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제103화: 최첨단 성채의 안주인 김윤희 실장의 세세한 보고가 끝난 뒤. 혜원은 가볍게 자리에서 일어나 김 실장을 대동하고 메인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시장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그야말로 압도적이고 고급스러운 기운이 사방을 감쌌다. 절제된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함께. 관람객의 동선 하나까지 계산된 은은한 조명이 고가의 미술품들을 더욱 빛나게 만들고 있었다. 그저 눈에 보이는 화려함이 전부가 아니었다. 전시장 구석구석에는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최첨단 보안 및 AI 경비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었다. 작품의 미세한 진동이나 온습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AI 센서부터. 외부 침입을 원천 차단하는 생체 인식 통제 시스템까지 재단 아테네움의 보안은 철옹성이나 다름없었다. 수억원에서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고미술품과 골동품을 다루는 공간인 만큼. 단 하나의 허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혜원의 철저한 완벽주의가 그대로 녹아 있는 결과였다. 전시장의 구석구석을 흡족한 눈빛으로 눈에 담으며 둘러보던 혜원은. 마침 긴장한 얼굴로 대기하고 있던. 현장 직원들을 향해 우아하게 미소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격려를 건넸다. "다들 이번 전시회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어요. 시스템 점검도 완벽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아주 훌륭하네요. 마지막까지 이 긴장감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행사 잘 치러봅시다." 이사장인 혜원의 진심 어린 격려와 칭찬에 직원들의
제102화: 침묵의 가면이번 전시회가 끝나기만 하면.이 숨막히는 대저택과 복잡하게 얽힌 기업의 파토스에서 벗어나.친정에 내려가 며칠간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혹은 그 누구의 아내도.며느리도 아닌 완벽한 타인이 되어. 어디론가 훌훌 먼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충동이 뼛속 깊이 차올랐다.와인이 붉은 자국을 남기며 줄어들수록.혜원의 머릿속에는 지금 당장 캐리어를 끌고 이 집을 빠져나가는 해방된 자화상이 선명하게 그려졌다.억눌려온 욕망과 고독의 무게를 뒤로한 채.그녀는 다가올 일탈의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며 마지막 남은 와인을 입안에 털어넣었다.정 기사에게서 전화가 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액정 화면에 떠오른 발신자 번호를 확인한 혜원은 가볍게 숨을 고르며 전화를 받았다."사모님, 회장님 지금 출발하십니다.""네, 조심히 모셔주세요."짧은 통화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저택의 거대한 철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차량 진입 소음이 귓가를 스쳤다. 마침내 시아버지 기만이 본체 현관으로 들어섰다.다소 굳은 듯한 기만의 표정에는 숨길 수 없는 깊은 피로가 배어 있었다. 혜원은 소파에서 일어나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맞이했다."아버님, 오셨어요."
제101화: 배덕의 밤바람낮과 밤의 그 극단적인 간극은 생각할수록 아찔했다. 겉으로는 더없이 진실하고 순박한 사람이면서도.아랫도리만큼은 세상 어떤 사내와 견주어도 지지 않을 만큼 묵직하고 훌륭한 무기를 장착하고 있었다. 그 거대하고 뜨거운 존재감에 완전히 압도당해 흐느끼던 시간들이.문득 밤바람을 타고 혜원의 피부 위로 아스라이 겹쳐졌다.석현의 연장은 길고 굵고 멋졌으며.불알도 크고 단단해 후배위 때는 석현의 불알이 혜원의 클리를 종 치듯 꿍꿍 때려 울려주곤 했고. 정상위 때는 항문을 두드려주는 그 엄청난 존재감의 불알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감히 사모님의 곁에 제대로 앉지도 못한 채.벤치에 겨우 엉덩이 반쪽만 걸치는 식으로 엉거주춤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석현을 향해 복잡한 머릿속을 환기하듯 혜원의 내면에서 짓궂은 장난기가 피어올랐다."아~ 함, 졸려."나른한 기색을 내비친 혜원이 돌연 석현을 향해 시선을 던지며 입을 열었다."아저씨, 나 아저씨 허벅지 베고 누울래. 그래도 되죠?"뜻밖의 제안에 당황한 석현이 입술을 달싹이며.우물쭈물 대답도 못 하고 굳어 있는 사이.혜원은 망설임 없이 그의 단단한 허벅지 깊숙한 곳에 머리를 누이며 벤치 위로 스르륵 몸을 눕혔다."회장님 오시기 전에 출발
제100화: 심해의 파문차가운 통화 연결음이 끝내 끊어지고. 혜원은 가볍게 숨을 몰아쉬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텅 빈 거실의 고요 속에서 그녀의 머릿속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평소의 기만이라면 이 정도로 연락이 두절될 리가 없었다. 더 이상 막연히 기다릴 수는 없다는 판단이 선 혜원은 곧바로 정 기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몇 번 울리기도 전에 상대방이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네, 사모님.""네, 정 기사 수고 많아요. 오늘 회장님 모시고 나갔었죠?""네, 사모님. 그렇습니다 회장님 모셨습니다..""지금 아버님 어디 계시나요? 통화가 안 되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혜원의 목소리에 가벼운 긴장감이 스며들자.정 기사의 목소리에도 조심스러운 기색이 묻어났다."네, 사모님. 저는 자세한 상황까지는 다 알지 못하지만 지금 회사에 계십니다만…… 지금 해외사업부 쪽에서 꽤 큰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해외사업부요?""네. 회장님께서 며칠 전부터 직접 회의를 지휘하고 계신 중이라.오늘 일정도 상당히 늦어지고 있습니다."혜원의 눈썹이
제99화: 고요한 성의 여왕 해질녘의 어스름이 아직 청담동 대저택의 정원을 완전히 집어삼키기 전. 혜원이 직접 운전을한 세단이 대리석 현관 앞에 멈춰 섰다. 차 문을 열고 내리는 그녀의 걸음걸이마다. 낮 동안 스위트룸에서 이대웅 회장의 거대한 성기로 짓이겨졌던. 묘한 얼얼함과 찌릿한 여운이 아랫배를 타고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직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사모님, 오셨습니까." "네에, 수고 많으시네요. 아버님은 안에 계신가요?" "회장님은 지금 안 계십니다. 점심때쯤 식사 약속이 있으시다고 나가셔서 아직 안 들어오셨어요." "아, 그래요? 따로 별말씀 없으셨는데 급한 약속이 있으셨나 보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혜원이 계단오르며 가정부를 향하며 지시를 내렸다. "저 옷 좀 갈아입고 내려올 테니까. 산삼차 한 잔 부탁해요." "네, 사모님. 지금부터 잘 우려놓겠습니다. 내려오시면 바로 드실 수 있도록 준비해 두겠습니다." 2층 침실 옆에 딸린 넓고 호화로운 드레스룸으로 들어선 혜원은. 오늘 하루 종일 입었던 답답한 정장을 벗어 던졌다. 대신 몸매의 선이 아스라이 드러나는 얇고 하늘거리는 실크 원피스로 갈아입은 채. 맨발로, 부드러운 카펫 위를 우아하게 걸으면서 계단을 내려왔다. 거실 한켠에는 진한 삼 향기가 넓게 퍼져 있었다. 정성스럽게 우려낸 산삼차가 담긴 큼직한 찻잔을 집어 들고. 혜원은 소파에 앉는 대신 잔을 손에 쥔 채 유리창 너머로 저택의 넓은 정원
제98화: 자본을 뛰어넘은 지배와 순종"회장님, 지난번에 제 대답을 잊으셨나요?"혜원이 가만히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나직하고도 싸늘한 음성을 흘렸다. 그 우아한 미소 속에 담긴 서늘한 경고에 이대웅 회장은 흠칫하며 숨을 삼켰다."그때도 저에게 무엇을 해줄까 바라는 걸 말하라 하셨을 때.그런 거 없으니 앞으로는 그런 얘기 하지 말아달라고 분명히 말씀드렸죠."냉랭한 침묵이 스위트룸을 무겁게 채우는 동안.혜원은 이대웅 회장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대한민국 건설업계를 쥐락펴락하는 거물이. 그녀의 앞에서 보인 태도는 놀라울 만큼 본능적이고 아이처럼 순수했다.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하는 사람이.정작 자신 앞에서는 순종적인 열망만을 품는 그 투명한 속내가. 혜원에게는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묘한 보호본능을 자극하기도 했다.하지만 선을 넘는 제안에는 분명한 채찍이 필요한 법이었다. 혜원이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다시 한번 더 말씀드릴게요. 저는 이대웅 회장님만 있으면 됩니다."그 예상치 못한 단호한 거절에 이대웅 회장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할 때. 혜원의 입가에 다시 관능적이고도 짖궂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녀는 가볍게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그의 귓가에 닿을 듯 말듯 속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