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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화

작가: 윤아
지난 며칠 동안, 제나는 일부러 최대한 순한 척을 했다.

그래야 장영숙과 이미자가 경계를 늦출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화장하거나 경매에 끌려가기 전에 틈만 있으면... 그때가 기회일 거야.’

제나는 속으로 그렇게 되뇌었다.

하지만 이미자와 장영숙은 더 노련했다. 제나가 늘 마시던 물컵에 무언가를 타 넣었고, 결국 제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

정신을 차렸을 때, 제나는 이미 낯선 무대 위에 있었다.

눈을 뜨자마자 화려한 수정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자기 모습이 보였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는 온전히 그녀에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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