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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Penulis: 서린화
금영은 자매간의 정을 무엇보다 중히 여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 말을 듣고 배경천은 한동안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태자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태자가 온화한 얼굴로 금영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자, 방금 한 말이 거짓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럼에도 마음이 완전히 놓인 것은 아닌지, 다시 배명월을 바라보며 물었다.

“명월아, 정말 그런 것이냐?”

금영은 몸을 살짝 돌려 배명월을 바라보았다.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배명월은 이를 악물었다. 속에서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금영에게 달려들어 물어뜯고 싶었다. 하지만 당장은 얌전하고 무해한 얼굴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잘 모르겠어요... 저도 이제 막 정신을 차린 터라... 두 분이 다투시는 모습밖에 못 봤습니다.”

그녀도 방금 기절한 척하고 있었기에, 방금의 일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태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금영의 말이 맞다. 그건 네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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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100화

    그 말을 듣는 순간, 송정희의 얼굴에 스며들어 있던 온화한 미소가 잠시 굳어졌다. 그녀는 난처한 기색을 애써 감추며 입을 열었다.“금영아, 아무리 그래도 그건…”금영은 송정희를 바라보며 상처받은 듯 말했다.“역시 안 되나 보네요. 말로만 저에게 미안하다 하고요... 그저 제 것이었어야 할 물건을 달라고 한 것뿐인데... 바로 거절하시는군요.”송정희는 속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자애로운 표정을 유지했다.“이 일은 내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그런다. 네 아버지의 허락도 필요하다.”바로 그때였다. 금영이 시선을 들어 송정희의 뒤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아버지.”송정희가 몸을 돌리자, 막 문을 넘어 들어오는 영안후의 모습이 보였다.그는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먼저 태자에게 예를 올렸다.“태자 전하를 뵙습니다.”이어서 침상에 기대어 앉아 있는 배명월을 보면서 한결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명월아, 드디어 깨어났구나.”배명월이 긍정을 담아 가냘프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옆에 있던 금영이 입을 열었다.“모두 태자 전하 덕분입니다. 전하의 허락이 없었다면, 그런 방법을 써서 동생을 구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태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도 어느새 부드러움이 실려져 있었다.한편, 영안후는 막 금영이 언급한 방법이 무엇인지 물으려던 참이었는데, 그보다 먼저 금영이 말을 꺼냈다.“아버지, 명월이도 살렸으니, 저에게 상을 내려 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녀의 말투엔 보기 드문 어리광이 섞여 있었다.그 순간, 영안후의 머릿속에 오래전 기억이 스치듯 지나갔다. 어린 시절 금영의 모습을 말이다. 그녀는 분명 그가 정성을 다해 키운 아이였다. 비록 본처의 소생은 아니었지만, 분명 그의 친딸이었다.영안후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이렇게 동생을 아끼는 모습을 보니, 아비로서는 참으로 흐뭇하구나. 원하는 상이 있다면 말해 보거라.”영안후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9화

    금영은 자매간의 정을 무엇보다 중히 여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그 말을 듣고 배경천은 한동안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태자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태자가 온화한 얼굴로 금영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자, 방금 한 말이 거짓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그럼에도 마음이 완전히 놓인 것은 아닌지, 다시 배명월을 바라보며 물었다.“명월아, 정말 그런 것이냐?”금영은 몸을 살짝 돌려 배명월을 바라보았다.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배명월은 이를 악물었다. 속에서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금영에게 달려들어 물어뜯고 싶었다. 하지만 당장은 얌전하고 무해한 얼굴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잘 모르겠어요... 저도 이제 막 정신을 차린 터라... 두 분이 다투시는 모습밖에 못 봤습니다.”그녀도 방금 기절한 척하고 있었기에, 방금의 일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태자는 고개를 끄덕였다.“금영의 말이 맞다. 그건 네가 아니라 불결한 것에 가한 행동이니, 몸에는 큰 해가 없었을 것이다.”그는 얼굴을 굳힌 채 배경천을 바라보았다.“배경천, 이 일은 내가 허락했다. 방법이 거칠었을 뿐, 효과는 분명하지 않았냐? 그러니 이 일로 금영을 오해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태자의 입에서 아무렇지 않게 흘러나오는 금영이라는 호칭에, 배명월은 고개를 숙였다. 아래로 깔린 눈동자 깊숙한 곳에서 짙은 음기가 차곡차곡 쌓여 갔다.송정희는 이 모든 장면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배경천과 달리, 그녀는 배명월이 그동안 의식 없는 척 연기해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멀쩡한 정신으로 뺨을 맞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아무리 마음이 쓰라려도, 그저 이를 악물고 삼킬 수밖에 없었다.송정희는 몇 걸음 앞으로 나와,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금영을 바라보며 말했다.“금영아, 좀 전엔 어미가 너무 급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구나. 오해했다면... 이 어미가 사과하마.”송정희가 예를 갖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8화

    그런데 금영이 몸을 피하기도 전에, 태자가 먼저 손을 뻗어 배경천을 막았다.“조심하거라. 금영이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책임질 수 있느냐?”태자의 목소리는 낮고도 단호했다.금영은 속으로 냉소를 삼켰다. 이제 와서 걱정하는 척을 해 봤자, 그녀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배경천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침 앞까지 다가갔다. 그는 안타까움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배명월을 내려다보았다.배명월의 두 뺨은 붉게 부어 있었고, 몰골은 초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의식을 차렸다는 것이었다.“명월아, 깨어났구나.”배경천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배명월은 얌전한 목소리로 답했다.“방금 정신을 차렸어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오라버니.”배경천은 기쁨이 차올라 자기도 모르게 살짝 손을 뻗어 배명월의 뺨을 건드렸다.그 순간, 배명월이 아픈 듯 눈물을 찔끔 흘렸다.“괜찮다. 이 오라비가 반드시 너의 억울함을 풀어주마.”그러더니 곧장 몸을 돌려 금영을 노려보았다.“배금영, 네가 명월이를 때렸다는 것이 사실이냐!”그제야 문가에 있던 송정희도 입을 열었다.“경천아, 둘 다 네 동생이다. 할 말이 있다면, 차분하게 하거라.”하지만 배경천은 듣지 않았다.“배금영, 내가 지금 묻지 않았느냐! 어느 손으로 명월을 때렸느냐!”그의 눈에는 이미 핏줄이 서 있었고, 목소리에는 살기마저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금영을 삼켜 버릴 기세였다.금영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태자만 바라보고 있자, 태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내가 있는 자리에서, 누가 감히 금영에게 소리를 질러!”금영은 그 말을 듣고 태자의 뒤로 한 발 물러섰다.그러자 태자도 자연스레 그녀를 제 뒤로 감쌌다.배경천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전하께서도 분명히 보지 않았습니까? 금영이가 명월이를 때리는 모습을요! 그런데도 감싸려 들다니... 하긴, 혼례만 치르지 않았을 뿐, 태자비나 마찬가지니, 당연히 그러실 수밖에 없겠지요.”그는 한발 더 나아가 쏘아붙였다.“하지만 전하, 정말 이런 악독한 여인을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7화

    여기에는 오랫동안 쌓아 두었던 금영의 원한이 담겨 있었다. 전생이든 이번 생이든, 지금까지 겪어 온 모든 일에서 배명월은 절대 무고하지 않았다. 결국 모든 일은 배명월과 얽혀 있었고, 특히 어제의 일은 숨길 생각조차 없는 노골적인 적의가 느껴지기까지 했다.철썩하는 소리가 연달아 세 번 울렸다. 금영은 마음속으로 정해 두었던 숫자를 모두 채우자, 조용히 몸을 숙여 배명월의 귓가로 다가갔다. 입술이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숨결만 스칠 만큼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를 흘렸다. 그 말은 오직 배명월만이 들을 수 있는 것이었다.바로 그때, 상황이 끝났다고 여긴 태자가 몸을 돌렸다.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간 태자는 금영의 어깨를 거칠게 붙잡아 뒤로 잡아당겼다.“배금영, 이제 그만하지 못하겠느냐! 이만큼 때렸는데도,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지 않느냐!”금영은 그 힘을 역이용했다. 일부러 더 가련한 모습으로 비틀거리다가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녀는 침상에 누워 여전히 깨어나지 않은 배명월을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명월아, 네가 이래도 눈을 뜨지 않는다면, 나 정말…”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변화가 일어났다.배명월의 속눈썹이 가늘게 떨리더니, 태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서서히 눈이 떠졌다. 멍하니 시선을 움직이던 그녀의 눈동자가 곧 태자에게 머물렀다.“태자 전하…?”태자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정말로 깨어난 것이었다!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배명월을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금영을 보았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금영의 얼굴에는 억울함 대신, 진심 어린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다.“전하, 보셨죠? 정말 깨어났습니다!”그 순간, 태자는 가슴이 세게 옥죄어 오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오해였다.금영은 진심으로 배명월을 살리려 했을 뿐이었다.흥분해서 금영을 잡아당기던 순간,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던 것이 떠올랐다. 바닥에 넘어질 정도였다면, 상당한 힘이었을 것이다. 태자의 얼굴에는 짙은 죄책감이 어려 있었다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6화

    금영이 다시 뺨을 내리치려던 순간, 태자가 성큼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녀는 곧바로 힘껏 힘을 주며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소용없었다.이번에는 금영이 얼굴을 굳히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전하, 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태자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솟았다.“배금영, 그건 내가 할 말 아니냐!”그 모습을 본 취옥은 서둘러 밖에 서 있던 다른 시종들을 향해 외쳤다.“당장 부인과 둘째 공자를 불러와 주세요!”금영은 태자에게 말을 이었다.“전하께서 명월이를 잘 보살피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전 그저 그 뜻에 따르려 했을 뿐입니다.”“이게 보살피는 거라고?”태자의 시선이 배명월에게 향했다. 붉게 부은 뺨 때문에 유독 가련해 보이는 모습이었다.태자가 금영을 나무라는 목소리가 들리자, 배명월은 그제야 주먹에서 힘을 살짝 풀었다.반면, 금영은 조금의 동요도 하지 않았다.“전하께서 무언가 오해하신 것 같습니다.”태자가 비웃듯 말했다.“오해라고?”금영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전하께서는 모르시겠지만, 회양에 있을 때 이와 같은 증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그러더니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이 증상은 이혼증이라고, 혼이 잠시 몸을 빠져나간 틈을 이용해 불결한 것이 몸에 들러붙은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때린 것은 명월이가 아니라, 그 불결한 것을 향한 것입니다.”태자의 목소리가 더욱 날카로워졌다.“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런 말로 네 행동을 합리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하지만 금영은 여전히 조금도 물러서지 않은 채 똑바로 태자를 바라보았다.“전하, 제가 아무리 이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들, 감히 전하가 있는 앞에서 이유 없이 이런 일을 벌였겠습니까?”그 말에 태자의 표정이 다소 누그러졌다. 그녀의 말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토록 노골적으로 모질게 구는 모습을 보여줄 이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태자가 다시 물었다.“네 말이 맞다고 한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5화

    태자가 한동안 말이 없자, 금영이 다시금 물었다.“전하, 왜 그러십니까? 명월을 보러 간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태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금영을 바라보며, 짧게 웃음을 흘렸다.금영이 마음을 돌려 명월을 보러 가겠다고 한 것은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방금 느꼈던 기시감은 그저 잠깐 스친 착각일 뿐이라며, 그저 자신을 이해시킬 수밖에 없었다.태자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그래, 이래야지. 금영아, 언니로서 동생을 살필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금영은 여전히 온화한 얼굴로 답했다.“전하의 말씀, 마음에 새기겠습니다.”그녀는 태자의 말대로 배명월을 잘 보살펴줄 생각이긴 했지만, 그 기준이 태자와 같을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그녀의 대답을 들은 태자는 비로소 진심이 통했다고 여겼고,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어찌 되었든 금영은 미래의 태자비가 될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와 뜻을 함께하지 못한 채 매번 부딪히기만 한다면, 그에게도 좋은 것이 없었다.그렇게 태자는 흡족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금영아, 명월이를 보고 나면 나와 함께 부황과 모후를 뵈러 가도록 하자. 앞으로는 너에게도 부황과 모후가 될 분들이니.”이미 서로 아는 사이긴 했지만, 태자가 직접 금영을 데리고 인사하러 간 적은 없었다.그 말에 금영은 살짝 멈칫하며 태자를 몰래 흘겨보았다.태자의 속셈을 그녀가 모를 리가 없었다. 자신의 뜻에 따라주었으니, 상을 주겠다는 의미였다. 동시에 공식적으로 그녀를 미래의 태자비로 인정하고, 부모에게 선보이겠다는 뜻도 담겨 있었다.금영의 입가에 옅은 비웃음이 걸렸다.황제는 결코 그녀의 부황이 될 수 없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배명월의 거처에 도착해 있었다.문 앞을 지키던 시비는 어느새 진주에서 취옥으로 바뀌어 있었다.두 사람을 발견한 취옥이 큰 목소리로 예를 올렸다.“태자 전하와 큰아가씨를 뵙습니다!”지나치게 부자연스러운 태도에, 태자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닐 텐데, 영안후부에서 굳이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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