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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Penulis: 주 한잔
“아깝기도 하지. 소우연, 그 계집 진짜 독하던데? 이민수의 그걸 잘라버렸어. 이제 일평생… 내시로 살아야 할 몸이 되었지.”

아령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주변을 살폈다. 혹시라도 누가 다가오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그 말을 들은 소우희의 얼굴은 뒤섞인 감정으로 일그러졌다.

소우연이 미웠다. 죽도록 미웠다.

하지만… 이민수 역시 증오스러웠다. 그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자신을 외면하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이렇게까지 처참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그는 ‘그것’을 잃었다.

하하하. 그는 더 이상 남자가 아니었다. 인과응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렸다.

하지만 그 인과응보는… 왜 아직 소우연과 이육진에게는 해당하는 말이 아닌 걸까?

그래… 결국 다 똑같았다. 잘난 척하는 놈들이 제일 추한 법이었다.

갈라진 입술 틈 사이로 피가 배어나왔다. 소우희는 그저 웃었다. 피투성이 입술로 지은 그 웃음은 마치 짐승이 피 냄새를 맡고 흥분한 듯한 섬뜩한 표정이었다.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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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15화

    소우연은 용강한을 바라보았다. “오라버니께서 꿈속에서 보았다는 그것들은 지금 이곳의 모든 것과는 너무나도 달라요. 마치 훨씬 고차원적이고, 더…”“뭐라 더 정확하게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하겠네요.”“내가 꿈속에서 본 그 세계에서는 이야기책을 소설이라 부르더구나. 확실히 한 차원 더 높은 존재가 맞는 듯해.”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소우연이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강한 오라버니께서 제 회귀를 도와준 그 순간부터 이 모든 것이 그저 작가의 붓끝에서 창조된 세계에 불과했던 건 아닐까요? 그리고 소위 말하는 그 주인공 무리가 사실은 얄팍한 조연이었던 거고요.”용강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소우연은 작게 입술을 달싹였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찌 되는 걸까요? 모든 것이 그 작가의 뜻대로 결정되는 건가요?”용강한도 알 수 없었다. 그는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싶다. 나도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인형 같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이 모든 것을 주관하는 지배자 같기도 했다.그는 소우연을 응시한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소우연이 말했다. “강한 오라버니, 오라버니는 도를 닦는 분이시잖아요. 이미 이 세상의 이치를 꿰뚫어 보시고는, 모든 것이 다 허상일 뿐이라 여겨 더 이상 미련조차 남지 않으신 건가요?”“너 하나만 빼고 말이다.”용강한이 소우연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며 대답했다.그는 제 마음이 이미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해졌다고 여겼으나, 오직 소우연만큼은 도저히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결국 저 때문에 마음을 다 비우지 못하셨군요.”“내가 그 기꺼움조차 달콤하게 여긴다는 걸 네가 어찌 알겠느냐.”용강한은 소우연의 손을 쥔 채 자리를 옮겨 그녀의 바로 곁에 바짝 다가앉았다. 소우연의 고개가 아주 자연스레 그의 단단한 어깨 위로 기울어졌다.소우연이 속삭이듯 물었다. “제가 영원을 바란다고 하면, 우리는 영원히 이리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14화

    용강한이 막 돌아서려던 순간이었다. 소우연이 여전히 그의 옷소매를 꼭 붙잡고 있었다. 용강한은 잠시 그 손을 내려다보다가 입을 열었다.“사실 별일 아니란다.”“별일이 아닌데 저를 보러 일부러 오셨단 말씀이신가요?”소우연이 용강한의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그가 시선을 피할 틈도 주지 않고 물었다.“무엇을 두려워하시는 겁니까?”“나는… 두려운 게 아니다.”“그럼 무엇인가요? 오라버니께서 이렇게 당황하시는 모습은 처음 봅니다.”당황이라니… 평소의 용강한이라면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 이토록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 소우연에게는 오히려 두려웠다.용강한은 그 단어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본인이 당황했다고?실소를 터뜨린 용강한은 그제야 소우연의 손을 맞잡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아마 잠시 마음이 조급해졌던 모양이구나.”“아까 하신 말씀 말이에요. 내가 내가 아니라는 둥, 어쩌면 우리의 영혼이 육체에 갇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둥… 어째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겁니까?”소우연은 용강한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스치는 작은 감정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제게도 말씀해 주지 않으실 건가요?”소우연이 재촉하듯 물었지만, 용강한은 여전히 말하고 싶지 않은 기색이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제게도 말씀해 주실 수 없는 건가요?”그녀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다시 한번 물었다.용강한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말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구나.”“그렇게 복잡한 일인가요?”“복잡하지.”그가 계속해서 미간을 찌푸렸다. 소우연은 그런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평소에 그가 인상을 찌푸리는 일은 드물었다. 하지만 오늘은 벌써 몇 번이나 미간에 주름을 잡고 있었고, 그 모습에 소우연의 마음속에도 슬그머니 걱정이 피어올랐다.“전 서두르지 않을 테니, 오라버니께서도 조급해하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13화

    심연희가 가볍게 입을 달싹였다.“제가 이곳에 간다고 했을 때, 영남에 경장명이 있다는 말씀을 하시긴 했어요. 하지만 제가 단호하게 선을 그었지요. 저와 경장명은 그저 전생의 악연일 뿐이라고요. 이번 생에서 그자가 감히 저를 다시 건드리지는 못할 것이며, 저 또한 그에게 단 한 발짝도 다가가지 않을 거라고 말이에요.”이영이 그 말을 듣고 풋,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말이야 그렇지만, 오라버니께서는 분명 속으로 꽤나 긴장하고 계실 거예요.”“저와 전하 사이에는 벌써 아이가 둘이나 있는걸요.”심연희가 두 손을 펴 보이며 장난스레 어깨를 으쓱했다.그 모습에 이영과 심초운이 마주 보며 소리 내어 웃었다. 세 사람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음을 옮겼다.*한편, 용강한은 두 눈을 굳게 감은 채 침상 위에 다리를 포개고 꼿꼿이 앉아 있었다. 두 손은 가지런히 모아 도법을 익힐 때 취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었지만, 미간은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최근 들어 까닭 모를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뒤엉켜 마음이 몹시 심란했다. 특히 밤이 깊어질 때면, 소우연과 아무 거리낌 없이 정인 사이의 깊은 정을 나누는 꿈을 꾸곤 했다.그것은 환영 속에 존재했던 과거 같기도 했고, 어쩌면 아득히 번영한 먼 미래의 모습 같기도 했다. 그는 수억만 명의 사람들이 새장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네모난 방들에 갇혀 있는 기이한 광경을 보았다. 밤이어도 불빛이 대낮처럼 환히 빛났고, 흙길 위에는 마차 대신 쇳덩어리 같은 것들이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또 어떨 때는 그가 아득하고 몽롱한 텅 빈 허공에 홀로 서 있는 듯했다. 곁에는 사람 같기도 하고 사람이 아닌 것 같기도 한 기이한 존재가 서서, 차가우면서도 몹시 흡족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조그만 창문 너머로는 무수한 행성들이 둥둥 떠 있었다. 수많은 시공간과 그가 알고 있는 역대 왕조들, 그리고 전혀 알지 못하는 낯선 왕조들이 차례로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온갖 피부색을 지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이름조차 알 수 없는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12화

    “보아하니 굳이 서두를 필요도 없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고 있는 듯하구나.”이육진이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그의 곁에서 용강한은 손가락을 하나씩 짚어가며 가볍게 점을 치더니, 문득 심연희를 바라보았다.심연희는 흠칫 놀랐다. ‘용 대인께서 왜 나를 저런 눈으로 보시는 거지?’그러자 이육진과 이영, 심초운의 시선까지 일제히 심연희에게로 쏠렸다. 심연희는 짐짓 당황하여 제 얼굴을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심초운에게 물었다.“오라버니,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아니.”심초운이 짧게 대답하고는 곧바로 용강한을 바라보았다.“연희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다시 용강한에게로 향했다. 이육진이 거들었다.“무슨 일인지 말씀해 보십시오. 설마 또 뜸을 들이실 작정입니까?”용강한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크나큰 상운국을 다섯 살배기 어린아이 손에 맡기다니, 참으로 제 상식을 뒤엎는 일입니다. 게다가 감국 대신조차 하나 없다니요.”“뭐라고요?”이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외삼촌, 그게 무슨 뜻인가요? 오라버니께서 이 강산을… 윤이에게 맡긴다는 말씀이신가요?”용강한은 픽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보아하니, 내가 문산에 한번 다녀와야겠구나.”“지금요?”“그래.”이육진이 용강한을 향해 말했다.“영이 일행도 모두 왔는데, 함께 회포라도 풀지 않으시렵니까?”“만날 때가 있으면, 헤어질 때도 있는 법입니다.”용강한이 담담히 답했다.“그런 애매모호한 소리는 마십시오. 만남만 있을 뿐, 헤어짐은 없습니다.”이육진이 용강한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괜히 뜬구름 잡는 소리로 사람 심란하게 하지 마시지요.”용강한이 이육진의 시선을 마주하며 대답했다.“헤어짐이 있어야 언젠가 다시 만나는 법이고, 만나면 또 헤어지는 날이 오는 것입니다.”그때 이영이 재빨리 용강한의 앞을 막아섰다.“외삼촌, 대체 무슨 일인가요? 어딜 가시려는 건가요? 어마마마께는 말씀드리고 가시는 건가요?”용강한은 입을 달싹였다. 확실히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11화

    일행은 모닥불을 둥글게 둘러앉아 정세를 논했다. 군영 안은 더없이 평온했고, 아무도 그들을 방해하지 않아 마치 세상과 동떨어진 곳처럼 한적했다.이튿날 오후.이육진이 그제야 아갑과 아을을 데리고 소룡진 군영에 당도했다.이영, 심초운, 심연희 세 사람은 이육진 앞에 무릎을 꿇고 일제히 '선황'이라고 칭했다. 아갑과 아을 두 사람은 진작에 이육진의 신분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솟구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상운국의 최고 통치자들에게 귀순한 셈이었으니, 실로 혀를 내두를 만한 일이었다.이육진이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 “다들 무고하게 잘 지내더니, 어쩌다 예까지 다 달려온 게냐?”“오라버니께서 조정을 굳건히 장악하시어 천하태평을 이루시고, 남녀노소 모두가 평안히 생업에 종사하는 태평성대를 이루셨습니다. 그러니 저 같은 꼭두각시 황제는 황궁에 있으나 마나 한 셈이지요.”이영이 대답했다.이육진이 코웃음을 쳤다.“내가 너를 잘못 보았구나.”이영이 흠칫 놀라 되물었다.“아바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네가 더 잘 알고 있을 터인데.”이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아하, 그러니까 아바마마께서는 자신 역시 아바마마나 어마마마처럼 권력이나 황위에 큰 욕심이 없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었다.세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난 후, 이영이 다시 물었다.“아바마마, 어째서 어마마마는 함께 오시지 않은 겁니까?”“여기가 우리 본거지도 아닌데 네 어마마마를 뭣 하러 데려오겠느냐? 네 어마마마는 지금 군의관 노릇을 하며 그곳 의원들에게 의술을 가르치고 있단다. 훗날 영남의 의술은 그 의원들을 통해 전해질 터이니, 이 좋은 기회를 놓칠세라 네 어마마마가 그 일에 여간 열심인 게 아니란다.”이영은 어깨를 으쓱했다.용강한은 찻잔을 들어 물을 마시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부녀와 장인, 사위가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꽤나 흥미로웠던 것이다.이육진이 힐끗 용강한의 표정을 보고는 물었다. “이 대인, 무얼 그리 재미있어 하십니까?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10화

    “무슨 일이야? 그동안 뭐가 그리 의문이었는데?”이진이 주익선을 바라보며 물었다.주익선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막상 말하려니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 예전에 학문을 가르쳐 주시던 스승님께서 종종 하시던 말씀이 있어. 어떤 사람들은 이 세상에 사명을 띠고 태어나, 그 사명을 다 이루고 나면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난다고 하셨지. 역대 왕조의 성현들이나, 기울어가는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낸 대장군들이 남긴 업적들… 그게 바로 그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 이루어야 할 사명이었다는 거야.”이진은 고개를 내저었다. “무슨 말인지 더 모르겠어.”주익선이 이진을 마주 보았다.“예로부터 황족들은 하나같이 황위를 차지하려고 형제끼리 피를 흘리며 처절하게 싸웠잖아.”“야사나 책을 보아도, 높은 자리에 올라 황제가 되기를 마다하는 사람은 없었지.”이진이 담담하게 덧붙였다.주익선이 고개를 끄덕였다.“선황 폐하께서는 황위를 쟁취하셨지만, 여러 후궁을 두지도 않으셨고 나라를 형님에게 물려주시지도 않았어. 그 대신 어릴 적부터 곁에 두고 황태녀로 키우신 폐하를 선택하셨지. 그건 선황 폐하께서 폐하나 형님, 그리고 너까지 모두 똑같이 소중한 자식으로 여기셨다는 뜻이야.”이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남녀평등을 강력하게 내세우던 그 시절에도, 크게는 명문 세가부터 작게는 평범한 백성들까지 누구나 아들을 낳고 싶어 했잖아. 심지어 냄비나 그릇 같은 살림살이 하나라도 아들에게 물려주려 했지. 그런데 아바마마께선 이 거대한 강산을 언니에게 물려주셨어. 아바마마께선 대체 어떻게 그런 사상의 굴레를 깨뜨리신 걸까? 그리고 어째서 수천 년간 이어져 온 남성 우위의 통치 체제를 돌연 깨버리신 걸까?”주익선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소우연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선약방의 문은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것처럼 굳게 닫혀 있었다.“어쩌면, 방금 태후 마마께서 하신 말씀이 그 해답일지도 몰라.”주익선이 말했다.“선황 폐하와 태후 마마께서는 이 세상이 그저 덧없으며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77화

    ’만약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궁궐에 들어가 호위무사가 되든지, 아니면 마음잡고 글공부를 하여 과거를 봤을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텐데.’그는 가슴이 쓰렸다.이진은 주익선의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고운 입술선을 그려주기 시작했다.“아씨…”하녀 염이가 복숭아꽃 가지 몇 개를 안고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공주가 또다시 주익선에게 화장을 시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광경이 전혀 낯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는 주익선의 화장된 얼굴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35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저를 영원히 '시군'의 신분으로만 곁에 두려 하십니까?”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인상을 찌푸린 심초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영은 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강압적인 기운, 아침에 허공을 딛고 뇌운을 몰아칠 때 보여준 그 위압감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그 감각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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