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진후 오빠, 오빠한테 조금 미안하긴 해도, 나부터 살아야 하잖아.’규나는 얄궂은 즐거움을 느꼈다.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진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그날이 무척 기대됐다....하늘빌.주예는 2층 창문 너머로 밤길을 달려오는 차를 봤다. 멀리서 하늘빌 쪽을 향하고 있었다.거의 바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신발을 대충 꿰어 신고 곧바로 아래층으로 달려갔다.나가기 전에 여주댁에게 인사를 했다.여주댁은 주예의 신발과 겉옷을 살뜰히 챙겨 줬다. 눈에는 오래 살아온 어른의 이해와 안쓰러움이 담겨 있었다.주예가 떠나려는데 여주댁이 목소리를 낮추면서 물었다.“사모님, 혹시 아이 가지셨어요?”주예가 놀라서 눈을 들었다.여주댁이 부드럽게 웃었다.“저도 젊을 때 그랬어요. 기름진 냄새를 조금도 못 맡았죠. 심하면 위액까지 토할 것 같았고요. 제가 겪어 봐서 척 보면 알아요.”여주댁이 한마디를 덧붙였다.“걱정 마세요. 함부로 말하지 않을게요. 몸 잘 챙기셔야 해요.”“고마워요.”주예는 코끝이 시큰해져서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그런 뒤 뒤돌아보지 않고 저택을 나섰다.대문 앞에는 검은 벤틀리가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정재는 차 문에 기댄 채, 손끝에서는 담뱃불이 희미하게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온통 검은색 옷이었다. 늘 냉담하던 검은 눈이 지금은 가만히 주예를 바라봤다.주예의 가슴이 떨렸다.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 막상 눈앞에 있으니 가까이 다가가기가 조금 두려웠다.“타.”정재가 담배를 껐다. 목소리는 담담하고 서늘했다.주예는 그 말대로 뒷좌석에 앉았다. 정재에게서 담배 냄새가 나서 조금 떨어져 앉았다. 정재는 그 움직임을 보자 표정이 차가워졌다. 그러다 뭔가 짐작한 듯 겉옷을 벗어서 앞좌석으로 던졌다.“가까이 와.”주예는 정재 쪽으로 조금 옮겨 앉았다.정재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더.”주예가 다시 조금 더 움직였다.결국 정재의 인내심이 떨어졌다. 주
진후는 규나가 진짜 딸의 자리를 차지한 일을 간략히 설명했다. 다만 진짜 규나에 관한 최근 소식은 숨겼다.박효주와 권수영은 기막힌 사연에 혀를 내두르며,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세상에, 그런 일이 있었다니.”권수영이 탄식했다. 예전에 강씨 집안과 한씨 집안은 이웃이었다. 강빈의 부모도 본 적이 있었다. 어린 여동생 규나도 기억했다. 그때는 진후도 어렸다. 어린 규나를 데리고 매일같이 밖에 나가서 놀았다.하얗고 귀여운 아이여서 권수영도 무척 예뻐했었다.그러다 교통사고가 났다. 강빈과 어린 규나만 남은 채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그런데 지금의 규나가 가짜라니.권수영이 다시 규나를 바라봤다. 살피는 눈길에는 불쾌감이 살짝 섞여 있었다.‘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손자가 이런 여자의 아이를 가졌다고?’진후의 반응을 보니 누군가 꾸민 덫에 걸린 게 분명했다.권수영의 표정이 싸늘하게 가라앉으면서 박효주를 곁눈으로 봤다. 박효주는 고개를 숙인 채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진후가 때맞춰 냉소를 흘렸다.“할머니, 이 가짜 규나 말은 믿지 마세요. 뱃속에 있는 게 제 아이인지도 몰라요. 예전에도 함부로 어울리다 임신했잖아요.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몰랐어요.”권수영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어쨌든 한씨 집안의 아이라면 사정이 달랐다. 어머니가 못마땅해도 집안의 첫 아이였다. 진후가 삼 년을 결혼해서 살 때도 생기지 않았던 아이였다. 아이는 남겨 두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다.권수영은 규나를 한 번 더 불쾌한 눈으로 보고 결정을 내렸다.“우선 별장에 들인 뒤 사람을 붙여서 지켜봐. 2주쯤 더 기다렸다가 검사할 때가 되면 친자 확인을 해. 정말 진후 아이면 계속 머물게 하고, 아이부터 낳게 해.”그 뒤에 처리해도 늦지 않았다.규나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팽팽하게 긴장했던 근육이 풀렸다. 카펫 위에 엎드린 채 감사해서 우는 것처럼 흐느꼈다. 하지만 머리카락에 가려진 입가에는 독한 웃음이 걸렸다.규나는 일주일 전에 임신한 걸
“난 원래 여자한테 손대는 사람이 아니야. 그런데 너는 정말, 번번이 선을 넘네.”진후가 위에서 규나를 내려다봤다. 마치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이었다.규나의 뺨이 금세 높게 부풀어 올랐다.눈빛에는 독한 원망이 스쳤다. 하지만 고개를 들었을 때는 눈물에 젖은 서러운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오빠, 그날 밤 오빠가 나를 안고 안 놔줬잖아. 내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소용이 없었어. 그러니 나를 책임져야지.”예전에는 이 방법이 가장 잘 통했다. 눈물을 흘리고 억울한 기색만 보이면 진후는 뭐든 들어줬다.“어떻게 된 일인지 네가 더 잘 알잖아?”진후는 그 수법에 전혀 넘어가지 않았다. 목소리는 싸늘했다.“말했지. 나를 속인 사람은 좋게 안 끝난다고.”규나는 그 말투에 몸을 떨면서 서둘러 말을 이었다.“그래도 나 오빠 아이를 가졌잖아. 아이를 봐서라도...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진후가 몸을 숙였다. 눈빛은 끝도 없이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규나를 말없이 바라보다 이윽고 천천히 웃었다.“내 아이인지부터 확실하지 않아. 설령 맞는다고 해도, 그걸로 날 협박할 수 있을 것 같아? 너한테는 내 아이를 낳을 자격 없어.”말에 담긴 뜻이 등줄기를 서늘하게 만들었다.“한 달 됐다고? 아직 형태도 제대로 안 잡혔겠네. 지우기 딱 좋잖아?”규나는 진후의 목소리에 겁을 먹고 떨었다. 자신의 아이조차 전혀 신경도 쓰지 않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규나가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다.“하지만... 어머니는 이 아이를 좋아하시는 것 같았어.”진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었다. 손짓해서 경호원에게 이 성가신 여자를 치우라고 하려던 때였다.규나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안 돼, 오빠도 후회할 거야!”진후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솟았다. 협박까지 하자 분노가 더 거칠어졌다. 몸을 숙여 규나의 팔을 잡고서 밖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마치 쓰레기를 내다 버리는 듯한 손길 같았다. 팔을 틀어쥔 손에는 그대로 으스러뜨릴 듯이 잔뜩 힘이 들어갔다.
진후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응?’주예는 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무슨 밤?”‘오늘 하는 말은 하나같이 이상하네. 너무 크게 다쳐서 환각이라도 보는 건가?’주예의 반응을 본진후는 자신의 짐작이 거의 맞다고 생각했다.주예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주예에게 들켜서는 안 되니까. 다른 사람을 주예로 착각해서 잠자리를 가졌고, 아이까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릴 수는 없었다. 주예가 알게 되면, 둘 사이에는 다시는 건널 수 없는 골이 생길 것만 같았다. 주예에게 되돌아갈 가능성도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진후는 서둘러 표정을 추스르고 아무렇게나 거짓말을 지어냈다.“언젠가 밤에 사무실 근처에서 여자 하나를 봤어. 너인 줄 알았지.”주예는 진후가 둘러댄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더 묻기 귀찮았다. 진후의 일에는 아무 관심도 없었기에.진후가 문 쪽으로 물러났지만 목소리에 기운이 없었다.“너는 좀 쉬어. 나 잠깐 나갔다 올게.”잠시 말을 끊은 진후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오빠가 오면 가고 싶을 때 같이 가. 그래도 여긴 언제든 네 집이야.”주예가 속이 뒤집혀서 헛구역질하는 걸 본 뒤로 진후는 강제로 붙들어 둘 생각을 버렸다. 반응이 그토록 심할 줄은 몰랐다. 주예를 조금이라도 더 힘들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친부모 얘기는 네가 생각해 보고 나한테 오면, 그때 제대로 설명해 줄게.”진후가 힘없이 쓴웃음을 지었다.“너무 원망하지 마. 요즘 뭘 해도 네가 다 거절하니까, 나도... 널 붙잡을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어.”남자의 눈에는 슬픔이 배어 있었다. 정말 다른 선택은 없었던 듯했다.주예는 조용히 진후를 봤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진심이라는 건 의심하지 않았다.하지만 저런 애틋함은 진후의 인생에서 늘 아주 작은 몇 %만 차지했다. 진후에게는 언제나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아무 일도 없을 때는 주예에게 다정하게 굴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일이 생기면 양보해야 하는 사람은 늘 주예였다.‘오늘은 내
정재의 벤틀리가 진후의 하늘빌을 향해 달렸다. 지금 느끼는 감정은 십여 년 전과 묘하게 겹쳤다.주예가 정재를 기다리는 동안 진후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옷매무새까지 가다듬었다. 주예의 ‘오빠’를 직접 만나 볼 생각이었다.그때 핸드폰이 울렸다.바로 박효주에게서 온 전화였다.어머니가 자신이 퇴원한 걸 알고 전화했겠거니 하고 무시했다.하지만 전화는 좀처럼 끊어지지 않았다. 결국 진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박효주의 말을 듣자 표정이 급격히 달라졌다.[진후야, 너 규나랑 대체 무슨 일이 있었니? 네 아이를 가졌다는데?]박효주는 원래 다른 일도 물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눈앞의 일 중에서 이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진후의 낯이 굳었다.“그럴 리가 없는데요?”[네 아이라고 분명히 말했어. 산전 검사 결과지도 가져왔고. 임신한 지 한 달이 넘었대.]박효주는 이제 규나 이름만 꺼내도 불쾌했다. 어제부터 온갖 방법으로 비위를 맞추더니, 이럴 속셈이었던 것이다.아이를 앞세워서 자리를 차지하는 일은 재벌가에서 드물지 않았다. 박효주는 이미 진후의 혼처로 몇몇 집안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고씨 집안의 고하늘도 괜찮은 후보였다. 규나 역시 강씨 집안을 이끄는 실력자의 친동생인 데다가 극진한 사랑을 받아서, 예전에는 박효주도 꽤 마음에 들어 했었다.그러나 규나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적이 있었다. 이후에는 한씨 집안을 어지럽히기까지 했다. 박효주는 규나가 점점 더 못마땅해졌다.그런 규나가 오늘 오후에 연락하더니 진후와 관련된 중요한 일이 있다고 했다. 그게 이런 얘기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날벼락을 맞은 것만 같았다. 한편으로는 한씨 집안에 아이가 생겼다는 기쁨도 있었다. 진후의 첫 아이였다. 주예와 결혼해서 살던 삼 년 동안은 아이가 생기지 않았으니까.박효주는 규나를 본가로 데려와서 응접실에 앉혔다. 식구들이 평소 머무는 공간과는 멀찍이 떨어진 곳이었다. 확실해지기 전에는 시어머니 권수영에게 알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주예의 목소리에는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한 서운함이 묻어 있었다.전화 너머로 정재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전남편이랑 다시 만난다며?]주예는 진후가 정재에게 뭔가 말했겠거니 싶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지금 같은 상황만 아니었다면 맞는 말이라며 한 번 더 놀려 줬을 것이다. 정재가 얼마나 발끈하는지 보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은 용건부터 짧게 말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진후가 또 무슨 일을 벌일지 몰랐다. 오늘 진후는 감정이 불안정한 데다가, 말과 행동도 계속 뒤집혔다.주예가 곧바로 말했다.“나 하늘빌에 있어. 진후가 내 친부모에 대해서 알아냈대. 여기서 하룻밤 지내면 알려 주겠다고 했어.”진후가 실제로는 자신이랑 하룻밤 자라고 했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정재가 그대로 폭발할 것 같았기에.그래도 정재의 목소리를 듣자 기댈 곳이 생긴 듯한 기분이었다.주예는 부담 없이 상황을 전부 털어놓았다.[그래서 거기서 하룻밤 지내고 싶어?]목소리는 잔잔했다. 하지만 주예는 그 안에 숨은 위험을 예민하게 알아챘다.겉으로는 질문이었지만, 받아들일 답은 하나뿐이었다.‘이런 와중에도 그걸 묻네.’‘정말 어이없어. 남자들은 하나같이 똑같다니까.’주예가 일부러 되물었다.“그러고 싶다고 하면?”진후는 줄곧 이쪽의 대화를 살피고 있었다. 정재의 질문도 들었다. 주예의 대답에 은근한 기대가 생기면서, 동시에 가슴속이 시큰해졌다.‘오빠’와 통화하는 주예의 표정은 생기가 넘쳤다. ‘오빠’와 사이가 정말 좋은 모양이었다.예전에는 진후와 진짜 규나도 그랬다.[너한테는 결정권 없어. 거기서 기다려. 내가 데리러 갈 테니까.]...한편, 정재의 얼굴은 잔뜩 굳어져 있었다. 주예가 반박할 틈도 주지 않고 전화를 끊은 뒤 진석에게 지시했다.“더 빨리 가.”차 시트에 기대면서 정재의 생각은 자연스레 먼 과거로 흘렀다.주예가 중학교에 다닐 때 친구 집에서 자고 오겠다고 했던 일이 떠올랐다. 자신의 주관이 막 생기기 시작한 나이였고, 가까이 지내
밤, 7시 반.주방 안에는 뜨거운 김이 가득 차 있었다.도미찜은 찜기 위에서 김을 올리고 있었고, 갈비찜은 자작하게 졸아들고 있었으며, 두부는 반듯한 모양으로 가지런히 썰려 있었다. 냄비에 담긴 육수는 불 위에서 천천히 끓고 있었다.진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짙은 색 코트 안에는 날렵하게 재단한 수트를 받쳐 입고 있었고, 넥타이는 느슨하게 조금 풀어져 있었다.주예가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진후의 매서운 눈매가 조금 누그러졌다.주예는 주방에서 분주히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기척이 들렸는데도 주예는 돌아보지 않
빈소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아 있었다.진후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지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흘렀다.규나는 목이 막힌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가에 눈물만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억울함이 가득 밴 모습이었다.결국 국화 한 송이를 집어 든 진후는 앞으로 나가 임필수의 영정 앞에 내려놓았다.영정 앞에 선 진후의 등은 곧게 펴져 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데도 가슴 한쪽이 묘하게 조여 들었다.주예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후를 다
장례식장은 온기가 완전히 걷힌 듯 차가웠다.빈소에는 정적만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고, 영정 사진 앞에는 하얀 국화들만 가득 놓여 있었다.임주예는 아버지의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무릎은 이미 감각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손끝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손바닥 안을 파고들 정도로 손가락을 세게 쥐고 있었다.'지금 손을 놓아 버리면, 나까지 그대로 무너질 것 같아.'옆에서는 누군가가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한 대표는 어디 갔대? 아직도 안 왔어?""아직도 몰라? 공항에 마중 나갔다더라. 기사도 떴잖아.""공항?
진후의 말투는 부드러웠다. 마치 어디까지나 주예를 배려하는 사람처럼 들렸다.하지만 주예는 진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 말들은 결국 진후 자신이 품고 있는 보잘것없는 죄책감을 덜어 내기 위한 것이었다. 진후는 주예가 늘 그랬듯 알아서 사양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그래.” 주예가 받아들였다.“응? 뭐라고 했어?” 진후가 멈칫했다. 뜻밖이라는 기색이 스쳤다.“좋다고. 이제 몸도 거의 다 나았고, 당신 친구들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주예는 가볍게 웃었다.‘어차피 앞으로는 만날 일도 없을 테니까.’...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