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화

도예나는 아픔을 참으면서 숨을 한 모금 들이마셨다.

고개를 숙여 하체를 바라보니 핏물로 적신 치마 아래에는 두 아기가 보였다.

아기는 온몸이 핏물로 뒤범벅된 채 작은 주먹을 움켜쥐며 목청이 찢어질 듯 울고 있었다.

바로 그녀의 아이였다.

그것도 쌍둥이!

하지만 도예나가 기뻐할 겨를도 없이, 아이들은 갑자기 울음을 그쳤다.

두 아이의 얼굴은 호흡곤란으로 청자색을 띠고 있었다.

"아가, 무서워하지마, 엄마 여기 있어……."

그녀는 가슴이 바짝 타들어 가는 마음으로 벌벌 기어가 아이를 품에 안으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도설혜의 발이 그녀의 손등을 세차게 밟았다.

"언니, 정말 재주가 좋네. 쌍둥이를 낳다니."

아이들을 바라보는 도설혜의 눈빛에는 음산함으로 가득 찼다.

"그런데 정말 아쉬워. 이 두 아비 없는 아이들은 명이 짧은 귀신이라도 붙었나, 태어난 지 몇 초 만에 다른 세상으로 가버렸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 내 아기들은 죽지 않았어!"

도예나의 심장은 터질 것 같았다. 그녀는 손을 뻗어 아기의 얼굴을 한번 만져보고, 작은 엉덩이도 가볍게 두드려 보고 싶었지만 손이 아기의 부드러운 몸에 닿기도 전에 하녀 한 명이 들어와 차가운 얼굴로 바닥에 있는 두 아기를 들어 올렸다.

"둘째 아가씨, 이 두 죽은 아기는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도설혜는 두 아이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만약 죽는다면 도예나가 슬픔에 잠긴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매우 통쾌할 것이고, 물론 이 두 아기가 살아 있어도 아무렇지 않았다.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두 자식을 데리고 도예나는 평생 떳떳하게 살지 못할 테니.

도설혜의 시선은 무심코 두 아이에게로 향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이 쌍둥이는 생김새가 완전히 똑같았는데, 오랜 시간의 영양실조로 작은 얼굴은 피골이 상접하고 얼굴선이 다 드러날 정도로 바싹 말라 있었다.

하지만 이 두 얼굴을 보니, 괜히 성남에서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천하무적 대마왕 강현석이 떠올랐다.

곧이어 한 가지 사실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쳤다. '도예나가 사고를 친 다음 날 강씨 가문이 온 도시를 뒤지며 한 여자를 찾았었지…….'

'설마 도예나 이 천한 여자와 하룻밤을 보낸 사람이 강현석이라고?'

'세상에…….'

도설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설혜야. 우리는 자매야. 제발 아기들을 병원에 보내줘.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어. 병원에 가면 반드시 살릴 수 있어!" 도예나는 도설혜의 옷자락을 붙잡고 잔뜩 쉰 목소리로 빌었다. "네가 뭘 원하든 다 해줄게. 주식도 넘기고 후계자 신분도 나는 포기할 거야. 설혜야, 제발 아기들만 구해준다면……."

도설혜는 정신을 차리고 발을 들어 올려 도예나를 걷어차며 차가운 목소리로 못을 박았다. "두 아버지 없는 자식은 이미 죽었어. 병원에 데려가도 아무 소용 없을 텐데. 여기, 이 두 아이를 아무 곳에나 묻어버려요. "

"안돼!!!"

도예나는 찢어지는 마음을 안고 얼른 쫓아 나갔다.

하지만 도중 도설혜에게 발길질당해 풀썩 쓰러졌다. "언니, 방금 아이를 낳았으니 휴식을 취해야지. 피 아직도 흐르는 것 좀 봐. 출혈이 아무리 심해도 아빠가 병원에 가는 걸 허락하지 않으실 텐데 어서 행운이라도 빌어야지."

말을 끝낸 도설혜는 쿵 하고 문을 세게 닫았다.

"안돼! 설혜야! 도설혜! 이러면 안 돼! 빨리 아기들을 돌려줘!!"

도예나는 철문의 난간을 잡고 목이 쉬도록 소리치며 분노했다.

그녀의 두 눈은 슬픔으로 가득 찼고 실핏줄이 터졌으며 차가운 눈동자 깊은 곳에서 끝없는 한이 치솟아 올랐다.

만약 그녀의 아기가 죽는다면, 도설혜가 바로 살인자다!

그녀의 눈빛이 너무 날카로웠는지 도설혜는 저도 몰래 몸서리를 쳤다.

'동물도 새끼가 죽으면 복수한다던데, 만약 도예나가 운이 좋아 살아남는다면 앞으로 틀림없이 나한테 복수할 거야…….'

게다가 도씨 그룹의 주식이 아직 이 천한 여자의 손안에 있으니.

만약 이 여자가 강현석과 얽히기라도 한다면 그녀의 계획은 모두 물거품으로 될 것이다…….

도설혜는 고개를 돌려 음산하게 주씨 아저씨를 바라보며 말했다. "주씨 아저씨, 요 며칠 도씨 가문에 귀한 손님이 오시니 앞마당에 가서 일 좀 보세요. 여기는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흥!"

낳자마자 아기가 죽어서 몸과 마음 모두 큰 상처를 입었으니 도예나는 십중팔구로 대출혈이 올 것이다!

여자가 아이를 낳고 대출혈이 생긴다면, 그것이 바로 죽음의 길!

'언니, 난 원래 언니를 죽일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 언니가 눈치 없이 성남에서 제일 귀한 남자와 밤을 보냈으니…….'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언니를 보내 줄 수밖에 없네.'

도설혜는 큰 자물쇠를 들고 철문을 잠갔다.

그녀가 막 문 앞에 이르자 하녀가 급히 다가왔다. "둘째 아가씨, 두 아이가 아직 죽지 않았어요. 또 울기 시작하는데 땅에 묻을까요……."

도설혜의 눈동자는 굳었다.

'두 아이의 명줄이 정말 길기도 기네. 아직도 죽지 않았다니…….'

'만약 이 쌍둥이가 정말 강현석의 아들이라면 강씨 가문의 유일한 손자가 될 테고……. 도예나는 강씨 가문의 핏줄을 이은 어머니로서, 성남에서 가장 귀한 여인이 될 텐데…….'

그러니 도예나는 절대로 살아서 안 된다!

그녀는 반드시 불난 집에 부채질을 더해 끝장을 봐야 한다!

도설혜는 손을 들어 숨이 곧 넘어가려는 두 아기를 안으며 차갑게 말했다. "오늘 밤의 일은 누구도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 돼요."

하녀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때, 창고 안의 피비린내가 점점 짙어지기 시작하는데…….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