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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作者: 치지직
“말 다 했어?”

배윤지가 다시 물었다.

이설아는 어리둥절해져서 갑자기 배윤지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배윤지를 자극하고 싶었다.

“나는 태준 씨를 떠나지 않을 거야. 태준 씨에게 계속 매달릴 거라고. 어차피 태준 씨는 나를 사랑하니 내가 있는 한 윤지 씨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을 거야.”

이설아가 말을 마치자 배윤지는 접시를 내려놓았고 눈을 가늘게 떴다.

“끝났어? 그럼 이젠 내가 말할게. 충고하는데 내연녀면 조용히 지내. 그렇게 나대지 말고.”

말이 끝나자 배윤지는 손을 들어 이설아의 얼굴이 일그러지도록 따귀를 내리쳤다.

이설아는 휘청거리며 탁자 위의 국그릇에 넘어져 국물이 그녀의 몸에 쏟아졌다. 그녀는 뜨거워서 비명을 질렀다.

“뜨거워!”

서태준은 인기척을 듣고 급히 주방으로 들어갔다.

“왜 그래, 설아야.”

이설아는 고개를 약간 젖혀 빨갛게 상기된 오른쪽 얼굴과 덴 왼손을 드러내며 차갑게 보이는 배윤지를 원망스럽게 가리켰다.

“자기야, 윤진 씨가 나를 때리고 국물을 내 몸에 끼얹었어.”

‘자기?’

배윤지는 구역질이 나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서태준이 그녀의 자기라면 배윤지의 자기는 누구란 말인가?

서태준은 안쓰러운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은 이설아를 안아 올렸다. 그는 배윤지를 바라보며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설아에게 사과해.”

배윤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 뜨거운 국물이 그녀에게도 많이 튀었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 물어봐?”

서태준은 굳은 표정으로 비참한 몰골의 이설아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설아는 착한 여자야. 명분 없이 그렇게 오랫동안 나를 따라다닌 사람인데 얼마나 나쁘겠어? 설아가 먼저 널 건드릴 리가 없잖아?”

배윤지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마음속에 슬픔이 떠올랐다.

예전에 학교에서 그녀는 그녀를 질투하는 반 친구 한 명에게 돈을 훔쳤다고 모함을 당했다.

선생님이 그녀를 찾아 물었는데 그때 서태준이 사무실로 뛰어들어 그녀를 지켜줬다.

“선생님, 배윤지는 아주 좋은 여자애예요. 평소에 억울함을 당했을 때도 절대 말하지 않던 사람인데 나쁘면 얼마나 나쁘겠어요? 이런 사람이 어떻게 돈을 훔칠 수 있겠어요?”

그때와 비슷하지만, 서태준은 그녀를 위해 나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나섰다.

“사과해도 돼. 하지만 설아 씨가 우리와 함께 해외에 정착하는 건 안 돼.”

그녀의 한마디에 이설아는 이를 악물고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왜? 윤지 씨가 결정하는 것도 아니잖아.”

서태준의 얼굴빛이 흐려졌다.

“나를 화나게 하지 마.”

배윤지는 얼굴을 붉힌 채 눈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고개를 살짝 젖혔다.

“변호사를 불러 공고를 내고 너와 이설아의 일을 폭로할지도 몰라. 그러니 강요하지 마.”

서태준은 얼굴이 어두워진 채 한참이 지나서야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됐어. 이번에는 용서해 줄게. 다음엔 그러지 마.”

말을 마친 그는 이설아를 거실 소파에 앉게 하고 그녀에게 화상 연고를 발라주었다.

배윤지는 주방을 나서 사랑하는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위층으로 올라가 안방으로 돌아갔다.

서태준이 없는 틈을 타서 배윤지는 그의 휴대폰을 들었다.

그녀는 채팅 페이지를 열고 임의로 금액을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계좌이체가 완료됐습니다.”

배윤지는 잠시 침묵하다가 흔적을 지운 후 서태준의 휴대폰을 제자리에 놓았다.

남편의 계좌 비밀번호를 다른 여자가 알려줘야 한다니, 참 아이러니했다.

아래층에서 서태준은 뜨거운 수건을 들고 이설아의 오른쪽 얼굴에 갖다 대고는 화상 입은 그녀의 손에 연고를 발라주었다.

이설아는 두 눈이 빨갛게 된 채 억울한 듯 울먹였다.

“맞은 건 나인데 윤지 씨는 죄책감도 없나 봐. 사람이 왜 그렇게 나쁜 거야? 자기, 나 대신 화풀이도 안 해줄 거야? 자기도 때려.”

서태준은 안색이 좋지 않은 채 화를 참으며 달랬다.

“윤지가 화가 난 나머지 변덕을 부려 우리를 따라 출국하지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할래? 나도 널 위해서 참고 있는 거잖아.”

이설아는 눈을 내리깔고 떠보았다.

“좋아, 하지만 오늘 밤 내 생일이니까 태준 씨는 나와 함께 있어 줘야 해.”

“알았어, 우리 여왕님.”

서태준은 고개를 숙이고 아픈 가슴을 달래며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두 사람은 배윤지가 2층에 서서 아래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두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잠시 후, 서태준이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안색이 매우 안 좋은 채 이설아가 화상을 심하게 입었으니 당장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배윤지는 그의 거짓말을 폭로하지 않았다.

서태준이 떠나자 배윤지는 채팅 기록을 뒤졌다.

매년 이 날이면 서태준은 회사에 일이 있다고 했다.

자기 전에 배윤지는 화이트보드의 [칠]을 지우고 [육]이라고 썼다.

“6일이야.”

다음 날 아침, 배윤지가 깨어났을 때 서태준은 이미 돌아와 있었다.

그는 눈 밑에 다크서클이 두껍게 깔렸는데 어젯밤에 지나치게 달린 게 분명했다.

배윤지가 아침을 먹고 있을 때 서태준은 화이트보드에 적힌 글자를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육이 뭐야?”

배윤지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6일 후면 출국하잖아.”

6일 후면 12년간의 감정을 끝낼 수 있다.

6일 후면 그녀는 그와 작별할 수 있다.

서태준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휴대폰이 울렸다.

서태준이 나가자 배윤지는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이 집은 서태준이 출국한 후에도 팔 생각이 없었다.

배윤지는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고 잘 포장하여 부모님 댁으로 보내며 서태준이 준 선물은 하나도 챙기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이미 오후 되었다. 그때 문 앞에서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보니 이설아가 만족스럽게 서태준 뒤에 선 채 손에는 여행 가방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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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12년   제21화

    “내가 너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기회를 줬어도 네가 소중히 여기지 않았어.”처음에 그가 이설아를 데리고 외국에 가서 정착하자고 제안했을 때 배윤지는 참았다.두 번째도 참았는데 이러고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다니?육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음산한 표정으로 말했다.“서태준 씨는.은 영원히 진심을 저버렸다는 것을 모를 거예요.”서태준은 결국 감옥에 갔지만 한 달만 선고받았다.메인 테이블에서 그의 약에 중독된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그때 육천우는 서태준이 결혼식을 통해 배윤지에게 복수하려는 걸 알고 대책을 마련했다.결혼식 리허설을 준비할 때 그는 외부에 가짜 소식을 퍼뜨리며 일부러 서태준을 유인했다.서태준이 정말 올 줄 몰랐다.그는 매우 똑똑해서 강력 설사약을 가져왔고 오직 한 테이블에만 약을 투여해 큰 죄를 면했다.다음날 배윤지는 현영과 차를 마시며 이 일에 관해 얘기했다. 서태준이 징역 1개월만 선고받았다는 소식에 현영은 아쉬워했다.“너무 아쉽네. 적어도 십 년은 감옥에서 보내야 할 텐데.”배윤지는 차를 한 모금 하시고는 싱긋 웃었다.“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우리 남편은 생각이 달라.”“남편이라고?”현영은 혀를 끌끌 차며 과장된 표정을 지었다.“너의 상태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어. 저번 혼인에서 태준 씨는 너한테 항상 요구하기만 하며 받기만 했어. 오히려 천우 씨는 너에게 많은 걸 해주고 있어.”“그나저나 천우 씨 생각이 궁금하네. 솔직히 천우 씨는 이렇게 쉽게 그 자식을 용서할 수 없을 텐데...”배윤지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우린 처음부터 서태준을 감옥에 오래 가둘 생각이 없었어. 오빠는 이미 태준 씨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정신병원에 보내기로 했어.”이것이 바로 육천우가 결혼식 함정을 만든 진정한 목적이다.죄명은 없지만 이 일을 핑계로 서태준을 정신병원에 2년 동안 입원시킬 수 있었다.현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해할 수 없어서 되물었다.“태준 씨 부모님이 동의했다고? 설마?”배윤지는

  • 굿바이 12년   제20화

    보름 후, 오션 호텔.배윤지는 문 앞에 서서 결혼식에 참석하러 온 친척과 친구들을 맞이했다. 환한 드레스를 입고 정교한 메이크업까지 한 그녀는 육천우와 함께 서 있었는데 선남선녀처럼 잘 어울렸다.“반 시간 후 결혼식이 시작될 거야.”육천우는 배윤지가 신은 하이힐을 힐끗 보며 물었다.“하이힐을 신고 서 있으면 힘들지 않아?”배윤지는 고개를 저으며 빙그레 웃었다.“힘들지 않고 너무 행복해.”육천우의 부모님도 며느리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배윤지의 성장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그녀가 착한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육씨 가문은 돈이 부족하지 않았고 예전부터 배윤지를 며느리로 맞이하고 싶어 했는데 이제야 소원을 이룬 셈이다.이때, 호텔의 지하 주차장.모자에 마스크까지 착용한 서태준이 몰래 지하 주차장에 나타났다. 그는 손에 가루 한 봉지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반 시간 후 사회자는 무대에 올라 결혼식이 정식 시작되었음을 알렸다.아버지는 배윤지의 손을 잡고 천천히 육천우의 앞으로 다가가 배윤지의 손을 육천우에게 건넸다.두 사람이 사랑의 맹세를 하고 키스까지 한 후 음식이 올랐다.스크린에는 배윤지와 육천우의 웨딩사진이 재생했고 두 사람은 순서대로 술을 권하기 시작했다.하객들이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저마다 배를 움켜쥐고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육천우와 배윤지는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라 호텔 지배인에게 물었다.“어떻게 된 거예요?”호텔 지배인은 뭔가 떠올랐는지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누가 독극물을 넣은 것 같습니다.”배윤지는 긴장한 얼굴로 육천우를 바라봤다.“혹시 서태준이 한 짓이 아닐까?”육천우는 호텔 지배인에게 오늘의 감시 모니터를 돌려보게 하며 서태준이 호텔에 왔었는지 확인했다.경찰도 곧 현장에 도착했다. CCTV를 돌려보던 다섯 사람은 곧 지하 주차장에서 몰래 주방에 들어가 독극물을 넣는 장면을 찾아냈다.경찰은 번개처럼 움직여 불과 반 시간 만에 비행기를 타고 도망을 하려는 서태준을 잡았다.

  • 굿바이 12년   제19화

    배윤지는 고개를 저었다.“우리는 여전히 이렇게 될 거야. 이설아 없었다면 넌 또 다른 여자와 바람날 거잖아. 태준 씨, 넌 사랑이 뭔지 몰라.”서태준은 배윤지 손에 끼고 있는 커다란 다이아몬드반지를 보고 온몸을 떨며 목이 메어 겨우 입을 열었다.“이제 결혼식에 날 초대할 거지?”배윤지는 고개를 저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거절했다.“아니, 다시는 널 보고 싶지 않아.”육천우는 앞으로 나가서 배윤지의 손을 잡았다.“서 대표님은 앞으로 나의 약혼녀를 귀찮게 하지 않기를 바라요. 아니면 내가 마음이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제대로 보여줄 거니까요.”그 말은 앞으로 서태준이 감히 배윤지를 귀찮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뜻이다.서태준은 고개를 숙인 채 육천우가 배윤지랑 나란히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는 법원에 앉아서 중얼거렸다.“끝났어, 이젠 아무것도 없어. 돈, 집, 회사, 아내마저 다 잃었어.”이튿날 육천우는 배윤지와 함께 배씨 가문에 돌아갔다.그는 선물을 미리 준비했지만 너무 많이 샀던지라 트렁크에 다 싣지 못하고 선물을 담을 수 있는 차를 한 대 더 불렀다.배윤지가 초인종을 누르자 어머니가 문을 열러 왔다.육천우와 배윤지가 손을 잡은 것을 보자 그녀는 어리둥절해 하다가 이내 기쁘게 웃었다.“윤지야, 천우야, 돌아왔네.”말을 마친 후 어머니는 아버지의 손을 잡아당기며 이 두 사람을 보라고 눈치질했다.주름을 지을 정도로 활짝 웃는 아버지를 보며 배윤지도 흐뭇해졌다.육천우는 들어온 후 선물을 가져오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줌마, 아저씨, 윤지랑 결혼하고 싶어요. 예물은 10억을 준비했고 저의 명의로 된 집과 차는 다 윤지 단독 명의로 바꿀 거예요. 그래도 부족하시면 더 추가할 수 있어요.”배윤지의 부모님은 눈빛을 마주치며 흐뭇하게 웃었다.“아니야, 충분해. 윤지가 널 좋아하면 우린 간섭하지 않아.”‘이 녀석이 윤지를 보는 눈빛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네.’배윤지의 어머니는 이미 알아봤지만 육천우가 이렇게 빨리 결혼을

  • 굿바이 12년   제18화

    서태준이 울먹이며 말을 마치자 배윤지는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말없이 고개만 저었다.“태준 씨는 정말 어이가 없네. 남자라고 생각된다면 쿨하게 이혼 서류에 사인하고 잘 마무리해. 그럼 여전히 떳떳한 사람으로 존중해줄게.”“지난 두 달 동안 한 이것들 중 날 위해 한 일이 하나도 없어. 그저 너 스스로 감동했을 뿐이야.”그가 이렇게 한 것을 보고 배윤지는 그를 떠나기로 한 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알게 되었다.“내가 어떻게 해야 용서해 주겠어?”서태준은 애원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혹시 내가 죽어야 용서해 줄 거야?’말을 마친 후 서태준은 갑자기 칼을 꺼내서 그이 손목을 세게 베었다. 너무 깊게 베여서 피가 철철 흘러나왔다.배윤지는 멍하니 있다가 뒷걸음질 치며 머리를 저었다.“당신은 미쳤어. 회사가 파산하다 보니 지난 두 달 동안 당신은 우리 추억이 있었던 곳만 간 게 아니라 이 위기를 면하려고 여러 사람에게 자금을 부탁했지만 애석하게도 신용을 잃은 지 오래되어 아무것도 얻지 못했어. 어쩔 수 없어 나에게 모든 걸 걸고 나와 재결합해서 파산 직전의 회사를 구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바랐을 뿐이잖아.”그는 바람둥이일 뿐만 아니라 인간성에도 문제가 있었다.서태준은 의아한 눈빛으로 배윤지를 바라봤다.“너, 어, 어떻게 알았어?”배윤지는 입술을 깨문 채 고개만 저었다.“난 무조건 이혼할 거야. 일주일 후 법원에서 우리 이혼 소송을 시작할 건데 이혼 소송이 끝나면 난 다시는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 지난 반년 동안 당신은 우리가 12년간 함께 해온 감정을 다 없애버렸어.”말을 마친 후 배윤지는 고개를 들어 차 안에 있는 육천우를 바라봤다.육천우는 차를 그녀의 옆으로 운전해서 세운 후 차에서 내려 그녀에게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차 문을 닫은 후 육천우는 내키지 않고 절망적이며 돌아버릴 것 같은 서태준을 쳐다봤다.“서 대표님은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만약 이대로 숨진다면 윤지는 이혼녀가 아니라 과부가 되는 거예요.”

  • 굿바이 12년   제17화

    “난 할 말이 없어.”배윤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그녀는 밧줄을 풀 수 있다.이설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음산하게 말했다.“그래, 말하지 않으면 널 망가뜨릴 거야. 내가 하늘을 대신해 벌을 줄게. 너의 얼굴을 망가뜨려 더는 남자를 꼬실 수 없게 해야겠어.”이설아는 완전히 미쳐버렸다.그녀가 칼을 들고 배윤지의 얼굴을 찌르려고 달려올 때 배윤지는 마침 밧줄을 풀고 재빨리 몸을 피했다.이설아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손을 뻗어 배윤지를 잡으려고 했다. 배윤지는 신속히 도망쳤지만 피투성이가 되어 힘이 없었던지라 얼마 뛰지 못하고 이설아에게 잡혔다.바로 이때 검은 그림자가 뛰쳐나왔다.육천우는 배윤지 앞에 막아서서 그녀를 품에 안으며 한편으로는 발을 들어 이설아를 차버렸다.“윤지야, 당장 병원에 데려다줄게.”남자의 긴장되고 걱정스러우며 후회와 자책감이 뒤섞인 목소리가 울리자 배윤지는 고개를 들어 육천우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그제야 그녀는 끝내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아파, 너무 아파.”육천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음흉한 표정으로 바닥에서 일어서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설아를 노려보더니 또 그녀를 향해 연속 발차기를 날렸다.이렇게 해도 분풀이가 되지 않았던 그는 뒤에 있는 오 비서에게 지시했다.“난 여자를 때리지 않으니 네가 대신 때려! 죽도록 때려!”“네, 육 대표님.”오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후 목을 움직이며 이설아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이설아는 온몸에 불끈거리는 근육을 가진 이 남자를 보고 두려워 뒷걸음질 쳤다.오 비서는 주먹을 쥐고 2분도 안 된 사이에 몇십 대를 때렸다. 주먹의 속도가 빠른 데다 번마다 중요한 부위를 공격하다 보니 이설아는 숨이 간들간들해서 바닥에 드러누웠지만 여전히 독살스러운 눈빛으로 배윤지를 바라보며 내키지 않아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왜? 서태준이 파산하니 넌 또 서태준보다 더 돈 있는 남자에게 빌붙었어? 네가 뭔데?”이설아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가 배윤지보다 못한

  • 굿바이 12년   제16화

    이설아는 빙그레 웃으며 배윤지가 긴장해 하고 무서워하는 표정을 흐뭇하게 쳐다봤다.“난 지금 라방을 시작할 건데 넌 이참에 나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해. 네가 내연녀라고, 네가 태준 씨에게 결혼을 강요했기 때문에 너와 결혼해서 내가 버림받았다고 인정해.”“그렇게 한다면 라방이 끝난 후 널 풀어줄게. 어때?”배윤지는 서리가 꽉 찬 얼굴로 눈앞에 이 미쳐버린 여자를 쳐다봤다.“미쳤어? 넌 어쩜 이렇게 악랄해?”라방에서 자신이 내연녀라고 인정하라 하다니! 라방이 끝난 후 이 영상을 여러 개 짤로 만든다면 그녀의 명성이 평생 무너진 것이 아닌가?명성이 더럽혀질뿐더러 나중에 아이를 낳아도 그녀의 아이는 이 라방때문에 친구들 앞에서 얼굴도 들지 못할 것이다.“그건 불가능해.”이설아는 칼을 들고 또 배윤지의 얼굴에 칼자국을 냈다.칼날이 배윤지의 하얀 피부를 찌르자 그녀는 아파서 얼굴을 찌푸렸지만 신음조차 내지 않았다.“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난 어쩔 수 없어. 그저 네가 허락할 때까지 10분 간격으로 얼굴에 칼자국을 내줄 거야.”배윤지는 엄숙한 표정으로 이미 미쳐버린 이설아를 보며 입을 열었다.“혹시 태준 씨가 곧 파산한다는 걸 몰라? 곧 파산하는 남자를 위해 이런 짓을 할 필요가 있어?”“태준 씨가 파산하다니? 날 속이는 거지?”이설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윤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배윤지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인터넷으로 잘 검색해봐.”2분 정도 지나자 휴대폰을 꺼내 들고 사이트를 보던 이설아는 추악한 표정으로 배윤지를 노려보며 그녀의 뺨을 때렸다.“다 너 때문이야. 네가 그때 소란을 피우며 출국하지 않았다면 태준 씨가 널 위해 갑작스레 귀국하지 않았을 거고 그럼 회사도 파산할 수 없잖아? 내가 오랫동안 좋아했던 남자가 결국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어!”“배윤지! 다 네 탓이야! 당장 나한테 무릎 꿇어!”배윤지는 흉악한 얼굴을 한 이설아를 보고 머리를 저었다.“난 내연녀에게 무릎을 꿇지 않아.”“좋아, 꼭 나와 붙어보겠다

  • 굿바이 12년   제1화

    “사모님, 정말 7일 후에 서 대표님과 해외로 가서 정착하기로 한 항공권을 취소할 건가요?”수화기에서 비서의 의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배윤지는 발코니에 서서 아래층의 고목을 힐끗 보고 결정을 내렸다.“네, 그날 부모님 댁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 한 장만 예약해 주시고, 이설아 씨에게 그날 해외로 가는 비행기 표 한 장만 예약해 줘요.”“7일 후, 내가 직접 두 사람을 해외로 보내 정착시킨 후 부모님 댁으로 돌아갈 거예요.”전화기 너머의 비서가 살짝 어리둥절해 했다.이설아는 사모님의 결혼 생활에서 제삼자인데 사모님께서

  • 굿바이 12년   제15화

    이설아가 감옥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 서태준의 회사에 경제 위기가 발생했다.최근에 결정을 잘못한 데다가 지난 2년 동안 회사의 이윤이 적었기 때문에 이번 달에는 직원의 급여조차 지급하지 못했다.이 소식을 들은 서태준은 밤새도록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았다.그의 눈앞에는 그때 배윤지가 그와 함께 창업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5년 전 고객을 만나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그를 위해 배윤지는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인내심 있게 그를 가르쳤다.연속 3년 동안 창업에 실패했을 때 그는 배윤지에게 부모님의 돈을 쓰지 말라고

  • 굿바이 12년   제13화

    거의 동시에 육천우가 전화를 걸어왔다.전화기 너머로 육천우가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널 찾으러 왔나 봐. 방금 도착했어.”배윤지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시간을 꽤 잘 계산하네. 서태준이 내가 돌아올 시간을 계산한 거야.”육천우는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위로했다.“만나기 싫으면 쫓아내라고 할게.”잠시 침묵하던 그가 또 한마디 덧붙였다.“아마 서태준을 대신해 널 설득하려 했을 거야.”배윤지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서태준은 형편이 좋지 않지만 그녀가 결혼한 몇 년 동안 두 분은 그

  • 굿바이 12년   제12화

    “안 돼.”배윤지는 단호하게 말했다.그녀는 갑자기 뭔가 떠올라 한마디 덧붙였다.“다시 태어난다면, 네가 처음 연애편지를 써서 고백했을 때 바로 거절할 거야. 난 너랑 만나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거고 널 알고 싶지 않아.”이 감정에서 그녀는 정말로 200% 몰입하고 헌신했다.당시 그녀가 서태준과 함께 창업할 때, 주변에서 그녀에게 남자한테 너무 잘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 사람이 없지 않았다.뭔가를 하려면 감정부터 없애야 하는 것 같다.그녀는 믿지 않고 진심으로 그의 마음에 모든 걸 걸는데 9년 전에 벌써 양다리를 걸칠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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