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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Auteur: 주 한잔
어릴 적 그는 이영과 혼인하길 꿈꿨다. 아니면, 이영이 자신에게 시집오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 소망은 이미 이루어졌다.

이제 그의 바람은 이천과 이영 남매와 돈독한 정을 나누고, 나아가 그 자손을 거두거나 한 나라의 중책을 맡는 것이었다.

심초운은 옅은 미소를 띠고 금융궁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이고, 대인!”

초구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그는 옷을 갈아입고 돌아왔지만, 이미 심초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심초운은 기분이 한껏 들떠 있었다.

그는 초구를 바라보며 짧게 말했다.

“괜찮다.”

눈썹까지 들썩이며 웃는 그 모습에 초구의 머릿속엔 물음표만 가득했다.

‘대체 무슨 좋은 일을 있으신 거지? 이렇게까지 기뻐하시다니…’

그때 당안이 다가와 심초운에게 예를 올렸다.

“폐하께서는 깨어나셨느냐? 아니면 자는 도중에 깨신 적이 있느냐?”

심초운이 물었다.

당안은 고개를 저었다.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로군.”

심초운은 짧게 대답하고 문을 밀어 침전으로 들어갔다.

초구는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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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25화

    “대인, 소인이 드릴 말씀이 있사온데, 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그럼 하지 말거라.”“대인, 다 같은 사내이고 한창 혈기 왕성하실 연세가 아니십니까. 마님께서 곁에 계시지도 않고, 설령 계신다 한들 대인께서는 마님을 아끼는 마음에 함부로 대하지도 못하시지 않습니까. 마님께서 이미 연경이를 골라주신 것도 다 대인을 생각하는 마음에서일 텐데, 이리 계속 참기만 하시다가 만에 하나 몸이라도 상하시면 그것이야말로 더 큰 손해가 아니겠습니까?”소항은 물끄러미 소 대장을 바라보았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라는 무언의 질문이었다.소 대장이 말을 이었다.“마님께서도 대인을 탓하지 않으실 겁니다. 마님뿐만 아니라 가문의 어르신들도 늘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가주가 되어서 어찌 도련님 한 분만 두겠느냐고요. 소인이 지금 당장 참한 양갓집 규수들을 찾아오겠습니다. 대인께서는 그저 소 씨 가문을 위해 자손을 귀히 여긴다 생각하시고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소항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소 대장을 보았을 때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소 대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대인이 그 왕 부인이라는 여인에게만 집착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으니까. 만약 마님이, 대인이 자기 자식보다 나이가 많은 여인을 마음에 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소 대장 자신이 어떤 벌을 받게 될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그날 오후, 소항과 소 대장이 군영에서 돌아오자마자 소 대장은 아담하고 영특해 보이는 처자 하나를 소항의 방으로 들여보냈다. 그리고 본인은 바깥채를 지나 문 앞을 지키고 섰다.방 안.열일곱 혹은 열여덟쯤 되어 보이는 소녀는 아버지가 당부했던 말을 되새겼다. 그녀가 모셔야 할 분은 영남 소 씨 가문의 가주이자, 이곳 영남에서 하늘과도 같은 권세를 가진 사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니 그를 잘 모시기만 한다면, 자신의 아버지와 가족 모두가 벼락출세를 할 수 있을 것이었다.소녀는 사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가 아무 말이 없자, 그녀는 전전긍긍하며 입을 열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24화

    차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아니, 털끝만큼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횃불을 들고 있으면 거머리 떼를 대부분 쫓을 수 있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무조건 주인님과 마님께 횃불을 들려 드렸어야 했다.소항이 길게 탄식했다. 어스름한 어둠 속이라 표정은 보이지 않았으나, 그의 목소리는 잔뜩 쉬어 있었다.“수년 만에 처음으로… 춘몽을 꾸었구나.”“예? 뭐라고요?”소 대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대인, 한창 정정하실 연세이니 남녀 간의 정사를 꿈꾸는 것이야 지극히 정상적인 일입니다.”소 대장이 말을 마쳤으나 소항은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설마 마님을 꿈에 뵌 것인가? 아니면 대체 누구란 말인가?'“혹시 마님께서 보내주신 연경 낭자를 보신 것입니까?”소 대장이 조심스럽게 살피며 물었다.“연경 낭자라면 부인께서 친히 고르신 사람이지 않습니까. 주인님께서 거두신다 해도 사내로서 첩을 두는 일은 흔한 일이니 부인께서도 나무라지 않으실 겁니다.”소항은 기가 막힌 듯 헛웃음을 지었다.“연경이가 아니다.”“그 아이가 아니라면 대체 누구란 말씀이십니까?”묻고 난 소 대장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낮에 주인이 얼굴을 붉히던 모습이 뇌리를 스쳤다. 그때 방에서 막 나선 사람은 바로 왕 부인이었다.“설마… 왕 부인을?”소항이 눈을 치켜뜨며 소 대장을 쏘아보았다. 소 대장이 차마 그 이름을 입 밖으로 내지는 못했으나, 그의 가치관은 이미 산산조각이 난 상태였다.“대인, 그 왕 부인은 이미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여인이 아닙니까! 그런데 어찌!”소 대장의 말은 직설적이었다. 하지만 소항은 소 대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기에 마음을 터놓았다.“나도 모르겠다. 그저 왕 부인을 보고 있으면 우리 사이에 무언가…”“두 분 사이에 무엇이 있단 말씀입니까?”소 대장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소항이 입을 열었다.“어찌 됐든 그녀의 눈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친숙함이 느껴진단 말이지.”“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23화

    소우연은 이육진을 마주 안으며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방금 그가 말한 '애간장이 타들어 가던 나날들'이라는 말에 담긴 깊은 진심을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보다 더 절절한 말을 내뱉기는 쑥스러워 마음을 가다듬던 찰나, 이육진이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물고 늘어졌다.“연아, 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말해다오.”소우연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답했다.“폐하, 제 마음속 정인은 언제나 폐하뿐이었습니다.”그제야 이육진은 마음이 놓이는지 안색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러더니 이내 엄한 표정을 지으며 당부했다.“그자가 진정으로 딴마음을 품은 것이라면 반드시 내게 즉시 고해야 한다. 여차하면 영이에게 군대를 보내 그놈들을 모조리 소탕하라 이르면 그만이니.”“그리 서두를 것 없습니다. 제 나이가 몇인데, 예전처럼 아무것도 못 하고 당하기만 할 무력한 여인인 줄 아십니까?”“허면 그 하찮은 무공 실력이라도 어디 한번 보여주겠느냐?”소우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폐하와 겨루어 제가 어찌 이기겠습니까!”“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이라도 해보자는 것이다.”이육진은 소우연을 품에서 놓아주더니 가볍게 대결 자세를 취했다.“자, 어서 나를 공격해 보거라!”소우연은 기가 막힌다는 듯 그를 보다가, 살며시 다가가 그의 귓가에 소곤거렸다.“정말 여기서 무예를 겨루시게요? 밖에서 누가 보기라도 하면 의심만 더 살 겁니다.”이육진은 입술을 삐죽이며 더는 고집을 피우지 못했다.“걱정 마세요. 그 자는 임설을 무척 아끼는 듯하니 제게 딴마음이 있는 게 아니라, 아마도…”소우연은 말을 다 맺지 않았으나, 이육진 역시 이미 그 가능성을 짐작하고 있었다.어스름한 등불 아래서 이육진은 소우연의 얼굴을 가만히 어루만졌다. 물안개가 어린 듯 촉촉한 그녀의 눈동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맑아, 보는 이의 마음을 애틋하게 만들었다.이육진은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녀의 얼굴에 붙어 있던 인피면구를 벗겨냈다. 그러자 숨겨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22화

    “용음촌이라 하셨습니까?”“음, 용 대인이 그렇게 지었다. 그 이름이 가장 좋다 하더군.”이육진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소우연이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대꾸했다.“부군 같은 진룡께서 머무시는 곳이니, 과연 용이 울부짖는 땅이라 할 만하네요.”이육진은 웃는 아내의 얼굴을 보며 덩달아 미소 지었다.“그리 말하니 차라리 황서촌이라 바꾸는 게 낫겠구나.”소우연은 그저 웃을 뿐 따로 대답하지 않았다. 마을 이름이 무엇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으니까. 소우연은 이육진을 바라보며 잠시 망설였다.“왜 그러느냐,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느냐? 내가 한참을 떠들었는데... 오늘 진이와 함께 소항을 치료하러 갔던 일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것이냐?”이육진이 묻자 소우연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진이는 오늘 몸이 좋지 않아 저 혼자 다녀왔습니다.”“혼자 다녀왔다고?”이육진은 마치 경보라도 울린 듯 눈을 부릅떴다. 그 시선이 너무 강렬해 소우연은 몸이 다 근질거릴 지경이었다.“왜 그렇게 저를 보시는 겁니까?”“그게…”이육진은 생각했다. 소항이 비록 소우연의 문중 형제라 할지라도, 정작 소항 본인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지 않는가. 따지고 보면 소항은 소우연보다 두 살이나 어렸다.“무엇을요?”소우연이 다그치듯 묻자 이육진은 머뭇거리며 말을 아꼈다. 소우연은 그가 무슨 엉뚱한 상상을 하는지 단번에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설마 그 사람이 제게… 딴마음을 품기라도 할까 봐 그러시는 건가요?”“그럴 수도 있지 않겠느냐?”소우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답했다.“저도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뭐라고?”이육진의 기세가 순식간에 거칠어졌다. 젓가락을 탁자에 탁 내려치는데, 하마터면 밥그릇과 접시들이 모조리 박살 날 뻔했다. 소우연이 서둘러 그를 붙잡았다.“왜 이리 흥분하시는 거예요!”“감히 그놈이!”“목소리 좀 낮추세요. 남들이 듣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이육진은 가슴을 들썩이며 화를 삭이려 애썼다.“연아, 왜 그런 소리를 하는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21화

    “이게 다 주익선 때문이에요. 괜히 오라버니를 따라 엉뚱한 걸 배워서는…”이진은 못마땅한 듯 투덜거렸다.소우연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과거를 회상했다. 예전에 진이와 연희가 출산할 무렵, 이육진이 주익선에게 무언가 일러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마도 이육진의 수작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 딸을 아끼는 마음에 산고를 겪게 하고 싶지 않았던 부성애였으니, 그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진아, 그 사람도 다 너를 아껴서 그러는 게 아니냐.”“저도 알아요.”이진은 울지도 웃지도 못할 표정으로 답했다. 그녀 역시 주익선의 마음을 알기에 그를 더욱 깊이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면 설령 정견이 부딪히는 일이 있어도, 주익선은 언제나 그녀가 싫어할 만한 부분은 기가 막히게 피해 가곤 했다.“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딸을 갖고 싶어도 가질 수가 없는걸요!““부질없는 소리 마라…”이진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더는 할 말이 없는지, 배를 감싸 쥔 채 입을 다물었다.소우연이 다급히 물었다. “아직도 속이 좋지 않으냐?”“아뇨, 훨씬 나아졌어요. 다만 약간의 불편함이 남아 있을 뿐이에요.”“그래.”소우연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곳 영남 땅은 경성만큼 춥지는 않았으나, 골수까지 파고드는 듯한 특유의 습한 냉기가 있었다. 진이는 이곳 기후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소우연은 별다른 말 없이 진이를 품에 안고 등을 다독여 주었다.“어마마마, 정말 좋아요.”이진은 소우연의 품에 파고들며 나지막이 웅얼거렸다.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이육진과 용강한, 주익선 등이 새로 거처할 부지를 정하고 돌아왔다. 소우연은 그제야 이진의 방에서 나왔다.이육진은 소우연을 보자마자 곧장 그녀를 데리고 제 방으로 향했다. 용강한은 그저 빙그레 미소 지을 뿐 아무런 말도 없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소항의 암위들에게 모조리 포착되었다. 암위는 지체 없이 소 대장에게 달려가 그 세세한 광경을 보고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20화

    소대장이 안으로 들어서던 찰나, 마침 방을 나서던 소우연과 어깨를 스치듯 마주쳤다.소우연이 그를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방금 침술 처치를 마쳤습니다. 식사는 계속해서 담백한 것 위주로 챙겨 주십시오.”소대장도 정중히 허리를 숙이며 답했다. “왕 부인, 안심하십시오. 잊지 않고 잘 챙기겠습니다.”“알겠습니다.”소우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떴다.소대장이 점심으로 준비한 흰 쌀밥과 닭백숙 한 그릇, 파를 썰어 넣은 달걀부침 한 접시를 들고 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바람이 훅 끼쳐왔다.“대인, 바람이 이리 찬데 창문을 열어두시면 고뿔에 걸리십니다.”소대장은 상을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고개를 들었다. 창가에 서 있는 소항은 마치 일부러 찬 바람을 맞으려는 듯 보였다.소항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에야 소대장이 문과 창문을 닫도록 내버려 두었다.“대인, 어찌 그러십니까?”소대장은 주인의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붉게 달아오른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방금 나간 왕 부인에게서는 별다른 기색을 느끼지 못했건만, 대체 주인은 왜 얼굴을 붉히며 창가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단 말인가.'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왕 부인 혼자만 왔지. 딸아이는 같이 오지 않았고.' 소대장은 나름대로 짐작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소항은 길게 탄식하며 탁자 앞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차려진 음식들을 보니 도무지 입맛이 당기지 않았다. 그 모습에 소대장의 의구심은 더욱 깊어만 갔다.한편,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소우연은 잠시 이진의 상태를 살핀 뒤 아래층으로 내려가 점심 식사를 주문했다.“진아, 일어날 수 있겠느냐?”소우연은 여전히 딸을 '진아'라고 불렀다. 지금 쓰고 있는 가명인 '이소진'에도 같은 '진' 자가 들어가니 크게 무리는 없었다.이진은 이불속에 푹 파묻힌 채 웅얼거렸다. “어머니, 저 밥 먹고 싶지 않아요.”“입맛이 없는 것이냐, 아니면 그냥 일어나기가 싫은 것이냐?”“여긴 너무 추워요. 영남 땅은 춥지 않다고 들었는데 다 거짓말이었나 봐요.”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19화

    소우연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 낯선 세상에서 사부님이 하늘에서 내려와 나를 구해주었을 때, 내 마음이 얼마나 벅차올랐는지 너는 모를 것이다.”심초운은 입을 달싹이다가 이내 소우연의 마음을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낯선 세계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용강한을 만났으니, 게다가 그토록 다정한 분이었으니 어찌 마음이 흔들리고 연모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마마, 그렇다 하더라도… 폐하의 마음을 절대로 아프게 하셔서는 안 됩니다.” 심초운의 목소리가 젖어 들었다. “영이 누님의 일로 죽음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72화

    이영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장소검을 찾아내야 한다.”소열이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 심려 마십시오. 소신이 반드시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이영은 고개를 끄덕였으나 더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만 소열이 차를 마실 때마다 입가가 아픈지 움찔거리는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초운이가 너에게 다시 손을 대는 일은 없을 것이다.”그러자 소열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형님께서 아우를 훈계하신 것인데, 당연히 달게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형님이라니. 이영은 입술을 달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48화

    “결코 잊지 않겠다. 나 이영은 초운이 네 일편단심을 절대 저버리지 않으마.”그녀는 마치 마음이 떠난 사내라도 된 듯 비장하게 맹세했다. 심초운은 진지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나갑시다.”“그래.”두 사람은 손을 꼭 맞잡고 밖으로 나섰다. 대전의 문은 진작 닫혀 있었고, 그 앞에는 소열이 이육진과 용강한, 그리고 소우연 앞에 무릎을 꿇은 채 한없이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밖으로 나온 심초운과 이영은 소열을 보자마자 끓어오르는 증오를 억누르기 힘들었다. 소열과 진 도사가 대체 어떤 수작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050화

    이육진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있다가 이내 울상을 지었다. “연아, 어찌 누구에게나 다정하면서 유독 나에게만 이토록 냉정한 것이냐. 내 마음이 너무 아프구나.” 그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덧붙였다. “정말로, 진심으로 아프단 말이오.”소우연은 그를 한심하다는 듯 흘겨보았다. 전생의 자신이 정말로 이런 자를 좋아했단 말인가? 그녀는 이영을 바라보았다. 눈앞의 여인은 이목구비마다 위엄이 서려 있었다. 사부님의 말씀대로, 상운국에서의 전생 속 이영은 여제로서 여인들의 상업 활동과 출사 등 정권을 추진했던 비범한 인물이었다.“어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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