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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지금 좀 아파...]
- [엄마: 돈부터 보내. 네 동생 길바닥에 나앉게 할 거니?]도희는 답장을 읽고도 웃었다.
카메라 앞이었다.[도희의 한입만 -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동시 접속자 수: 284,190명 진행 시간: 1시간 42분구독자 280만 명의 먹방 크리에이터 윤도희. 지금도 28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녀가 다음 접시를 당기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자, 여러분. 통대창 마지막 세 줄 남았네요. 이번에는 불닭면이랑 같이 먹어볼게요!”
휴대전화를 뒤집어 놓고 젓가락을 들었다. 테이블에는 치즈돈가스와 떡볶이도 남아 있었다. 한입을 삼킬 때마다 속이 울렁거렸지만, 렌즈에 음식이 잘 보이도록 손목부터 돌렸다.
씹는 동안 댓글을 읽고, 삼킨 뒤에는 웃으며 답했다. 말이 끊기면 질문을 골라 분위기를 돌렸다. 혼자 시작한 채널을 여기까지 키워 온 요령이었다.
오늘은 짧은 대답 하나에도 숨이 찼다.
[슈퍼챗 100,000원] 불닭면에 대창 싸서 한입만! 끝까지 다 먹으면 30만원 더 쏜다!
“킹왕짱 님, 감사합니다. 약속한 조합부터 먹어볼게요.”
손목에 표시된 맥박이 눈에 들어왔다. 분당 135회. 소매를 끌어내려 가리자, 이번에는 테이블 아래의 무릎이 떨렸다.
언니, 오늘 좀 힘들어 보이는데?
천천히 먹어요. 쉬어도 돼요.쉬라는 말에 젓가락이 잠깐 멎었다.
“물 좀 마시고 갈게요.”
컵을 드는 동안 다시 휴대전화가 울렸다. 도희는 물을 한 모금 넘긴 뒤 컵을 내려놓고 화면을 켰다.
[엄마: 민호 오피스텔 잔금 오늘 5시까지야. 3,000만원 안 넣으면 계약금 5,000만원 다 날린다. 저번 주 식품 협찬비 정산 들어왔잖아.]
협찬비가 들어오는 날은 어떻게 그렇게 잘 알까.
어디가 아픈지는 묻지도 않으면서.답장을 쓰려는데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았다. 엉뚱한 글자를 누르고 지우기를 거듭한 끝에 겨우 한 줄을 완성했다.
[나: 방송 끝나면 얘기하자. 지금 진짜 힘들어.]
기다리는 동안에도 모니터에는 웃는 얼굴이 떠 있었다. 답장이 늦어지면 괜히 휴대전화를 한 번 더 눌렀다. 어디가 아프냐는 말이 오면, 그때는 참지 않고 전부 말할 생각이었다.
[엄마: 힘들다면서 웃기는 잘 웃네.]
도희의 입꼬리가 굳었다.
어머니도 이 방송을 보고 있었다.손목을 가리고, 떨리는 손을 카메라 밖으로 숨기고, 아픈 기색을 지우느라 애쓴 얼굴이 어머니에게는 돈을 더 요구할 이유가 됐다.
손끝이 화면 위를 맴돌았다.
‘내가 좋아서 웃는 줄 알아?’
쓰지도 못한 말이 목에 걸렸다. 여기서 다투면 어머니는 방송 중에도 전화를 걸어올 사람이었다. 도희는 휴대전화를 무릎으로 내리고 카메라를 보았다.
“아, 죄송해요. 잠깐 연락이 와서요.”
또 웃었다. 제 얼굴인데 보기 싫었다.
열두 살 때 아버지가 사채 빚을 남기고 사라진 뒤, 신림동 반지하의 밥상에서는 늘 같은 말을 들었다.
‘밥값도 못 하는 년이!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고 싶으면 나가서 돈을 물어와!’
그릇을 밀어놓으면 집에서도 쫓겨날 것 같아 울면서 밥을 삼켰다. 스물여덟이 된 지금은 혼자 벌어 혼자 살 수 있었다. 그런데도 어머니에게 돈을 못 보내겠다는 말은 쉽지 않았다. 대꾸하는 순간 쏟아질 욕설이 먼저 떠올랐다.
도희는 대화창을 다시 열었다.
[나: 지금은 못 보내.]
붙이려던 ‘미안해’를 지웠다. 손가락이 전송 버튼 위에서 한 번 머뭇거렸다. 화면 밖의 제 무릎을 보니, 바지 주름이 떨릴 만큼 다리가 흔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눌렀다.
읽음 표시가 뜨자마자 전화가 걸려왔다. 도희는 수신을 거절하고 휴대전화를 엎었다. 진동이 손바닥에 남아 있는 것 같아 두 손을 무릎에 문질렀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가…….”
여기까지 먹겠다고 하면 됐다.
그런데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후원한 사람들의 닉네임이 화면에 남아 있었다. 도희는 그 아래로 빠르게 올라가는 댓글을 읽었다.
아직 많이 남았는데 벌써 끝나요?
얼굴 안 좋아요. 오늘 그만해도 돼요.누군가는 기다리고, 누군가는 걱정했다. 어느 쪽에 먼저 답해야 할지 몰라 숟가락만 고쳐 쥐었다. 끝까지 먹겠다고 한 사람이 자신이었다.
이제 막 안 된다고 했는데.
어머니에게는 겨우 보낸 그 말을, 렌즈 앞에서는 또 삼키고 있었다.도희는 치즈돈가스 한 조각을 떴다. 한입만 더 먹고 끝내자. 그러면 약속을 어겼다는 말은 덜 들을지도 몰랐다.
“우읍…….”
넘기려던 순간 쓴 물이 치밀었다. 입을 가리고 숨을 고르려 했지만 관자놀이가 쿵쿵 울렸다. 링라이트의 둥근 테두리가 겹쳐 보이고, 숟가락을 쥔 손끝에서 감각이 빠져나갔다.
‘이상해.’
삼키는 일보다 숨을 쉬는 일이 급해졌다. 도희는 빈손으로 마우스를 더듬었다. 방송을 꺼야 했다. 지금 당장.
커서가 종료 버튼을 지나쳤다. 손목을 다시 움직여도 엉뚱한 곳으로 흘렀다. 몇 번을 눌러도 ‘방송 중’ 표시는 꺼지지 않았다.
“여러분…… 잠시, 잠시만요…….”
발음이 뭉개졌다. 손에서 빠져나간 숟가락이 바닥에 부딪쳤다.
챙그랑-!
도희님 왜 저래?
안색 봐. 장난 아닌 것 같은데. 누가 119 좀 불러요!채팅창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갔다. 도희는 책상 모서리를 짚고 일어나려 했지만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휴대전화가 또 울렸다.
이번에는 어머니의 연락인지 확인하지 않았다.
28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보고 있었다.
지금은 그중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구하러 와 줬으면 했다.도희는 꺼지지 않는 렌즈를 향해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저 좀…….”
도와달라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희의 몸이 테이블 쪽으로 고꾸라졌다.
다시 무릎을 굽히는 순간 관절에서 맥없이 힘이 빠졌다. 태혁이 한 발 들이밀며 그녀의 팔을 단단히 낚아채 지탱해 주었다. 그의 흉곽에서 전해지는 거친 숨결이 도희의 뺨을 스쳤다.도희는 더 버티지 않고 그대로 벤치에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더는 하지 않겠다고 고개를 완강하게 내저었다.태혁은 말을 꺼내려다 끝내 시선을 돌려 기록판을 응시했다.완료한 것은 고작 6회, 그중 3회는 그의 힘을 빌린 보조였다.기록판 위의 잔인한 숫자 ‘300’은 그대로였다. 도희는 물병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그 오만한 숫자를 응시했다. 눈앞에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 몸을 망가뜨려 가며 해내야 할 일은 결코 아니었다.태혁이 다가와 도희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도희는 벤치 가죽 시트를 손톱이 하얗게 질리도록 쥐어짜며 버텼다.“조금만 앉아 있을게요.”태혁은 곧바로 물러서지 않았다. 도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때, 태혁의 시선은 꺾인 무릎이 아닌 그녀의 붉어진 얼굴에 머물러 있었다. 지시 한마디면 결국 일어설 사람을 기다리는 듯한, 오만하고도 깊은 눈빛이었다.도희는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보틀을 들어 물을 천천히 넘겼다. 목울대가 조용히 울렁거렸다.침묵의 줄다리기 끝에, 태혁이 먼저 등을 돌려 기록판 쪽으로 돌아섰다. 계획된 숫자 아래, 실제 완료 횟수를 적어야 할 공란은 비어 있었다. 도희의 눈길이 그의 손가락 사이에 들린 유성 마커로 향했다.“아까 표시해달라고 했잖아요.” 
도희는 쿠션 끝을 만지작거렸다. 조금 전까지 울던 목소리가 또 떨릴까 봐 더 말하지 않았다. 태혁은 한동안 서 있다가 맞은편에 앉았다. 그녀가 잠들 때까지 그곳에 있었지만, 도희는 그를 보느라 눈을 뜨고 있지는 않았다.***월요일 새벽 5시 정각.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펜트하우스는 무거운 침묵에 잠겨 있었다. 전날 밤 도희는 의사가 적어 준 주의사항 메모를 훈련 계획표 사이에 깊숙이 끼워 두었다. 무리한 무게는 절대 들지 않겠다고, 날이 밝으면 그의 면전에 대고 똑똑히 말할 작정이었다.그러나 그 다짐을 미처 떠올리기도 전이었다.쾅-!육중한 침실 문이 무자비하게 열리며 새벽의 고요를 거칠게 찢었다.“으응…… 뭐야……?”도희가 잠결에 침대 시트 속으로 파고들며 몸을 웅크린 순간, 온몸을 덮고 있던 푹신한 오리털 이불이 단숨에 뜯겨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서늘하게 벼려진 에어컨 냉기가 얇은 슬리브리스 차림의 맨살을 날카롭게 할퀴었다. 피부 위로 소름이 오소소 돋아나자 도희는 화들짝 놀라며 눈을 번쩍 떴다.침대 머리맡, 어둠 속을 가르는 압도적인 인영.강태혁이었다.짙은 회색 트레이닝팬츠에 단단한 근육을 여과 없이 드러낸 타이즈 차림. 그는 가죽 리프팅 스트랩 끝을 제 억센 손목에 바짝 감아쥐며, 침대 위에 굳어 있는 도희를 서늘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기상 시간이다. 침대에서 기어 나와.”&nb
남은 떡볶이의 몫도 확인하지 못했는데, 그의 긴 손가락이 터치패널 위에서 새로운 목표 시간을 불러냈다.[경사도 설정: 15%][목표 시간: 60분]“올라가라.”명령에 도희는 떨리는 발을 디디기 전, 옷자락에 비상 정지 핀부터 단단히 꽂아 넣었다. 태혁이 시작 버튼을 누르자 발밑의 벨트가 묵직한 구동음을 내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겨우 보폭을 맞췄으나, 가파르게 솟아오른 경사도가 턱밑까지 숨을 몰아붙였다. 종아리 근육이 터질 듯 팽팽하게 당겨졌고, 불과 몇 걸음 만에 방금 삼킨 음식물이 목구멍까지 역류할 듯 메스꺼움이 치밀었다.“경사 내려요. 지금은 안 돼요.”패널로 향하는 그의 손길을 필사적으로 좇으며 도희는 손잡이를 하얗게 질리도록 움켜쥐었다. 경사가 완만해졌음에도 울렁거리는 속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한계에 부딪힌 도희가 옷에 걸려 있던 줄을 사납게 낚아챘다. 붉은 안전핀이 뽑히며 벨트가 끼익 소리를 내며 멈춰 섰다. 그제야 도희는 발을 양옆의 고정 패드로 황급히 피신시켰다.“누가 멈추라고 했지.”차갑게 내려앉는 추궁에 도희는 답조차 잇지 못하고 거친 숨만 토해냈다. 반사적으로 터져 나오려던 사과를 억지로 삼키며 떨리는 손끝으로 계기판을 가리켰다. 경과 시간 10분 00초. 잔여 시간 50분이라는 잔인한 숫자가 시야를 찔렀다.“지금 더 하면 토해요.”“잠깐 쉬었다가 이어서…….”“이어갈 수 있을 때 하
사내의 굳은살 박인 엄지손가락이 땀과 침으로 젖은 도희의 턱밑을 서서히 쓸어 올리더니, 번들거리는 그녀의 아랫입술을 지그시 짓눌렀다.“네 입술의 양념이…… 그 어떤 음식보다 훨씬 자극적이군. 앞으로 네 혀가 느낄 모든 맛과 쾌락은, 오직 내 입술을 거쳐서만 전달될 거다.”도희는 붉게 자국 난 손목을 반대편 손으로 감싸 쥐며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의 오만한 선언대로 배고픔이 다른 욕망 따위로 치환되었다면, 저기 남겨진 접시가 이토록 뼈아프게 눈에 밟힐 리 없었다.“그건 대표님 생각이고요.”가빠진 호흡 탓에 문장이 토막 나 튀어나왔다. 태혁의 짙은 시선이 도희의 젖은 입술에 닿았지만, 도희는 그의 시선을 외면한 채 단호히 턱을 돌려 식탁 쪽을 노려보았다.“저 지금 배고픈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아까 화났던 건 기억해요.”남자는 즉각 반박하지 않았다. 마치 어린애가 악을 쓰다 지쳐 울음을 그치길 관망하는 듯한, 지독하게 오만하고 침착한 눈빛이었다. 도희가 붉게 짓눌린 손목을 문지르자 목구멍에서 서러운 울음이 치밀어 올랐다. 이대로 저 단단한 품에 다시 파고들어 안기면 이 지독한 굴욕감도 잠시나마 잊힐지 모른다는 나약한 유혹이 스쳤다. 하지만 그 비겁한 충동을 들키고 싶지 않아 눈을 내리깔았다가, 이내 식탁을 올려다보며 다시 악착같이 시선을 들었다. 다음 끼니에서도 이런 식으로 휘둘리고 통제당할까 봐 소름이 돋았다.“다음에는…… 다 먹기 전에 어디까지 먹는 건지부터 말해줘요.”“미리 담아둔 양까지만
“읍……! 으읍……!”도희는 짓눌린 턱을 비틀어 빼내려 바둥거렸으나, 이내 뒤통수가 서늘한 대리석 바닥에 쿵 하고 닿았다. 가까운 숨소리 때문에 제 숨이 더 가빠졌다.태혁의 입술이 도희의 아랫입술을 짓이기듯 집어삼켰다. 머리 위 바닥으로 붙잡힌 도희의 손목이 떨렸으나, 그를 밀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등의 차가운 감촉만 더욱 선명해졌다.“하…… 읍……!”도희가 숨이 막혀 버둥거렸지만, 태혁은 오히려 그녀의 턱을 더욱 으스러뜨릴 듯 쥐어틀며 입술 안쪽으로 깊숙하게 파고들었다.입술 안쪽이 따끔거렸다. 고개를 돌리려 해도 턱을 잡은 손이 놓이지 않았다. 턱을 옭아맨 손아귀는 조금의 틈도 내어주지 않았다.입안을 맴도는 고추장 양념의 알싸한 매운맛이 다시 퍼졌다. 아까는 더 먹고 싶었는데 지금은 숨부터 쉬고 싶었다. 도희는 손목을 움직이며 짧은 소리를 냈다.마침내 태혁이 입술을 떼어내며 손목을 옭아매던 손을 풀었다. 구속이 풀리자마자 도희는 폐부 깊숙이 공기를 채워 넣으며 밭은 숨을 몰아쉬었다. 흐트러진 몸을 일으키려 그의 단단한 어깨에 손을 얹었다가, 밀어내지 못하고 셔츠 깃을 구기듯 움켜쥐었다.“잠깐.”태혁의 움직임이 뚝 멎었다. 도희는 린넨 천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며 겨우 맥박을 가라앉혔다. 남자를 밀쳐내려 해도 손끝에서 자꾸만 기운이 빠져나갔다. 모멸감에 고개를 푹 숙여버리고 싶었으나, 틈을 보였다간 그가 또다시 입술을 덮쳐올 것만 같았다. 도희
도희는 그렇게 믿으려 애쓰며 남색 셔츠를 입은 태혁을 응시했다. 몇 분 전만 해도 제 말에 잠시 멈춰 섰던 사내였다. 하지만 냉혹하게도, 붉은 김을 피워 올리는 그릇은 거침없이 그녀의 반경에서 멀어져 갔다.“두 장 다 제 몫이라고 했잖아요. 아까 잘라놓은 것까지 봤어요.”태혁은 대답 대신 그릇을 등 뒤로 완전히 물리려 했다.그 순간, 도희의 머릿속에서 이성의 끈이 탁 끊어졌다.“더…… 더 내놔! 그릇 줘! 내가 퍼먹을 거야!”제어되지 않는 충동에 휘둘려, 도희는 저릿한 손목을 꺾으며 식탁 위로 상체를 거칠게 내던졌다. 숟가락 따위를 챙길 여유는 없었다.하얗게 질린 맨손이 뜨거운 양념 속으로 사정없이 처박혔다. 국물과 떡을 무자비하게 한 움큼 움켜쥐어 벌어진 입술 사이로 마구 쑤셔 넣으려던 찰나,붉고 기름진 국물이 도희의 창백한 손가락 사이로 짓이겨져 흘러내리고, 목덜미와 헐렁한 티셔츠 위로 난폭하게 튀었다.챙그랑―!섬뜩한 마찰음과 함께 둔탁한 통증이 손목을 내리쳤다.태혁의 차갑고 단단한 손아귀가 도희의 가녀린 손목을 매섭게 후려쳐 쳐냈다. 반동으로 밀려난 그릇이 식탁 구석으로 미끄러져 날아갔다.“그만.”낮고 가라앉은 음성이었다. 소리를 지른 것도 아니건만, 얼음장 같은 위압감에 도희의 손이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멀어진 그릇에서, 벌겋게 부어오른 손등 위로 진득하게 묻어 있는 양념으로 시선이 뚝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