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화

이른 봄의 아침 공기는 약간 쌀쌀했다.

도예나는 두 아이를 노부인에게 맡겨 직접 돌보게 하고서야 묘원으로 출발했다.

그녀가 외출하자마자 뒤에서 도제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오늘 외출할 때 반드시 조심해요."

도제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도제훈은 왠지 모를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도예나는 아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엄마 일 끝나면 바로 돌아올 거야."

그녀는 도제훈이에게 묘원에 간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 두 아이에 관한 것은 그녀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비밀이었다.

도제훈에게 두 형이 태어나자마자 죽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도예나는 노부인이 준비해 준 차로 움직였다.

묘원은 성남시의 가장 외진 교외에 있었다. 도예나는 한 시간을 넘게 운전해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검은색의 긴 치마를 입은 도설혜가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언니, 드디어 왔네..."

도설혜는 가증스럽게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차갑게 말다.

"안내해."

"언니, 혹시 혼자 왔어?"

도설혜가 느릿하게 말했다.

"아니면?"

도예나는 싸늘하게 반문했다.

그녀가 성남을 떠난 지 4년 만에 모든 인맥이 끊어졌다.

유일하게 그녀를 지켜주고 있는 사람은 노부인뿐인데, 그녀는 노부인을 이런 곳에 모셔 와서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도설혜는 음모를 숨기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휴... 언니, 우리는 언니가 죽은 줄 알고 아이들 옆에 언니 묘비까지 세웠지 뭐야... 언니가 떠나간 이후로 아빠는 매일 눈물을 흘리셨어. 어제저녁에 아빠한테 언니가 아직 살아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빠가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그래? 저렇게 좋아하셨는데 왜 오늘 너랑 같이 날 만나러 오지 않았대?"

도예나는 단번에 도설혜의 거짓말을 폭로했다.

도설혜는 표정이 잠시 굳어졌지만 여전히 다정한 어조로 말했다.

"어젯밤 아빠가 너무 흥분하여 혈압이 오르다 보니 아침 일찍 병원에 가셨어... 아빠가 언니를 보고 감정을 억제하지 못할까 봐 오늘 같이 안 오신 거야. 언니, 우리 조카들 보고 나서 나랑 같이 병원에 아빠 보러 가자."

도예나는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도설혜는 뻔뻔스럽게 길을 안내해 줬다. 두 사람은 도로를 따라 묘원으로 들어갔다.

도설혜는 앞으로 쑥쑥 걸어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성남의 법도에 따르면 달이 차지 않은 아기는 묘원에 안치할 수 없어서 아빠가 힘들게 명당을 찾아 안치했어. 바로 저쪽 구석이야. 언니, 우리 빨리 가자."

그녀는 먼저 앞으로 나아갔다.

도예나는 무표정으로 따라갔다.

두 사람은 점점 더 외진 곳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잡초가 가득 자라서 척 봐도 평소에 아무도 오지 않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설혜는 계속해 더 외진 곳으로 향했다.

"거기서."

도예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어디로 데려가려고?"

도설혜는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우리 조카한테 가는 거지."

"여긴 이미 묘원을 벗어났어."

도예나는 냉소를 지었다.

"뭐 하러 여기 데려왔는지 솔직히 말해. 나 너랑 이럴 시간 없어."

"뭐 하려고 온게 아니야... 너무 오래간만이라 길을 헷갈렸을 뿐이야. 언니, 급해 말고 천천히 찾아보자. 곧 찾을 수 있어."

도설혜는 이를 악물었다. ‘이 년은 왜 예상 밖의 행동하는 거야?’

도예나의 눈빛에는 짜증이 가득 찼다.

도예나는 더는 천방지축의 도씨 집안 아가씨가 아니다. 도설혜의 생각쯤이야 쉽게 꿰뚫어 볼 수 있다.

하지만 도설혜를 계속 따라 걸었던 건 단지 빨리 두 아이의 묘비를 찾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도설혜는 도예나가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면 더는 여기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도예나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

"언니, 왜 그냥 가요?"

도설혜는 당황스러웠다.

"나 생각났어. 바로 앞에 있어. 100미터도 안 돼."

하지만 도예나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묘원의 직원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서씨 가문에 부탁해 알아볼 수도 있으니, 도설혜와 같이 구역질 나는 사람과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

도설혜는 괘씸하여 이를 악물었다.

모든 게 준비되었는데 눈앞에서 실패하면 안 되었다.

그녀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손을 흔들었다.

앞으로 걸어가는 도예나의 귓가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는 길에 분명 사람이 없었는데, 어디선가 수많은 사람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도설혜의 함정이야?’

4년 전에도 도설혜는 화재로 위장해 그녀를 죽이려고 했으니 지금도 옛 수법을 다시 써서 충분히 그녀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도설혜가 이렇게 친절하게 그녀를 묘원에 데리고 왔을 리가 없다.

도예나는 순식간에 몸을 돌려 도설혜에게 덮쳐 그녀의 목을 졸랐다.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