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이 집 안에는 지하실로 통하는 비밀 통로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데 소빈은 대체 어쩌다 발각된 것일까?차민균 부부가 채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경후는 이미 소빈 앞으로 걸어가 있었다.“다들 광장에 모여 있는데, 어디로 가려던 거지?”소빈은 바들바들 떨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당황한 기색을 도저히 숨기지 못했다.“저... 저는...”경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말해.”그런 시선에 눌린 소빈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소빈은 도움을 청하듯 차민균 부부 쪽을 바라보았다.경후는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
밤공기는 먹물처럼 차갑게 가라앉았다.쾅!저택의 대문이 소리와 함께 거칠게 들이받혀 열렸다.저택의 보안 요원들이 미처 대응하기도 전에, 들이닥친 사람들에게 제압당했다.경후는 준혁을 한 번 바라본 뒤 담담하게 지시했다.“이 집안사람들 전부 한곳에 모아. 빨리 움직여.”준혁은 경후의 뜻을 곧바로 알아들었다. 상대가 낌새를 눈치채고 몰래 지하 통로나 다른 길로 제나를 빼돌리면 일이 더 복잡해질 것이다.경후가 데려온 사람들은 모두 정예 요원이었다. 하나같이 눈치가 빠르고 움직임이 민첩했으며,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망설임 없이
“경후 씨랑 같이 떠나는 거, 받아들일게. 나 바다 좋아하잖아. 우리 바다가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살자.”“내 손에 채운 사슬, 풀어주면 안 돼? 우리 집은 내가 직접 설계하고 싶어.”“이 설계도는 어때? 경후 씨 보기엔 더 고칠 데 있어?”“...”그때, 제나는 참 그럴듯하게 굴었다.그 시절 제나는 줄곧 경후와 함께할 아름다운 미래를 그려냈다.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집에서 지낼지, 어떤 나날을 보낼지 끊임없이 이야기했다.경후는 제나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어느새 미래의 장면을 떠올리기 시작했다.경
“맞아.”소빈이 고개를 끄덕였다.“경후 도련님이 사람들을 시켜 저택 전체를 뒤졌는데도 하제나 씨를 못 찾았잖아. 그러면 당연히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겠지.”“그 두 분은 나를 죽이려는 거야?”“그럴 생각은 있어. 다만 아직 망설이는 중이야. 지금은 그 두 분도 경후 도련님과의 관계를 너무 틀어지게 하고 싶진 않아.”“만약 들키기라도 하면, 경후 도련님 성격상 최악의 경우 인연을 끊겠지. 그보다 더 심한 일을 저지를 수 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르고.”제나의 미간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무언가 말하려던 제나는 알 수 없는
제나는 차가운 쇠창살을 거칠게 움켜쥐었다.“설마... 내가 경후와 헤어진 이유를 알고 있어?”“하제나 씨가 기억을 잃었다더니, 정말이었나 보네.”소빈은 빛을 등지고 서 있었다. 얼굴에 뜬 표정은 어둠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그때의 하제나 씨도 정말 어렸어. 사모님한테 완전히 속아 넘어갔지. 사모님이 경후 도련님을 잘 대해주고, 아껴줄 거라고 생각했잖아... 그런데 완전히 틀렸어.”소빈은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눈앞의 우리를 둘러보았다.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그때 경후 도련님도 지금의 하제나 씨처럼, 존엄이라
“아무리 화가 났다 해도 경후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 됐어... 어찌 됐든 경후는 우리 친아들이야. 세상에 어느 친어머니가 전기충격기로 친아들 머리를 공격해?”“경후가 하제나 저 여우한테 홀려서 제정신이 아니었잖아. 나도 경후를 도와주려고 그런 거야!”“내가 정말 경후를 죽이고 싶었다면 사람을 시켜 바로 손 썼지, 뭐 하러 그런 번거로운 짓을 해? 나중에 원망까지 들으려고?”차민균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 류서윤을 바라보다가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여보, 어떤 일은 말하지 않으면 아버지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니? 사람 목숨까지 잃
경후가 깨어 있었다. 다행히 방 안은 칠흑같이 어두워서 제나의 당황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짧은 정적 끝에 제나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조금 목이 말라서... 물 좀 마시고 오려고.”침대 시트가 스치며 낮은 소리가 울렸다.짙은 어둠 속, 남자의 실루엣이 천천히 일어나는 게 느껴졌다.“너는 누워 있어. 내가 가져올게.”경후가 이미 일어난 이상, 제나가 밖에 나가 약을 사려던 계획은 단숨에 무산됐다.제나는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응...”곧 침대 옆의 스탠드 조명이 켜지며 은은한 주황빛이 번졌다.경
경후의 시선이 창백하고 놀란 듯한 제나의 얼굴에 머물렀다.“놀랐어?”“조금...”사실 제나를 놀라게 한 건 경후의 갑작스러운 등장 때문이 아니었다.그 순간, 제나는 착각했다.마치 그 가면을 쓴 남자가 집 안에 나타난 줄 알았다.경후는 연신 떨리는 제나의 속눈썹을 바라보며 물었다.“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제나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당신 아침 챙겨주고 싶어서.”두 사람의 거리는 가까웠고, 경후는 제나의 눈가에 붉게 맺힌 실핏줄을 또렷이 보았다.“어제 잠 못 잤어?”“연회장에서 잠깐 졸았더니... 밤에는
“오늘... 일이 좀 많아서, 전화 온 거 못 들었어.”경후의 검은 눈동자가 가늘게 좁혀졌다. 매섭고 예리한 매의 시선이 제나에게 꽂히며, 말하지 않아도 압박이 전해졌다.잠시 후, 경후의 시선은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제나가 꽉 쥐고 있는 가방으로 스쳤다.그러고는 다시 눈길을 거두며 담담히 물었다.“밥은 먹었어?”“아직...”“신애 이모님께 죽이라도 부탁해야겠네.”경후가 자리에서 일어나 긴 다리를 뻗어 제나 쪽으로 걸어왔다.“먼저 씻고 와.”더 캐묻지 않는 그의 태도에 제나는 긴장이 조금 풀렸다.경후가 눈치챌
공기가 단번에 얼어붙었다.경후의 눈빛은 칼날처럼 매섭고 차가웠다. 그리고 그 차가운 시선이 곧장 제나에게로 향했다.제나는 왜 그가 그런 눈으로 자신을 보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그대로 굳어 있었다.그러나 곧 남자의 목소리가 얼음처럼 차갑게 흘러나왔다.“당신... 무슨 짓을 한 거야?”서릿발 같은 시선을 마주한 순간, 제나의 심장은 움츠러들 듯 작아졌다.대답하지 못하는 제나를 향해, 경후는 성큼 다가왔다.그는 제나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었다.“묻잖아. 당신... 무슨 짓을 했냐고.”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하얀 서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