국 최대 컨벤션 홀. 전 세계 주요 패션지 기자들과 세계보석협회(ICA), 공정거래위원회 참관인단이 들어찬 장내는 초조함과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단상 중앙에는 초고밀도 광학 현미경과 현장 생중계용 4K 초고화질 스크린, 그리고 중량과 밀도를 측정할 정밀 전자저울이 배치되어 있었다.도진은 턱을 높이 든 채 여유로운 척 단상 아래 앉아 있었다. 그 뒤에는 한수진이 CB 기획실에 낙하산으로 꽂아 넣은 한수혁대리가 완벽하게 각색된 보고서를 들고 서 있었다.‘오늘로 너희 남매가 얼마나 추악한지 전 세계에 드러나게 될 거야. 기대해라, 이지수.’도진의 차가운 확신 속에서, 마침내 지수와 오닉스 대표 지현이 단상 위로 걸어 나왔다.공정한 진행을 위해 선출된 세계공인보석감정원(GIA) 수석 감정위원이 마이크를 잡았다."지금부터 CB와 아스테리아, 제이아우라 간의 블랙 다이아몬드 원석 품질 및 세공 적합성 공개 검증을 시작하겠습니다."감정위원이 아스테리아에서 봉인하여 가져온 블랙 다이아몬드 원석을 전동 리프트로 들어 올려 현미경 단상에 올려놓았다. 스크린에 원석의 단면이 200배 확대되어 찍혔다."먼저, CB 측이 'A급 하이엔드 원석'이라 주장하며 아스테리아가 고의로 납품을 거부했다고 주장한 1차 채굴 원석의 현장 감정을 진행합니다."스크린에 원석 내부의 검은 점과 어두운 불순물들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장내의 보석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지막한 탄성이 새어 나왔다.수석 감정위원이 마이크 앞으로 다가섰다. 목소리는 흔들림 없이 단호했다."블랙 다이아몬드는 일반 다이아몬드와 달리 흑연(Graphite)과 적철석(Hematite) 내포물이 대량 포함되어 형성됩니다. 따라서 색상의 균일도와 단단함이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이죠."그가 스크린의 특정 부위를 레이저 포인터로 가리켰다."화면에 보이듯, 이번 원석은 흑연 결정이 특정 구역에만 뭉쳐있는 '내포물 불균형(Uneven Inclusion Distribution)'과 미세한 공기 구멍인 '다공성 결함(Po
은밀히 퍼뜨린 도진의 찌라시는 어느새 증권가를 넘어 SNS와 메이저 언론사까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아스테리아와 제이아우라를 향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었고, 제이아우라의 주가가 다시 한번 휘청였다.지수와 아스테리아 측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언론은 더욱 신이 나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쏟아냈다.[제이아우라 이지수 대표, CB와의 갈등 논란 속에 잠적?][침묵하는 오닉스와 아스테리아, 블랙 다이아몬드의 진실은?]언론이 한참 시끄럽게 타오르던 그 시각, 아스테리아의 공식 SNS와 홈페이지에 단 두 장의 사진이 게시되었다.한 장은 과거 CB와 체결했던 계약서 중 ‘납품 원석의 품질 기준’에 관한 조항이었고, 다른 한 장은 세계공인보석감정원의 원석 감정서였다. 계약서에는 ‘최상급 보석용(Gem-grade) 원석만 납품한다’는 조항이, 감정서에는 이번 채굴 원석이 내포물 불균형과 결함으로 인해 ‘상업용(Commercial-grade)’ 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찍혀 있었다.상황은 순식간에 반전되었다.[CB의 거짓말? 진실을 말하는 이는 누구인가][아스테리아, 상업용 등급 원석 감정서 공개… 정당한 납품 거부였나]기사의 방향이 180도 바뀌자, 사무실에서 모니터를 확인하던 도진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심장이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을 느꼈다. 꽉 쥐어튼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그 불안을 기민하게 포착한 한수혁이 도진의 곁으로 다가와 뱀처럼 나지막하게 속삭였다."대표님, 일희일비하지 맙시다. 대표님도 느끼고 계시잖아요. 저 감정서, 오닉스 가문의 힘으로 위조된 거라는 걸."현실을 도피하고 싶었던 도진에게 수혁의 그 말은 너무나 달콤한 피난처였다."그래…… 저게 진실일 리가 없지. 만약 진실이라고 해도, 상업용 등급 원석이라도 이번에 채굴된 양을 생각하면 20억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제이아우라에 넘기는 게 말이 돼?""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그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주는 겁니다. 진짜 갑이 누구인지.""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그들에게
증권가찌라시와 루머의 파장은 생각보다 매서웠다."이지수 대표, 이혼했으면 끝이지 오닉스 뒷배 믿고 전남편을 저렇게까지 몰아붙여야 하나?""Z라는 이름으로 쌓은 명성 때문에 커진 거지, 사업가로서 이지수의 진짜 역량은 아직 불확실해."악의적인 여론이 형성되며 제이아우라의 주가가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도진은 대표실에서 한수혁에게 이 소식을 보고받으며 오랜만에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느꼈다."이번에 한 대리가 고생이 많았어. 참, 그동안 바빠서 신경 못 썼는데 수진이는 좀 어때?"도진의 물음에 수혁은 출산 후 쉬면서 다시 살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 수진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나 입에서는 전혀 다른 정반대의 거짓말이 흘러나왔다."아직 많이 힘들어합니다.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지 못한 게 다 자기 책임이라면서요……."수혁의 가련한 거짓말에 도진의 표정이 다시 심각해졌다."내가 요즘 바빠서 너무 무심했군. 다시 집으로 데려올 준비를 해야겠어."도진은 정지상 실장을 불렀다. 사무실로 들어서던 정지상은 마치 자신이 이 방의 주인인 양 거만하게 소파에 누워있는 한수혁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정 실장, 포스트 빌리지의 한수진 집을 정리하고 짐을 내 집으로 옮겨. 그리고 예전에 수진이가 내 집 인테리어를 좋아했으니, 담당자한테 연락해서 수진이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 시작해."정지상은 아무런 대답 없이 지시 사항만 서류에 확인한 뒤 조용히 나섰다.'대표님은 정말 한수혁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태준이 왜 미련 없이 도진의 곁을 떠났는지 뼈저리게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지상은 저당 잡힌 자신의 집을 떠올리며 씁쓸하게 입술을 깨물었다.한편, 도진과 수혁은 며칠째 하락하는 제이아우라의 주식 그래프를 보며 승리감에 취해 있었다. 그러나 지수가 구축한 제이아우라의 체력은 도진의 얕은 계산보다 훨씬 강했다.정지상이 태블릿을 들고 들어와 화면을 보여주었다."제이아우라에서 처음으로 블랙 다이아몬드 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K국에서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몇몇 실력 있는 가죽공방들과의 성공적인 거래를 트며 K국 진출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은 지수. 예인과 함께 A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퍼스트클래스의 조용한 정적 속에서 지수는 노트북을 열어 업무 메일을 확인했다.수많은 업무 메일 사이, 잠시 미루어 놓았던 이현의 메일이 눈에 들어왔다.[대표님, 강도진 대표가 뭔가를 꾸미는 것 같습니다. 한수혁 그 놈의 계좌로 이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되었고, 댓글부대를 운영하는 마케팅 업자를 만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아스테리아의 공식 발표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온 보고였다. 지수는 아스테리아의 블랙 다이아몬드가 제이아우라의 손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 강도진의 치졸한 공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역시나 길지 않았다."역시 강도진이야. 이렇게 기대를 배반하지 않잖아."지수는 메일함을 닫으며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 비겁하고 차가운 그의 방식에 화가 나기보다는, 오히려 차분한 기대감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다.한편, 도진의 일상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아스테리아의 정당한 원석 납품 거부, 그리고 CB뷰티를 향한 금융권의 거액 대출 회수 압박으로 단 하루도 편하게 숨을 쉬지 못했다. 은행권에서는 대출 연장을 요청할 때마다 서류가 미흡하다며 보강을 끈질기게 요구했고, 과거 지수의 인맥이든 오닉스의 뒷배든 상관없이 협력사들은 CB와의 계약 연장을 모조리 거부했다. 제이아우라에 제출하는 세공 계획서마저 번번이 반려당하자 도진의 멘탈은 완전히 가루가 되어가고 있었다.'다 이지수 때문이야. 그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서 나를 이혼하게 만들려고 함정을 팠고, 순진했던 내가 거기에 말려든 거라고. 이혼해 줬으면 됐지, 얼마나 더 날 망가뜨려야 속이 시원한 건데?'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며 남 탓을 하던 생각은 어느새 수진을 향했다.'한수진. 내가 그 년 유혹에 잠시 넘어간 게 이렇게까지 파멸할 일이야?!'책임을 전가할 대상만을 찾으며 도진이 스스로 무너져 내리던
K국에서의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지수는, 공식 업무 일정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지현과 슬비의 결혼식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A국에 떨어져 지내며 제대로 하지 못했던 효도와 가족에 대한 마음을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쏟아붓겠다는 각오였다.엄마 서윤주 여사를 위해 직접 맞춘 한복부터, 테일러 권의 야심작이자 명품 그 자체인 아버지와 지현의 맞춤 양복, 그리고 명품 하우스 엘지제와 협업하여 세련되게 완성한 슬비의 웨딩드레스까지. 거기에 이번 결혼식을 통해 K국 상류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될 딸 예인이의 앙증맞고 고급스러운 드레스에 이르기까지, 지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그렇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지수는 민철의 급박한 연락을 받고 아스테리아 광산의 공식 발표 기사를 확인하게 되었다.“오빠! 이거 뭐야?!”지수가 지현의 대표실 문을 쾅 열고 뛰어 들어왔다. 방금 전까지 두 사람의 웨딩링을 직접 세공하고 있었던 탓에, 지수는 가죽 앞치마를 두른 채 머리칼에 희끗희끗한 원석 먼지까지 묻어 있는 상태였다.지현은 소리를 지르며 들어오는 동생을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지수에게 다가가더니,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먼지를 다정하게 털어주었다. 그리고는 동생의 손을 잡아 소파에 앉힌 뒤, 때마침 슬비가 준비해두고 간 상큼한 민트티 잔을 지수의 손에 쥐여주었다.“후우…… 이거 무슨 말이냐고! 내가 아스테리아랑 맺은 계약에는 블랙 다이아몬드는 포함 안 되어 있었잖아!”꽤나 흥분해서 쌩쌩거리는 동생의 모습이 한없이 귀엽다는 듯 바라보던 지현이, 진정하라는 의미로 지수의 손을 따스하게 감싸 쥐었다.“아스테리아는 처음부터 너 가지고 놀기 편하게 원석 주려고 만든 곳이야. 마침 이번에 꽤 괜찮은 물건이 나왔길래 너 준 거고.”“……그래도 20억은 너무 적잖아! 그
CB 그룹 대표실의 공기는 무겁다 못해 축축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강도진은 초조한 듯 집무실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손톱을 깨물었다. A국 물류센터 오보 사태는 해명 방송으로 수습했다고 생각했지만, 금융 시장의 서늘한 기류는 여전했다.바로 그때, 정지상 실장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대,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또 뭐야! 이번엔 무슨 일이야!”도진이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정지상은 손에 쥔 서류를 달달 떨며 말을 이었다.“CB 뷰티의 단기 대출 만기건으로 시중은행 세 곳에서 일제히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최근 불거진 그룹 신용도 리스크와 해외 사업성 재평가를 이유로…… 이번 만기 연장(롤오버)을 원안대로 진행할 수 없답니다.”“뭐? 연장이 안 된다고? 300억을 당장 상환하라는 소리야?!”“아, 아닙니다! 당장 거부는 아니고……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한 전면 재심사’를 통보해 왔습니다. 관련 재무 서류 전체 재제출 및 담보 비율 조정, 그리고 신용도 보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재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일부 원금 조기 상환까지 고려하겠다고……”“재심사? 미친놈들 아니야?! 평소처럼 서류 하나로 롤오버 해주던 것들이 이제 와서 무슨 재심사야!”도진이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다행히 당장 300억을 토해내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금융권이 CB의 목줄을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는 명백한 경고였다. 재심사라는 명목으로 금융권이 자금을 묶어버리면, CB 뷰티는 물론 본사의 현금 흐름까지 피가 말라붙을 게 뻔했다.하지만 도진의 비명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수는 도전에게 연락하기를 포기하고 스스로 119를 불렀다. 하지만 출산이 임막한 임산부처럼 부푼 배때문에 혼자서 움직이는 것조차 무리였다. 지수는 필사적으로 옆방에 잠든 가정부를 불렀다."아줌마 아줌마...! 하아, 남 좀... 도와주세요." 하지만 돌아온 것은 문트에 타고 넘고오는 가정부의 코고는 소리뿐이었다. 이것이 이 집에서 지수의 위치였다. 남편의 무관심 속에 고용인에게조차 무시당하는 철저한 그림자 같은 아내.지수는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하지만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 할지 알수 없었다. K국에 있는 부모님이나 오빠에
평번한 여대생이었던 '이지수'의 세상은 '강도진'은 만나고 완전히 변했다.언제나 부모님과 오빠의 과잉보호 속에 기사님이 태워 주시는 차와 가정부의 가사 관리 속에만있던 지수에서 생애 처음으로 모든일은 스스로 하는 생활은 힘들고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큰차가 아닌 작은차에 적응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친구도 만날겸 지수가 타고다니는 경차 동호회에 가입하였다. 그곳에서 지수는 스물둘의 강도진을 만났다. 도진은 185의 훤칠한 키에 다부진 어깨, 오똑한 콧날에 강아지처
"기쁘지... 않아?" 수진의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에 도진은 굳어있던 안면 근육을 억지로 끌어올렸다. 껍데기뿐인 미소가 그의 얼굴에 기괴하게 자리 잡았다. "당연히 기쁘지. 내일 병원 갔다가 아기용품부터 보러 가자. 전에 네가 갖고 싶다던 한정판 가방도 사줄게." 그의 다정한 음성에 수진은 안심한 듯 도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도진은 그녀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입안의 쓴 침을 삼켰다. 수진과 밀회를 즐기면서도 잠자리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때마다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피임을 챙겼던 자신이었다. '임
그토록 기다렸던 임신 소식이었지만, 지수와 도진에게 허락된 기쁨은 야속할 정도록 짧았다. 다음날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는 확신을 유보한 채 일주일 후에 다시 검사하자는 말만을 나겼다. 그 일주닝은 도진과 지수에게 평생보다 긴 지옥이었다. 손끝하나 대면 깨질 것 같은 불안 속에서 부부는 서로를 위로하며 버텼으나, 운명은 그들에게 자비롭지 않았다.일주일 후 다시 마주한 초음파 화면에는 생명의 고동 대신 기괴한 그림자만이 가득했다. " 포상기태 입니다." 의사의 목소리는 건조했다. " 임신유지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태아를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