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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 화 : 위기의 연회장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4 17:00:20

제 17 화 : 위기의 연회장

미라클 가문의 본가 성채는 대륙 전체를 압도할 듯한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대리석 벽면마다 가문의 상징인 황금빛 문양이 새겨져 있어 방문객들의 숨통을 무겁게 짓눌렀다.

마차에서 내린 강태혁의 눈빛은 한없이 건조하기 짝이 없었다.

주변을 가득 채운 가문의 무사들과 방계 혈족들이 태혁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저마다 비웃음 섞인 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저 쓰레기 서자 놈이 대체 무슨 배짱으로 용케 기어 돌아온 거지."

"민우 소공자께서 비밀리에 흑영단 정예들을 움직이셨다는데 왜 멀쩡히 살아 있는 거냐."

"어차피 가주님의 엄한 소환령이다. 오늘 제 발로 호랑이 굴에 들어왔으니 살아서 나가진 못하겠지."

태혁은 그들의 얄팍하고 하찮은 속삭임을 비웃으며 성채 내부로 거침없이 걸음을 옮겼다.

성채 곳곳에는 침입자를 즉각 가려내고 사살하기 위한 삼엄한 경비 마법 진법들이 붉은 광채를 뿜으며 작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 얻은 '빙영(氷影)의 보법'을 지닌 태혁에게는 그 진법들의 사각지대와 마력의 맹점들이 손바닥을 보듯 훤히 들여다보였다.

그는 마치 오랜 세월 살아온 제 집 안방을 거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치명적인 함정들을 피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 기괴할 정도로 완벽하고 거침없는 신법에, 태혁의 뒤를 따르던 가문 호위무사들은 등 뒤로 서늘한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

두꺼운 황금빛 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리고, 태혁은 홀로 가주 회의실 안으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다.

방 내부의 거대한 상석에는 미라클 가문의 절대 권력자이자 태혁의 친부인 가주, 강천성이 황제처럼 앉아 있었다.

그의 주변으로는 가문의 원로 장로들이 삼엄하고 무거운 기운을 풍기며 태혁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강천성은 서자 태혁이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손에 든 찻잔만을 천천히 만지작거렸다.

쿠구구구궁-!

이윽고 강천성의 몸에서 거대한 A급 황금빛 위압감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와 회의실 전체의 공기를 압착하며 태혁의 전신을 짓눌렀다.

보통의 각성자라면 그 무지막지한 중압감에 뼈가 으스러지며 그 자리에서 핏물을 토하고 무릎을 꿇었을 터였다.

하지만 태혁의 신형은 단 1mm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몸 주변으로 푸르스름한 황금빛 서리가 스르륵 피어오르며, 가주가 뿜어낸 위압감을 마치 연기처럼 산산이 지워버렸다.

진화된 S+급 권능, '빙설의 격'이 친부라는 자의 힘을 정면에서 짓부수고 상쇄시킨 것이다.

"……!"

순식간에 회의실을 지키던 장로들의 얼굴에 경악이 스쳤고, 가주 강천성 역시 처음으로 찻잔을 내려놓으며 태혁을 똑바로 응시했다.

태혁은 오만한 가주와 장로들을 오만하게 내려다보며 잔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사냥개를 보냈으면 확실하게 물어뜯을 수 있는 놈들로 보냈어야지, 영감."

"고작 그딴 약해 빠진 쓰레기들로 내 목을 딸 수 있을 거라 믿었나."

회의실의 공기가 순간적으로 영하로 뚝 떨어지며 장로들이 입고 있던 화려한 의복의 끝자락이 파르르 얼어붙기 시작했다.

천한 서자의 입에서 나온 상상조차 못 한 도발적인 언사에 강천성의 눈동자가 매섭게 빛났다.

"힘을 숨기고 있었구나, 천한 서자 놈이 감히 가문의 권위에 침을 뱉어."

강천성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려 했으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살의가 서려 있었다.

"하지만 가문의 위엄은 고작 그 정도 마력으로 흔들 수 있는 게 아니다. 내일 있을 후계자 연회에서 네놈의 그 건방진 대가를 확실하게 치르게 해주마."

태혁은 대답 대신 냉소하며 미련 없이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섰다.

내일 그들이 자랑스럽게 준비한 연회장이 누구의 처참한 무덤이 될지는 이미 완벽하게 정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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