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외전 13.루나가 세상에 태어난 지 어느덧 90일.헬렐 호텔 기획팀은 비상이 걸렸다.사유는 단 하나.‘강루나 양의 백일 잔치’였다.한때 지옥의 군단을 지휘하던 시우는 이제 펜트하우스 거실에 대형 화이트보드를 설치하고, 달봉과 함께 백일 잔치 전략 회의를 열고 있었다.“봉봉, 다시 확인해. 당일 호텔 로비에 배치할 생화는 전부 새벽이슬을 머금은 최상급 작약이어야 한다. 루나의 피부는 소중하니까, 꽃가루 날림이 적은 품종으로 선별했나?”“대표님, 이미 네덜란드 농장 하나를 통째로 예약했습니다! 꽃가루는커녕 향기 입자까지 필터링 중입니다!”달봉은 이제 비서인지 돌잔치 플래너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열정적이었다.그의 태블릿 PC에는 백일 잔치 초대 명단과 메뉴 리스트가 빼곡했다.“그리고 루나가 입을 백일 한복 말이야. 실크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놓은 건 당연하겠지? 아이의 몸에 닿는 거니 화학 염료는 절대 안 돼. 천연 염색으로만 진행하라고 전해.”“물론입니다! 장인께서 지금 눈이 침침해지실 정도로 정성을 쏟고 계십니다. 그런데 대표님…… 하객 명단에 ‘아스모데우스’ 님은 어쩌실 건가요? 저번에 루나 보러 오셨다가 호텔 조명을 다 깨트리셨는데…….”시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마력이 사라진 인간 시우에게 아스모데우스 같은 불청객은 이제 통제하기 힘든 변수였다.“그놈은 입구에서 모리한테 맡겨. 마녀의 인장으로 힘을 억제하라고 해. 루나의 백일 잔치에 소란을 피우는 놈은 누구든 내 손으로 직접 축출할 거니까.”그때, 안방에서 루나를 재우고 나온 서아가 거실의 풍경을 보고 헛웃음을 터뜨렸다.화이트보드에는 ‘루나의 동선’, ‘공기 청정 구역 설정’, ‘돌잡이(아니 백일잡이) 예상 시나리오’ 등이 복잡하게 적혀 있었다.“시우야, 우리 그냥 가족끼리 조촐하게 밥 먹기로 한 거 아니었어? 이건 무슨 국제 정상회담 수준인데?”“서아, 이건 단순한 식사가 아니야. 우리 루나가 이 험한 세상에 태어나 무사히 백일을 버텼다는 걸 증명하는 성스러운 의식이
외전 12.펜트하우스의 거대한 통창 너머로 서울의 야경이 차갑게 일렁이고 있었지만, 실내의 공기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톱모델 한서아의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 강시우의 일상은 이미 ‘전시 상황’이나 다름없었다.그는 호텔 전속 의료진 10여 명을 펜트하우스 바로 아래층에 24시간 상주시켰고, 분만실에 버금가는 최첨단 의료 장비들을 안방 옆에 비치해 두었다.“시우야, 제발…… 그만 좀 왔다 갔다 해. 바닥 닳겠다.”서아가 만삭의 배를 소중하게 감싸안으며 소파에 기대어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평소 런웨이 위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그저 한 생명을 품은 숭고한 어머니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시우는 얼음물을 들이켜며 초조한 눈빛으로 서아의 안색을 살폈다.“어떻게 가만히 있어? 네 몸 안에서 새로운 영혼이 밖으로 나오려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마력이 있었다면…….”시우는 자신의 두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한때 지옥의 유황불을 다스리고 수만 명의 영혼을 단숨에 거두어들이던 손이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손은 땀으로 젖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이제 그는 아내의 고통을 10분의 1로 줄여줄 작은 마법조차 부릴 수 없는, 그저 무력한 인간 남편일 뿐이었다.그때였다.평온하게 숨을 몰아쉬던 서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그녀가 배를 움켜쥐며 낮은 신음을 내뱉었다.“……아, 시우야. 시작된 것 같아. 아까랑은 달라.”시우의 심장이 쿵, 하고 발등까지 떨어지는 기분이었다.그는 사색이 되어 서아에게 달려가 그녀를 부축했다.“봉봉! 당장 병원으로!”이미 마력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우의 목소리에는 왕의 위엄과 절박함이 서려 있었다. 시우는 서아의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은 채 그녀의 젖은 손을 꽉 맞잡았다.“서아, 나 봐. 내 눈 봐. 내가 여기 있잖아. 숨 크게 들이마시고.”진통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마다 서아의 비명이 거실을 메웠다.런웨이의 여왕이라 불리며 어떤 시련 앞에서도 당당했
외전 11.모리의 지적은 뼈아팠다.마력이 있었다면 손짓 한 번으로 서아의 입덧을 멈추거나 태교 음악을 허공에 띄웠겠지만, 이제 시우는 오직 자신의 두 발과 두 손으로 모든 걸 해결해야 했다.“걱정 마라, 모리. 마력 따위 없어도 내겐 서아를 향한 집념과, 그리고…… 무한한 재력이 있지.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서아의 머리카락 한 올도 다치지 않게 할 거다. 내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어머, 아빠 됐다고 아주 대사가 신파네. 그럼 넌 이제 밤샘 육아도 몸으로 때워야 할 텐데, 괜찮겠어? 인간 몸뚱어리 그거 생각보다 금방 고장 난다고.”모리의 독설에도 시우는 끄떡없었다.그는 이미 집무실 한편에 쌓인 명품 아기용품 상자들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서아는 모델이라 감각이 예민해. 아이도 분명 엄마를 닮아 미적 감각이 뛰어날 거다. 마력으로 꾸며준 환상 따위는 필요 없어. 내 손으로 직접 조립한 아기 침대와 내가 직접 고른 유기농 면 의류만 입힐 거다.”“대표님! 제가 당장 육아 백과사전 전 권을 구매해서 요약본을 만들겠습니다! 인간 아빠로서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제가 서포트하겠습니다!”달봉이 다시 한번 충성심을 불태우며 눈물을 닦았다.모리는 툴툴거리면서도 은근슬쩍 가방에서 보석이 박힌 작은 노리개 하나를 꺼내 책상 위에 툭 던졌다.“이거, 마력은 없어도 인간 몸에 좋은 기운이 서린 진귀한 보석이야. 서아한테 전해줘. 임신 기간 동안 마음 안정되는 데는 직방이니까.”“모리 님…… 역시 츤데레의 정석이네요.”달봉의 감탄에 모리는 다시 선글라스를 내려쓰며 차갑게 대꾸했다.“닥쳐, 봉봉. 드라이브나 가. 나 지금, 이 염장질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당 떨어져.”집무실을 나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시우는 다시 초음파 사진으로 시선을 돌렸다.마력을 버리고 인간이 된 대가로 얻은 이 작은 생명.그것은 그가 지옥에서 누렸던 그 어떤 절대적인 권력보다도 무겁고 소중했다.시우는 사진 속 작은 점을 손가락으로 살며시 쓸어내렸다.이
외전 10.톱모델 한서아의 아침은 언제나 차갑고 날카로운 자기검열로 시작되었다.그녀의 몸은 단순한 신체가 아니라, 수억 원대의 계약이 오가는 정밀한 예술품이자 가장 엄격한 전장이었다.평소라면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떠 가벼운 스트레칭과 해독 주스로 몸을 깨웠을 그녀였지만, 요 며칠 사이 서아의 세계에는 기묘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이상해.”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던 서아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어지럼증에 다시 베개 위로 쓰러졌다.머릿속에 수천 마리의 나비가 날갯짓하는 듯한 몽롱한 감각.평소 저혈압이 있긴 했지만, 이토록 전신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게 가라앉는 기분은 생전 처음이었다.거실에서 조찬 모임 관련 서류를 훑고 있던 시우가 침실의 미세한 공기 흐름 변화를 감지하고 번개처럼 달려왔다.“서아, 아직 안 일어난 거야? 혹시 어디 안 좋아?”시우가 침대 머리에 앉아 서아의 이마를 짚었다. 악마 특유의 서늘한 체온이 닿자, 서아는 작게 신음하며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시우야, 나 좀 이상해. 몸이 내몸 같지가 않아. 자도 자도 졸음이 쏟아지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어. 아무래도 지난주 파리 화보 촬영 때 독감이라도 옮아온 걸까?”시우의 눈매가 순식간에 날카로워졌다.그에게 서아의 건강은 지옥의 안위보다 중요한 절대 명제였다.“열은 없는데…… 공기가 너무 희박하게 느껴지는군. 봉봉! 당장 주치의를 펜트하우스로 압송해 와! ”“시우야, 제발…… 그렇게 호들갑 떨지 마.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서아는 시우를 말리며 겨우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향했다.입맛을 돋우기 위해 평소 즐겨 마시던 산미 강한 에스프레소를 한 잔 내렸지만, 잔을 입가에 가져가는 순간 서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평소에는 세련되게만 느껴지던 원두의 향이, 오늘따라 지독한 타는 냄새와 비릿한 금속 향처럼 코끝을 찔렀다.“우욱……!”서아는 커피잔을 내팽개치다시피 하고 싱크대로 달려가 헛구역질했다.위장이 뒤집히는 듯한 강렬한 거부감.시우는
외전 9.화려했던 헬렐 호텔의 루프탑 웨딩 파티가 끝나고, 서울의 야경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새벽.연회장의 불은 꺼졌지만, 호텔 뒷마당의 작은 벤치에는 여전히 묘한 기류가 감돌고 있었다.“아…… 진짜 죽겠다. 대표님 결혼식인데 왜 제 수명이 깎이는 기분일까요.”달봉은 턱시도 나비넥타이를 거칠게 풀어 헤치며 벤치 등받이에 몸을 묻었다.그의 눈 밑에는 평소보다 두 배는 짙어진 다크서클이 훈장처럼 내려앉아 있었다.며칠 밤을 새우며 은방울꽃 수급부터 하객 명단 확인, 심지어는 시우의 넥타이 각도까지 챙겨야 했던 비서의 고충이 고스란히 묻어났다.그 옆에서 우아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손톱을 매만지던 모리가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봉봉, 엄살은. 네 주인님이 지옥의 왕좌를 버리고 인간 여자랑 계약을 갱신하는데, 그 정도 수고는 당연한 거 아냐?”“그 ‘주인님’ 모시느라 제 연애 전선은 이미 초토화됐다니까요? 모리 님, 아까 부케 못 받아서 화나신 거 제가 다 압니다. 근데 그건 바람이 분 거지 제 잘못이 아니잖아요.”달봉이 억울한 듯 항변하자, 모리의 눈썹이 움찔거렸다.사실 아까 지희에게 부케를 뺏긴 건 모리에게 꽤 큰 사건이었다.비록 여인의 사랑을 받게 해주는 악마이기는 하나, 지금은 서아의 든든한 조력자로서 그깟 꽃다발 하나 놓친 게 자존심 상했다.“누가 화났대? 난 그냥 꽃가루 알레르기가 걱정됐을 뿐이야. 그리고 봉봉, 너 착각하지 마. 내가 부케를 받으려고 했던 건 순전히 서아의 체면을 위해서였으니까.”“아 예, 그러시겠죠. 근데 아까 부케 놓칠 때 ‘야! 내 부케!’라고 소리 지른 건 제가 아니라 환청이었나 봅니다?”달봉의 능청스러운 대꾸에 모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평소라면 손가락 하나 까딱해서 달봉을 거꾸로 매달아버렸겠지만, 이상하게도 이 인간 남자 앞에서는 마력이 혀끝에서만 맴돌 뿐이었다.모리는 홧김에 옆에 놓여 있던 샴페인 병을 집어 들었다.하지만 병은 이미 비어 있었다.“치, 술도 없네. 야, 봉봉. 너 차 있지?
외전 8.지희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질투라기보다는, 그가 가진 상처의 깊이를 가늠해 보려는 조심스러운 탐색에 가까웠다.아스는 떨리는 손으로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차가운 저와는 달리,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제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그런 사람이었죠.”그것은 과거형이었다.하지만 그 문장 안에 담긴 애정의 농도는 현재 진행형보다 훨씬 진했다.지희는 가슴 한편이 시큰해지는 것을 느꼈다.그 ‘따뜻한 사람’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아모 씨가 여전히 그 그림자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하지만 지희는 물러서지 않았다.어제 루프탑에서 스스로 맹세하지 않았던가.그의 상처를 덮어주겠노라고.지희는 테이블 위로 손을 뻗어, 아스가 꽉 쥐고 있던 차가운 커피잔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아까의 기습적인 스킨십과는 다른, 아주 조심스럽고도 단단한 위로였다.“아모 씨. 아까 내가 그랬죠? 잊지 않아도 된다고.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아모 씨의 마음도, 나는 존중해요. 하지만 그 추억이 아모 씨를 갉아먹게 두지는 않을 거예요.”아스가 고개를 들어 지희를 바라보았다.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아까의 장난기 어린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한없이 깊고 따뜻한 신뢰만이 가득했다.“내 이상형은요, 자기 아픔을 솔직하게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에요. 완벽해 보이려고 애쓰지만, 사실은 넥타이 하나 매는 것도 서툰, 그런 귀여운 남자요.”지희의 농담 섞인 고백에 아스의 입가에 아주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제가 그렇게 귀엽습니까?”“네, 완전요. 그러니까 너무 미안해하지 마요. 과거의 그 사람도, 아모 씨가 이렇게 좋은 사람 만나서 다시 웃는 걸 바랄걸요? 만약 내가 그 여자였다면, 나보다 더 당신을 많이 웃게 해줄 여자가 나타나길 기도했을 것 같은데.”그 말은 아스의 심장에 박힌 가장 날카로운 가시를 더 깊이 쑤셔 넣었다.사라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늘
쾅! 문을 닫으려던 서아의 기세보다 펠의 발이 더 빨랐다.펠은 재빨리 문틈 사이에 명품 구두를 집어넣어 문을 막아섰다."이봐! 나 이미 짐도 다 싸서 왔다고!""그 짐 그대로 들고 네 펜트하우스로 돌아가면 되겠네. 어서 발 치워!""안 돼! 엘한테서 널 지키려면 이 방법밖에 없단 말이야! 그 자식이 너한테 관심이 있다고 대놓고 나한테 선전포고했다고!""뭐라고? 엘 씨가?""그래! 그때 치킨집에서 너 맥주 가지러 간 사이에 내 속을 다 뒤집어놨다고. 그런 소릴 듣고 내가 어떻게 널 혼자 둬?""아니,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네가 여길 왜 와? 아스…… 아니, 강아모 대표님?”그레모리는 본명을 부르려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급히 말을 바꿨다.아스모데우스는 여유롭게 와인 잔을 흔들며 대답했다.“말 그대로 대표니까. 이 회사 회장 아들의 이사취임식에 초대받는 건 당연한 비즈니스지. 그보다, 일개 직장인이야말로 여길 왜 온 거야?”“일개 직장인이라니. 나도 엄연히 실장이라는 직함이 있어. 업무상 참석한 거라고.”“아아, 그래. 실장 자격으로 왔다? 뭐, 네 업무 능력만큼은 인정해 주지.”“괜히 시비 걸지 말고, 저리 가. 너랑 섞여서 좋을 거
아스모데우스는 터져 나오려는 콧노래를 억지로 누르며 입술 끝을 말아 올렸다.구겨진 그레모리의 안색을 떠올리니 속이 다 후련했다.그동안 그레모리의 행동은 그의 인내심을 끊임없이 시험해 왔다.위대한 루시퍼의 곁을 독점하려 들며, 마치 자신이 그의 정비라도 되는 양 기세등등하게 구는 꼴이 가증스러웠다.자신보다 계급도 낮은 하위 악마 주제에 사사건건 막말을 내뱉으며 대드는 것도 눈엣가시였다.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건,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라’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며 그의 가장 깊은 흉터를 헤집어 놓는 것이었다.그런 그녀
현실감은 이미 안개 너머로 사라진 지 오래였다.여기서 비명을 지르고 도망쳐봤자 달라지는 건 없었다.이미 자신의 손은 이 아름다운 재앙에 붙잡혀 있었으니까.‘차라리 판타지 소설의 여주인공이 됐다고 믿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겠다.’“그 계약 말인데….”서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운을 뗐다.“너랑 계약하면, 정확히 너와 나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단순해. 나는 너의 소원을 들어주고, 너는 소원을 이룬 대가로 나에게 네 영혼을 넘기는 거지. 그게 전부야. 특별할 건 없어.”펠은 마치 아주 공정한 거래를 제안하는 사업가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