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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Author: 손발 땀쟁이
정재의 시선은 주예의 입술에 박혀 있었다.

주예가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하나라도 꺼내면 무슨 짓이든 할 것 같은 눈빛이었다.

“나...”

주예는 눈동자를 빠르게 굴리며 어떻게든 빠져나갈 핑계를 찾았다.

정재가 차갑게 웃었다. 주예를 너무나 잘 알기에, 정재는 저 표정만 봐도 또 무슨 잔꾀를 굴리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어차피 좋은 대답은 못 들을 것 같았다. 정재는 더 묻는 것도 귀찮다는 듯 주예의 손목을 잡고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현관문이 쾅 닫히자마자 정재가 주예에게 몸을 기울였다.

“읏...”

주예의 입술이 거칠게 빨리면서 눌렸다.

“한진후가 여기도 키스했어?”

정재의 목소리는 서로 맞닿은 입술 사이에서 흐릿하게 새어 나왔다. 거친 숨소리가 함께 섞였다.

“응?”

주예는 정신없이 이어지는 입맞춤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머릿속에서 수십 발의 불꽃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 같았다.

“한진후가 여기도 키스했냐고.”

정재의 입술이 매끈한 턱선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더니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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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뱃속의 아이가 안정되지 않은 때였다. 함부로 굴었다가는 큰일이었다.“싫어?”정재의 움직임이 조금 굳어졌다. 검은 눈에 욕망과 사나운 기운이 뒤섞여 일렁였다.“한진후는 되고, 나는 안 돼?”“아, 그게 아니라...”주예가 서둘러 해명했다. 그러다 너무 대놓고 말한 것 같아서 허둥지둥 덧붙였다.“아무튼 안 돼...”목소리에는 울음기가 묻어났다.주예가 거절하자 정재도 조금 정신이 돌아왔다.정재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아래에 누운 주예를 바라봤다.두 뺨을 붉힌 주예는 더없이 매혹적이었다. 팔은 여전히 정재의 목에 둘려 있었다. 싫어하는 모습으로 보이지도 않았다.이성이 돌아왔어도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서 그냥 물러나기는 어려웠다. 정재가 인내심을 한계까지 끌어모으면서 물었다.“내가 안 되는 거야, 오늘이 안 되는 거야?”“오늘... 오늘은 안 돼.”주예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정재라서 안 된다는 뜻은 아니었다.정재의 기분이 또 롤러코스터를 타듯 위로 올라갔다. 다시 물었다.“내일은? 모레는 돼?”“다, 다 안 돼...”정재가 잠깐 멈칫했다가, 이내 이유를 알아냈다는 듯했다.“생리 중이야?”“응...”주예가 대답했다. ‘일단 이 핑계로 넘어가자.’‘임신한 걸 알면 정재 오빠도... 고하늘과의 정략결혼을 포기할까?’‘아니면 나는 계속 숨어 지내는 애인으로, 하늘과 정재 오빠가 행복하게 사는 걸 지켜봐야 하나?’‘정말 그렇게 된다면, 난 반드시 멀리 떠날 거야.’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정재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재는 주예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7년 전 말 한마디 없이 버리고 떠났다고 생각했던 일마저, 나중에 알고 보니 그저 자신의 오해였다.‘조금만 더 용기를 내 보자. 정재에게 사실대로 말해 보자.’‘먼저 정재 오빠가 아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떠보면 되지 않을까.’주예의 머릿속에는 이런저런 생각이 어지럽게 오갔다.정재가 이미 몰래 병원에 주예의 혈액을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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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백정란에게 그걸 말할 수는 없었다. 주영래는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사모님, 제가 소이 아가씨를 돌볼 때는 그런 모반을 본 적이 없습니다.”백정란은 실망했다. ‘정말 모반은 없었구나.’ 콧소리를 한 번 내고는 곧바로 떠났다.멀어지는 백정란을 보면서, 주영래는 이마에 밴 식은땀을 닦았다.삐빅-정재가 주예를 찾아 위층으로 올라가는데, 핸드폰 알림이 또 울렸다.정재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럴 때 누가 방해하는 것이 불쾌했다. 핸드폰을 꺼내 보니 전혀 모르는 번호였다. [정재 오빠, 저 임신했어요. 오빠 아이예요.]지난번 공항에서 메시지를 보낸 번호와 같은 것 같았다.정재는 생각도 하지 않고 곧바로 그 번호를 차단했다.기분이 좋지 않아서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정재가 천천히 이 층으로 올라갔다. 검은 눈동자는 바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었다. 미처 다 감추지 못한 사나운 기운이 언뜻언뜻 비쳤다.방에 들어간 정재는 등 뒤로 문을 닫았다. 두꺼운 암막 커튼까지 치려고 했다. 숨 막히는 어둠 속에 스스로를 가둔 채, 거칠게 일어나는 감정을 혼자 가라앉힐 생각이었다.다 추스른 뒤 밖으로 나오면, 다시 고고하고 막강한 심씨 가문의 총수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그렇게 모든 준비를 끝냈을 때였다. 문득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가 들렸다.“괜찮아?”정재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뻣뻣하게 고개를 돌려 보니 주예였다. 옆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정재의 방에 와 있었다.“나가.”정재는 눈을 내리깔았다. 목소리는 심하게 갈라져 있었다. 마음속에서 모든 것을 찢어발기려는 기세로 치미는 사나움을 꾹 눌렀다. 애써 부드럽게 주예를 달랬다.“너 어젯밤에 제대로 못 잤잖아. 옆방 가서 못 잔 잠 좀 자. 내 말 들어.”평소의 주예라면 말을 듣고 쉬러 갔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움직이지 않았다.정재는 말을 하면서도 마디가 뚜렷할 정도로 손을 꽉 움켜쥐었다. 너무 힘을 준 탓에 손마저 거세게 떨렸다.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나운 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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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끝, 후회는 사절입니다   제286화

    ‘그날 밤 나랑 함께한 거, 너는 후회해?’정재가 속으로는 이어서 이렇게 묻고 있었다.주예는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그 밤이 없었다면 뱃속의 작은 생명도 없었을 것이다. 주예는 이 어린 생명이 자신의 삶에 찾아와 준 것이 고맙기만 했다.그녀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정재의 눈이 환하게 밝아졌다.“나도 할 말이 있어.”주예는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엄마한테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냈어.”주예가 말하는 엄마는 양어머니 고경란이었다.망설이는 건 정재의 진심을 의심해서가 아니었다. 맞서야 할 상대가 고씨 가문과 서씨 집안이기 때문이었다.정재가 주예 때문에 두 거대 재벌가와 등을 돌린다면, 심씨 가문 총수로서 집안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심씨 가문의 수백억 원대 이익까지 포기해야 할지도 몰랐다.“나도 그때 일을 알아보고 있어. 다 확인하고 너한테 말하려고 했는데.”불안한 주예의 표정을 알아차린 정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주예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당신도 알아보고 있었어?”하지만 곧 정재가 걱정돼 서둘러 말했다.“내 일은 내가 하면 돼. 얽힌 사람이 많아. 당신은 심씨 가문의 총수니까 끼어들지 않는 게 좋겠어.”“너 나를 뭘로 보는 거야? 네 양부모님이 나한테 얼마나 잘해 주셨는데. 두 분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는 건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야.”“그럼... 아주 힘센 사람들하고 맞서야 한다면? 심씨 가문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면?”주예가 고개를 들었다.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정재는 그제야 주예가 무엇을 염려하는지 알았다. 근심이 가득한 작은 얼굴을 보자 웃음이 새어 나왔다.“나를 그렇게 못 믿어? 응? 우선 진상부터 밝혀 보자. 그 뒤에 어떻게 할지는 같이 의논하고.”두 사람은 각자 알아낸 단서를 하나씩 맞춰봤다.주예는 고경란이 당시 신고했던 일의 경위를 정재에게 들려줬다.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은 서장엽이었고, 약을 먹인

  • 결혼 끝, 후회는 사절입니다   제2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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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끝, 후회는 사절입니다   제2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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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끝, 후회는 사절입니다   제2화

    빈소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아 있었다.진후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지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흘렀다.규나는 목이 막힌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가에 눈물만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억울함이 가득 밴 모습이었다.결국 국화 한 송이를 집어 든 진후는 앞으로 나가 임필수의 영정 앞에 내려놓았다.영정 앞에 선 진후의 등은 곧게 펴져 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데도 가슴 한쪽이 묘하게 조여 들었다.주예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후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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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끝, 후회는 사절입니다   제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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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끝, 후회는 사절입니다   제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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