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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مؤلف: Yoonseul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7-12 23:11:22

자신을 삼킬 듯이 뚫어지게 쳐다보는 유서진의 그 집요한 시선에, 설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불쾌감을 느꼈다. 설아는 서진과 눈을 맞추지도 않은 채, 냉정하게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가차 없이 말을 꺼냈다.

"늦겠어요…… 들어가요.”

한 치의 미련도, 감정도 섞이지 않은 목소리였다. 설아는 망설임 없이 법원 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서진은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그 뒤를 따랐다.

법원 대기실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주변에 앉은 다른 부부들의 한숨과 울음소리가 공간을 채웠지만, 정작 이들의 머리 위에는 숨 막힐 듯 무거운 침묵만이 흐를 뿐이었다.

마침내 두 사람의 차례가 되었고, 법적인 절차는 허무할 정도로 빠르게 끝이 났다. 판사의 최종 확인과 함께 3년이라는 시간의 종지부가 찍혔다.

서류상으로 완벽한 남남이 되어 법원 건물을 빠져나온 순간, 설아는 비로소 가슴을 짓누르던 커다란 돌덩이가 내려앉은 듯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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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불행을 너에게   69화

    그렇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이자 도약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지옥보다 더한 비참함을 안겨주었던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연회장 밖으로 나온 강윤과 설아는 서늘한 밤공기를 맞으며 미리 세워둔 차를 타러 이동했다. 발렛 직원이 강윤의 고급 세단을 로비 정문 바로 앞까지 매끄럽게 대기시키자, 강윤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매너 있게 조수석 문을 열고 한 손으로 차체를 짚으며 설아가 편하게 탈 수 있도록 에스코트했다. 긴 드레스 자락이 걸리지 않게 세심하게 배려하는 그의 손길에는 설아를 향한 다정함이 듬뿍 묻어났다.그리고 그 모습을, 바로 뒤편에서 유서진이 굳은 얼굴로 선 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바로 그때, 타이밍 좋지 않게도 다른 발렛 직원이 서진의 외제차를 몰고 와 강윤의 차 바로 뒤편에 멈춰 세웠다.서진은 신경질적으로 운전석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탔다. 뒤따라 조수석에 탄 수현이 드레스 자락을 정리하며 투덜거렸지만, 서진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 다른 남자 옆에서 눈부시게 웃던 설아의 잔상뿐이었다.거칠게 시동을 건 서진의 차가 미끄러지듯 도로로 나섰다. 앞서 출발한 강윤의 차가 저만치 앞에서 매끄럽게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어둠이 짙게 깔린 부산의 해안도로를 따라 두 대의 차량이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달리기 시작했다.공교롭게도 두 차가 향하고 있는 목적지는 부산에서 가장 최고급으로 손꼽히는 같은 5성급 호텔이었다."……말도 안 돼. 서진아, 저 앞차 설아 씨가 탄 차 맞지? 저 두 사람도 우리 호텔로 가는 거야? 이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설아 씨 벌써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거야?“

  • 나의 불행을 너에게   68화

    강윤은 다정하게 설아의 호흡을 고르게 해주더니, 이내 자신의 옆에 서 있던 중후한 신사를 소개시켜 주었다."인사해요. 여긴 대현그룹의 장우현 대표님이에요.“대현그룹이라는 말에 설아는 순간 눈을 크게 뜨며 놀란 듯 얼른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했다.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굴지의 대기업 총수가 바로 눈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안녕하세요, 장 대표님. ‘이음‘기획실의 이설아라고 합니다. 이렇게 대단한 분을 직접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허허, 반갑습니다. 강윤이 녀석에게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아주 큰 역할을 하셨다고요?“장우현 대표가 호탕하게 웃으며 설아를 따뜻하게 격려하자, 강윤이 곁에서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슬쩍 거들었다."원래 장 대표님은 이런 비즈니스 연회에는 발걸음도 잘 안 하시는 분인데, 오늘은 웬일로 꼭 참석하셨더라고요.“국내 대기업 총수를 상대로 어딘지 모르게 격식 없이 편안하게 대하는 강윤의 태도에 설아는 속으로 조금 의아했다.’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으신 건가?‘ 하며 설아가 의문을 품던 그때, 한참 동안 설아의 기획 능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던 장우현 대표가 강윤의 어깨를 툭 치며 넌지시 물었다."그나저나 강 대표, 요즘 만나는 사람은 있고? 여전히 일만 하는거야?”그 질문에 강윤은 슬쩍 설아를 곁눈질하더니,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맞받아쳤다."글쎄요. 마음에 둔 사람이 있어서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지금.“강윤의 의미심장한 대답과 뜨거운 시선에 설아의 심장이 순간 쿵 하고 내려앉았다. 장우현 대표는 강윤의 마음을 대번에 눈치챈 듯 호탕하게 웃으며 설아를 바라보았고, 강윤은 그제야 장난기가 쏙 빠진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설아에게 비밀을 털어놓았다."설아 씨. 사실 장우현 대표님은 제 친외삼촌이에요. 삼촌이 마침 부산 출장 오시는 길에 제가 여기 참석한다니까 얼굴 보러 잠깐 들르신 거예요.“"네? 외삼촌이요……?“예상치 못한 엄청난 반전에 설아가 입을 다물지 못하자, 강윤은 짐

  • 나의 불행을 너에게   67화

    박수현은 끓어오르는 질투심을 누르며 이내 표정을 가볍게 다잡고 조소 섞인 말을 이어갔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이설아는 여전히 멍청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 그 자체였기에, 이번에도 서진을 다시 유혹할 생각이거나 이혼을 후회해 우연한 만남을 가장하고 여기까지 기어 들어온 것이라 멋대로 단정 지었다."설아 씨가 여긴 무슨 일이에요? 설마 서진이 다시 만나고 싶어서 작정 하고 여기까지 꾸미고 쫓아온 거예요?“수현의 황당무계한 억측에 설아는 헛웃음이 나올 만큼 기가 막혔다.설아는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수현을 응시하며 덤덤하게 대꾸했다."일 때문에 왔는데 여기서 수현씨를 보게 될줄은 몰랐네요 .“"아, 그 구멍가게…… 아차차, 작은 회사도 이런 자리에 초대를 받긴 하나 봐요?“입을 가리며 가증스럽게 웃는 박수현은 여전히 설아를 제 발밑으로 보고 있었다.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 설아가 그대로 자리를 피하려던 찰나, 설아의 뒤쪽에서 한 남자의 묵직한 목소리가 박수현을 불러 세웠다."수현아, 어디 갔었어. 한참 찾았잖아.“"어머, 서진아! 여기 누가 왔는지 좀 봐봐.“박수현은 기다렸다는 듯 유서진의 팔짱을 꼭 끼고 제 쪽으로 이끌며, 설아의 앞으로 그를 데려왔다. 이미 이혼한 전남편을 완벽하게 자신이 쟁취해 냈다는 것을 과시하듯, 수현의 어깨는 잔뜩 으쓱 올라가 있었다.한편, 수현의 손에 이끌려온 유서진은 설아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대로 자리에 굳어버렸다.그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몸매를 따라 부드럽게 흐르는 실크 블랙 드레스와 그 위로 대비되는 눈부시게 하얀 피부, 그리고 단정하게 올린 머리 사이로 드러난 매혹적인 목선까지. 그곳에 서 있는 이설아는 누가 봐도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였다.그때, 주변 남자들이 설아를 힐끗거리며 훔쳐보는 노골적인 시선들이 서진의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서진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불쾌감과 함께 뜨거운 질투심, 그리고 소유욕이 거칠게 뒤엉키기 시작했다."설아 네가…… 여긴 어

  • 나의 불행을 너에게   66화

    정적 속에 저를 빤히 바라보는 강윤의 뜨거운 시선이 낯설고 부끄러워진 설아가 말끝을 흐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안 어울리나요? 역시 너무 과한 것 같죠…….“그제야 낮게 탄식을 뱉으며 정신을 차린 강윤이 서서히 설아에게로 다가왔다. 그의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깊은 감탄이 일렁이고 있었다."아뇨, 전혀요. 정말……잘 어울립니다.“강윤은 멍하니 빼앗겼던 시선을 거두며,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설아에게 슬그머니 자신의 한쪽 팔을 내어주었다. 신사적이면서도 위트가 묻어나는 몸짓이었다."가볼까요, 이설아 씨?“지나치게 긴장해 있던 설아를 배려한 그의 장난 섞인 제스처는 단숨에 팽팽하던 공기를 무너뜨렸다. 강윤의 유쾌함 덕분에 설아의 가슴을 짓누르던 긴장감이 마법처럼 스르르 풀어졌고, 그녀의 입가에는 이내 맑고 화사한 웃음이 번져나갔다."네, 대표님.“설아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강윤이 내민 단단한 팔에 자신의 손을 살포시 얹었다.연회장에 들어서자 화려한 조명과 클래식 선율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여기저기 강윤을 알아본 기업 인사들과 지인들이 기다렸다는 듯 몰려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지인들에게 둘러싸인 강윤은 정신없이 인사를 나누면서도, 결코 자신의 곁에 선 설아를 소외시키지 않았다."이쪽은 저희 기획실의 이설아 씨입니다. 이번 반도체 프로젝트의 핵심을 담당했죠.“강윤의 자연스럽고 당당한 소개 덕분에 설아 역시 주눅 들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유서진의 그늘 밑에서 늘 숨죽여 살던 때와는 달리, 온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높은 힐을 신고 오랫동안 서 있었던 탓에, 시간이 지날수록 발뒤꿈치가 타들어 가듯 아파지기 시작했다.결국 통증을 참지 못한 설아는 구두에 밴드를 붙이기 위해 강윤에게 살짝 귓속말을 건넸다."대표님,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어디 불편해요? 같이 가줄까요?“강윤이 즉시 걱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자, 설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 지었

  • 나의 불행을 너에게   65화

    체크인을 마치고 강윤의 안내에 따라 예약된 최고급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묵직한 문을 열자, 설아의 입에서 가벼운 감탄이 흘러나왔다."와아…….“탁 트인 거실의 전면 통유리창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에메랄드빛 부산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설아가 홀린 듯 유리창 가까이 다가가 풍경을 눈에 담고 있을 때, 강윤이 짐을 내려놓으며 다정하게 웃었다."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요.“강윤은 거실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길게 복도가 나 있는 넓은 스위트룸의 한쪽 큰 방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설아 씨가 저쪽 메인 룸 써요. 드레스룸이랑 욕실이 넓어서 준비하기 편할 겁니다. 내가 반대쪽 방 쓸게요.“"네? 아니에요, 대표님. 제가 그쪽 방 쓸게요. 그게 마음이 훨씬 편해요!"설아가 깜짝 놀라 손사래를 치자, 강윤은 짓궂으면서도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만류했다."출장 오면 원래 숙녀분이 좋은 방을 쓰는 법입니다. 이번 프로젝트 일등 공신에 대한 제 특별 보너스니까 거절하지 마세요.”그의 장난 섞인 단호함에 설아는 결국 더 고집을 부리지 못하고 미소를 지었다.설아가 방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강윤이 무언가 생각난 듯 설아를 급하게 불러세웠다."아! 설아 씨, 잠시만요.“"네?“설아가 의아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자, 강윤은 자신의 커다란 캐리어 지퍼를 열고 그 안에서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종이가방 하나를 꺼내 설아에게 건넸다."이건 이따가 컨퍼런스 참석할 때 입어요.“"이게 뭐예요, 대표님?“갑작스러운 선물에 당황한 설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강윤은 스치듯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다정하게 덧붙였다."이거 장서인 팀장이 꼭 전달해 주라고 하더라고요. 자신 대신 이 중요한 자리에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아…… 장 팀장님이요?“설아는 감동 어린 눈빛으로 종이가방을 받아 들었다. 살짝 열린 가방 틈 사이로 한눈에 봐도 고급스럽고 우아한 실루엣의 드레스가 얼핏 보였다. 자신을 이토록 세심하게 챙겨주는 장 팀장의 마음씨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 나의 불행을 너에게   64화

    강윤은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으며 설아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의 깊은 눈동자 속에는 진중함과 동시에 설아를 향한 묘한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설아 씨, 다름이 아니라 이번 주에 부산에서 열리는 대규모 기업인 컨퍼런스 겸 모임이 있어요. 원래는 장서인 팀장이랑 같이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장 팀장에게 피치 못할 개인 사정이 생겨서 일정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게 됐는데 … 혹시 설아 씨가 나랑 같이 부산에 가줄 수 있을까요?“갑작스러운 제안에 설아는 순간 눈을 동그랗게 떴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 인사들과 유망한 정재계 고위 관계자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였다."제가…… 그런 중요한 자리에 대표님과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혹시라도 실수를 해서 대표님과 회사에 누를 끼칠까 봐 걱정이 돼서요.“설아가 조심스럽게 되묻자, 강윤은 책상에서 몸을 일으켜 설아의 앞으로 한 걸음 더 다가왔다. 두 사람의 거리가 좁혀지자 은은한 차 향기가 감돌았다. 강윤은 그녀의 불안을 단번에 날려버릴 만큼 신뢰감 있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내 안목을 믿고, 내 안목이 선택한 설아 씨를 믿어요. 그리고…….“강윤이 잠시 말을 멈추고 입가에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한층 낮아진 그의 목소리가 대표실 안의 정적을 깨우며 설아의 귓가에 속삭이듯 닿았다."비즈니스 목적도 있지만, 이번 기회에 쉼 없이 달려온 설아 씨에게 바람도 좀 쐬어주고 싶어서요. 머리도 식히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요. 그러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나랑 같이 가요."공적인 제안 속에 슬그머니 섞여 들어온 강윤의 사적인 배려와 다정함에 설아의 심장이 순간 쿵 하고 내려앉았다.설아의 가슴속으로 묘한 설렘과 긴장감이 맴돌았다.설아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단단한 눈빛으로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 대표님.”"좋아요. 그럼 당장 이번 주 목요일 출발이니까 준비해요."강윤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였다.시간은 빠르게 흘러 금세 약속했던 목요일 아침이 밝았다.강윤은 아침 일찍 설

  • 나의 불행을 너에게   8화

    불도 켜지 않은 채였다. 소파에 팔짱을 낀 자세로, 굳은 얼굴로 설아를 바라보고 있었다."어디 다녀와?"낮고 날이 선 목소리였다.설아는 가방을 내려놓으며 짧게 대답했다."그냥 바람 좀 쐬고 왔어요.""병원에서 왜 퇴원했어?""아무 이상 없다길래요.“서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간호사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다. 빈혈 수치, 면역력,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몸. 그런데 설아는 지금 아무 이상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아무 이상 없다고?""네. 걱정 안 하셔도 돼요."평소와 달랐다. 목소리에 온기가 없었다. 기대도,

  • 나의 불행을 너에게   7화

    기운을 차린 설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손등에 꽂힌 링거 바늘을 내려다보다가조용히 뽑아냈다.작은 통증이 왔지만 설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침대 옆에 개어두었던 자신의 옷을 집어 들고 환자복을 벗었다.손이 떨려 단추를 잠그는 것조차 생각보다 힘들었다.겨우 옷을 갈아입고 일어서는 순간, 눈앞이 하얗게 번쩍였다. 어지러움이 물밀듯 밀려오며 몸이 휘청였다. 설아는 침대 모서리를 붙잡고 잠시 버텼다. 숨을 고르고, 다시 섰다.그때 병실 문이 열렸다."이설아씨, 잠깐만요!"담당 간호사였다. 링거 알람이 울렸는지, 빠르게 들어온

  • 나의 불행을 너에게   6화

    설아는 매일 서진이 좋아하는 음식을 차렸다. 다림질한 셔츠를 옷장에 걸어두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간혹 술에 취해 들어오는 날이면, 서진은 설아를 찾았다. 하지만 그건 설아를 보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다정함도, 온기도 없었다. 그저 거칠고 무심한 손길이 지나가고 나면, 서진은 돌아누워 잠들었다. 설아는 천장을 바라보았다.‘이게 결혼인가.’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울면 더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내일도 밥을 차리고, 셔츠를 다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루를 버텼

  • 나의 불행을 너에게   5화

    결혼식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화려하지 않았다. 서진의 부모는 끝까지 탐탁지 않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고, 설아의 부모는 딸의 손을 잡고 눈물을 삼켰다. 그래도 서진은 설아의 곁에 있었다. 식이 끝나고 설아의 손을 잡으며 작게 말했다."잘 부탁해. 이설아“그 한마디가 설아에게는 충분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믿었다.신혼 초, 서진은 누구보다 다정한 남편이었다.바쁜 와중에도 설아를 챙겼고, 서툴지만 함께 밥을 지어먹었고, 설아가 웃으면 따라 웃었다. 설아는 그 시간들이 영원할 거라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하지만 행복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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