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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Author: 루에나
강솔은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송 대표님, 저 월차 낸다고 말한 적 없어요.”

“휴가 이틀 줄 테니까 이틀 동안 부모님과 잘 이야기하고 와요.”

송 대표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외부인 하나 때문에 화인의 이익을 두고 테스트할 수 없었다.

하 대표도 아무런 제지 없이 놔두고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

그 순간, 강솔은 자본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

이익 앞에서, 그녀처럼 미미한 존재는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뭐 하고 있어?”

하준호는 경계심 가득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경호원들이 너를 데려가길 기다려?”

강솔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어차피 아이 양육권 때문이잖아요?”

강솔은 일단 이 상황을 모면하기로 결심했다.

그들에게 끌려가는 건 백 번을 생각해도 좋은 일이 아니었다.

“다시 얘기해 봐요.”

하준호가 물었다.

“다시 얘기한다고?”

강솔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준호는 서류 한 장을 건네며 그녀를 응시했다.

진지한 표정,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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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54화

    언제부터였는지 밖에는 거센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빗방울이 일정한 박자로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고요한 실내와 선명한 대비를 이뤘다.중현은 따뜻한 물 한 잔을 강솔 앞에 내려놓고 차분하게 물었다. “저녁은 먹었어?”강솔이 짧게 답했다. “먹었어.”중현이 다시 물었다. “요 며칠 누가 찾아와서 귀찮게 한 적은?”“없어.”“일은 안 힘들고?”중현은 계속 중요하지도 않은 말만 꺼냈다.강솔은 시간을 끌 생각이 없었다. 질문이 끝나자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할 말 있어서 찾아온 거 아니야? 얼른 말해. 나 돌아가서 할 일이 있어.”중현은 입을 다물었다.비행기 안에서 묻고 싶은 말을 수없이 정리했다.강솔이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자신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여러 번 생각했다.하지만 막상 답을 들어야 할 때가 오자 두려움이 밀려왔다. 혹시 원하는 말을 듣지 못할까 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날카로운 칼을 심장에 꽂을까 봐 겁이 났다.“더 할 말 없으면 들어갈게.” 강솔은 자리에서 일어섰다.“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 시후가 너한테 무슨 말을 했어?” 중현은 먼저 하준호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했다.“당신의 과거.” 강솔은 감정을 모두 지운 사람처럼 담담하게 말했다. “하준호 회장이 어릴 때 당신을 어떻게 학대했는지, 당신의 친구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전부 들었어.”중현의 손에 서서히 힘이 들어갔다. “그다음은?”강솔은 차분히 바라봤다. “그게 끝이야.”중현이 물었다. “그때 넌 분명 나를 미워했잖아. 그런데 왜 병원에 남아서 나를 돌봤어?”“첫째, 고 대표와 거래가 있었으니까. 내가 당신 곁에 남는 대신 나중에 필요할 때 도와주겠다고 했어.” 강솔은 숨김없이 털어놨다. “둘째, 당신의 과거가 마음 아팠으니까.”중현에게서 번지던 온기가 서서히 식었다. 방 안의 공기까지 무겁게 가라앉았다.강솔은 중현의 기분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걸 분명히 느꼈다.“왜?” 중현은 억눌린 감정을 눈에 담은 채 강솔을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53화

    강솔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이미 예상했던 일 아닌가?’시후가 저렇게 다급해할 이유가 없었다.[하준호 회장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중현이 떠날 때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시후는 지금도 자신을 바라보던 중현의 싸늘한 눈빛을 또렷이 기억했다. 누구도 가까이 오지 못하게 밀어내는 시선이었다.어릴 때부터 중현을 지켜봤지만 그런 모습을 본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더구나 그 차가운 시선이 시후 자신을 향한 적은 거의 없었다.하지만 강솔은 시후와는 달리 불안해하지 않았다. “알았어요.”시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강솔 씨는...]“홍일 씨와 신동 씨에게 번갈아 집을 잘 지키라고 할게요.” 강솔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지안 아빠가 우리 집 근처에 못 오게요.”시후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 떠올랐다.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대답은 예상하지 못했다.“다른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요.” 강솔은 중현을 두고 더 이야기할 생각이 없었다. “앞으로 지안 아빠에 관한 일은 저한테 전하지 마세요. 여기는 감정 받아 주는 곳도 아니고, 제가 그 사람의 A/S 센터도 아니니까요.”[하 회장 집에서 중현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시후는 강솔이 이토록 단호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중현은 원래 전날 저녁 본가에 가서 식사할 예정이었다. 회사 일 때문에 오늘 점심으로 미뤘는데, 들어간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기분이 바닥까지 가라앉은 모습으로 돌아왔다.하준호에게 손을 대지도 않았다. 도현을 겨냥하지도 않았다.아무 일도 벌이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곧장 H시로 향했다.시후는 중현이 강솔을 찾아가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숨겨 온 과거가 강솔에게 알려진 게 문제였다면, 만나서 따질 상대는 시후여야 했다. 하지만 중현은 곁을 지나며 차가운 눈길만 한 번 던졌을 뿐, 시후를 다시 쳐다보지도 않았다.마치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하듯 했다.“궁금하지 않아요.” 강솔은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52화

    “용서하느냐 마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강솔은 그 결과에 매달리지 않았다. 훨씬 현실적으로 생각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시면 돼요. 그리고 그다음은 운명에 맡기세요.”결과를 붙잡고 고민하기보다 후회를 남기지 않는 편이 나았다.모든 일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었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네 말이 맞다.” 진환식은 막힌 곳이 뚫린 듯 표정이 편안해졌다. “며칠 뒤에 내가 너희 집으로 들어가서 같이 살기로 했다.”강솔의 움직임이 멎었다.‘뭐라고?’진환식은 혼자만의 생각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예전에 못 해 준 걸 전부 갚아야지. 내 마음을 받을지 말지는 정숙이가 정할 일이고, 주는 건 내가 할 일이니까.”강솔의 머릿속이 잠시 하얘졌다.‘내 말이 그런 뜻이었나?’“잠깐 기다려. 가져올 게 있다.” 진환식의 마음은 눈에 띄게 가벼워졌다.방으로 향하는 동안 진환식은 정숙 앞에서 체면도 없이 매달리던 여윤재를 떠올렸다. 자기 딸에게 그토록 큰 상처를 준 사람도 곁에 붙어 있는데...친아버지인 자신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온 힘을 다해 보상한 뒤에도 딸 곁에 머물 자리 하나 없을 리 없다고 판단했다....잠시 뒤.진환식은 예전에 건넨 것보다 훨씬 큰 고급 나무상자를 들고 나와 강솔에게 내밀었다.강솔은 의아한 눈으로 상자를 봤다. “이게 뭐예요?”“너희 집 문을 열게 해 줄 열쇠다.”진환식은 전과 달리 망설임 없이 자연스럽게 말했다. “네 엄마한테 갖다줘. 이 정도면 너희 집에서 한 달쯤 지내도 되는지 물어보고.”강솔은 세월의 흔적이 밴 상자를 살펴보다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30분 넘게 이야기를 더 나눈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강솔이 막 나가려던 때 진환식이 뒤에서 불렀다. “솔아.”강솔이 돌아봤다.“네?”“예전 일은 더 파헤치지 마라.” 진환식이 갑자기 당부했다. “의강소프트웨어를 잘 키워서 평가 과제를 빨리 끝내고, 원래 네 엄마 몫이던 지분을 되찾는 게 우선이야.”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51화

    “누구 편을 든 게 아니야. 강솔을 건드렸을 때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미리 알려 준 것뿐이지.” 태휘의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너희 몫이고.”도엽은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태휘 쪽으로 두 걸음 다가갔다. “형, 나랑 아버지가 뭘 꾸미는지 이미 알고 있었어?”태휘가 눈을 들었다. “네 생각은 어떤데?”태휘가 그동안 여러 일을 내버려두고 관여하지 않은 건, 도엽과 진무천이 큰 파문을 일으킬 만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설령 일이 커져도 중현이 수습할 수 있는 정도였다.하지만 중현이 J시로 돌아간 지금은 사소한 일도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이 컸다.“하중현은 지금 H시에 없어. 형만 입 다물면 우리가 뭘 하든 확실한 증거 없이 우리를 어쩌진 못해.” 도엽은 아예 속내를 드러냈다. “형이 저쪽 편에 서지만 않는다면...”“여태진 대표가 어떻게 됐는지 잊었어?” 태휘가 친절을 가장해 일깨웠다.“알아봤어. 여진동 회장님께서 위험한 데서 빼내 왔더라.” 도엽은 중현을 두려워했지만, 여태진의 일을 보며 자신들이 중현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했다고 여겼다. “결국 멀쩡하다는 거잖아.”태휘는 짧게 받아쳤다. “더 자세히 알아봐.”도엽의 미간이 좁아졌다. “무슨 뜻이야?”태휘는 친동생이라는 정을 생각해 한마디씩 분명하게 말했다. “그분에게 남은 결말은 하나뿐이야.”도엽이 물었다. “뭔데?”태휘가 답했다. “평생 감옥에서 썩는 것.”도엽은 말문이 막혔다. “뭐?”도엽은 곧바로 반박했다. “말도 안 돼! 여진동 회장이 이미 데리고 돌아왔잖아. 하중현이 아무리 막 나가도 여씨 집안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사람 하나를 그렇게 끝장낼 순 없어.”“중현이 직접 손댈 필요는 없지. 법이 알아서 할 테니까.” 태휘가 드물게 말을 길게 이었다. “네가 거느린 회사와 네 손을 거친 일이 전부 깨끗하다고 장담할 수 있어? 먼지 한 톨 안 나올 만큼?”‘장담할 수 없지.’도엽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50화

    강솔은 진환식의 작은 부탁을 들어줬다. “외할아버지.”진환식은 눈물을 머금고 환하게 웃었다. “그래!”강솔은 마음속 경계도 한층 내려놓았다. “몸 잘 챙기세요. 작은 일에 너무 화내지도 마시고요. 앞으로 듣고 싶으실 때마다 제가 불러드릴게요.”진환식은 잠깐 말을 잃었다.강솔의 걱정 어린 눈을 마주하자 표정이 복잡해졌다. “다 알고 있었구나.”강솔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진환식은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도 네가 그런 일을 당한 걸 며칠 전에야 알았다. 진작 알았으면 바로 여씨 집안 찾아가서 따졌을 거야.”“네 큰외삼촌이랑 먼저 얘기하고 너한테 가려고 했는데, 몸이 이 꼴이 됐네.”태휘가 일부러 숨기지 않았다면 진환식도 훨씬 일찍 알았을 것이다.결국 외할아버지인 자신이 강솔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셈이었다.강솔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태휘 오빠도 외할아버지 건강 생각해서 그러신 거잖아요. 저는 정말 큰일 없었어요.”진환식의 마음에는 미안함이 남았다.예전에 남의 말과 편견을 그대로 믿지 않았다면 지분이 진무천에게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정숙이 진씨 집안을 떠나는 일도 없었고, 강솔이 지금 같은 일을 겪지도 않았을지 모른다.생각할수록 당시 판단이 어리석게 느껴졌다. 왜 남이 하는 말만 듣고 딸의 가치를 단정해 버렸을까?그 뒤 한 시간 넘게 강솔은 진환식과 이야기를 나눴다. 진환식을 찾아온 도엽이 그 장면을 봤지만 가까이 가지 않고 발길을 돌려 서재의 태휘를 찾아갔다.태휘는 누구에게나 냉담한 편이었다. 도엽을 보자 짧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도엽은 돌려 말하지 않았다. “형이 강솔을 데려온 거야?”태휘는 눈도 들지 않은 채 하던 일을 계속했다. 대답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도엽은 형 성격을 알고 있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지분, 강솔한테 넘기려고?”태휘가 하던 일을 멈추고 도엽을 봤다. 짙은 눈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나 찾아온 이유가 그거야?”도엽은 사실인지 떠보는 건지 알 수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49화

    진환식과 두 노인의 눈이 동시에 커졌다.강솔과 신동, 홍일도 똑같이 놀랐다.누구 얼굴을 봐도 충격과 의문이 그대로 드러났다.태휘가 꺼낸 얘기는 그만큼 뜻밖이었다.지민완은 급해졌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형우는 어릴 때부터 여자친구도 사귀었던 애야. 리재를 좋아할 리가 없어.”태휘는 아주 태연했다. “영상 있습니다. 보시겠습니까?”지민완과 서우철이 눈을 마주쳤다.서우철이 무거운 표정으로 한마디했다. “어디 보자.”태휘는 핸드폰을 풀고 한동안 영상을 찾았다. 재생 버튼을 누른 뒤 두 노인 앞에 들이밀자 녹음된 대화가 흘러나왔다.형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리 와. 나한테 한번 뽀뽀해 봐.”“왜 피해?”“게임 졌으면 인정해야지.”리재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꺼져.”형우는 계속 장난을 쳤다. “한번 뽀뽀한다고 옷 벗기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유난이야?”영상 속 형우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리재를 구석까지 몰아붙였고, 한 사람은 신나게 웃고 다른 한 사람은 대놓고 싫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핵심 장면이 나오기 직전 태휘는 재생을 멈췄다. 차가운 얼굴은 여전히 변함없었다. “영상이 조작됐다고 생각하시면 돌아가서 형우한테 직접 물어보십시오. 아마 죽어도 아니라고 부인할 겁니다.”지민완의 표정이 몹시 좋지 않았다.서우철은 더 심했다.지민완을 바라보는 눈은 당장이라도 쫓아가서 따질 기세였다.지민완이 먼저 말했다. “나 그런 눈으로 보지 마.”말에 힘은 없었다. 속으로는 이미 형우를 몇 번이나 혼내고 있었다. “리재가 진짜 무슨 일을 당한 것도 아니잖아.”서우철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고 먼저 떠났다.마당은 금방 조용해졌다.진환식은 호기심을 못 참고 태휘에게 물었다. “형우가 진짜 리재한테 마음 있는 거냐?”태휘는 대답하지 않았다.진환식은 태휘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도 있잖아. 설마 너도...”뒤는 말하지 않았지만 의미는 충분히 전해졌다.강솔은 방금 들은 내용을 토대로 조심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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