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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4화

Penulis: 유진
“이경빈!”

탁유미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터져 나왔다.

“윤이... 왜 지금 너랑 같이 있는 거야? 어디야 지금?”

“윤이한테 보여줄 게 좀 있어서. 금방 데려다줄 거야.”

이경빈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

짧은 정적이 흐른 뒤 탁유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윤이 꼭 빨리 데려다줘!”

전화가 끊기자 탁윤은 고개를 푹 숙였고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표정에는 분명 괜히 자기가 여기를 따라와서 엄마를 걱정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이 드러나 있었다.

“집에 갈래요!”

탁윤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그래.”

이경빈은 미련 없이 대답했고 붙잡지도 설득하지도 않았다.

잠시 후 차가 분식집 앞에 멈추자마자 가게 앞에서 서성이던 탁유미가 달려와 문을 열었다.

“윤아!”

그녀는 아들을 껴안고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매만졌다.

“그 사람이... 너한테 무슨 짓 한 건 아니지?”

탁윤은 대답 대신 세차게 고개를 저었고 그제야 탁유미의 시선이 이경빈에게로 향했다.

“이경빈. 어떤 이유가 됐든 앞으로 애 데리고 나갈 거면 나한테 미리 말은 해줘.”

“그래. 다음번엔 미리 연락할게.”

말을 하는 이경빈의 입가에 옅은 웃음이 스쳤다.

반면 탁유미는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다음번...?”

그렇다. 또 그런 일이 있을 거란 뜻이었다.

탁유미는 반박하고 싶었다. 다시는 ‘다음번’ 같은 게 없다고 그만 좀 하라고.

하지만 목 끝까지 올라온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경빈은 아이의 법적 아버지로서 아이의 부권은 여전히 그에게 있었다.

설령 지금 양육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해도 법은 그에게‘면접교섭권’이라는 이름의 문을 열어두고 있었다.

그러니 현실 앞에서 그녀의 말은 그저 허공에 흩어진 듯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가자, 윤아. 할머니께서 저녁 차려놓고 내내 윤이 오기만 기다리고 계셨어.”

탁유미는 아들의 손을 잡고 돌아섰고 탁윤도 아무 말 없이 순순히 걸음을 옮기던 그때.

이경빈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두 사람을 불러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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