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anda / 로맨스 / 그는 내 환상보다 더 뜨거웠다. / 1. 내가 좀 도와줄까?[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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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좀 도와줄까?[2][+19]

Penulis: To파즈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6-08 13:35:46

*

알타이르.

화이트 스완의 데뷔 동기이자 우리 못지않게 빠른 성공을 거둔 남자 아이돌 그룹. 같은 시기에 데뷔한 데다 우연하게도 둘 다 그룹명이 새와 관련되어 있어서인지 이모저모로 서로 엮어가며 마케팅을 하는 편이었고 팬들 사이에서도 한 번씩 서로의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알게 모르게 끈끈하게 엮인. 한마디로 줄이자면 실질적 접점은 많이 없었을지언정 내적 친밀감은 엄청 쌓인 팀이란 소리다.

때문에 이 남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알타이르의 리드 보컬 레이라. 본명 김한별은 전형적인 고양이상의 앙칼지고 도도한 인상을 가진 미인인 그는 외모와 상반되는 따뜻한 음색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데뷔 때부터 크게 주목받아 알타이르에서 손꼽히는 인기 멤버 중 하나였다. 하지만 외모값을 하는 건지 뭔지 세간엔 낯가림이 심하고 예민하다고 소문이 쫙 퍼져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말을 붙여보려 하면 우물쭈물하다 멤버들 사이로 숨어들기 일쑤였고 예능에서 마주하면 메인 MC가 말을 걸기 전까진 한마디도 안 하거나 멤버들 말에 추임새나 넣는 식으로 있는 듯 없는 듯 있다가 가곤 하는 그런 녀석.

그러니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 레이라가 제 뒤를 쑤시며 야하게 우는 사람일 줄.

경직되어 있던 구멍 안이 슬슬 부드럽게 풀리는 게 느껴져, 나는 슬쩍 손가락 개수를 늘리자 한별이 새된 비명을 지르려다 황급히 제 입술을 깨물어 소리를 삼켰다. 세 개의 손가락이 한껏 예민해진 몸을 들쑤시자 아무래도 이건 너무 버거웠는지 벌벌 떨리는 몸으로 도망이라도 가려는 양 뒤로 몸을 빼려 했으나 어림도 없지. 이제와서 어딜 가려고. 나는 한 손으로 그의 어깨를 세게 짓눌렀다. 갑자기 깊은 곳을 세게 찔리자 깨문 입술 사이로 울음 섞인 비명이 애처롭게 울렸다.

“으그읏!!”

목에 핏대가 설 정도로 고개를 꺾으며 비명을 짓씹은 한별이 곧 원망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오히려 날 부추긴다는 걸 알긴 아는지. 나는 말없이 씩 웃어 보이곤 세 개의 손가락을 각자 다른 방향으로 휘저으며 내벽을 더 넓혀갔다. 기분 좋은 부분을 계속 후비면서도 예민하게 달아오른 내벽까지 쉴 새 없이 긁어내리자 어떻게든 이걸 떼어내야겠다 싶었는지 한별이 내 머리카락을 세게 움켜쥐곤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아읏! 그만! 그만 휘저어, 좀!”

“아! 아파! 좀 놔봐!”

“너 같으면! 아아!”

어떻게든 말을 이어 가려 입술을 열었다가 터져 나오는 신음을 막지 못하고 터뜨린 한별은 황급히 다시 제 입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친 몸은 입술을 깨물 힘조차 다 빠져버린 모양이었다.

빨리 끝내야지, 이러다 얘 무대에 서지도 못하겠네.

좀 아쉽긴 했지만, 동종 업계 사람으로서 도리는 지켜야겠단 생각에 나는 손장난을 그만두고 도톰하게 부어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긁어내리기 시작했다.

“아아! 잠깐... 만! 흐으... 빨라! 아! 좀만, 좀만 천천히이......!”

“곧 너희 리허설 차례잖아. 빨리 끝내는 게 낫지 않아?”

“그, 래도오...!”

땀과 체액으로 축축하게 젖은 다리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꿈틀대다 이내 내 허리를 감싸안았다. 어떻게든 제 움직임을 막고자 했던 손에 힘이 풀렸고 덕분에 움직임이 한층 더 수월해졌다. 내 손이 빨라질수록 한별의 울음소리는 점차 애처롭게 변해갔다. 이러다 손가락 데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벽이 절정으로 달아올랐을 때, 한별의 온몸이 경직되더니 그의 입에서 새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 나... 가! 가아!!”

애처로운 울음과 함께 빳빳이 선 그의 성기에서 하얀색 물줄기가 터져 나왔다. 정액이란 게 이렇게 뿜듯이 터질 수도 있는 거였구나. 신기함에 눈을 빛낸 것도 잠시.

“아.”

우리 지금 무대 의상 입고 있잖아.

좆됐다. 나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나와 한별을 번갈아 보았다. 그나마 내 옷은 흰색이라 뭐가 묻은 티가 나진 않았지만, 한별의 바지가 문제였다. 저걸 다 벗긴 다음에 일을 벌였어야 했는데. 이 와중에 오르가슴의 여운에 잠겨 느린 숨을 뱉고 있는 저 얼굴은 왜 또 꼴리고 난리인지.

만약 나에게 거시기가 있었다면 필시 분위기 파악을 못 하고 꼿꼿이 제 존재감을 드러냈을 것이다. 그게 안 달려 있어서 참 다행이야.

*

“......”

“......”

영겁의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생각보다 불꽃이 일었던 시간은 짧았고 덕분에 얼추 뒷수습을 끝낸 이후에도 우리 사이엔 쓸데없이 많은 시간이 남아돌았다. 이 어색함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그렇다고 할 거 다 해놓고 그럼 전 이만! 하고 자리를 뜰 수도 없고. 나는 괜히 먼지 하나 없는 테이블을 쓸고 닦으며 한별의 눈치를 살폈다. 제가 부랴부랴 뛰어다니며 뒷수습을 하는 와중에도 한별은 내내 고개를 푹 숙인 채 앉은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현자 타임이라도 겪고 있는 건가. 하긴, 멋모르고 자위하다가 동료 가수한테 걸려서 여기까지 왔는데 현자 타임이 안 오는 것도 이상하지.

결국 이 어색함을 깰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고 판단해 용기를 내서 입을 열었는데.

“저기......”

“닥쳐.”

“네......”

본전도 못 찾고 다시 입이 막혀 버렸다. 까칠하긴. 저도 즐길 대로 다 즐겨놓고. 그렇게 생각하니 억울했다. 아니, 내가 괜히 그랬어? 지 손으로 가질 못하는 거 같길래 좀 도우려 했던 것뿐이었는데. 물론 그것보단 사심 채우고 싶었던 게 더 크긴 했지만야 어쨌든. 애초부터 여기서 왜 자위를 하고 있어? 평범하게 앞을 만지고 있었어도 놀라 자빠질 마당에 뒤를 쑤시면서! 아니 뭐. 그렇다고 무턱대고 덮친 내가 잘했다는 건 아니긴 한데. 그래도, 기왕 이렇게 된 거 비슷한 성벽 가진 사람끼리 좀 터놓고 이야기해 볼 수도 있는 거 아니야.

그래, 얘기 좀 하자. 기죽지 말고. 나는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김한별 맞지...? 너 무대는 괜찮겠어? 다리에 힘은 들어가?”

“......”

“그래, 뭐... 안 괜찮겠지, 그래......”

날 노려보는 두 눈이 어찌나 날카로운지 마주치면 금방이라도 베일 것 같아 황급히 그의 눈을 피했다. 신나게 손을 놀릴 땐 언제고 갑자기 기가 팍 죽어선 제 눈치를 살피는 게 못내 아니꼬웠던 건지 내내 조용히 분을 삭히던 한별이 갑자기 울컥해선 신경질 섞인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너!”

“어? 어어......”

“너 이거 누구한테 말하기만 해 봐!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어?!”

“어휴, 아무렴요. 이걸 어디다 말하겠습니까? 당연히 저도 죽죠, 네.”

언론에 알려지면 사회적으로 죽을 테고 우리 멤버들한테도 맞아 죽겠지. 암. 벌써부터 애들이 나한테 뭐라고 쌍욕을 퍼부을지 머릿속에 속속히 떠올랐다. 뭐... 그런 끝도 이미 미친 인간으로 낙인찍힌 나한테야 어울리는 최후일지 모르겠지만, 얘는 이게 알려지면 진짜 죽고 싶어질 테니 숨길 수 있는 한 최대한 숨겨야지. 암.

“으우......”

“괜찮아? 데려다줄까?”

“필요 없......!”

제 말에 발끈하여 소리를 치려고 했지만,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았는지 어떻게든 일으킨 몸이 휘청이더니 결국 얼마 못 가 소파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럴 만도 하지. 내가 얼마나 정성을 다해 쑤셨는데. 몸에 힘이 남아 있으면 내 자존심이 상하지. 암.

아니,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지. 저대로 골골대다간 알타이르는 물론이고 그들의 팬들에게도 큰 결례를 범하게 될 텐데. 나 때문에 그런 일이 터지면 또 마음이 불편하다. 당장 욕을 먹더라도 일단 저 녀석은 무대 위로 올리고 봐야겠단 생각에 그에게 가까이 붙어 그가 내게 몸을 기대게 하곤 그의 한쪽 팔을 고집스럽게 붙잡으며 말했다.

“그냥 나한테 기대. 방송 사고 안 나려면 춤출 힘은 남겨둬야지.”

방송 이야기를 꺼내자 그도 더는 고집 부릴 수가 없었던 건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면서도 순순히 내게 기댄 채 걸음을 옮겼다. 창피함에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숙이니 땀이 맺힌 하얀 목덜미가 눈에 확 들어왔고,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켜 버리고 말았다. 설마 듣진 않았겠지. 새삼 거기서 이성을 잃고 목을 문다거나 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나저나.

‘얘가 그런 취향일 줄은 몰랐는데.’

알타이르 하면 떠오르는 대중적인 이미지는 강한 남성.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짐승돌에 가까운 이미지였다. 여자보다 예쁘고 마른 미소년들이 즐비한 이 아이돌 판에서 귀중하다면 귀중한 선 굵고 몸 좋은 데다 진한 인상을 가진 서구권 스타일의 미남들이 모인 그룹. 물론 한별은 알타이르 중에선 몸이 좀 얇고 얼굴 자체는 예쁜 편에 속한다지만 아이돌 판 전체를 두고 본다면 짐승돌 타이틀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는 녀석이었다.

그런 애가 제 뒤를 쑤시며 느낀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물론 하는 거 봐서는 맛 들인 지는 얼마 안 된 것 같긴 하지만.

하긴, 원래 늦게 맛본 일탈이 제일 참기 힘든 법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들키면 좆된다는 걸 알면서도 거기서 그러고 있던 거겠지. 대체 언제부터 그랬던 걸까? 물어보고 싶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는 아직 현자 타임을 끝내지 못한 것 같았고 목적지도 가까워졌기에 근질거리는 입술을 필사적으로 깨물며 부지런하게 앞만 보고 걸었다.

어느새 무대에 다다르자 다급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알타이르였다.

“레이!”

낯선 인기척이 느끼고 우리 쪽으로 고개를 돌린 멤버 중 한 명이 한별을 발견하자마자 그의 이름을 부르며 우리에게 급히 달려왔다.

“너 어디 갔었어? 다들 기다렸잖아!”

“미안... 세팅 다 끝났어?”

“세팅이야 뭐... 근데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척 보기에도 많이 지쳐 보이는 한별의 얼굴에 걱정이 일었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제 안색을 살피는 멤버를 보며 한별은 오히려 사색에 질렸다. 겨우 저 정도 물음에 변명할 말을 못 찾는 거? 정말 일탈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구나. 하는 수 없지. 이런 데 도가 튼 내가 나서는 수밖에. 나는 재빨리 사회생활용 웃음을 장착한 채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변명을 되는대로 좔좔 늘어놓았다.

“아, 그게요. 제가 그만 한별씨... 아니, 레이라씨랑 머리를 정면으로 부딪치는 바람에 그만... 그, 제가 돌머리라 부딪치면 가끔 뇌진탕 오는 애들도 있고 그렇거든요! 걱정되어서 상황 좀 지켜본다는 게 시간이 좀 걸렸네요. 아하하하......”

“네? 너 괜찮아?! 어디 붓거나 뭐 상처 남은 덴 없는 거지?”

“어? 아... 어, 응, 계속 상태 보고 온 건데... 다친 데는 없어. 괜찮아.”

“어휴... 다행이다.”

상처가 없다는 말에 겨우 안심한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곤 옆에 있던 내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저희 애 챙겨줘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지금 시간이 없어서... 나중에 제대로 감사 인사할게요.”

“네? 아니에요! 애초에 제가 잘못한 거니까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얘들아! 슬슬 준비 해야 돼!”

“아, 네! 갑니다! 가자.”

“응.”

말이 길어져서 곤란해지려는 찰나, 뒤쪽에서 구세주의 목소리가 이야기의 맥을 완벽히 끊어주었고 두 사람은 리허설 준비를 위해 스텝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급히 달려갔다. 어떻게 데려오긴 했는데 쟤 진짜 괜찮을까? 걱정한 게 무색하게도 무대를 눈앞에 두니 어떻게 힘이 생겼나 본지 언제 휘청거렸냐는 듯 한별은 착실하게 무대 준비를 이어 나갔다.

다행이다. 나 때문에 무대를 망쳤으면 마음이 내내 불편했을 텐데.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몸이 확 풀어지면서 하마터면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지만, 그마저도 반갑게 느껴질 정도의 안도감이 느껴졌다.

“어휴, 십년감수했네.”

“뭘 해?”

“우악! 깜짝이야!”

대체 언제 온 거야? 기척도 없이 뒤에 바짝 붙어 있던 미라 때문에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 이 년은 진짜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나타나는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니까. 내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거나 말거나 미라는 심드렁한 목소리로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무대도 있는데 어딜 싸돌아 다닌 거야? 언니 없어졌다고 매니저 언니가 얼마나 미쳐 날뛰었는지 알아?”

“엉? 어차피 본 촬영 때까지 시간 비는데 미쳐 날뛸 것까지 있어?”

“없어진 게 언니니까 그렇지. 어디서 사고 칠 지 어떻게 알아?”

겁나 너무하네, 진짜.

내가 뭐 얼마나 사고를 치고 다닌다고. 하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 실제로 사고를 거하게 쳤으니, 원. 여기서 말을 더 늘어놓으면 눈치 빠른 미라에게 뭔가 껀덕지를 잡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난 아무 말 없이 알타이르의 리허설 무대에 시선을 고정했다. 드물게 조용한 모습으로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날 의아한 표정을 바라보던 미라의 시선 또한 알타이르에게로 향했다.

“쟤네 이제 리허설 하는 거야?”

“그렇다더라.”

대충 대답을 얼버무린 채 나는 다시 그들에게 집중하였다. 정확히는, 한참 제 파트를 노래하고 있는 한별에게.

‘쟤가 저렇게 예뻤던가......’

제 손길에 반응하며 우는 얼굴이야 당연히 예뻤지만, 무대 위에서 제 할 일에 집중하고 있는 얼굴은 또 다른 느낌으로 참 예뻤다. 앙칼지게만 보이던 눈은 나른한 멜로디와 합쳐져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었고 달콤한 가사를 읊조리는 입술은 빨갛게 달아올라 색정적으로 보였다.

키스해 보고 싶다.

저 눈이 내 입술과 맞닿으면 어디까지 빠져들까? 그런 미친 생각에 도달했을 때쯤, 나를 깨운 것은 눈치 빠른 미라의 능글맞은 한마디였다.

“흐음, 언니 저런 남자가 취향이구나.”

“어... 어?!”

“눈이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데?”

아니 그 정도였냐고. 물론 내가 욕망을 잘 못 숨기는 타입인 건 맞지만! 아직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는데!

아니다. 오히려 잘됐네. 내가 표정에 욕망을 드러낼 정도로 그를 요상한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면 답은 하나니까.

“취향, 일지도.”

적어도 다시 한번 몸을 맞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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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실을 박차고 나온 미래는 곧바로 조청한의 연락처를 찾아 수소문했고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그의 연락처를 알아내고 잴 것도 없이 바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렇게 그를 만났다.한때 알타이르의 인기 멤버 중 하나였지만, 속속히 팬들의 실망을 사다가 끝에는 본인의 몸과 커리어를 망가뜨려, 지금은 동료였던 연예인들의 사생활이나 캐고 다니는 꼴사나운 퇴물을.“너한테 연락이 올 줄은 몰랐는데.”“......”“내 연락처는 어떻게 알았어?”“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미래는 그와 오래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말을 섞는 것만으로도 불쾌한 기운이 온몸을 기어다니는 것만 같았고, 그 불쾌함에 잠식되고 싶지 않았던 미래는 다소 급하게 본론을 뱉어버렸다.“줘요, 사진.”“뭐?”“그때 사진 찍은 거 당신이잖아요. 초상권 침해로 신고하기 전에 빨리 내놔요.”“참나... 너 진짜 세상물정 모르는구나? 너 같으면 뭐 얻는 것도 없이 그런 대박 건을 순순히 지워주겠냐?”“돈은! 내가 어떻게든 마련해서 원하는 만큼 줄 테니까!”“돈이야 렉카나 인터넷 기자들한테 넘기면 원하는 만큼 받을 수 있는데 굳이 너한테 찔끔찔끔 뜯어내야겠냐? 감질나게.”“......”할 말이 없었다.그의 말을 부정하고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더 좋을 거라고 설득하고 회유할 말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려봤지만, 미래에겐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들을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내뱉는 노련함이 없었다. 상대에게 만만히 보이지 않기 위해선 반드시 감춰야만 하는 불안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는 방법 또한 몰랐고.하지만 퇴물이라고 해도, 청한은 미래보다 이 바닥에서 지겹도록 굴러봤고 때문에 저 정도로 사회 경험이 없는 신생 스타의 불안 정도는 곁눈질로 훑어도 전부 간파할 수 있었다.불행하게도 칼자루는 이미 그의 손에 쥐어진 지 오래였다.“돈은 됐고, 나랑 데이트나 한번 할래?”“네?” “아, 오해할까 봐 말하는 건데, 잠자리가 아니고 데이트다? 괜히 꼬롬한 일 만들어서 역으로 약점 잡힐 일은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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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대표실 안은 연신 튀어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한숨으로 인해 공기가 무거웠다. 그 공기에 유독 짓눌려져 있는 사람은 당연 미래였다. 숨소리 하나 제대로 내지 못한 채 내내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은 마치 형을 선고받기 전의 죄인과도 같았다.한참 끓어오르던 화를 애써 내리누른 대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 이거 어떻게 할 거야? 회사 안에 기자들이 얼마나 많이 드나드는지 몰라?! 어디서든 입 조심하라고 내가 얼마나!!”“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그리고, 하......”날카로운 한숨과 함께 대표의 시선이 붕대와 방수 커버가 둘둘 말려 있는 미라의 다리를 향했고, 그 걱정과 분노가 한 데 섞인 부담스러운 시선을 느낀 미라는 슬쩍 시선을 사선으로 피해버린 뒤 허허 영혼 없는 너털웃음을 흘렸다.“병원에서는 뭐라니?”“한 삼 주는 이거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아... 그럼 스케쥴 다 취소해야겠네.”대표는 당장 연락을 돌려야 하는 프로그램들 생각에 지끈거리기 시작한 머리를 부여잡았고 미래의 어깨는 더욱 축 처지기 시작했으며 미라는 이 불편한 공기에 좀이 쑤셔 괜히 애꿎은 고개만 이리저리 꺾어댔다. 그리고 옆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백희와 한별은.“많이 아파?”“어? 아니... 뭐......”미라를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백희는 시종일관 미라의 다리를 보며 울상이었고, 한별 역시 걱정 어린 눈빛으로 미라를 바라보고 있었다.그게 정말 고맙기는 하다만, 동시에 불안하기도 했다. 저 걱정은 곧 이 사태를 초래한 상대에 대한 분노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미래야.”아니나 다를까, 미래를 부르는 백희의 목소리는 평소와는 달리 매우 싸늘했다. 미래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백희와 눈을 마주했고, 백희는 착잡함과 약간의 화가 섞인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네가 널 그렇게 서운하게 했니?”“......”“그게 이런 사태를 만들어야 했을 정도로 서운했어?”“야, 주백희......”

  • 그는 내 환상보다 더 뜨거웠다.   7. 진짜 사랑은 꿈꾸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더라[6]

    “티저 영상 떴다!!”숙소 내에 우렁찬 목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멤버들이 마치 바닥에 떨어진 두쫀쿠를 본 개미 떼마냥 거실에 미리 세팅해 둔 노트북 앞으로 일제히 몰려들었다.“니들이 언제부터 나한테 관심이 이리 많았냐?”“누가 언니 본대? 레이라 얼굴 보려는 거지.”“캬~ 저 턱선 봐라. 언니 따위랑 엮기엔 레이라가 너무 아깝지 않냐?”“야! 의리로라도 내가 더 아깝다고 해주면 어디가 덧나?!”“얼씨구. 우리한테 언제부터 그딴 의리가 있었다고.”“아 좀 다 닥쳐! 소리 안 들리잖아!”겨우 일 분 좀 넘는 영상 보는데 뭐 이리들 소란인지. 혼자 멀찍이 떨어져 휴대폰으로 티저 영상을 확인한 미라는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퀄리티로 나온 티저를 보며 작은 감탄사를 연발하다 별생각 없이 확인한 댓글 창에 눈에 띄는 글 하나를 발견하고 멈칫했다.“언니.”“응?”“언니 혹시 뮤비 촬영하는 데 유미래 데려갔어?”“데려가긴 무슨. 미래가 내 애냐? 뭐... 오긴 왔었는데 그게 왜?”“아......”미라는 댓글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고개를 얕게 주억거리며 평소처럼 무심한 말투도 대꾸했다.“아무것도 아니야.”그 말에 의문을 느낀 것도 잠시. 평소와 다를 거 없는 무뚝뚝하고 심드렁한 표정을 확인한 백희는 살

  • 그는 내 환상보다 더 뜨거웠다.   4. 너를 알아가는 시간[1]

    “하......”제발 물러가라, 이 음란 마귀야.백희는 시시때때로 뜨거워지는 머리를 부여잡고 틈만 나면 앓는 소리를 내뱉었다.기적적으로 한별과 말을 트고 다음 주 월요일에 만날 약속까지 잡았다. 기왕이면 그가 저를 계속 떠올릴 수 있도록 끝내주는 데이트를 하고 싶은데!

  • 그는 내 환상보다 더 뜨거웠다.   3. 두 번째 만남을 위한 솔루션[3]

    짧은 듯 길었던 촬영이 끝나고, 백희는 호시탐탐 눈을 흘기며 한별에게 말을 걸 기회를 엿보았지만, 촬영 내내 말이 없던 녀석이, 카메라가 꺼지니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스태프들을 하나하나 붙잡으며 고생하셨다며 인사를 건네느라 백희를 신경 쓸 정신이 없어 보였다.“쳇.”아까 보니까 미라하고도 잘만 인사 하던데. 나한테는 그 흔한 수고했단 말 한마디 안

  • 그는 내 환상보다 더 뜨거웠다.   3. 두 번째 만남을 위한 솔루션[2]

    미라는 손에 들린 팬들의 각종 연애에 관한 고민들을 죽 훑어보며 뿌듯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이 중에 하나쯤은 저 둘이 마음이 동할 만한 사연이 있겠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묘한 그림 하나쯤은 나올 테고 그렇게 되면 팬들이 저 둘을 엮을 만한 떡밥을 찾아내 우후죽순 퍼뜨려 줄 테고 그렇게 되면 백희가 한별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기 훨씬 쉬운 환경이 조성될 테니 지금보다 더 수월하게 가까워질 수 있겠지.

  • 그는 내 환상보다 더 뜨거웠다.   3. 두 번째 만남을 위한 솔루션[1]

    Side. B하루하루 도대체 어떻게 보내고 있는 건지. 머릿속이 온통 김한별로 꽉 차서 도저히 일상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노래를 불러도 눈앞에 김한별이 있는 거 같았고 예능에 나가 하하호호 웃다가도 김한별의 웃는 얼굴(본 적은 없지만)이 떠올라 멈칫하게 되고, 잠에 들기 위해 침대에 누우면 그, 그!! 대충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떠오르는 탓에 매일 밤 이불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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