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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Author: 윤소정
문수정은 어젯밤 이도운에게 전화를 여러 통 걸었지만 도통 받지를 않았다. 아침이 되어서야 집에 온 걸 보니 백하린을 만난 게 틀림없었다.

문수정은 시큰둥한 얼굴로 그를 데리고 거실로 향했다.

“하린의 일은 어떻게 처리할 셈이야?”

이제는 잔소리할 기운도 없이 바로 추궁에 나섰다.

“이미 떠나보냈어요. 온라인에 퍼진 일에 대해서는 제가 변호사를 선임하고 합의금을 낼 겁니다.”

“걔 그거 범죄야! 그런 애를 두둔하는 건 결국 우리 집안까지 끌어들이려는 거잖니!”

문수정이 버럭 화를 냈다. 아들이 이렇게까지 백하린을 감싸고 돌 줄이야. 그녀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년이 그렇게 악랄한 짓을 저질렀는데도 정신을 못 차렸니? 어떤 년인지 아직도 감이 안 와?”

“엄마, 이번 일이 이 지경에 다다른 건 우리 책임도 있다고 봐요. 엄마랑 할머니가 너무 몰아세우지만 않았어도, 윤후까지 내세우면서 협박하지 않았어도...”

이도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수정이 그의 뺨을 후려쳤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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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234화

    “점? 무슨 점?”김태하가 계속 장난스럽게 건드리는 바람에 몸이 간질간질해진 강지현이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물었다.자신의 목 뒤에 점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빨간 점.”김태하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입술이 금방이라도 그 자리에 닿을 듯 가까웠다.“위치가 꽤 깊숙한데...”그의 숨이 눈에 띄게 거칠어졌고 말도 중간에 끊겨 버렸다.“응?”말을 다 듣기도 전에 강지현이 몸을 돌렸다.그 순간 균형을 잃은 김태하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넓은 어깨가 움찔하며 강지현을 뒤쪽 찬장 쪽으로 밀어붙였다.하지만 그는 재빨리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받쳐주었다.차가운 숨결이 강지현의 볼 옆에 스쳤다.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마주쳤다. 검은 눈동자 속에는 서로를 향한, 뜨겁지만 억눌린 감정이 담겨 있었다.“그런데...”그의 목소리에는 묘한 유혹이 섞여 있었다.“굉장히 매력적이네... 자꾸만 보고 싶어질 만큼.”말이 끝나자마자 따뜻한 입술이 그대로 내려앉았다.강지현은 미처 반응할 틈도 없었다.“음...”그녀는 고개를 젖힌 채 갑작스레 찾아온 입맞춤을 받아들였다.양 볼이 금세 달아올랐다. 온몸의 피가 전류처럼 흘러가며 저릿저릿하게 퍼져 나갔다.가느다란 손가락이 자신도 모르게 남자의 넓고 단단한 등에 파고들었다.김태하의 키스는 부드러웠지만 깊었다.강지현은 조금씩 뒤로 밀려났고 어느새 그의 가슴과 찬장 사이에 갇혀버렸다.자세가 불편해지자 김태하는 눈을 감은 채 자연스럽게 그녀를 들어 올렸다. 허리를 감싸안아 그녀의 다리가 그의 좁은 허리에 걸리게 했다.강지현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몸은 이미 힘이 풀려 있었다. 김태하의 손이 그녀의 옷자락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휴대폰은 강지현의 등 뒤에 있었다.지금 그녀는 남자에게 꽉 붙잡혀 있어 손을 뻗기 어려웠다. 김태하 역시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하지만 벨소리는 계속 울렸다. 누군지는 몰라도 끈질기게 계속 전화를 걸어왔다.강지현의 시선이 무심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233화

    회사 일은 해결됐지만 이제는 집안 문제를 마주해야 했다.예전의 이도운은 늘 이렇게 생각했다. 언젠가는 백하린과 함께 버티다 보면, 집에서도 결국 반대를 포기할 것이고 자신 역시 사업에서 성공하게 될 거라고.하지만 막상 그 순간이 눈앞에 다가오자, 예상했던 것처럼 들뜨거나 기쁘지는 않았다.강지현은 이제 회사에서 더 이상 쓸모가 없었다.하지만 여전히 그의 아내였고 무엇보다 아직도 그를 그렇게까지 사랑하고 있었다.만약 자신이 진실을 알리고 그렇게 잔인한 방식으로 그녀의 곁을 떠난다면...아마 그녀는 자신을 몹시 원망하게 되겠지.예전의 이도운은 이런 생각을 해도 죄책감이 조금 들 뿐, 크게 고민하지는 않았다.강지현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그의 마음속 모든 사랑은 백하린을 향하고 있었으니까.백하린과 함께할 수만 있다면 강지현을 저버리는 건 그저 필요한 희생일 뿐이었다.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그의 일상에는 어느새 강지현의 흔적이 가득해졌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녀를 쉽게 놓을 수 없게 되어 있었다.이도운은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다.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마침 백하린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일부러 그런 건지, 새로 산 속옷을 하나씩 갈아입어 보고 있었다.여러 벌이었는데, 하나같이 꽤 자극적이고 매혹적인 디자인이었다.결국 남자는 남자였다. 문가에 서서 잠시 바라보던 이도운은 결국 다가가 그녀를 가볍게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입술은 천천히 목선을 따라 내려가더니, 곧 그녀의 가슴께에 파묻혔다.백하린은 고개를 뒤로 젖혔다.처음에는 일부러 못마땅한 척하며 그를 몇 번 밀어냈지만 곧 그의 움직임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그때였다.이도운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있다가, 희미한 조명 아래에서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너, 그 점은 어디 갔어?”그는 곧장 백하린의 긴 머리를 한쪽으로 쓸어 올렸다. 그리고 귀 뒤에서 목덜미까지, 예전에 그 점이 있던 자리를 꼼꼼히 더듬어 보았다.하지만 예전에 분명 있던, 작고 선명한 붉은 점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2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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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231화

    서지아는 퇴원하자마자 바로 게시물 하나를 올려, 자신을 걱정해 준 팬들과 네티즌들에게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했다.그 한마디가 파문을 일으켰다.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연예계로 돌아오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잠잠해지던 여론도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하지만 이번에 서지아는 아예 라이브 방송을 켜, 자신의 계획을 직접 밝혔다.“일은 다시 시작할 거예요. 하지만 연예계로 돌아가진 않을 생각이에요.”대신 그녀는 자신의 전공이었던 언론 분야로 돌아가 공익 인터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서씨 가문은 원래부터 여러 재단과 협력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다양한 공익 프로젝트 제안이 쏟아져 들어왔다.그 덕분에 서지아의 팔로워 수 역시 하룻밤 사이 수십만 명이나 늘어났다.서지아의 라이브 방송을 본 주단우의 눈가에 옅은 웃음이 번졌다.‘역시 일에 몰두하는 여자가 훨씬 매력적인 법이지. 서지아가 완전히 눈치 없는 편은 아니군.’이번 고육지책은 고생이 따르긴 했지만, 김태하와 대중의 동정을 얻어냈다.주단우는 곧바로 엄경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했다.강지현을 습격했던 남자는 이미 사라졌고 김태하도 사건 조사에 손을 대기 시작한 상태였다.하지만 김태하가 아무리 파고들어도 그들에게까지 닿을 일은 없었다.그 남자는 원래부터 주승호를 증오하고 있었고, 동시에 엄경미를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사람이기도 했다.주단우가 한 일이라곤 그저 엄경미의 사정을 살짝 흘려준 것뿐이었다. 그러자 그는 스스로 나서서 멍청한 짓을 저질렀다.사람이란 참 묘했다. 가질 수 없는 것일수록 더 미쳐 버리는 법이니까.앞으로 서씨 가문의 협력 사업은 자연스럽게 주단우와 엄경미 쪽으로 흘러 들어올 것이다.게다가 강지현은 이번 일로 서씨 가문과도 사이가 틀어졌다.주상 그룹의 제약 사업은 사실상 해원시 경제의 숨통을 틀어쥐고 있다. 그래서 서씨 가문과 틀어졌다고 해도 겉으로는 큰 타격이 없어 보일 수 있었다.하지만 서씨 가문 뒤에 서 있는 건 수많은 재단과 기금들이었다. 그 영향력은 국가의 핵심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230화

    “너만 옳다고 생각한다면, 남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쓸 필요 없어.”강지현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힘이 있었다.그녀는 김태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봄바람처럼 따뜻한 눈빛에는 그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그 말을 듣자 김태하의 얼굴에 드리워져 있던 어두운 기색이 서서히 걷혔다.김태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그녀를 끌어안았다.“너만 옆에 있으면 그런 것들은 다 상관없어.”목소리도 다시 평소처럼 밝아졌다.“응. 앞으로 무슨 일이 생겨도 네 옆에 있어 줄게. 네가 말한 것처럼 너도 내 앞에서는 굳이 강한 척 안 해도 돼.”강지현은 그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마음속의 온기를 그대로 담아, 조금이라도 그를 위로해 주고 싶었다.김태하는 다시 마음을 정리한 뒤 강지현에게 당분간 서지아를 만나지 말라고 당부했다.지금은 상황이 너무 민감했다. 서씨 가문이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강지현이 괜히 여론에 휘말릴까 걱정됐다.강지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이럴 때 내가 직접 가는 건 오히려 상황을 더 자극할 수도 있어. 비서 통해서 위문만 전할게.”김태하는 그녀라면 모든 일을 잘 처리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녀를 보고 있으면 자꾸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점심 무렵, 주단우가 고급 과일 바구니를 들고 서지아의 병실 문을 두드렸다.서지아는 옆으로 누운 채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에게서 기운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새벽에 서지아는 가족들이 잠든 틈을 타 과일칼로 자신의 상처를 다시 그었다.피가 침대 위로 흥건하게 번졌고, 마침 순찰하던 간호사가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정말 큰일이 날 뻔했다.그 일로 장미란도 크게 놀랐다. 몸 상태까지 무너질 지경이었다.결국 간병인과 경호원들을 병실 안팎에 24시간 붙여 두고서야 겨우 집에 돌아가 쉴 수 있었다.“왜 그렇게까지 했어요? 시작하자마자 버티기 힘들어진 거예요?”주단우가 병실 안을 둘러보며 말했다.이미 선물들이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229화

    김태하는 낮게 웃더니,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가를 쓸어내리며 살짝 문질렀다.“내가 부인을 지킬 수 있는지 없는지, 직접 시험해 봐도 좋아. 네 주변을 싹 정리해서, 네 머리카락 한 올도 건드리지 못하게 할 거야.”분명 장난스럽게 던진 말이었는데, 강지현은 남자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 묘한 서늘함을 느꼈다.농담이 아닌 것 같았다. 그 안 어딘가에는 거의 집착에 가까운 통제 욕구가 어둡게 숨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밤에 잠자리에 들었을 때였다. 김태하의 휴대폰이 계속해서 진동했다.강지현이 그 소리에 잠에서 깨 남자를 살짝 밀었다.김태하는 여전히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었다. 잠시 뒤에야 손을 뻗어 침대 옆 협탁에서 휴대폰을 집었다.그는 눈도 제대로 뜨지 않은 채 전원을 꺼 버렸다.“급한 일 아니야? 받아 보는 게 좋지 않을까?”강지현이 흐릿한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김태하는 다시 그녀를 끌어안으며 잠긴 목소리로 두 글자만 내뱉었다.“자자.”“...”다음 날 아침, 강지현이 눈을 떴을 때 김태하는 이미 침대에 없었다.그녀의 휴대폰도 계속 울리고 있었다. 메시지가 여러 개 와 있었 부재중 전화도 한 통 찍혀 있었다.현다영에게서 온 메시지였다.[언니, 단톡 좀 봐요.]회사 단체 채팅방에서는 서씨 가문 프로젝트가 갑자기 중단됐다는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협력이 아예 깨질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었다.강지현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휴대폰을 내려다봤다.그때 뉴스 알림 하나가 화면에 떴다.[서씨 가문 딸, 어젯밤 자살 시도. 현재 생명에는 지장 없어.]손가락이 문득 멈췄다.기사에는 서지아의 배경에 대한 설명도 함께 실려 있었다.몇년 전, 그녀는 외모와 몸매가 뛰어나 광고에도 출연했었고 한때 연예계 활동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한 채 결국 조용히 업계를 떠났다고 한다.이번 자살 시도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녀가 서씨 가문 딸이라는 사실까지 함께 공개되었고 인터넷에서는 큰 화제가 되고 있었다.댓글 창에는 온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10화

    강지현의 인맥과 자원이 워낙 화려한지라 진태웅은 굳이 그녀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민지가 이토록 화를 내니 진태웅은 바로 정색하며 강지현은 좋은 사람이고 내조를 잘하는 아내와 결혼한 이도운이 부럽다고까지 했다.제대로 긁힌 이민지는 남편의 게임기와 그가 소중하게 여기는 CD들을 모조리 부숴버렸다.“왜 그랬어 민지야... 남자들이 자존심을 얼마나 중히 여기는데. 뭣 하러 강지현 때문에 진 서방한테 그렇게까지 화를 내?”문수정은 미간을 찌푸린 채 이민지의 손등을 토닥였다. 딸이 안쓰럽기도 하고 이 일이 너무 한심하고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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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74화

    김태하는 말없이 손으로 그녀의 뺨을 감싸고, 얼굴에 흩어진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정리해 주었다. 이어서 그녀가 꽉 붙잡고 있던 자신의 바짓자락을 조심히 빼내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주었다.하지만 잠시 얌전해지나 싶던 강지현은 또다시 무슨 꿈을 꾸었는지 몸을 뒤척이더니, 이번에는 울먹이기까지 했다.김태하는 셔츠를 벗고 옆방에서 씻으려 했지만 인기척을 듣고 다시 침대 곁으로 빠르게 돌아왔다.강지현은 무언가에 놀란 사람처럼 갑자기 몸을 일으켜 그대로 그의 벌거벗은 상반신을 끌어안았다.그녀는 작은 난로처럼 뜨거웠고, 김태하의 몸은 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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