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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ผู้เขียน: 윤채경
용지안은 조용히 손을 뻗어 청동거울을 뒤집어 화장대 위에 엎어두었다. 그 순간, 원래 이 몸에 깃들어 있던 주인의 기억 몇 가닥이 일렁이며 피어올랐다. 이 안채를 떠나기 직전까지 그녀의 가슴을 짓누르던 억울한 원념은 하늘 끝을 찌를 듯 치솟고 있었다.

“아직 입궁한다고 말한 적 없을 텐데?”

백이의 눈빛은 싸늘했고 입가에는 냉소가 서렸다.

“마님께서 그러셨습니다. 이 일은 아가씨 뜻과는 무관하다고요. 이미 성지가 내려졌으니 거역하기라도 하면 순장보다 훨씬 더 끔찍한 죽음을 당하게 될 겁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아가씨의 천한 어미의 친척들까지 모조리 개죽음 당할 수도 있습니다.”

용지안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나직이 되물었다.

“그러니 결국은 순순히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군.”

백이는 코웃음을 치며 얘기했다.

“진즉에 순종했더라면 지금처럼 고생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요.”

그녀는 날 선 비웃음을 흘리며 돌아서려 했지만 용지안이 조용히 그녀를 불러 세웠다.

“장군님께서는 어디 계시지?”

그녀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대꾸했다.

“장군님께서는 지금 대청에 계십니다. 마님과 함께 큰 아가씨의 입궁 준비를 의논하고 계시죠. 그래도 중전으로 들어가는 건데 혼수는 챙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가씨는 참 복도 많으십니다.”

백이는 마지막까지 조롱 섞인 웃음을 남기고 유유히 물러났다.

복이라니? 용지안은 입꼬리를 비틀며 낮게 웃었다. 이 육신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은 또렷했다. 입궁이라는 말은 순장을 의미하는 것이며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런 자에게 복이 많다니? 그녀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21세기에서 그녀는 삼계를 관장하는 구마용족이었다. 하지만 반고묘에서 살던 늙은 신령은 그녀가 본분을 망각하고 향락에 빠져 수행을 게을리 한다며 호통쳤고 그녀에게 인간으로 태어나 마음을 닦고 도를 쌓으라며 그녀를 이곳 인간계에 떨어뜨렸다.

인간으로 환생하여 도를 쌓으라면서? 이 늙은이가 진짜. 도를 닦기는커녕 순장하게 생겼는데 도대체 뭘 닦으라는 것인지.

“아니지, 아니야... 나는 이제 착하고 맑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잖아. 그러니 누굴 욕보이거나 그러면 안 돼. 착한 생각해야지... 착한 생각.”

그녀는 옷장을 열어 입을 만한 옷을 찾아봤지만 몸에 걸치고 있는 이 낡은 자주색 옷이 그나마 가장 멀쩡했다.

그런데 말이지... 이 옷도 방금 백이라는 하녀가 입고 있던 옷보다도 못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단지 내 기분 탓이겠지?

용지안은 조용히 일어나 낡고 황량한 자신의 작은 안채를 나섰다. 앞마당을 지나자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정갈하고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정자며 손질된 나무까지 소주정원의 한 귀퉁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고요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었다. 자신이 머물던 곳과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 모습에 용지안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 시각, 장군댁의 대청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용지안의 입궁을 둘러싼 뜨거운 논의가 한창이었다.

“제 생각에는 아무리 형식상으로 하는 혼수라지만 너무 허술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이 말을 꺼낸 이는 용 장군인 용우천의 아우 용재혁이었다. 그는 용우천의 덕을 입어 호부에 한직을 얻은 자였지만 자존심만큼은 하늘을 찌른대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저 형식적인 혼사일 뿐이니 거창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우리 집안 사정도 넉넉하지 않아. 사치스럽게 굴다간 사재를 들인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그렇게 된다면 부정부패로 엮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용씨 부인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거들었다.

“장군님 말씀이 옳습니다. 그리고 입궁하는 목적은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차라리 그 돈을 아껴서 우리 지현이 시집갈 때 제대로 된 혼수를 마련해 주는 게 더 낫지요.”

장군댁 둘째 딸인 용지현은 이미 혼약이 정해진 상태였다. 그녀는 곧 판조왕부의 측비로 시집갈 예정이었기에 온 집안이 그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곧 죽을 중전보다야 살아 있는 측비가 그들에게는 훨씬 중요했다. 게다가 지현은 용 장군의 정실이 낳은 소생이 아닌가?

“그럼 그리하도록 하고... 오늘 아침 궁에서 전갈이 왔다. 혼례를 다가오는 모레로 앞당기겠다고 하더군.”

“그러니 모든 준비는 부인께서 맡아주시지요.”

용재혁은 당황해하며 되물었다.

“모레요? 분명 닷새 뒤라고 들었는데 왜 이렇게 서두르는 겁니까?”

용씨 부인은 짧게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런 말씀은 굳이 입 밖으로 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제야 용재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하의 병세가 생각보다 위중해진 것이 틀림없었다. 순장을 위해 중전을 들이는 거라면 의식도 서둘러 진행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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