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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ผู้เขียน: 서린화
봄구경을 구실로 모두를 이곳에 불러낸 만큼, 서 황후는 이 명분을 끝까지 이어 가야 했다.

정원 안에는 꽃과 풀이 무성했고, 봄기운이 완연했다.

황제를 바라보는 후궁들의 눈빛은 더없이 애틋하고 다정했다. 모두들 이 기회를 틈타 황제의 눈길을 끌려는 속셈이었다.

예전에는 황제가 후궁 처소에 드나드는 일이 드물었으니, 모두가 마음을 접고 지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비뿐만 아니라 여비까지 총애받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오랫동안 잠잠했던 후궁들의 마음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금영이 아이를 가진 일은 후궁들에게 또 다른 기대를 품게 했다.

바깥에서 떠돌던 소문과 달리 황제는 여전히 자식을 볼 수 있는 몸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아들이든 딸이든 하나만 얻어도, 이 쓸쓸하고 깊은 궁궐 안에서 의지할 데가 생길 터였다.

후궁들은 저마다 제 아름다움을 드러내려 애썼다. 누군가는 연꽃처럼 사뿐히 걸었고, 누군가는 복숭아꽃 향을 맡으며 최대한 제 얼굴을 화사하게 보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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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62화

    다음 날.비 책봉 대례가 열리는 날이었다.비록 비 책봉 대례라고는 하나, 오늘 책봉되는 두 명의 비는 과거 금영이 입궁했을 때와 같은 성대한 대우를 받지는 못했다.조정의 대신들을 초청하지도 않았다.그저 후궁의 사람들과 몇몇 황실 종친들만 참석할 뿐이었다.물론 태자와 이황자 역시 자리했다.이황자는 요영지를 데리고 왔지만, 오히려 태자는 배명월을 데리고 입궁하지 않았다.사실 배명월이 측비로 강등된 뒤부터, 태자는 다시는 배명월을 데리고 황궁에 들지 않았다.비 책봉 대례는 정오에 거행되었다.전체 과정은 다소 간소했지만, 순조롭게 끝났다.아직 시간이 이른 탓에, 저녁이 되면 궁 안에서 가족 연회를 열어 이를 축하할 예정이었다.황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다릴 생각이 없는 듯했다.태자를 데리고 먼저 현청전으로 향해 어떤 일을 논의하러 갔다.두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금영은 부자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러 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황제가 떠나자, 서 황후가 웃으며 말했다.“오늘은 두 사람에게 조금 서운한 일이겠구나.”“이 비 책봉 대례가 원 귀비가 입궁했을 때의 절반만큼도 화려하지 않으니 말이다.”금영은 서 황후를 힐끗 바라보았다.저 서 황후는 하루라도 시비를 걸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것인가.옥빈.아니, 이제는 옥비가 된 여인이 서 황후를 바라보며 가냘픈 목소리로 말했다.“신첩 같은 보잘것없는 몸은 당연히 원 귀비마마처럼 존귀하신 분과 비교할 수 없사옵니다.”“림비, 그렇지 않습니까?”림비는 옥비를 한 번 바라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옥비께서는 참으로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계시는군요.”옥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이 림비는 정말 좋은 말과 나쁜 말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인가.금영은 웃으며 림비를 바라보았다.“저녁 연회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림비는 본궁의 전각에 와서 잠시 쉬다 가는 것이 어떠하겠느냐?”림비가 서둘러 답했다.“그리하겠사옵니다.”금영이 오늘 이렇게 행동한 이유는 모두에게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61화

    금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은 본궁이 알았다.”“훗날 주 소의께서 대체 무엇을 보았는지 알게 된다면, 본궁이 반드시 주 소의의 억울함을 풀어 주겠다.”“그것으로 너희 자매의 정을 온전히 지켜 주도록 하마.”림 소의는 몇 번이고 감사의 말을 올린 뒤에야 소녕전을 떠났다.림 소의가 떠나고 나자, 해수는 금영을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마마, 주 소의께서는 대체 누구에게 해를 입으신 것일까요?”“대체 누가 감히 황궁 안에서 이렇게 대놓고 궁비를 해칠 수 있단 말입니까?”“설령 궁비와 내관이 몰래 정을 통하는 것을 보았다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두려워할 일은 아닐 텐데요. 목숨까지 잃으실 정도라니요.”금영은 이 일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주 소의의 궁중 지위가 결코 낮은 것은 아니었다.만약 자신보다 낮은 지위의 사람이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는 것을 보았다면, 그렇게까지 당황할 이유가 없었다.비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 해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었다.그저 사실을 말하면 될 일이었다.그렇다면 남는 가능성은 하나뿐이었다.주 소의가 목격한 사람이 감히 입에 올릴 수 없을 만큼 높은 신분의 인물이었던 것이다.그렇기에 차마 그 일을 밖으로 꺼내지 못했을 터였다.말하는 순간 자신이 감당해야 할 결과가 두려웠을 것이다.하지만 후궁에서 비 이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금영 자신은 당연히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그 숙비는 입궁한 뒤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으니 더더욱 가능성이 없었다.그리고 여비.여비가 그 독설로 사람을 저주하고 괴롭히는 것이라면 금영도 믿을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을 시켜 주 소의를 우물에 던져 넣었다고 한다면.금영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그렇다면 남은 사람은.현비와 서 황후뿐이었다.두 사람 모두 속내가 깊은 사람들이었다.다만 주 소의가 두 사람 중 누구의 비밀을 알게 되었는지.그리고 그 비밀이 대체 무엇이었기에 입을 막아야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그때.림 소의 역시 유광재로 돌아와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60화

    금영은 무거운 표정으로 물었다.“어찌 알았느냐?”림 소의는 입술을 살짝 깨물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날 주 소의께서 신첩에게 만나자고 하셨기 때문이옵니다……”“신첩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 주 소의께서는 몹시 다급한 얼굴로 달려오셨사옵니다. 그리고 신첩에게 자신이 무언가를 보았다고 말씀하셨사옵니다……”림 소의는 그날의 일을 떠올리자 얼굴이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금영이 조금 궁금한 듯 물었다.“무엇을 보았다고 하였느냐?”림 소의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하지만 그 말씀을 다 하시기도 전에 주 소의께서는 이 일에 신첩이 너무 많이 알게 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셨사옵니다. 그러니 어서 돌아가라고 하셨사옵니다.”“신첩이 미처 무슨 뜻인지 깨닫기도 전에, 주 소의께서는 황급히 자리를 떠나셨사옵니다.”“그리고 다시 주 소의를 뵈었을 때에는…… 이미 돌아가신 뒤였사옵니다.”림 소의의 눈가가 붉어졌다.그렇기에 그녀는 주 소의의 일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 깊은 죄책감을 느꼈다.“신첩은 늘 생각하였사옵니다. 그때 신첩이 주 소의를 붙잡았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하고 말입니다.”“그랬다면 주 소의께서 죽지 않으셨을까 하고…….”림 소의가 말을 이었다.금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조용히 위로했다.“네가 자책할 필요는 없다.”“만약 주 소의의 죽음이 정말 누군가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면, 네가 그때 그녀를 붙잡았다 하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너마저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다.”이는 사실이었다.만약 주 소의가 누군가에게 입막음을 당할 만한 일을 보았다면, 림 소의가 함께 있었다고 해서 주 소의를 지킬 수 있었을 리 없었다.그저 그 우물 안에 또 한 사람의 목숨이 더해졌을 뿐일 것이다.림 소의는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대체 주 소의께서는 무엇을 보셨기에 이런 화를 당하신 것인지 모르겠사옵니다.”금영 역시 알고 싶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하지만 지금 림 소의의 표정을 보면 분명했다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59화

    이 모함의 계책은 당연히 실패로 돌아갔다.이런 상황에서 태자의 잘못을 따질 수도 없었다.이황자는 하는 수 없이 입을 열었다.“소자가 부주의하였사옵니다. 다행히 형님께서 구해 주셨습니다.”황제는 태자를 바라보았다.그의 표정은 한결 누그러져 있었다.“형제를 아끼는 마음을 지녔으니 훌륭하구나.”두 사람은 크게 다친 것은 아니었지만, 더 이상 말을 탈 마음은 나지 않았다.돌아가는 길.황제와 금영은 따로 걸었다.황제는 금영의 손을 잡은 채 조용히 물었다.“금영이는 방금 일을 어찌 보느냐?”금영은 황제가 요즘 들어 부쩍 자신에게 조정의 일과 황자들 사이의 일까지 묻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만큼 자신을 더욱 믿고 있다는 뜻이었다.금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태자전하께서는 본래 경솔한 분이 아니시옵니다. 조금 전 이황자전하와 부딪힌 것도 일부러 그러신 것은 아닐 것이옵니다.”황제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너는 참 태자를 감싸는구나.”금영은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폐하께서 물으신 것이 아니옵니까. 게다가 폐하께서도 태자전하께서 억울하시다고 생각하고 계신 것 아니옵니까?”황제는 오히려 차분한 목소리로 칭찬했다.“태자는 요즘 확실히 많이 안정되었구나. 짐도 새삼 다시 보게 될 정도다.”“이제야 태자라는 자리에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구나.”황제가 태자를 만족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금영은 살며시 눈을 내리깔았다.마음속 감정을 감추기 위해서였다.황제는 태자를 믿고 있었다.태자가 훗날 황위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절대로 태자가 다음 황제가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태자가 아무리 훌륭하게 해낸다 해도.서 황후 같은 독한 여인을 어머니로 둔 사람이 어찌 티 하나 없는 태자가 될 수 있단 말인가?서 황후가 저지른 모든 일이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이었던가.모두 태자를 위한 일이 아니었던가.태자가 황제가 된다면 서 황후는 자연히 태후가 될 것이다.그뿐만이 아니었다.태자가 금영에게 품고 있는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58화

    마장과 황궁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서쪽의 작은 쪽문으로 나가기만 하면 바로 닿는 곳이었다.마장에 도착하자.황제는 금영을 바라보며 물었다.“금영아, 말 타고 싶으냐?”금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본래 말을 탈 줄 알았다.그녀의 조부는 용맹하기로 이름난 영안후였으니 말이다.다만 지난 봄에는 회임한 몸이라 말을 타고 싶어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유일하게 한 번, 황제가 직접 그녀를 말에 태우고 잠시 거닐었던 것이 전부였다.그런 황제가 이렇게 말하니 금영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당연했다.태자와 이황자는 이미 각자 탈 말을 골라 둔 상태였다.금영은 마장 안의 말들을 천천히 살펴보다가, 비교적 온순해 보이는 말 한 마리를 골랐다.예전의 그녀라면 거침없이 말을 몰고 다니던 제멋대로인 아씨와 다름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신분도 달라졌고, 마음가짐 역시 예전과 같지는 않았다.금영과 황제가 말을 타고 나서자, 그쪽에서는 태자와 이황자가 먼저 말을 달려 나갔다.두 사람이 속도를 늦추었을 때, 문득 이황자가 비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보십시오. 부황과 원 귀비마마께서는 정말 금실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태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황자를 바라보았다.“네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이황자는 웃으며 말했다.“제가 무슨 말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그저 형님께 감탄하고 있을 뿐입니다.”“부황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마음에 둔 사람도 내어드리고, 외조부까지 직접 찌르셨으니 말입니다.”“방자하구나.”태자가 차갑게 말했다.“아, 맞다. 형님께서도 들어 두시면 좋을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이황자는 다시 입을 열었다.“요즘 밖에서는 이런 말도 돌고 있더군요.”“원 귀비마마께서 선화전에서 규율을 배우시던 때부터 이미 부황과 연이 있었다고 말입니다.”이황자가 이런 말을 꺼낸 것은 요영지의 말을 듣고 떠올린 것이었다.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그는 그저 태자의 마음을 몇 마디 찔러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말 한마디로 사람의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57화

    현비가 대체 어떻게 가르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예전에는 그토록 오만하고 제멋대로 굴던 요영지가 어느새 제법 얌전하고 현숙한 분위기까지 풍기고 있었다.금영 역시 어화원에서 현비와 마주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금영이 먼저 미소를 띠고 예를 올렸다.“현 언니.”현비도 곧 답례했다.“금영 동생.”두 사람이 인사를 나누는 사이, 이황자도 한마디 했다.“원 귀비마마.”요영지는 옆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황자가 힘을 주어 요영지를 한 번 잡아당기자, 그제야 요영지는 속에 든 내키지 않는 마음을 억누르고 입을 열었다.“원 귀비마마.”금영은 웃는 얼굴로 말했다.“이황자전하와 이황자비께서는 그리 예를 차리지 않으셔도 되옵니다.”그러고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예전에 본궁과 이황자비가 선화전에서 함께 예법을 배운 적도 있지 않사옵니까. 함께 배운 인연이 있는데, 이제 와 이리 부르는 소리를 들으니 본궁도 영 익숙하지가 않사옵니다.”요영지는 이를 악물었다.속으로는 벌써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좋은 것은 다 차지해 놓고 이제 와 생색은 다 내는구나!’마침 서봉전에서 나온 태자도 어화원에 이르렀다.금영과 현비가 함께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 태자는 별다른 생각도 하지 않고 곧장 이쪽으로 걸어왔다.그러다 가까이 다가온 뒤에야 자신의 행동을 의식했는지 표정을 가다듬었다.태자는 이황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둘째 아우, 봄볕이 이리 좋은데 나와 함께 마장에 가서 말을 타지 않겠느냐?”겉으로 보기에는 마치 태자가 이황자를 찾아온 것 같았다.그렇게 둘러대면 딱히 어색할 것도 없었다.이황자가 문득 웃었다.“형님께서 오늘은 참 운치가 있으시군요.”그러고는 은근히 비꼬듯 한마디를 덧붙였다.“오늘 조정에서 대의를 위해 친족까지 쳐내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감탄했사옵니다.”태자는 금영의 시선이 자신의 몸을 스쳐 지나간 것을 알아차린 듯했다.그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온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온몸에 밴 분위기는 여전히 온화하고 단정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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