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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 화

Author: 윤아
제나는 고개를 돌려 창밖에 우뚝 선 호텔 건물을 바라봤다.

요금을 지불하고 차에서 내린 뒤, 객실 앞에 도착했을 때 다시 핸드폰을 확인했다.

화면은 텅 비어 있었다. 아무 연락도 없었다.

핸드폰을 가방에 넣은 제나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실내는 여전히 어둑했고, 가면남은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이번에 켜져 있는 건 경제 채널이 아니라, 연예 뉴스였다.

아나운서의 또렷한 목소리가 공간에 울려 퍼졌다.

<오늘 윤세린 씨와 함께 저녁을 먹은 남성은, 소문 속 연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방 안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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