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아델라인 ~
2교시 시작을 알리는 경고 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나는 생물학실이라는 굵은 글씨가 눈에 들어올 때까지 낯선 복도를 힘겹게 끌듯 걸어갔다. 아무도 모르게 슬쩍 들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문을 밀어 열었다… 하지만 그런 운 따위는 없었다. 내가 발을 들여놓는 바로 그 순간, 교실 안을 채우던 속닥거리는 웅성거림이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스물네 명의 시선이 나에게 딱 꽂히는 게 느껴졌다… 나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고개를 높이 든 채 걸어 들어갔다… 처음 두 줄의 책상을 지나치자 다시 웅성거리는 소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교실 안을 훑어보다가 뒤쪽 테이블에 비어 있는 의자 하나를 발견했다. 거기 앉아 있는 유일한 사람은 가방에서 공책을 꺼내고 있는 한 여자애뿐이었다. 긴 금발에 분홍색으로 포인트를 준 브릿지 머리를 한,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예쁜 애였다. "여기 자리 있어?" 내가 물었다. 걔는 동작을 멈추고 갈색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아니, 비었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의자 위로 미끄러지듯 앉으며 가방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지퍼로 손을 뻗었지만, 내 교과서를 꺼내기도 전에 그 애가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냥 가까이 다가온 게 아니라… 몸을 바짝 붙이더니 숨을 들이쉬었다. 마치 내 향기를 수집하려는 것처럼 코를 씰룩거렸다. 나는 굳어버린 채 고개를 돌려 걔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뒤로 물러서는 그 애의 눈이 둥그렇게 커지며…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무슨 문제 있어?" 내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물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개인 공간이라는 기본 개념조차 모르는 건가? "응," 걔가 답했다. "네가 그 새로 온 인간이구나." 그냥 단순한 관찰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스스로에게 확인을 내리는 듯한 말투였다. 새로 온 인간. "우리 다 인간 아니야?" 나는 입술에 억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되물었다. 걔는 눈을 깜빡였다. 얼굴에 패닉 비슷한 것이 스쳐 지나가더니, 눈썹을 올리고는 너무 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럼. 맞아." 걔는 다시 자기 물건들을 산만하게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옆모습을 보니, 버릇없이 자란 부잣집 딸내미 같은 기운이 풍겼다. 걔가 꺼내놓는 모든 물건이… 바인더도, 포스트잇도, 심지어 펜 끝의 몽실몽실한 털까지도 전부 파스텔 톤의 분홍색이었다. "어쨌든 난 아델라인 쿠퍼야," 경직된 걔의 자세를 보며 내가 먼저 말을 건넸다. 걔는 숨을 내쉬었다. 나를 향해 한결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는 그 애의 어깨에서 긴장감이 풀려나가는 것이 보였다. "릴리 백컴이야." 순간 철렁했다. 나는 충격을 누르며 얼른 표정을 무덤덤하게 가다듬었다. 백컴. 문학 시간에 나를 째려보던 그 거슬리는 거구의 성이었다. 재스퍼. 둘이 남매인가? 사촌인가? 그냥 재수 없는 우연일 뿐인가? 물어보려고 입을 열었지만, 교실 문이 홰짝 열리며 생물 선생님이 들어와 곧바로 세포 구조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다음 마흔다섯 평범하지 않은 시간은 지독하게 지루하게 흘러갔다. 우리는 과제를 위해 조가 짜였고, 릴리는 내가 안 보고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 호기심 어린 눈길을 자꾸 보내긴 했지만, 제법 도움이 되는 애라는 게 밝혀졌다. "얘, 점심 먹으러 가?" 벨이 울리자마자 분홍색 펜들의 지퍼를 잠그며 걔가 물었다. "음, 응, 근데 사실 같이 놀기로 한 사람이 있어," 나는 배낭을 어깨에 메며 말했다. 그 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누구?" "조세핀 해리스," 걔의 반응에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학생으로 있는 동안 그 애 가족이랑 같이 지내거든." "아!" 걔가 응수했다. "글쎄, 조시랑 나는 친해.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나는 걔를 따라 교실 밖으로 나갔다… 실제로는 괜찮은 애라는 생각이 들었다… 릴리는 울프브룩 크레스트 전체에서 내 경계의 벽을 조금이나마 허물어뜨린 두 번째로 괜찮은 사람이었다. 우리가 급식실을 향해 복도를 걸어갈 때, 세 명의 여자애 그룹이 복도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와 사람들의 흐름이 자기들 주위로 갈라지게 만들었다. 온통 반짝거리고 화려한 게, 다들 아름다워 보였다… 나와 릴리가 다가가자, 한가운데에 있던 여자애가 공기를 킁킁거리며 비웃음을 흘렸다. "꼬마 인간이네." 걔가 내 방향으로 침을 뱉듯 쏘아붙였다. 나는 굳어버렸다. 릴리는 한숨을 쉬며… 내 손목을 잡고 앞으로 끌어당기려 했다. 나는 마지못해 한 걸음을 내딛었지만, 그 세 명 중 다른 여자애가 코방귀를 뀌었다. "아, 저 다리 좀 봐. 몸에 비해 너무 긴 거 아니야? 세상에, 유기견 같아." 뭐라고? 나는 돌아서서 그 애들에게 걸어갔다. 걔들은 자세를 바르게 잡았다… 흥분으로 눈이 빛나는 게 보였다… "왜?" 첫 번째 여자애가 물었다. 앞머리가 있는 긴 검은 머리에… 시선을 사로잡는 치명적인 모래시계 몸매를 가졌고 키는 165센티미터 정도 되어 보였다. 거만하게 든 턱 끝과 다른 두 애가 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으로 보아, 걔가 이 무리의 여왕이 분명했다. "너희 내 얘기 하고 있었잖아," 나는 걔와 눈을 맞추며 대답했다. "그래서?" 걔는 사물함에서 한 걸음 떨어져 나와 우리 사이의 거리를 좁히며 도발했다. "카밀라," 내 뒤에서 릴리가 경고했다. 카밀라는 릴리를 무시하고, 눈을 오직 내 얼굴에만 고정했다. "왜 그래, 릴리?" 걔는 느릿하게 늘어놓았다. "네가 얘 새 보호자라도 돼? 인간 가지고 조금도 못 놀아줘?" 걔가 또 내 냄새를 킁킁맡았다! "이상한 냄새 나," 걔는 거북하다는 듯 코방귀를 뀌었다. "뭐라고?" 내가 물었다. 수치심이 극에 달했다. 처음엔 또 '인간' 타령이더니, 이젠 나한테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기괴했다. 남을 짓밟으며 쾌감을 느끼는 전형적인 고등학교 못된 여자애라는 게 느껴졌지만, 걔의 인신공격은 그냥 이상했다… 조시 말이 맞았다. 여기 온 지 몇 시간밖에 안 됐는데 벌써 학생들이 내 가장 큰 악몽으로 변하고 있었다. "전학생, 너한테 줄 조언이 하나 있어," 걔가 속삭였다. "여기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해. 넌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애야, 너…" "카밀라!..." 릴리의 목소리가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비자연적인 위엄으로 포효했고, 나는 카밀라가 입을 턱 다무는 것을 놀라움 속에서 바라보았다. 걔는 고개를 숙이고, 마치 어떤 힘에 밀려난 것처럼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나는 릴리를 돌아보았다. 한 순간, 그 애의 눈이 금빛으로 번뜩였다고 맹세할 수 있었다… 나는 눈을 빡빡 감았다. 눈을 떴을 때… 걔 눈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방금 본 것을 처리하기엔 카밀라의 위협적인 말에 정신이 너무 산만해져 있었다. '넌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애야.' 도대체 무슨 뜻으로 한 말일까? 나는 이 장학금을 받고 온 거였다. 내가 달라고 한 적도 없었다. 애원한 적도 없었다! 답을 요구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릴리의 손이 나를 끌고 가버렸다. "무시해, 애디. 쟤는 그냥 남 괴롭히는 거에서 쾌감을 느끼는 애야," 릴리는 나를 급식실 문 쪽으로 끌어당기며 중얼거렸다. 어깨너머로 돌아보니 그 세 여자애가 내가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카밀라는 손가락으로 머리타래를 돌리며 비웃고 있었다. 잘 돌아간다. 여기서 내 평화를 망치려는 사람들의 리스트가 분 단위로 늘어나고 있었다. 망가진 삶을 싸 들고 천 마일이나 떨어진 곳으로 이사 온 건, 이 시골 마을의 부잣집 애새끼들 샌드백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나는 그저 살아남고 싶었다… 아르바이트로 찾을 수 있는 돈은 어떻게든 모아서 대학으로 탈출해, 다시는 탐욕스러운 삼촌에게 의존하지 않는 것. 그게 정말 그렇게 무리한 부탁이었을까? 급식실에 들어서자마자 장내를 울리는 내 이름이 크게 들려왔고, 나는 한 테이블에서 조시가 손을 흔드는 것을 발견했다… 릴리와 나는 서둘러 건너갔다… "릴리를 만났나 보네," 조시가 말했다… 걔 눈이 우리 둘 사이를 오갔다. "응," 나는 자리에 털썩 앉으며 한숨을 쉬었다. "생물 시간에." "너 괜찮아? 피곤해 보여," 걔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릴리가 끼어들었다. "카밀라랑 그 한심한 패거리들이 복도에서 얘를 몰아붙이려고 했는데, 다행히 내가 거기 있어서 상황을 정리했어." 조시는 얼굴을 찌푸리며 사과를 중얼거렸고, 우리는 음식을 주문하러 갔다… 트레이 값을 계산하고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을 때쯤에는 급식실 전체가 정적에 빠져 있었다. 나는 음식에서 눈을 올려 한 무리의 남자애들이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 무리를 이끄는 것은 재스퍼였다. 나는 즉시 눈알을 굴렸다. '그럼 그렇지.' 그 뒤로 다른 여섯 명의 남자애들이 공간을 압도하는 똑같은 품위로 움직이며 걸어왔다. 내가 아는 얼굴이라고는 내 홈스테이 형제들인 케일럽과 딜런뿐이었다… 나는 우리 테이블로 고개를 돌렸다가 조시가 멍하니… 넋을 놓고 바라보는 것을 포착했다… 걔 뺨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눈은 재스퍼의 오른쪽 어깨 옆에서 걸어오는 남자애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걔는 재스퍼와 키가 거의 비슷하고 엄청 잘생겼다… 나쁜 남자 아우라를 풍기면서. 조시를 다시 보았다… 그런 남자에게 끌리기엔 너무 착해 보였다. 걔는 재스퍼와 거의 비슷한 오만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말 그대로 모델처럼 생겨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학교에서 본 모든 사람들이 정말 잘생겨 보였다… 거의 전부 다. 멋진 몸매에 근육이 요동치고 있었다… 여자애들은 가슴이 크고 엉덩이가 풍만해서, 다이어트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 같았다. 해리스 가족이 저녁 식탁에서 왜 그렇게 많은 고기를 소비했는지 갑자기 완벽하게 이해가 갔다… 그게 다 몸으로 가는 거였다. 나는 재스퍼가 자기 '측근들'을 이끌고 우리 쪽 급식실 영역으로 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우리 바로 맞은편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던 학생들은 재스퍼가 그들 앞에 멈춰 선 순간 자리를 비워버렸다. 한마디 말조차 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급식실의 그 많은 빈 테이블 중에서 하필 왜 우리 맞은편을 고른 걸까? 여기 학생들은 선생님들이나 임직원들보다 그를 더 존경하는 것 같은데, 그건 참 이상한 일이다. 재스퍼는 그 눈빛을 나에게 고정한 채 자리에 앉았다… 지독하네. 이제 내가 밥 먹는 동안에도 나를 노려볼 수 있게 된 건가? "아우, 입 좀 다물어, 조시," 릴리가 조시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로건이 네 마음을 아프게 할 거라고 내가 천 번도 넘게 경고했잖아." "어쩔 수가 없어, 릴리," 조시가 중얼거렸다. "내가 들어오면서 걔가 치어리더 중 한 명한테 키스하는 걸 봤다면 믿어지니? 무슨 사물함에 밀쳐놓고 길 한복판에서 대놓고 딥키스를 하고 있더라고." 걔는 눈을 비벼댔다. "제기랄." 나는 욕을 내뱉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바로 눈앞에서 키스할 때의 기분이 얼마나 안 좋은지 잘 안다. 콕콕 찌르듯 아프다! "너 진짜 걔 피하는 게 좋아, 조시," 나는 남자애들 테이블 쪽으로 눈총을 쏘아붙이며 경고했다. "걔는 바람둥이야. 그 잘난 척하는 얼굴에 다 쓰여 있어. 사실, 저 재스퍼라는 녀석 얼굴에도 다 쓰여 있고." "잠깐, 너 재스퍼 알아?" "너 재스퍼 만났어?" 릴리와 조시가 동시에 질문을 터뜨렸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는 바람에 나는 흠칫했다… 눈싸움을 벌이고 있던 재스퍼에게서 눈을 떼어냈다. "응," 그들의 충격받은 표정 아래서 갑자기 방어적인 기분이 들며 대답했다. "오늘 아침에 같이 문학 수업 들었거든. 완전 이상한 녀석이야. 그냥 뒤에 앉아서 사십 분 내내 나한테 증오에 찬 눈빛만 쏘아대더라고." 두 여자애는 내 눈썹을 찌푸리게 만드는 의미심장한 시선을 주고받았다. "걔 내 오빠야," 릴리가 말했다. 의심하긴 했지만, 막상 확인을 받으니 여전히 놀라웠다. 나는 릴리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둘은 전혀 닮지 않았다. 물론 같은 인상적인 갈색 눈동자와 똑같은 매부리 없는 코를 공유하긴 했지만, 성격은 극과 극이었다. "실제로 알고 보면 정말 괜찮은 애야. 모두가 재스퍼를 좋아해," 걔는 감탄 비슷한 것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가 걔를 좋아한다면, 왜 다들 걔를 무서워하는 것처럼 행동해?" 나는 포크로 걔를 가리키며 따졌다.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걔 길을 비켜주려고 뛰어드는 걸 봤어… 심지어 버트 선생님도 걔가 수업에 늦게 나타났을 때 위압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고." "그건… 완전히 다른 문제야," 조시는 내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걔는, 음… 그냥 여기서 권력을 가진 사람이야." 걔의 더듬거리는 대답은 내 머릿속에 더 큰 혼란만을 가져왔다. 권력? 걔는 열여덟 살짜리 고등학교 최상학년생이었다. 도대체 무슨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인가? 내가 설명을 요구하기도 전에 급식실의 소음 수준이 다시 떨어졌다.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피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카밀라가 친구들과 함께 걸어 들어왔다… 교복 치마가 불법적인 수준까지 말려 올라갈 정도로 엉덩이를 흔들며 걸었다. 나는 걔가 다른 테이블을 지나쳐 재스퍼가 있는 곳으로 곧장 향하는 것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온다," 조시가 중얼거렸다. "재스퍼가 쟤한테서 뭘 보는 건지 진짜 모르겠어." "예쁘잖아, 조시. 남자들은 옆에 예쁜 여자를 두는 걸 좋아하고, 내 오빠 취향 알잖아…" 릴리의 목소리가 흐려졌다. 나는 씹는 것을 멈췄다. 카밀라가 테이블에 도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로건이 걔를 위해 자리를 비워주었다… 걔는 재스퍼의 옆에 몸을 얹었다… 걔의 굵은 어두운 곱슬머리에 손을 묻고 입술을 걔 입술에 누르며 키스했다. "뭐라고?" 내 머리가 멈추기도 전에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조시가 웃었다. "걔가 재스퍼 주변에서 행동하는 방식이 정확히 저래. 공공연한 모든 순간을 이용해 시각적으로 자기 소유권을 주장하는 거지." "소유권을 주장해?" 내가 완전히 바보가 된 기분으로 되풀이했다. "둘이 사귀는 사이야," 릴리가 내 얼굴을 살피며 설명했다. 그 말이 걔 입에서 나와 내 머릿속에 입력되는 순간… 몸속에서 칼이 뒤틀리는 것처럼 심장을 찢는 통증이 몰려왔다… 폐에서 공기가 빠져나갔다. 나는 식판 위에 포크를 떨어뜨리며 숨을 헐떡였다. "너 괜찮아?" 릴리가 물었다. 내가 괜찮았냐고? 씨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내가 왜 저 째려보는 얼간이한테 예쁜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신경을 쓰고 있는 걸까?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냥 여자친구일 뿐만 아니라, 복도에서 나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협박하며 내가 이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던 바로 그 여자애였다. "나 가봐야겠어. 마지막 수업에 일찍 가야겠어," 나는 의자를 뒤로 밀어내며 목소리를 쥐어짜 냈다. 문 쪽으로 서둘러 가면서, 나는 어깨너머로 재스퍼의 테이블 쪽을 마지막으로 한번 쏘아보았다. 붐비는 공간 너머로 걔 눈은 이미 물러서는 내 모습을 쫓고 있었다. 내가 환각을 보는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계속 걸어가자 걔 턱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걔는 카밀라의 손목을 잡고 머리카락에서 거칠게 떼어냈다. 나는 더 이상 보려고 기다리지 않았다… 숨 쉬는 법을 다시 기억해 낼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찾으려고 밖으로 튀어나갔다…~애들라인~ "아델라인, 지금 어디서 들어오는 거니?" 제 신발이 현관에 닿자마자 미란다가 서늘한 저녁 공기 속으로 고함을 질렀어요. 저는 그녀가 제게 내뱉는 모든 말마디에 서려 있을 차가운 어조에 대비하며 몸을 바짝 세웠지요. "죄송해요… 릴리와 함께 중요한 곳에 다녀왔어요." "중요한 곳?" 그녀는 불빛 아래로 걸어 나왔는데, 제 어깨를 당장이라도 낚아채려 하는 것을 억지로 참는 듯해 보였어요. "저녁 식사가 일곱 시라는 걸 잊었니? 어디 가는지 누구에게 말이라도 했어? 우리가 너에게 집을 열어주었고, 네가 안전한지 알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는 걸 잊어버린 거니?" "미란다 아줌마, 일부러 그런 건…"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제임스?" 그녀는 발길을 돌려 제임스를 향했어요. "이래서 제가 인간 계집애를 이 집에 들이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우리 모두에게麻烦(트러블)만 끌고 올 거라고요!" "일단 아이 말부터 들어봅시다," 제임스가 말했어요.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싸움에 지친 듯한 목소리였죠. "무엇 때문에 늦었는지 아이가 말하게 해줘요." 저는 그곳에 서 있었고, 목덜미로 열기가 올라왔어요. 사이먼과 이야기를 나누고 식당을 둘러보느라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거든요. 메시지라도 보냈어야 했다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제가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지는 습관이 있었던 건 아니잖아요. "조시가 알고 있었어요," 저는 그녀가 저를 변호해주길 바라며 그녀를 흘끗 바라보며 말했어요. "어디 가는지 조시에게 말했는걸요." 조시는 저와 엄마를 번갈아 바라보았고, 상의 자락을 손으로 배배 꼬았어요. "우리가 걱정하기 시작했을 때도 넌 아무 말도 안 했잖아," 칼렙이 짜증이 섞인 어조로 끼어들었어요. "말하려고 했어!" 조시가 그때 목소리를 높이며 제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섰어요. "일자리를 알아보러 간 것뿐이야. 곧 돌아올 거라고 내가 말했잖아." "일자리?" 미란다와 제임스가 그 단어 자체가 잘못
~애د린~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일이 급격히 잘못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빗줄기 사이로 저 멀리 따뜻한 금빛 조명이 새어 나오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저기야,"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비가 좀 잦아들 때까지 들어가 있자."릴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시동을 걸었고, 차를 천천히 몰아 작은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문 위의 간판에는 큰 흰색 글씨로 'Frostbite'라고 적혀 있었고, 아래쪽 테두리를 따라 도넛과 커피잔 모양의 작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어쩌면 우리가 와야 할 곳이 바로 여기였나 봐," 릴리가 시동을 끄며 말했다. "폭우도 피하고, 온 김에 일자리도 있는지 물어보자. 어떻게 생각해?""나도 정확히 그 생각 하고 있었어," 내가 대답하며 릴리가 뒷좌석에 두었던 작은 우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문을 향해 달리는 동안 둘 다 비를 맞지 않도록 우산을 펼쳐 들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우리 머리 위에서 작은 종소리가 딸랑였고, 따뜻한 공기가 즉시 내 얼굴에 와닿았다. 갓 구운 빵과 짙은 커피, 그리고 달콤한 케이크 향이 풍겨왔다. 홀 안에 흩어져 있는 테이블에는 몇 안 되는 사람들만이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흔 대 후반이나 쉰 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우리를 맞이하러 걸어왔다. 그의 왼쪽 눈썹 바로 위에는 흉터가 있었고, 오랫동안 웃을 일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프로스트바이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들, 오늘 뭘로 준비해 드릴까요?" "저는 릴리 베컴이에요," 릴리가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애는 제 친구 애د린 쿠퍼고요." 바로 그 순간 남자가 굳어버렸다. 그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요지부동으로 바라보았다. "방금 애د린 쿠퍼라고 했나요?" 그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맞아요," 내가 말했다. 나만큼이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릴리를 슬쩍 둘러보며 덧붙였다. "
~ 아델라인 ~ "페이도 정말 괜찮아," 내가 돈 때문에 망설이는 줄 알았는지 리리가 덧붙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목구멍에 턱 막혀온 덩어리를 힘겹게 삼켰다. 그녀는 내 팔을 잡고 로만 감독님의 사무실이 있는 직원 전용 구역으로 나를 이끌었다. 학교는 정말로 엄청나게 크고 화려했다. 복도마다 윤이 나고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마치 이 벽 안에서는 그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난 적이 없는 것만 같았다. 우리는 감독님이 훈련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렸다. 그가 들어섰을 때, 그는 최정상급 하키 감독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딱 그 모습 그대로였다… 넓고 튼튼한 체구, 문을 통과하려면 고개를 살짝 숙여야 할 만큼 큰 키, 짧고 깔끔하게 깎은 머리에서는 여전히 땀방울이 조금씩 반짝이고 있었다. 그는 문가에 서서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한 번. 두 번. 그러더니 가슴 앞에 팔짱을 끼고, 마치 새 선수를 탐색하듯 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네가 새로 온 인간인가?" 그의 목소리는 감정이 없었다. 리리가 잽싸게 끼어들어 내가 누구이고 우리가 왜 여기에 왔는지 설명했다. "거친 하키 선수들로 가득 찬 라커룸을 감당할 수 있겠어?" 그가 물었고, 나는 그 질문에서 의구심을 느꼈다. 마치 이미 답을 내린 사람처럼. 나는 그 질문에 여전히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 중요한 건 나에게 이 일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여기," 그가 책상 너머로 종이 한 장을 내 쪽으로 밀어주며 말했다. "직무 설명과 임금이 거기에 다 적혀 있어. 잘 읽어보고 질문이 있으면 말해. 이걸 망치면… 바로 해고야. 할 거면 시작할 때 계좌 정보를 보내." "정말 감사합니다, 감독님!" 나는 그 종이가 마치 금덩이라도 되는 것처럼 꽉 움켜쥐며 말했다. "일만 똑바로 하면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그가 손을 휘저으며 우리를 밖으로 내보냈다. "고마워, 리리," 다시 복도로
~애들린~ "그래서 어떻게 됐어?" 내가 배치 고사 결과지를 사물함에 넣고 있을 때, 릴리가 다가오며 물었다. 복도는 이제 거의 비어 있었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미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종이를 다시 꺼내 그녀에게 꺼내 보여주었다. 조시가 우리와 합류하기 위해 뛰어오면서 릴리가 "아, 이런," 하고 나지막이 숨을 내쉬었다. "얘들아, 무슨 일이야?" 조시가 밝고 쾌활하게 물었다. 그 목소리에 담긴 다정한 가벼움은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내 시선은 그녀의 손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여전히 내 망가진 교복이 담긴 종이 봉투를 들고 있었다. 릴리는 조시도 볼 수 있도록 종이를 돌려주었다. "어머나," 조시가 놀라 외쳤다. "그래서 학교 측에서는 뭐래?" 릴리가 몸을 기울였다. "완전히 낙제는 아니야, 애들린. 그냥 턱걸이 합격이지… 떠나라고 하지는 않잖아." "낙제는 아니지만, 거의 다름없지… " 조시가 덧붙였다. 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 낯설고 이상한 동네에서 내가 그저 이방인에 불과했을 때, 왜 이 두 소녀가 내 곁을 지켜주기로 결심했는지 묻게 만드는 이상하고 따뜻한 감정이 가슴속에서 피어올랐다. 나는 어깨를 살짝 늘어뜨리며 한숨을 쉬었다. "재스퍼 베컴과의 과외 계약을 줬어. 그는 향후 4주 동안 나와 함께 공부하고, 그 후에 내 성과를 평가한대. 이건 단순히 여기서 내 자리를 지키는 문제만이 아니야… 내 대학 입시 신청에도 중요한 일이야. 이걸 망칠 수는 없어.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이 과외 수업들을 진지하게 임해야 해." "재스퍼랑?" 릴리가 놀라며 물었다. "그 애가 정말 승낙했다고?" 그 말에 나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와 조시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달하는 짧고 침묵 어린 시선을 나누었다. "그 애가 왜 안 하겠어?" 내가 물었다. 이미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재스퍼는 거만했고, 누군가를 돕는 것 따위는 자신보다 낮은 일
~재스퍼~ "아, 제발... 재스퍼..." 그녀가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스틱을 잡고 그녀를 비켜 가려 했지만, 그녀는 장갑을 낀 내 손을 잡으며 막아섰다. 내 안의 늑대가 르르렁거렸다. 나는 그녀의 악력에서 손을 거칠게 털어내며, 지을 수 있는 가장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내가 세게 내쳐버린 탓에 그녀는 균형을 잃고 뒤로 비틀거리다 바닥에 무섭게 나자빠졌다. 나는 걸음을 멈춰 섰다. "야, 카밀라..." 케일럽이 중얼거리며 손을 내밀어 그녀를 일으켜 세우려 다가갔다. "손대지 마!" 그녀가 손을 쳐내며 비명을 질렀다. 케일럽은 두 손을 들고 뒤로 물러섰다. 카밀라가 자리에서 일어설 때, 내 시야 구석으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문 옆에 있던 그녀의 무리 중 한 명이 몰래 휴대전화를 들고 촬영하고 있었다. 그녀가 뭘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유유상종이니까. "재스퍼, 너... 너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한순간에 이별을 통보할 수 있어? 지난 1년이 있었는데? 날 이용해 놓고?" 그녀가 오열하자, 눈물에 번진 마스카라가 검은 줄을 그리며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너 나한테 이러면 안 돼! 그럴 수 없어!" "방금 그랬어. 그리고 두 번 말하지 않는다, 카밀라. 내가 빈말 안 하는 거 너도 알잖아." "너는 학생들 괴롭히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아무것도 아닌 존재 취급했어. 나 이제 질렸어. 우리 끝이야. 문자 하지 마. 전화도 하지 마. 치어리딩 팀이든 네가 하는 그 지랄맞은 뭐든 간에 내 이름 연호하지도 마. 다시는 네 이름 옆에 내 이름 붙이지 마. 끝이야."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가 터져 나왔다. 로만 감독님이 복도 입구에 서 계셨다. 완벽하기 짝이 없는 타이밍이었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 나갔다. 친구들이 그녀를 달래러 달려들며 내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전부 차단해 버렸다.
~재스퍼~ "잘한다, 재스퍼. 우리 메이트랑 관계 아주 환상적이네," 옷을 갈아입으러 락커룸으로 올라가는 나에게 닥스가 말한다. 로먼 감독님이 아침 일찍 공지를 보냈었다. '오늘 방과 후 의무 훈련 실시. 변명 불가, 예외 없음. 불참 시 벤치 신세.' 엄중히 경고하셨고, 지금 내 기분은 최악이었다. 닥스도 그걸 알아야 했지만, 나한테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신경 쓸 겨를조차 없어 보였다. 나 역시 괴로웠다. 내 머리, 직감, 몸, 그리고 아버지와 팩, 팀에 대한 의무감 사이에서 피 터지는 전쟁을 치르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애들라인은 자신이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고. "씨발 각인부터 새기라고, 이 자식아! 판부터 깔아보자고. 각인을 새겨서 그 기집애가 누구 소유인지 모두가 알게 만드는 거야… 특히 그 년, 카밀라한테!" "이제 와서 그 년이야, 닥스?" 내 늑대가 내 여자친구를 부르는 칭호에 살짝 충격을 받고 중얼거렸다. "전 여자친구겠지, 재스퍼!" 녀석이 포효했다. 그 짜증의 파동에 나도 모르게 턱에 힘이 들어갔다. 락커룸에 들어서자 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쏠렸다. 녀석들이 내가 자기들한테 화난 줄로 오해하기 전에, 침을 꼴깍 삼키며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적당한 때를 노리고 있는 거야,' 구석에 몰린 짐승처럼 널뛰는 내 늑대를 달래듯 말했다. "웃기지도 않는 소리 마!" 녀석이 쏘아붙였다. 나는 정신의 벽을 쿵 닫아버렸다… 녀석에겐 식힐 시간이 확실히 필요했고… 나 역시 숨 쉴 공간이 필요했다. 일주일 전 문학 수업에서 애들라인을 만난 이후로 줄곧 시달려온 고통이었다. 닥스는 녀석과 메이트가 되고 각인을 새기라는 끊임없는 요구로 내 삶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었다. 젠장, 녀석이 밤의 어둠을 타고 애들라인의 창문 밑으로 달려가라고 날 몇 번이나 강요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저 그 취할 것 같은 향기를 맡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였다… 녀석의 이성을 유지시켜 주는 건 그 향기뿐이었다… 그것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