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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작가: 유진
“진 씨 가문은 내가 진애령을 죽게 만들었다고 생각해.”

한참 지나 유진이 입을 뗐다. 감옥에서 세령이 사람을 시켜 그녀의 손톱을 뽑으라고 할 때 그녀는 그제야 사람이 이토록 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보기에 진애령이 죽은 것보다 진세령은 네가 자리를 양보했다는 거에 더 기뻐할 거야.”

지영은 화가 가시지 않았다.

“애초에 네가 판결 받은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진세령은 이미 소민준과 사귀었잖아. 진세령은 그전부터 소민준에게 관심이 있었어.”

“나와 소민준의 사이가 그 정도라는 걸 설명하지. 하지만 이 일로 한 사람을 똑똑히 알아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

유진이 웃으며 말했다.

“맞아. 소민준 같은 남자는 사랑할 가치가 없어.”

지영은 말을 하고는 무엇인가 떠올랐다.

“참, 너 새로 알게 된 동생이랑은 어떻게 됐어? 설마 그와 계속 살 작정이야?”

“응.”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혁이가 계속 나랑 함께 살기를 원한다면 그럴 거야.”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너희 둘이 연애하고 동거하는 줄 알 거야.”

지영이 걱정되어 물었다.

“너에게 이상한 행동은 안했지.”

“아니.”

유진은 말을 하며 머릿속으로 그 이쁜 눈동자가 생각났고 그녀에게 다가왔을 때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이 빨리 뛰는 것 같았다.

“야, 너…….”

지영은 친구의 발그레해진 볼을 보더니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

“너 설마 그에게 마음이 간 거야?”

“아니야.”

유진이 곧바로 부인했다.

“지영아, 너도 알 거야.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심지어 감옥에서……난 누구를 사랑할 생각이 없어.”

감옥의 일을 언급하자 지영의 얼굴빛도 어두워졌다.

“유진아, 좋은 의사를 찾아보면 아마도……”

“그럴 필요 없어. 어차피 난 한평생 시집갈 생각이 없어. 그럼 굳이 치료해야할 필요도 없고.”

유진이 말했다. 애초에 감옥에서 자궁이 파열될 정도로 맞았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앞으로 임신을 하려면 일반인보다 훨씬 더 많은 위험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의사는 그녀에게 앞으로 임신을 하지 말라고 건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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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닙니다, 감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고이준이 다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저는 그저 회장님께서 오해를 풀고 진실을 아셨으면 해서 말씀드린 겁니다. 사모님의 회장님에 대한 마음은 모두 진심이에요. 이번 일도... 아마 순간적으로 너무 다급해서 그랬던 걸 겁니다.”“나를 향한 감정이 진심이라면, 정말 나를 위해 목숨까지 내던질 수 있다면... 대체 왜... 다른 사람을 위해 날 배신했겠어? 설마 날 버리고 떠난 그 여자가, 자기 목숨보다 더 소중하다는 말인가?”강지혁은 차가운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그 말에 고이준은 입을 닫았다. 괜히 더 말하다가는 강지혁의 화를 다시 건드릴 게 뻔했으니까.잠시 후, 강지혁이 업무를 거의 마무리할 즈음, 서재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고이준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분명 임유진일 터였다.예상대로, 문이 열리자 임유진이 들어왔다. 그녀는 조용히 소파에 앉아 둘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지난 며칠과 다름없이 묵묵히 곁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강지혁은 곁눈질로 그녀를 스쳐보았다. 이상하게도, 조금 전까지 괴롭던 마음이 그녀가 들어오는 순간 조금은 가라앉는 듯했다.그리고 그는 고이준에게 몇 가지 지시를 더 내리며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고이준은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빠르게 서재를 빠져나갔다.그러자 임유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강지혁에게 다가섰다.“일 다 끝났어?”강지혁은 대신 차갑게 물었다.“너, 도대체 언제까지 여기 남아 있을 셈이야?”임유진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네가 여기 있는 동안, 나도 같이 있을 거야.”그리고 곧바로 눈빛을 가라앉히며 덧붙였다.“혁아, 아이들이 우리를 많이 보고 싶어 해.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길 바라고 있어. 넌... 아이들이 안 그리워?”아이들 이야기를 꺼내자, 임유진은 코끝이 시큰해졌다.강지혁은 미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어딘가 비아냥 섞인 목소리로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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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로 며칠 동안, 임유진은 아예 옛 저택에 눌러앉았다.강지혁이 어디를 가든 그녀는 졸졸 따라다녔다.밤이 되면, 강지혁이 잠자리에 들 때도 그녀는 억지로 그의 침대에 끼어들었다. 자기들은 부부니까 함께 자는 것이 당연하다는 명목이었다.강지혁의 싸늘한 시선을 받으면서도, 임유진은 마치 늘어진 껌처럼 억지로 달라붙었다.아마 사람의 잠재력은 무한한 모양이었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뻔뻔해질 줄 상상도 못 했으니까.틈틈이 두 아이에게 영상 통화를 걸기도 했다.강씨 저택에 남은 두 아이를 생각하면, 오랜 시간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해 마음 한켠이 늘 무겁게 죄책감으로 차올랐다.율이는 그래도 비교적 괜찮았지만, 현이는 태어나자마자 항상 그녀와 함께였다.그동안 출장 등으로 며칠 떨어져 있을 때도 스승님과 사모님에게 하루나 이틀만 부탁하고는 바로 돌아왔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오늘까지 벌써 네 번째 날이었다. 영상 통화 속에서 현이는 종종 불안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엄마 언제 돌아와?”“엄마 곧 돌아갈 거야. 그때면 아빠도 돌아오고. 돌아가서 우리 모두 함께 놀이공원에 갈 거야. 너희, 그리고 겸이, 원이, 유은 언니, 윤이 오빠까지. 정말 신나겠지?”그 말에 현이는 눈을 반짝이며 신나서 고개를 끄덕였다.“우와, 너무 좋아!”그러나, 율이는 화면을 통해 임유진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엄마, 정말 아빠랑 같이 돌아오는 거예요?” 율이는 특히 ‘같이’라는 말에 힘을 주어 말했다.임유진은 잠시 멈칫하더니 얼른 미소를 지어 보였다.“물론이지! 율아, 걱정하지 마! 엄마는... 이 세상에서 아빠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아빠도 엄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야!”그건 절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한편, 강지혁은 서재에서 고이준이 가져온 서류를 검토하며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하지만 그의 시선은 자주 서재 문 쪽을 흘끗거렸다.고이준은 그 의미를 눈치채고 말했다.“회장님, 사모님은 지금 도련님과 아가씨와 영상 통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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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비서?”강지혁이 미묘하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고 비서가 그렇게 말했어? 그런데 그가 나한테 했던 말이랑은 다르네... 하지만 상관없어. 이제 난 내 기억만 믿을 거니까.”“하지만 네가 기억하는 건 진짜 기억이 아니야!”임유진이 다급하게 외쳤다.“그럼 말해 봐. 정말 네 말이 맞다면, 왜 그때 너도, 고 비서도 내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던 거지?”강지혁의 시선이 임유진에게 꽂혔다.“그건... 네가 내가 바다에 뛰어든 날을 기억하면, 그 충격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서였어! 그 기억은 애초에 최면으로 억눌러둔 거잖아. 누가 억지로 끌어내면 어떤 결과가 생길지 아무도 몰랐어!”임유진은 떨리는 숨을 가다듬으며 애써 설명했다.강지혁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그러니까, 넌 날 사랑해서... 네 몸과 배 속의 세 아이를 잃더라도, 내 목숨만은 포기할 수 없었던 거란 말이지?”임유진은 입술을 꽉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그의 눈빛은 날카롭게 번뜩였다. 마치 그녀의 영혼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그리고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굳게 닫혔던 입가가 희미하게 흔들렸다.“내가 전에 이 방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 적 있지?”그가 불현듯 화제를 돌렸다.임유진은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왜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내가 말했었나? 증조할아버지가 이 검에 찔린 뒤에도 증조할머니에게 물었대. ‘후회하느냐, 나를 사랑하긴 했느냐.’ 그런데 증조할머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돌아섰어. 결국 증조할아버지는 마지막 힘을 다해 자살로 위장했지. 자신의 죽음이 증조할머니에게 어떤 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강지혁은 말을 멈추더니, 차갑게 식은 손으로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차가운 손길에 임유진은 몸이 움찔했고 불안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며 소름이 돋았다. “봐. 사랑이 깊은 것과 얕은 것의 차이가 이렇게 커. 어떤 사람은 상대를 죽이고도 태연히 살아가지만, 또 다른 사람은 죽어가면서도 그 죽음을 끝까지 숨겨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898화

    그 시각, S시 감옥 죄수들이 일하는 방, 김재호가 기계적으로 자신이 맡은 일을 하고 있었다.그의 입가에는 알 듯 말 듯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회장님, 곧 깨닫게 될 거예요. 임유진은 애초에 사랑할 가치가 없었다는걸요.’김재호는 속으로 생각했다.만약 강지혁이 진심으로 임유진에게 실망한다면, 앞으로 임유진은 더 이상 강지혁의 약점이 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이제 강씨 가문은 강지혁의 손에서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회장님, 이제 기억나셨죠... 임유진이 바다에 뛰어든 건, 전부 회장님에게서 도망치려고 한 거예요...”김재호는 혼잣말처럼 낮게 중얼거렸다.그때, 김재호는 모든 상황을 계산한 끝에, 강지혁이 최면으로 기억을 되찾는 동시에 일부 기억을 조작하도록 상황을 꾸몄다.즉, 최면사가 끊임없이 강지혁에게 암시를 주도록 만들어 임유진이 바다에 뛰어든 이유가 단지 자신을 도망치기 위함이라고 믿게 한 것이다.그리고 언젠가 강지혁이 최면을 풀고 과거를 떠올리려 한다면, 그와 동시에 그 암시도 자동으로 작용하게 된다.그러면 강지혁의 기억 속에 남는 건... 당연히 김재호가 심어준 가짜 기억일 뿐이었다.그렇게 김재호는 완벽히 강문철 회장의 유언대로, 더 이상 강지혁이 약점을 갖지 않도록 하고 강씨 가문을 점점 강하게 만들려 했다.김재호가 살아있는 목적 역시, 오직 그것 하나뿐이었다!...피의 방에 도착하자, 임유진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다.이 방은 언제나 불길한 기운을 풍겼고, 방 안의 숨 막히는 압박감은 여전히 그녀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임유진은 숨을 가다듬고 천천히 방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결국, 임유진은 입술을 깨물고 문을 열었다.그곳에는 강지혁이 서 있었고, 그 앞 선반에는 여전히 그때의 혈흔이 가득한 장검이 놓여 있었다.“혁아...”임유진이 조용히 불렀다.“왜 또 왔어? 방금 내가 한 말로 충분히 이해했을 줄 알았는데...”“기억을 되찾았다면서... 그런데 사실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897화

    “고 비서님, 혁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요?”고이준은 잠시 머뭇거리며 임유진을 바라보았다.“사모님, 회장님은 아직 화가 풀리지 않으셨습니다. 게다가 방금 말씀하신 기억 문제까지 겹쳐서... 아마 조금 시간이 지나 회장님의 화가 가라앉으신 뒤에 찾아뵙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안 돼요. 그냥 지금 알려주세요.”임유진은 단호하게 말했다.즉, 그녀는 지금 이 자리에서 한 발짝도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고이준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회장님, 이번에는 상처가 정말 깊으세요. 그날 사모님께서 차를 몰고 고속도로로 올라가신 뒤, 회장님은 바로 피를 토하셨어요.”임유진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뭐라고요? 피를 토했다고요?”“네, 엄청 많이 토하셨어요. 그때 제 옷에도 회장님 피가 튀었을 정도였습니다.”고이준의 얼굴에는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그때 회장님이 멀어지는 사모님 차량의 뒷모습을 바라보시는 눈빛에는... 제가 살아오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절망이 가득했습니다.”임유진은 코끝이 시큰하고 눈가가 젖어왔다.그녀는 몰랐다. 전혀 모르고 있었다.오늘 어렵게 강지혁을 만났지만, 그는 이 모든 사실을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그럼 그 뒤에는요? 병원에 데려가 검진이라도 했나요? 몸은 괜찮아요?”임유진은 조급하게 물었다.“다행히도, 의사 선생님은 단지 마음속 응어리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충분히 휴식을 취하라고 하셨습니다.”고이준은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사모님께서 바다에 뛰어든 뒤, 회장님은 거의 미쳐가다시피 하셨어요. 사모님께서 어렵게 돌아오셨을 때, 저도 이제 두 분이 행복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어버렸네요...”그 순간, 고이준의 말투에는 단순한 부하의 걱정이 아니라 친구로서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알아요. 제가 사모님을 지키려다 혁이를 다치게 한 거... 제 잘못이에요.”임유진은 자책하며 말했다.“예전에는 아마 회장님 어머님이 회장님을 다치게 할 수 있는 분이었겠죠. 하지만 지금은... 사모님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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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지혁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네가 정말 날 사랑한다면, 왜 그때는 바다에 몸을 던지면서까지 날 용서하지 않으려 했던 거야?! 그래, 네 사건 때 내가 차갑게 외면한 건 사실이야. 그 일로 나는 수없이 후회했고, 네가 진실을 알게 된 뒤에도 수없이 용서를 빌었지. 그런데도 넌 끝까지 날 외면하고, 차라리 죽음을 선택했잖아! 지금도 마찬가지야. 아이들 때문이 아니었다면... 네가 정말 내 곁으로 돌아왔을까? 임유진, 넌 정말 날 사랑한 거 맞아?!”그의 까맣고 깊은 눈동자가 매섭게 그녀를 꿰뚫었다.그동안 눌러왔던 분노와 상처가 마침내 터져버린 것이다.사실, 그를 가장 아프게 한 건... 임유진이 사모님을 도우려고 자신을 배신한 것 아니라, 어쩌면 그녀가 애초에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었다.그녀가 보여준 모든 사랑이, 어쩌면 단지 아이들에게 ‘온전한 가정’을 주고 싶어서였던 건 아닐까.임유진은 순간 멍하니 굳어졌다.그녀는 강지혁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바다에 몸을 던진 게, 그를 용서하지 않아서라고?아니었다. 그때 그녀는... 단지 강지혁이 자신 때문에 목숨을 걸고 뛰어들지 않길 바랐을 뿐이었다.배 속의 세 아이와 함께 바다에 뛰어든 건... 강지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였다!“혁아... 그건 오해야. 전혀 네가 말하는 그런 게 아니야. 그건 도대체 누가 너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 내가 바다에 뛰어든 게 널 용서하지 않아서라니, 그건 어디서 나온 얘기야?”강지혁이 뒤돌아 방을 나가려 하자, 임유진은 다급히 그의 팔을 붙잡았다.“누가 말한 게 아니야. 내 기억이야. 내가 겪은 일이잖아. 내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강지혁의 목소리는 단호했다.“하지만 넌 분명 기억을 잃었잖아!”“그건... 요셉이 나한테 최면을 걸었을 때 이미 되찾았어. 난 다 기억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전부 또렷하게 기억난다고! 그러니까 이제 더는 사랑한다는 말 하지 마. 넌 날 사랑한 적 없어. 그러니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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