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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eur: 치지직
“말 다 했어?”

배윤지가 다시 물었다.

이설아는 어리둥절해져서 갑자기 배윤지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배윤지를 자극하고 싶었다.

“나는 태준 씨를 떠나지 않을 거야. 태준 씨에게 계속 매달릴 거라고. 어차피 태준 씨는 나를 사랑하니 내가 있는 한 윤지 씨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을 거야.”

이설아가 말을 마치자 배윤지는 접시를 내려놓았고 눈을 가늘게 떴다.

“끝났어? 그럼 이젠 내가 말할게. 충고하는데 내연녀면 조용히 지내. 그렇게 나대지 말고.”

말이 끝나자 배윤지는 손을 들어 이설아의 얼굴이 일그러지도록 따귀를 내리쳤다.

이설아는 휘청거리며 탁자 위의 국그릇에 넘어져 국물이 그녀의 몸에 쏟아졌다. 그녀는 뜨거워서 비명을 질렀다.

“뜨거워!”

서태준은 인기척을 듣고 급히 주방으로 들어갔다.

“왜 그래, 설아야.”

이설아는 고개를 약간 젖혀 빨갛게 상기된 오른쪽 얼굴과 덴 왼손을 드러내며 차갑게 보이는 배윤지를 원망스럽게 가리켰다.

“자기야, 윤진 씨가 나를 때리고 국물을 내 몸에 끼얹었어.”

‘자기?’

배윤지는 구역질이 나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서태준이 그녀의 자기라면 배윤지의 자기는 누구란 말인가?

서태준은 안쓰러운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은 이설아를 안아 올렸다. 그는 배윤지를 바라보며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설아에게 사과해.”

배윤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 뜨거운 국물이 그녀에게도 많이 튀었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 물어봐?”

서태준은 굳은 표정으로 비참한 몰골의 이설아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설아는 착한 여자야. 명분 없이 그렇게 오랫동안 나를 따라다닌 사람인데 얼마나 나쁘겠어? 설아가 먼저 널 건드릴 리가 없잖아?”

배윤지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마음속에 슬픔이 떠올랐다.

예전에 학교에서 그녀는 그녀를 질투하는 반 친구 한 명에게 돈을 훔쳤다고 모함을 당했다.

선생님이 그녀를 찾아 물었는데 그때 서태준이 사무실로 뛰어들어 그녀를 지켜줬다.

“선생님, 배윤지는 아주 좋은 여자애예요. 평소에 억울함을 당했을 때도 절대 말하지 않던 사람인데 나쁘면 얼마나 나쁘겠어요? 이런 사람이 어떻게 돈을 훔칠 수 있겠어요?”

그때와 비슷하지만, 서태준은 그녀를 위해 나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나섰다.

“사과해도 돼. 하지만 설아 씨가 우리와 함께 해외에 정착하는 건 안 돼.”

그녀의 한마디에 이설아는 이를 악물고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왜? 윤지 씨가 결정하는 것도 아니잖아.”

서태준의 얼굴빛이 흐려졌다.

“나를 화나게 하지 마.”

배윤지는 얼굴을 붉힌 채 눈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고개를 살짝 젖혔다.

“변호사를 불러 공고를 내고 너와 이설아의 일을 폭로할지도 몰라. 그러니 강요하지 마.”

서태준은 얼굴이 어두워진 채 한참이 지나서야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됐어. 이번에는 용서해 줄게. 다음엔 그러지 마.”

말을 마친 그는 이설아를 거실 소파에 앉게 하고 그녀에게 화상 연고를 발라주었다.

배윤지는 주방을 나서 사랑하는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위층으로 올라가 안방으로 돌아갔다.

서태준이 없는 틈을 타서 배윤지는 그의 휴대폰을 들었다.

그녀는 채팅 페이지를 열고 임의로 금액을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계좌이체가 완료됐습니다.”

배윤지는 잠시 침묵하다가 흔적을 지운 후 서태준의 휴대폰을 제자리에 놓았다.

남편의 계좌 비밀번호를 다른 여자가 알려줘야 한다니, 참 아이러니했다.

아래층에서 서태준은 뜨거운 수건을 들고 이설아의 오른쪽 얼굴에 갖다 대고는 화상 입은 그녀의 손에 연고를 발라주었다.

이설아는 두 눈이 빨갛게 된 채 억울한 듯 울먹였다.

“맞은 건 나인데 윤지 씨는 죄책감도 없나 봐. 사람이 왜 그렇게 나쁜 거야? 자기, 나 대신 화풀이도 안 해줄 거야? 자기도 때려.”

서태준은 안색이 좋지 않은 채 화를 참으며 달랬다.

“윤지가 화가 난 나머지 변덕을 부려 우리를 따라 출국하지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할래? 나도 널 위해서 참고 있는 거잖아.”

이설아는 눈을 내리깔고 떠보았다.

“좋아, 하지만 오늘 밤 내 생일이니까 태준 씨는 나와 함께 있어 줘야 해.”

“알았어, 우리 여왕님.”

서태준은 고개를 숙이고 아픈 가슴을 달래며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두 사람은 배윤지가 2층에 서서 아래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두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잠시 후, 서태준이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안색이 매우 안 좋은 채 이설아가 화상을 심하게 입었으니 당장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배윤지는 그의 거짓말을 폭로하지 않았다.

서태준이 떠나자 배윤지는 채팅 기록을 뒤졌다.

매년 이 날이면 서태준은 회사에 일이 있다고 했다.

자기 전에 배윤지는 화이트보드의 [칠]을 지우고 [육]이라고 썼다.

“6일이야.”

다음 날 아침, 배윤지가 깨어났을 때 서태준은 이미 돌아와 있었다.

그는 눈 밑에 다크서클이 두껍게 깔렸는데 어젯밤에 지나치게 달린 게 분명했다.

배윤지가 아침을 먹고 있을 때 서태준은 화이트보드에 적힌 글자를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육이 뭐야?”

배윤지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6일 후면 출국하잖아.”

6일 후면 12년간의 감정을 끝낼 수 있다.

6일 후면 그녀는 그와 작별할 수 있다.

서태준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휴대폰이 울렸다.

서태준이 나가자 배윤지는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이 집은 서태준이 출국한 후에도 팔 생각이 없었다.

배윤지는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고 잘 포장하여 부모님 댁으로 보내며 서태준이 준 선물은 하나도 챙기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이미 오후 되었다. 그때 문 앞에서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보니 이설아가 만족스럽게 서태준 뒤에 선 채 손에는 여행 가방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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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12년   제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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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12년   제15화

    이설아가 감옥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 서태준의 회사에 경제 위기가 발생했다.최근에 결정을 잘못한 데다가 지난 2년 동안 회사의 이윤이 적었기 때문에 이번 달에는 직원의 급여조차 지급하지 못했다.이 소식을 들은 서태준은 밤새도록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았다.그의 눈앞에는 그때 배윤지가 그와 함께 창업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5년 전 고객을 만나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그를 위해 배윤지는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인내심 있게 그를 가르쳤다.연속 3년 동안 창업에 실패했을 때 그는 배윤지에게 부모님의 돈을 쓰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겉으로는 알았다고 말했지만 몰래 그에게 많은 영양품을 사줬다.후회가 썰물처럼 밀려와 서태준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고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그제야 그는 자신이 틀렸음을 깨달았다.연속 두 달 동안 배윤지는 서태준을 만나지 못했다.이날 현영이 배윤지와 애프터눈 티를 마시자고 했다. 그녀는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갑자기 소리 질렀다.“맙소사, 서태준이 사라졌대.”배윤지는 밀크티를 젓는 동작을 멈칫했지만 심드렁하게 알았다고만 했다.어쩐지 보이지 않더라니. 드디어 깨달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계속해서 사이트를 보던 현영은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저었다.“서태준이 연속 두 달 동안 실종된 되었다고 하는데 회사 운영에 문제가 생겨 직원들은 이미 두 달 동안 월급도 받지 못했대. 지금 직원들은 인터넷에서 서태준을 비난하며 빨리 나타나라고 강요하고 있어. 그렇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난리야.”배윤지는 눈을 깜빡거렸지만 그 눈 밑에는 한이 피어올랐다.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배윤지는 이설아가 보석으로 풀려났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육천우는 얼굴이 굳어졌다.“듣기론 이설아 씨 남동생이 돈을 들여 보석했다고 하니 넌 일단 회사와 공장에 가지 말고 집에만 있어.”배윤지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녀가 복수할까 봐 두려워하는 육천우의 뜻을 알아들었기 때문이다.“알았어.”배윤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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