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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7화

Author: 유진
순간 병실 안의 공기는 얼어붙었고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신비한 소년을 바라봤다.

그러나 소년은 아기를 안은 채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이었다.

“아기 엄마를 살려주면 이현은 내 거야.”

짧고 단순한 말이었지만 그 한마디가 가진 무게는 너무도 컸다.

“만약 어른이 돼서 같이 있으려면 결혼해야 한다면 그럼 커서 내가 이현이랑 결혼할 거야.”

소년은 고개를 들고 단호하게 말했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랑은 결혼 못 해.”

순간 주변에서 숨을 삼키는 소리가 잇따랐다.

“대표님... 정말 사람을 구하실 생각이십니까?”

옆에 서 있던 육중원이 놀란 얼굴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나 소년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시선은 오직 백연신에게 고정돼 있었다.

“대답해. 동의하냐고?”

백연신의 머릿속은 그야말로 폭풍이었다.

동의하면...

딸의 미래를 아직 얼굴도 모를 이 아이에게 맡기는 셈이었다.

사랑할지 미워할지 어떤 사람이 될지도 모르는 상대에게 아이의 인생을 약속으로 묶어버리는 것.

하지만 거절하면...

한지영은 이대로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내는 평생 침대 위에 누운 채 숨만 쉬는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선택지는 없었다.

백연신은 결국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었다.

“좋아.”

목이 메어 겨우 나온 목소리였다.

“네가 정말 지영이를 살릴 수 있다면 이현이가 자라서 네 곁을 선택한다면 나는 막지 않겠다.”

소년은 곧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럼 됐어.이제 나 데려가.”

그렇게 모두가 한지영의 병실로 이동했다.

침대 위에 누운 그녀는 각종 기계에 둘러싸인 채 너무도 창백했고 숨은 쉬고 있었지만 살아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소년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이거 다 떼.”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봤고 그러던 중 백연신이 간호사를 불러 몸에 부착된 각종 측정 장비들이 하나둘 제거됐다.

잠시 후 소년은 손을 내밀자 육중원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깨끗한 그릇을 준비하고 품에서 단도를 꺼냈다.

“대표님, 조금만 참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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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병실 안의 공기는 얼어붙었고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신비한 소년을 바라봤다.그러나 소년은 아기를 안은 채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이었다.“아기 엄마를 살려주면 이현은 내 거야.”짧고 단순한 말이었지만 그 한마디가 가진 무게는 너무도 컸다.“만약 어른이 돼서 같이 있으려면 결혼해야 한다면 그럼 커서 내가 이현이랑 결혼할 거야.”소년은 고개를 들고 단호하게 말했다.“나 말고 다른 사람이랑은 결혼 못 해.”순간 주변에서 숨을 삼키는 소리가 잇따랐다.“대표님... 정말 사람을 구하실 생각이십니까?”옆에 서 있던 육중원이 놀란 얼굴로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나 소년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시선은 오직 백연신에게 고정돼 있었다.“대답해. 동의하냐고?”백연신의 머릿속은 그야말로 폭풍이었다.동의하면...딸의 미래를 아직 얼굴도 모를 이 아이에게 맡기는 셈이었다.사랑할지 미워할지 어떤 사람이 될지도 모르는 상대에게 아이의 인생을 약속으로 묶어버리는 것.하지만 거절하면...한지영은 이대로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아내는 평생 침대 위에 누운 채 숨만 쉬는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선택지는 없었다.백연신은 결국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었다.“좋아.”목이 메어 겨우 나온 목소리였다.“네가 정말 지영이를 살릴 수 있다면 이현이가 자라서 네 곁을 선택한다면 나는 막지 않겠다.”소년은 곧고개를 끄덕였다.마치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그럼 됐어.이제 나 데려가.”그렇게 모두가 한지영의 병실로 이동했다.침대 위에 누운 그녀는 각종 기계에 둘러싸인 채 너무도 창백했고 숨은 쉬고 있었지만 살아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소년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말했다.“이거 다 떼.”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봤고 그러던 중 백연신이 간호사를 불러 몸에 부착된 각종 측정 장비들이 하나둘 제거됐다.잠시 후 소년은 손을 내밀자 육중원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깨끗한 그릇을 준비하고 품에서 단도를 꺼냈다.“대표님, 조금만 참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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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아기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소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기에게로 끌렸다.그 깊고 차가운 눈동자 속에서 처음으로 아주 미세한 파문이 일었다.“제발... 내 아내 좀 살려줘.”그때 백연신이 가슴을 쥐어짜듯 말했다.며칠을 제대로 씻지도 못한 초췌한 모습.구겨진 셔츠에 삐죽 솟은 머리 그리고 지저분하게 자란 수염까지...평소의 그와는 조금도 겹치지 않을 만큼 이미 많이 무너져 있었다.게다가 여러 날 말을 안 하다가 입을 여는 바람에 목소리도 갈라져 있었다.하지만 그런 절박함에도 소년의 표정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내가 왜 구해야 하지? 그 여자는 나한테 아무 의미도 없어.”소년은 담담했다.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건조함과 차가움...마치 태어날 때부터 감정이 덜 붙어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그러자 백연신은 밑바닥까지 내려간 목소리로 다시 애원했다.“그날 네가 나타나서... 지영이가 무사히 아이 낳을 수 있었어. 지금도 네가 아니면 안 돼. 네가 살려주기만 한다면... 나한테 무슨 짓을 해도 좋아. 제발... 제발 지영이를 살려줘.”그러나 소년은 여전히 덤덤한 표정으로 짧게 답했다.“그날 내가 구하려던 건 그 여자가 아니라 이 아기였어.”역시 그랬다.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은 무언가 통한 듯 서로 눈길을 교환했다.그때 옆에 있던 탁유미가 조심스레 다가섰다.“저기... 아이 엄마도 살려주면 안 될까? 아기가 자라면서 엄마가 없으면... 정말 힘들어. 너도 알고 있잖아? 지영 씨는 좋은 사람이야. 그 좋은 사람이 이 아이 키우면... 아이는 분명 행복할 거야.”그러나 소년은 순진할 만큼 솔직하게 되물었다.“엄마가 없으면... 그렇게 힘든 거야?”부모라는 존재를 단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사람처럼 소년은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그럼... 당연하지. 아기가 웃고 자고 먹고... 다 엄마 손길에서 배우는 거야.”탁유미는 간절했고 소년은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그런데 그때였다.툭.백연신이 그대로 소년 앞에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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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뒤.강지혁과 백연신 그리고 이경빈까지 세 가문 사람들이 총동원되어 그 ‘신비한 소년’을 찾아 나섰다.병원 복도의 CCTV부터 출입문 기록 그리고 근처 상가의 영상까지 모조리 뒤졌고 그 흔적을 따라가며 깊은 밤의 골목이며 주택가 구석까지 마치 S시 전체를 통째로 뒤집는 듯한 수색이 이어졌다.하지만...소년의 마지막 동선을 확인한 이후부터 발자취는 자취를 감춘 듯 완전히 사라졌다.그 아이는 확실히 누군가에게 배운 듯한 ‘감시 회피 방식’을 알고 있었다.병원을 나서자마자 CCTV 사각지대로만 이동했고 그 이후부터는 그 어떤 카메라도 그의 얼굴을 한 번도 잡지 못했다.강지혁의 부하에게 보고를 들은 임유진은 스스로를 탓하듯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내가... 그날 그 아이 손을 놓지만 않았어도... 지금 이런 일은 안 생겼을 텐데...”그 말에 강지혁이 고개를 저었다.“유진아, 그땐 지영 씨랑 아기 상태가 급했던 거잖아. 누구라도 그 상황에선 아이 손을 붙잡아둘 여유가 없었을 거야. 그리고... 그 아이가 아직 S시 안에 있는 이상 반드시 찾게 돼 있어.”백연신도 처음엔 그 아이에게 희망을 걸었다.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단서가 없자 점점 다시 절망 속에 가라앉아 가고 있었다.그때 강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런데 말이야. 그 아이... 말한 걸 들어보면 지영 씨 아기를 유독 신경 쓰던데?”“맞아.”임유진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지영이 배가 갑자기 심하게 아팠을 때 그 아이가 나타나서 손을 올렸더니 바로 진정됐어. 그리고 이번에도... 그 아이가 아니었으면 아기는 진짜 위험했을 거야.”그 말을 하다가 임유진의 눈이 번쩍 뜨였다.“맞아. 그렇다면... 아기를 이용해서 우리가 먼저 그 아이를 부를 수 있는 거잖아?”찾아낼 수 없다면...유도해서 오게 만들면 된다.순간 강지혁은 눈빛이 살짝 가늘어지며 입가에는 곧 미소가 번졌다.“방법이긴 하지.”그날 저녁.신문과 인터넷 뉴스에 동일한 긴급 보도가 퍼졌다.[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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