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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공작 가문의 며느리는 오직 셀렌뿐

Auteur: 라이사
일라드 집사가 나간 후, 셀렌은 책상에 앉아 모든 서류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했다.

곧 성을 떠날 그녀는 단 하나의 실수도 해서는 안 됐다. 모든 내용을 완벽히 숙지해야만 했다.

시간이 흘러, 해가 기울 무렵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부인, 왕부인과 대부인께선 이미 도착하셨습니다.”

일라드 집사가 알렸다.

셀렌은 곧장 방을 나가 두 사람을 정중히 맞이했고, 응접실로 안내했다.

늘 그렇듯 시어머니 오데트는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며 작은 것 하나까지 점검했다. 그녀는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셀렌은 언제나 그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성을 정돈해왔다.

반면 할머니는 셀렌에게 늘 다정했다. 하지만 실상은 모로 가문 전체가 두려워하는 강단 있는 인물이었다.

“어머님과 할머님 방은 이미 준비해 두었어요.”

셀렌이 차분히 말했다.

“늘 다정하구나.”

할머니는 셀렌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중얼거렀다.

“그 소식 듣고 마음이 아팠단다. 아이를 잃었다니…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니.”

“다음에 다시 임신하면 더 조심해야 해. 이번엔 디리안에게 더 신경 쓰라고 할 거다.”

오데트가 이어 말했다.

셀렌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

‘어찌 지키단 말인가. 아버지가 자신의 아이를 스스로 죽였는데…’

“네, 어머니. 주의할게요.”

겉은 고요했지만, 속은 서늘했다.

하지만 오데트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날카로운 눈빛이 셀렌을 향했다.

“그리고 남편도 잘 챙겨야 한다. 풍문은 다 들었어. 아직도 그 여자와 함께라지?”

“얘야.”

할머니가 조용히 제지했다.

“어머니, 그냥 넘어가면 안 돼요!”

오데트는 목소리를 높였다.

“공작 부인이라는 게 남들한테 짓밟히라고 있는 거 아니야. 왜 가만히 당하고만 있어!”

셀렌은 침착하게 입술을 다물었다. 재미있었다. 시어머니는 비베니에를 누구보다 싫어했다. 머지않아 그 미움의 화살은 셀렌이 아닌 비베니에에게 향하게 될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더 신경 쓰겠습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외쳤다.

‘아니요. 난 떠날 거예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센렌 네 몸을 먼저 챙기거라. 회복이 최우선이야.”

할머니가 부드럽게 말했다.

셀렌은 고개를 숙여 눈빛을 가렸다. 쓰라림이 번졌다.

“저 꽃뱀이 있는 한 행복할 날은 없을 거다.”

오데트가 이를 갈 듯 말했다.

셀렌은 피식 웃음이 나올 뻔했다.

‘곧 그 고통은 제가 아닌 비베니에의 몫이 되겠죠.’

그때, 문이 열렸다.

디리안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비베니에가 서 있었다.

공기가 딱 하고 멈췄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어머니…”

비베니에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이게 무슨 짓이야?”

오데트의 분노가 폭발했다.

할머니 역시 표정이 싸늘하게 굳으며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디리안… 이게 정말 네가 할 행동이냐?”

비베니에의 손이 떨리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디리안은 서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저 인사드리러 왔을 뿐입니다.”

“뭐라고!”

오데트가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 여자를 당장 데리고 나가!”

“어머니!”

“네가 제정신이야? 아내가 아이를 잃은 마당에 다른 여자를 데려와?”

오데트의 고함이 방을 울렸다.

비베니에는 뒤로 물러나며 셀렌을 바라봤다. 눈에 상처가 떠올랐지만 꾹 삼켰다.

“비베니에는 셀렌의 동생입니다.”

디리안은 버티듯 말을 이어나갔다.

“언니를 만나고 싶을 수도…”

“필요 없다! 당장 내쫓아!”

오데트는 한 치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

“어… 어머니…”

비베니에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나는 네 어머니가 아니다!”

오데트가 단칼에 잘랐다.

비베니에의 얼굴이 굳어갔다. 그녀는 천천히 셀렌을 바라봤다.

그때, 셀렌이 부드럽게 손을 내밀었다.

“비베니에, 일단 나가자.”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절제된 온도의 목소리였다.

비베니에는 잠시 망설였지만 끝내 셀렌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함께 방을 나섰다. 비베니에의 몸은 울음을 참느라 떨리고 있었고, 셀렌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걸었다.

디리안은 그 장면을 지켜보기만 하며 잡지도, 막지도 않았다. 그저 어머니와 할머니 앞에 고개를 숙인 채 침묵하고 있었다.

“…어머니.”

디리안이 낮게 불렀다.

“저 여자를 또 데려오면 나는 널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겠다!”

오데트의 날 선 목소리는 매서웠다.

디리안은 숨을 깊게 들이켰다. 오데트가 비베니에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 그 감정은 그가 셀렌에게 보인 냉대보다 훨씬 거칠었다.

“어머니, 오해십니다. 비베니에는 그저 셀렌에게 인사하러… 마침 어머니와 할머니가 계셔서…”

“변명 말아라.”

할머니가 단호한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그게 이유라 해도, 네 행동은 부적절했다.”

디리안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셀렌은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그 말을 셀렌에게 직접 들었느냐?”

할머니의 물음에 디리안은 침묵했다.

“그리고.”

오데트의 눈이 그를 꿰뚫었다.

“한 번이라도 셀렌의 마음을 생각해본 적은 있어?”

그 말에 디리안은 굳어버렸다. 그 정답은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없었다. 단 한 번도.

“명심해라. 네가 평생 잊지 말아야 할 것.”

오데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모로 공작 가문의 며느리는 셀렌 단 하나다. 그 여자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는 평생 후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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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aire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정문옥
저런게 공작자리나 지킬수있겠어?차라리 임신또하면 바로 죽이지 공작부인출신 미망인으로 살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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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6장. 이혼 서류

    그날 아침, 공기는 유난히 차가웠다. 평소처럼, 셀렌은 디리안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이제는 익숙했다. 그는 집에 머무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한때의 셀렌은 그가 성의 업무로 바쁘다고 믿으려고도 했었지만, 진실을 알고 난 지금 남은 것은 혐오뿐이었다. 마음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셀렌은 시간이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 거라 스스로를 다독였다.그러나 그날 아침은 더 무거웠다.공작 저택에 그녀의 아버지, 모로 백작이 예고 없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도대체 비베니에에게 무슨 말을 한 거냐?”백작의 목소리는 압박적이었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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