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서이진이었다.적막을 찢고 방문 너머에서 스며든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한 순간, 유주의 심장이 발밑으로 처참하게 곤두박질쳤다.전신의 솜털이 곤두서며 차가운 오한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유주는 잘게 떨리는 손을 억지로 그러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서이진........? 네가 왜....여기에....."달칵- 유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잠겨 있지 않던 방문이 거침없이 열렸다.서늘한 미소를 머금은 서이진이 어둠을 가르고 방 안으로 유유히 걸어 들어왔다. 그의 등장만으로도 숨 막히도록 무겁던 침실의 공기가 단번에 흉흉하게 뒤틀렸다. 유주는 본능적으로 침대 위에 누워있는 이현의 앞을 가로막아서며 뒷걸음질 쳤다."아,아니.... 집 현관문은 어떻게 열고 들어온 거예요? 분명 밖에는 경호원들이랑 고용인들이.....""유주야."이진이 유주를 내려다보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입꼬리를 매끄러운 호선으로 비틀어 올린 그의 얼굴에는 태연함이 묻어났다."나도 엄연히 서가 그룹의 손자야. 서이현이 쓰러진 틈에 이깟 저택 문턱 하나 넘는 게, 나한테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그래.""아, 아아...."숨이 턱 끝까지 막혀왔다. 유주는 이진의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창립기념 파티장에서 샹들리에 불빛을 받아 번뜩이던 그 핏빛 루비 목걸이가 떠올라 미칠 것만 같았다.그날 연회장에서 느꼈던 극도의 공포와 전율. 회귀 전, 자신을 저택에 완벽하게 감금하던 날 서이현이 제 목에 직접 채워주었던 그 끔찍한 족쇄가 시간을 거슬러 다시 제 눈앞에 나타났다는 사실은 유주의 영혼을 끊임없이 갉아먹고 있었다.대체 왜, 어째서 그 목걸이가 지금 서이진의 손에 들려 있었던 걸까.공포에 질려 파리하게 질린 유주를 빤히 응시하던 이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침묵을 깼다."서이현, 살리고 싶어?"단 한마디였다. 그러나 그 말은 유주의 귓가에 이명처럼 메아리쳤다.".........!"유주의 커다란 눈동자가 좌우로 세차게 흔들렸다.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처럼,
"너 지금 감히 날 협박하는 게냐?! 네놈이 기어이 미쳐서 겁대가리를 상실했구나!"서강태 회장을 포효가 회장실을 찢을듯 울려 퍼졌다. 평생을 서가 그룹의 정점에서 군림해 온 절대자의 권위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반역이었다. 그러나 이미 흑화해 버린 이진에게 노인의 핏발 선 호통 따위는 귓가를 스치는 옅은 바람보다 약했다.이진은 귀찮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며, 제 관자놀이 부근을 긴 손가락으로 느릿하게 문질렀다."아~ 할아버지. 이런 협박을 대체 누구한테 배웠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서늘하게 가라앉은 이진의 압술 사이로 피식, 자조적인 조소가 흘러나왔다.지난 25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그는 서강태라는 거대한 괴물의 발밑에서 숨죽여야 했다. 서이현이라는 완벽한 천재에게 밀려 말 한마디 제대로 벙긋하지 못한 채, 온갖 멸시와 손찌검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이를 사리문채 버텨냈다.가슴 밑바닥에서 뜨겁고 지독한 응어리가 울컥 치받쳐 올랐으나, 이진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 분노를 차가운 얼음처럼 굳혀냈다. 그러고는 회장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매를 비틀어 태연히 웃어 보였다.서강태 회장은 이진이 뿜어내는 형언할 수 없는 위압감에 짓눌린 듯,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며 거칠게 몸을 휘청였다. 시뻘겋게 핏대가 솟구친 뒷목을 부여잡은 노인의 호흡이 위태롭게 가빠졌다."회, 회장님 진정하십시오!"사색이 된 김 비서가 황급히 달려와 쓰러지려는 서 회장의 상체를 부축했다. 서 회장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분노와 굴욕감으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이진을 쏘아보았다."내가 네놈 따위에게 이런 추한 꼴을 보이다니...... 서이진, 네놈이 아주 기고만장해졌구나."이진은 회장의 초라한 발악을 가뿐히 무시했다.그는 터져 나간 입술 부근을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쓱 문질러 붉은 핏물을 듬뿍 묻혀냈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회장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새하얀 백지 위로 제 엄지를 짓눌렀다.꾸욱, 이진이 손가락을 떼어내자, 순백의 종이 한가운데에 붉고 선명한 핏빛 지장이 섬뜩한 낙
도대체 무슨 용기였을까.태어나 단 한 번도 거역해 본 적 없는 가문의 절대 권력, 서강태라는 거대한 괴물 앞에서 턱을 치켜들고 반항한 것은 난생처음이었다.하지만 두렵지 않았다. 터져 나간 입술 사이로 비릿하고 뜨거운 쇠맛이 왈칵 번져도 심장은 기이할 정도로 차분하게 뛰었다. 하루 종일 뇌리를 날카롭게 헤집어놓던 그 생생한 꿈의 파편, 그리고 파티장에서 핏빛 루비 목걸이를 마주한 순간 사색이 되어 떨려오던 하유주의 파리한 얼굴. 그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 하나의 완벽한 퍼즐처럼 맞춰져 내 뇌수를 강타했다.이건 단순한 우연 따위가 아니었다. 신이 내게 내려준 계시이자 명백한 편애였다. 서이현에게만 온갖 축복을 쏟아붓던 신이, 드디어 나를 구원하기 위해 서이현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내 손에 쥐여준 것이다.신이 내 편이라는 맹목적인 확신이 차오르자, 눈앞에 선 늙은 폭군 따위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이 세상의 모든 권력을 쥐고 흔든다 한들, 결국 인간일 뿐인 할아버지보다 신이 훨씬 더 전능하고 강하니까."너 지금...... 감히 나한테 대드는 거냐?"서강태 회장의 얼굴이 핏대를 세우며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손자 놈의 입에서 튀어나온 도발적인 대꾸에 머리끝까지 피가 솟구친 듯, 노인의 뼈마디 굵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기껏 내 핏줄이라고 거둬서 먹여주고 입혀놨더니, 어디서 감히 반항질이야! 제 애비 닮아서 대가리도 나쁘고 재능도 쥐뿔 없는 모지리 새끼가, 어디서 감히 나한테 칼을 들이밀어?!"귓가를 강타하는 폭언 속에서, 문득 이진의 머릿속에 번개처럼 기가 막힌 수가 번뜩였다. 이진은 제 뺨에 맺힌 피를 혀끝으로 핥아내며 입꼬리를 비틀어 기괴한 미소를 흘렸다. 그의 눈동자에는 상대를 집어삼킬 듯한 확신과 서늘한 광기가 넘실거렸다."할아버지. 저랑 재미있는 내기 하나 하실래요?""........뭐?""제가 서이현 곁에서 하유주 그 여자, 아주 말끔하게 떼어내 드리면...... 할아버지는 저한테 뭘 주실 겁니까?"서강태 회장의
서가 그룹의 성대한 밤을 뒤흔든 두 후계자의 충돌은, 삽시간에 상류층 전체로 번져나간 거대한 스캔들이 되었다. 그리고 그 파편은 가장 잔인하고 날카로운 형태로 서가 그룹의 절대 권력자, 서강태 회장의 집무실을 강타했다."감히 근본도 없는 계집 하나 때문에 내 손자 놈들이 사람들 보는 앞에서 개싸움을 벌여?!"서강태 회장의 노성이 웅장한 회장실 벽을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책상 위의 크리스털 재떨이가 거칠게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며 산산조각이 났다. 노구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형형한 살기를 뿜어내는 서 회장의 눈동자가 핏발로 물들어 있었다. "당장 그 하유주라는 년을 잡아 와! 내 눈앞에 무릎을 꿇리고, 사지를 찢어서라도 다시는 서가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만들어!"차갑고 날카로운 악다구니에 집무실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하지만 그의 지척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전속 비서, 김 비서는 파리한 안색으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회장님.... 지금 그 사실보다, 한 가지 더 중대하게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뭐지? 그 계집년 모가지를 비트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대체 뭔데!""서이현 전무님께서.... 창립 파티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지셨습니다. 현재 저택에서 의료진이 대기 중이나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계십니다."서 회장의 미간이 흉흉하게 구겨졌다. 그러나 김 비서의 입에서 이어진 보고는 한층 더 기괴하고 충격적이었다."더 큰 문제는...... 소문의 그 하유주라는 여성이 전무님의 곁에서 한순간이라도 멀어지면, 전무님의 심박수와 혈압이 위험 수준으로 급격히 곤두박칠친다는 점입니다. 현재로서는 그 여자를 강제로 떼어놓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뭐?! 하! 미치겠군. 그럼 대체 어쩌란 말인가! 내 완벽한 후계자를 살려두기 위해 그깟 계집년을 상전처럼 모시고 있으라는 말이냐!""면목 없습니다, 회장님. 제가 전무님을 조금 더 유심히 살폈어야 했는데........""됐어, 닥쳐!"서 회장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넥타이를 홱 젖혔다
서가 그룹의 일 년 중 가장 성대하고 오만한 밤. 거대한 크리스털 샹들리에 아래로 정재계의 거물들이 잇속을 숨긴 채 교태로운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한 손에 크리스털 샴페인 잔을 느릿하게 굴리며, 연회장 입구를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비스듬히 기대서 있었다. 차갑게 칠링된 알코올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지만, 왼쪽 가슴 안주머니에 묵직하게 들어찬 벨벳 케이스의 존재감 탓에 신경은 온통 그곳에 곤두서 있었다. 잠시 후, 굳게 닫혀 있던 연회장의 육중한 문이 열리며 소란스럽던 장내의 공기가 일순간 숨을 죽였다. 시선을 단숨에 집어삼킨 것은 서이현, 그리고 그의 단단한 팔에 팔짱을 낀 채 굳어 있는 하유주였다. 빛을 머금은 칠흑 같은 블랙 머메이드 드레스. 서이현은 오만하게 턱을 치켜든 채 유주를 제 곁에 바짝 붙여 세우고 있었다. 굳이 입을 열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그의 눈빛과 태도가 말해주고 있었다. 오늘 밤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에게 하유주는 단순한 개인 비서 따위가 아니라, 완벽하게 '서이현의 것'임을 선포하겠다는 노골적인 과시였다. 그러나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서이현의 위압감이 아니었다. 숨이 막히는 듯 하얗게 질려 어깨를 잔뜩 굳히고 있는 하유주의 위태로운 옆모습이었다. 순식간에 사람들 사이로 질척한 속삭임이 빠르게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저 여자가 그 냉혈한 서이현 전무 여자라고?" "뭐 하는 집안인데?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어디 명문가는커녕 그냥 지방에서 작은 공장 운영하는 집안 딸이라던데......" "뭐? 그런 수준의 여자를 어째서 서이현 전무가 직접 파트너로 데려온 거지?" 귀를 파고드는 천박하고 날 선 뒷말들에 순간적으로 관자놀이가 찌릿하게 울렸다. 저들이 감히 누구를 입에 올리고 품평질인지 알 수 없는 불쾌감이 뱃속 깊은 곳에서 사납게 치밀어 올랐다. "흠, 흠." 나는 샴페인 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기며 낮게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입꼬리를 비틀어 올린 채 천천히
차디찬 밤공기가 서늘하게 가라앉은 침실 안, 유주는 젖은 수건을 조심스레 헹구어 이현의 불덩이 같은 이마를 다시 닦아내렸다. 고작 일곱 살의 그에게 건넸던 첫 번째 알사탕이 평생의 족쇄가 되어 자신의 옭아맸음을 뼈저리게 알면서도, 유주는 또다시 무너져 내린 그에게 다정함이라는 두 번째 알사탕을 기어이 쥐여주고 말았다. 자신을 지옥에 가둔 악마에게 제 손으로 두 번의 구원을 선사한 셈이었다. "........바보같이." 스스로를 향한 자조 섞인 읊조림이 허공에 흩어졌다. 그러나 유주의 손길은 망설임 없이 섬세하고 다정했다. 이현의 거친 숨결을 따라 오르내리는 가슴팍을 정돈해 주고, 땀에 젖은 목덜미와 턱선을 부드럽게 닦아내며 곁을 묵묵히 지켰다. 차갑고 오만하기만 했던 남자가 오직 제 온기에만 안정을 찾으며 작게 헐떡이는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유주의 마음에 지독한 연민과 애증의 싹을 깊게 틔워내고 있었다. 이번만큼은 그를 온전히 제 손으로 돌보겠다는 기묘한 결심과 함께, 유주는 그의 차가운 손을 가만히 감싸 쥐었다. 창립기념 자선 파티가 열리기 불과 1시간 전, 서가 백화점 본점의 최고급 VVIP 주얼리 살롱. 서이진은 푹신한 벨벳 소파에 비스듬히 몸을 묻은 채, 지점장이 공손히 내미는 화려한 보석 트레이들을 무심한 눈초리로 넘겨보고 있었다. 파티 당일, 하유주의 목에 걸어주어 동생 서이현의 서늘한 얼굴을 완벽하게 일그러뜨릴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했다. "상무님, 이쪽은 이번 시즌 한정으로 들어온 5캐럿 블루 다이아몬드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하, 디자인이 다 지루하네." 이진은 지점장의 말을 단칼에 잘라내며 샴페인 잔을 테이블에 탁 내려놓았다. 눈부시게 세공된 다이아몬드도, 에메랄드도 영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하유주라는 여자를 단번에 제 밑으로 끌어당기고, 서이현의 숨통을 날카롭게 긁어버릴 만한 자극이 턱없이 부족했다. 짜증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살롱 안쪽의 쇼케이스를 무심히 지나치려던 바로 그 순
이현의 집착은 해가 저물수록 더욱 노골적이고 집요해졌다. 그에게 밤은 유주를 온전히 자신의 방안에 가두어 두는 시간이었다. 넓고 차가운 침실, 은은한 조명만이 감도는 그 공간에서 유주는 매일 밤 질식할 것 같은 공포를 견뎌야 했다. 이현은 항상 유주보다 늦게 잠들었다. 최근 들어 그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유주가 방에서 몰래 나와 거실 창문을 열어보았다는 보고를 받은 날부터, 그는 집 안의 모든 보안 시스템을 직접 재점검하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CCTV 영상을 밤새 돌려보느라 며칠째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한 상태였다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평창동의 고요한 저택. 유주는 통유리창 너머로 저물어가는 노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붉게 타오르는 하늘은 마치 누군가 쏟아버린 와인처럼 불길하고도 선명했다. “유주 아가씨, 식사 준비됐습니다.”등 뒤에서 들려오는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유주는 어깨를 움찔 떨었다. 이 집의 고용인들은 하나같이 표정이 없었다. 그들은 유주를 ‘손님’이라 부르지만, 실상은 감시 대상이라는 것을 유주도,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유주는 마지못해 다이닝 룸으로 향했다. 길게 뻗은 대리석 테이블 끝에는 이미 한 남자가
“하유주, 찾았다.” 그건 마치 신의 장난 같은 조우였다. 비린내 나는 돈 냄새와 숨 막히는 권위가 가득한 저택을 뛰쳐나왔을 때, 일곱 살의 이현이 마주한 세상은 생경할 정도로 눈부셨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잎사귀마다 부서지는 화창한 햇살, 그리고 그 아래 맑게 흐르는 강물. 세상은 온통 활기로 가득한데, 서이현은 그 풍경 속에서 홀로 떨어진 섬이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커질수록 이현의 그림자는 더욱 짙게 늘어졌다. 그때, 그 그림자 위로 불쑥 따스한 온기가 내려앉았다. “너, 왜 여기서 혼자 울 것 같
서가 그룹 본사 로비는 인간의 오만을 형상화한 것 같은 공간이었다. 초고층 빌딩의 무게를 지탱하는 거대한 대리석 기둥들은 마치 신전의 그것처럼 위압적이었고, 발소리조차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 매끄러운 바닥은 침입자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반사해냈다. 하유주는 로비 한복판에 서서 가쁘게 몰아치는 숨을 억눌렀다. 손바닥에 쥔 메모지는 이미 땀으로 눅눅해져 글씨가 번져 있었다. 15년 전, 그 강가에서 등을 돌려 달아났을 때 유주는 믿었다. 사탕을 건네지 않았으니, 그 소년의 고독에 참견하지 않았으니, 이번 생의 궤적은 서이현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