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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세상 속 개쩌는 버퍼가 되었습니다
게임 세상 속 개쩌는 버퍼가 되었습니다
作者: 쌍춘

1화

作者: 쌍춘
last update 公開日: 2026-08-07 16:17:48

저녁인데도 해가 지지 않은 어느 더운 여름날, 나는 퇴근하고 집으로 귀가 중이었다.

평범하게 녹색불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속도를 줄이지 못한 차가 오른쪽에서 굉장한 속도로 돌진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놀라 뒤로 피했고, 나도 뒤로 피하려고 뒷걸음질 칠때, 꼬마 여자아이 한명이 그대로 얼어버렸다.

나는 필사적으로 달려가 여자 아이를 밀치는데 성공했고, 대신 돌진하던 차에 그대로 치여 버렸다.

끼이이이익, 콰ㅡ앙!

차에 부딪히고 공중으로 떠올라 바닥에 떨어질때, 나는 죽음을 직감했다.

그 찰나에, 이상하게 하나도 아프지 않았으니까.

아마 즉사한 것이겠지.

분명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 앞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

온통 푸른 하늘색에 아래엔 구름도 보였다.

구름은 솜사탕처럼 아래에 멀찍이 떠 있었고,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는 바닥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도 애매했다.

발밑을 내려다보면 살짝 아찔해지는데, 또 막상 발을 움직이면 푹신한 바닥을 밟는 느낌이 났다.

“여긴 어디지?”

내가 중얼거린 그 순간이었다.

저 멀리서 반짝— 하는 빛 하나가 점처럼 생겨났다.

그 점은 순식간에 길게 늘어나더니 사람 형체를 띠기 시작했다.

하얀 빛이 서서히 잦아들자,

그 안에서 한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순백의 드레스, 등 뒤로는 크고 고운 깃털 날개 두 쌍.

허리 아래까지 부드럽게 내려오는 은빛 머리카락이 공기 중에서 아주 느리게 흘러내리는 것처럼 나풀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 위에는 만화에서나 보던, 정말로 빛나는 고리 하나가 떠 있었다.

진짜, 딱 ‘천사’의 느낌 그대로였다.

“어서 오세요. 저는 이나엘이라고 합니다.”

그녀의 미소와 함께 어딘가에서 종소리 같은 맑은 음이 살짝 울려 퍼졌다.

“영접 대기 공간에 도착하신 걸 환영합니다, 나효규님.”

내 이름을 정확히 부르는 걸 듣는 순간, 등골이 살짝 서늘해졌다.

“저...여긴 설마?”

“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방금 사망하셨어요.”

“.......”

“교통사고. 오른쪽에서 돌진한 차량, 기억하시죠?”

머릿속이 하얘졌다가,

곧이어 방금 전의 장면들이 쏟아지듯 되감기됐다.

달궈진 아스팔트, 끼이이이익— 하는 브레이크 소리, 절박하게 밀쳐냈던 꼬마의 가벼운 몸.

그리고, 내 몸을 통째로 받아버리던 강렬한 충격과 함께 공중으로 떠오르는 기분.

...그 다음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아, 진짜 죽었구나.”

입 밖으로 뻔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상하게 눈물이 나진 않았다.

슬퍼해줄 가족도 없이, 혼자 열심히 살다가 죽은거니까.

막상 ‘죽음’이라는 걸 이렇게 담백하게 통보받고 나니, 그냥 게임 오버 화면을 보는 기분이었다.

허무하다고 해야 하나, 웃기다고 해야 하나.

“네, 방금 사망 판정 완료 됐어요.”

천사가 손뼉을 한 번 딱 치자, 내 눈앞에 푸른빛의 투명한 화면이 떠올랐다.

마치 SF 영화에서 보던 홀로그램 패널 같았다.

[프로필 조회 중…]

파란색 글씨가 슉슉 지나가더니, 이내 내 이름과 나이, 직업, 주소 같은 정보가 줄줄이 떠올랐다.

[이름: 나효규]

[나이: 37세]

[직업: 공무원]

[주소:인천시 미추홀구...]

[사망 원인: 차량 충돌(즉사)]

[가족관계: 없음]

[특이사항: 교통사고 당시 타인 구조 행동 감지]

......

“와...제 개인정보를 통째로 가지고 있네요."

내가 중얼거리자 천사가 피식 웃었다.

“이 정도는 기본중의 기본이에요. 자, 그 다음이 중요하죠.”

툭, 하고 그녀가 허공을 가볍게 눌렀다.

그러자 화면이 쓸려 내려가듯 바뀌고, 대신 숫자들이 큼지막하게 떠올랐다.

[선행 포인트: 1,564,312점]

[악행 포인트:   362,679점]

숫자는 점점 커졌다가, 가운데에서 합쳐지듯 하나로 모였다.

[최종 선행 점수 계산 중…]

툭, 하고 마지막으로 하나의 숫자가 박히며 팡파레가 울렸다.

빰빠라밤ㅡ!

[최종 선행 점수: 1,201,633점]

“백 이십만?”

내가 되뇌자, 천사가 만족스럽다는 듯 끄덕였다.

“축하드려요. 최종 선행 점수 120만점. 평균보다 훨~씬 높으신 편이네요.”

“평균이 얼마나 나오는데요?”

“여기 오는 분들 대부분은...음, 20만에서 50만 사이가 많아요. 그나마 착하게 산 편이다 하면 70만, 80만. 이렇게 일찍 돌아가셨는데도 120만 점이면 상당한 고득점이죠.”

천사가 나를 쓱 훑어보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참, 재미없...아니, 착하게 살아오셨네요, 호구님.”

“방금, 호구라고 하신...? 제 이름은 효규입니다.”

“기분 탓이겠죠.”

정색한 얼굴로 딱 잘라 말하는데, 어쩐지 사람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저 점수는 대체 어떻게 매기는 거에요?”

“일단 기본적으로는 일생 동안의 행동 패턴, 타인에게 끼친 영향, 선택의 방향성 등을 전부 데이터화해서...뭐, 복잡합니다. 설명 해드려도 이해 못 하실 거에요.”

“와, 진짜 콜센터 직원 같은 멘트네요.”

“저, 천사입니다만?”

말은 그렇게 하지만, 태도는 딱 매뉴얼대로 일하는 상담원 느낌이었다.

머리 위에 빛나는 고리와 등 뒤의 날개만 아니었으면, 그냥 코스프레한 사람이라고 믿었을지도 모르겠다.

"악행 포인트가 더 높으면 어떻게 되는거죠?"

"애초에 악행 포인트가 더 높으면 이곳으로 오지도 못해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다음 생에 벌레나 기생충 같은걸로 태어나니까 신경 쓰지 마시길."

천사는 다시 홀로그램을 휙휙 넘기며 뭔가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윤회 대상자 검색 중…]

[차기 생애 배치 후보 탐색…]

[등급: B+ / 선행 상위 12%]

“흠, B+ 등급. 생각보다 등급도 잘 나오셨어요.”

“B+요? 여기 등급도 있어요?”

“당연하죠. 등급에 따라 선택권의 폭이 달라지니까요.”

“선택권?”

그 말에 슬슬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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