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로맨스 / 남사친의 유효기간 / 11화 · 1일 차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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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 1일 차 연애

مؤلف: 6jay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8-14 19:42:30

주아는 눈을 뜨자마자 허리를 감은 팔부터 확인했다.

어젯밤의 대답을 아침에도 듣겠다던 사람은 정작 깊이 잠들어 있었다. 평소보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이마를 덮고, 베개에 눌린 뺨에는 희미한 자국이 남았다.

15년 동안 지혁이 자는 모습은 여러 번 봤다. 경기 전날 대기실에서도, 밤새 영화를 보다 잠든 소파에서도 봤다.

같은 침대에서 눈을 뜬 것은 처음이었다.

주아가 팔을 살짝 들어 보려 하자 지혁의 손이 허리에서 움직였다. 눈은 감은 채였다.

“가지 마.”

“화장실 가려고.”

“갔다 와.”

“그러려면 놔야지.”

그제야 팔이 풀렸다. 주아가 침대에서 내려서자 지혁이 눈을 떴다. 잠이 덜 깬 얼굴로 주아를 위아래로 확인하더니 상체를 일으켰다.

“후회해?”

“아침부터 진짜.”

“대답해 준다며.”

주아는 침대 옆에 서서 지혁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었다.

“안 해. 어제보다 더 좋아해. 됐어?”

지혁이 손목을 잡아당겼다. 중심을 잃은 주아가 침대 위로 다시 넘어가자 그가 웃으며 받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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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사친의 유효기간   17화. 친구 사이에는 안 하는 것

    아무리 살펴도 일하는 모습이었다.그래서 더 짜증이 났다. 상대가 지혁에게 개인적인 호감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지혁이 선을 넘은 것도 아닌데 자신만 혼자 심술을 부리고 있었다.“이주아, 내려와.”회원 수업을 끝낸 지혁이 어느새 러닝머신 앞에 서 있었다.“나 아직 덜 했어.”“발 끌고 걷잖아. 내려와서 스트레칭해.”“대표라고 회원 운동을 마음대로 줄여?”“회원님, 지난주에 목 결린다고 새벽 2시에 연락하셨죠.”지혁이 수건을 내밀었다. 존댓말은 썼지만 표정은 잔소리할 때 그대로였다.주아는 마지못해 매트로 내려왔다. 거울 앞에서 어깨를 펴자 지혁이 뒤에 섰다.“골반부터 틀어졌어.”“오늘 컨디션이 별로라니까.”“손 댄다.”허락을 구하는 세 글자에 배에 준 힘이 풀렸다.지혁의 손이 허리 양옆을 잡았다. 손바닥으로 위치를 고정한 뒤 몸을 곧게 세웠다. 거울 속 두 사람은 가까웠다. 주아의 머리 위로 지혁의 턱이 보이고, 검은 티셔츠에 감싸인 가슴이 등 뒤에 있었다.“복부 힘 풀지 마.”“주고 있어.”“안 주고 있는데.”“네가 갑자기 잡으니까 그렇지.”지혁이 거울로 주아와 눈을 맞췄다.“잡는다고 말했어.”“그 말이 더 이상해.”“그럼 예전처럼 말 없이 해?”주아는 대답하지 못했다. 지혁의 손이 먼저 떨어졌다. 닿았던 곳이 비어 버리자 허리가 어색하게 느껴졌다.주아는 물병 뚜껑을 세게 돌렸다.“아까 그분 유명한 배우지?”“응.”“오래 가르쳤어?”“반년쯤.”“허리 안 좋나 봐.”“왜.”“네가 계속 잡아 주길래.”지혁이 물끄러미 바라봤다. 주아는 생수를 두 모금이나 급하게 마셨다.“회원 상태가 궁금하면 차트 보여 줘?”“됐어. 개인정보를 왜 봐.”“그럼 왜 물어.”“친구 일에 관심 좀 가질 수도 있지.”주아가 라커룸 쪽으로 돌아섰다. 뒤에서 지혁이 이름을 불렀지만 못 들은 척했다.친구의 일에 관심을 가진 것뿐이다.속으로 반복할수록 변명처럼 들렸다.다음 날 점심, 주아는 전날 센터에서 있었던 일까지 결국 서

  • 남사친의 유효기간   16화. 그 여자 회원은 누구야

    주아는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키스.두 글자만 말하면 됐다. 그런데 식탁을 사이에 두고 지혁과 눈을 맞추자 그 단어가 목에 걸렸다. 업무 회의에서는 수위 높은 원고도 아무렇지 않게 논의하는데, 자신이 한 키스는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웠다.“네가 가르쳐 준 거.”“내가 뭘 가르쳤는데.”“손 잡는 법. 눈 피하지 말라는 거. 그런 거 다.”“그게 다였어?”지혁은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주아가 먼저 의자에서 일어났다.“사람이 피곤하다는데 취조하냐? 씻을 거야.”“이주아.”“내일 얘기해.”도망치듯 방문을 닫고 나서야 주아는 제 행동이 우스워졌다. 평소라면 지혁이 말을 피할 때 끝까지 따라다니며 대답을 받아 냈다. 지금은 역할이 반대였다.문밖에서 발소리가 잠깐 멈췄다가 멀어졌다.주아는 침대 끝에 앉아 민석과 잡았던 손을 내려다봤다. 손에는 아무 흔적도 없는데 지혁에게 들킨 기분이었다.더 곤란한 건, 지혁이 질투하는 것처럼 보여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다음 날부터 지혁은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굴었다.아침마다 주아 몫의 샌드위치를 싸 놓고, 밤에는 냉장고에 있는 반찬부터 먹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주아가 야근한 날에는 거실 불을 켜 둔 채 먼저 잤고, 구부정하게 노트북을 보는 모습을 발견하면 뒤에서 어깨를 펴게 했다.달라진 건 접촉 직전마다 지혁의 손이 잠깐씩 망설인다는 점이었다.목에 붙은 먼지를 발견하고도 손가락으로 먼저 가리켰고, 후드 끈이 가방에 걸리면 주아가 돌아볼 때까지 기다렸다. 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손부터 뻗던 사람이었다.주아는 그 망설임이 불편했다. 자신이 괜히 경계를 의식하게 만든 것 같으면서도, 막상 손이 닿지 않으면 아쉬웠다.친구 사이가 이렇게 번거로웠던 적은 없었다.***“허리 꺾지 말고 배에 힘.”지혁이 한 말은 아니었다.주아는 러닝머신 위에서 걷다가 고개를 돌렸다. 센터 안쪽 매트에서 지혁이 여성 회원의 자세를 잡아 주고 있었다. 낯이 익다 했더니 최근 주말 드라마에 나오는

  • 남사친의 유효기간   외전 03 · 완벽한 다음 계약을 시작하는 법

    대기실의 조명은 너무 밝았다.흰색 생화가 가득 채워진 대기실 안쪽, 거울 앞에 주아가 앉아 있었다. 오프숄더 디자인의 실크 드레스는 가녀린 쇄골 라인과 목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단정하게 묶어 올린 머리 아래로 가느다란 목덜미가 유난히 하얗게 보였다.주아는 거울 속 제 모습이 어색해 자꾸만 치맛자락을 만지작거렸다. 늘 모니터 앞에서 편한 후드티나 셔츠를 걸치고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자판을 두드리던 일상에서 가장 멀리 도망쳐 온 옷이었다.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대기실 문이 열렸다.짙은 남색 예복을 차려입은 지혁이 들어섰다. 평소 센터에서 회원들을 지도할 때 입던 티셔츠도, 외근 나갈 때 입던 세미 정장도 아니었다. 단단한 어깨와 곧은 등판의 실루엣을 정교하게 살려낸 턱시도가 지혁에게 맞춤옷처럼 어울렸다.지혁은 문손잡이를 잡은 채 한동안 걸음을 떼지 못했다.“야. 뭘 그렇게 넋을 놓고 봐.”주아가 긴장감을 감추려 일부러 퉁명스레 말을 건넸다. 그제야 지혁의 긴 다리가 움직였다. 주아의 의자 옆에 멈춰 선 그의 시선은 여전히 드레스의 목선과 주아의 얼굴에 머물러 있었다.“잘 어울려서.”1년 전, 소개팅 옷을 골라주던 소파 앞에서의 대답과 똑같은 말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무심한 척 삼키던 눈빛과 달리, 지금 지혁의 눈에는 소유욕과 깊은 애정이 숨김없이 드러나 있었다.“귀걸이가 자꾸 고개가 비뚤어지네.”주아가 거울을 보며 귓불에 걸린 작은 다이아몬드 장식을 만지려 하자, 지혁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뒤로 다가왔다.거울 속에 두 사람의 실루엣이 겹쳤다. 187센티미터의 커다란 지혁이 몸을 굽혀 주아와 눈높이를 맞추자, 주아의 작은 어깨가 그의 넓은 품 안으로 고스란히 들어갔다.“가만있어.”“가만있는데.”“또 굳었어.”익숙한 대화법이었다. 지혁의 뜨거운 숨결이 주아의 귓가와 가녀린 어깨 위로 여과 없이 흩어졌다. 지혁의 큰 손가락 끝이 주아의 귓불에 닿았다. 미세하게 떨리는 주아의 숨소리가 지혁의 손끝에 닿자, 그의 아래턱이 굳었다.“수선

  • 남사친의 유효기간   외전 02 · 로맨스팀의 S급 실존 남주

    사무실의 공기는 언제나 건조하고 미지근했다.오후 2시, 론칭을 앞둔 신작의 예약 배너 이미지 시안을 검수하는 이주아의 눈이 모니터 안쪽을 사섭게 파고들었다.웹소설 PD의 하루는 독자들의 아주 미세한 피드백 하나, 배너 글자체의 각도 하나를 잡아내는 사소하고 피곤한 조율의 연속이었다.“선배님, 시안 3번으로 결정하면 마케팅팀이랑 조율은 제가 할까요?”옆자리 신입 PD가 의자를 당기며 조심스레 묻자 주아가 마우스를 가볍게 딸각였다.“아니, 디자인팀이랑 시안 확정은 내가 직접 할게. 대신 예약 배너 문구 수정한 것만 마케팅팀에 바로 공유해 줘.”“네, 알겠습니다!”신입이 의자를 뒤로 밀며 대답하는 순간, 파티션 너머로 단정한 단발머리의 한서영 팀장이 고개를 내밀었다.“이 PD, 로비 안내 데스크에서 연락 왔던데. 어떤 잘생긴 분이 너 앞으로 종이 봉투 하나 맡겨 놨다고.”주아는 키보드 위에 올렸던 손가락을 일순간 멈췄다. 물어보지 않아도 그 ‘잘생긴 분’이 누구인지 뻔했다.로비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주아의 입가가 미세하게 말려 올라가 있었다.지하 1층 안내 데스크 옆, 커다란 통유리창을 등지고 서 있는 권지혁은 멀리서도 튀었다. 짙은 회색 반소매 티셔츠에 편안한 트레이닝 바지 차림이었지만, 수영으로 다져진 넓은 어깨와 반듯한 체격은 로비를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바쁘다면서 직접 온 거야?”주아가 다가가자 지혁이 들고 있던 하얀 종이 봉투를 건넸다.봉투 안에는 따뜻한 기운이 남은 소금빵 두 개와 투명한 용기에 정성스럽게 깎아 담은 사과가 들어 있었다.“근처 스포츠 브랜드 미팅하러 가는 길이야. 네가 아침에 사과 남기고 갔길래.”지혁의 어조는 늘 그렇듯 무심하고 건조했다. “나 밥 잘 챙겨 먹는다고 몇 번을 말해. 이렇게 매번 사다 주면 사내에 소문 다 나, 권 대표님.”“책임지려고 온 거 아니야. 그냥 보고 싶어서 온 거지.”지혁이 주아의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매만지며 낮게 속삭였다.

  • 남사친의 유효기간   외전 01 · 파란 실팔찌를 묶던 소년의 여름

    수영장의 온도는 늘 미지근했다.락스 냄새가 밴 공기와 끊임없이 철퍽이는 물소리.권지혁의 십 대는 그 단조로운 소음 속에 잠겨 있었다.물속에 들어가면 세상의 모든 시끄러운 것들이 단번에 지워졌다.숨을 참는 동안 들리는 건 제 심장박동뿐이었다.지혁은 그 서늘한 고요가 좋았다.중학교 2학년, 그 시끄러운 여자애가 제 궤도에 침입하기 전까지는 그랬다.“야, 너 수영 진짜 잘한다!”체육관 구석에서 홀로 흙이 묻은 신발 끈을 묶고 있던 지혁에게 다짜고짜 말을 걸어온 것은 이주아였다.낯가림이 심하고 무뚝뚝하던 소년의 세계에서 주아는 지나치게 선명했다.남들은 무서워하는 지혁의 서늘한 눈빛에도 주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그날 이후로 주아는 매일 방과 후 수영장 관중석 맨 앞줄에 턱을 괸 채 앉아 지혁의 훈련을 구경했다.수영모를 눌러쓰고 수영복 한 장만 걸친 채 숨을 헐떡이는 지혁을 보며 주아는 잘도 웃었다.“야, 너 수영복 진짜 작아 보인다. 엉덩이 안 껴?”“……대회용이야, 바보야.”귀가 벌개져서 물속으로 다시 뛰어드는 소년을 보며 주아는 관중석을 뛰어다녔다.소년에게 수영 레인 너머의 다른 것을 보게 만든 첫 번째 균열이었다.고등학교 1학년, 첫 전국대회를 앞둔 여름날이었다.경기장에 함께 갈 수 없게 된 주아는 지혁을 찾아와 엉성한 실팔찌를 내밀었다.문구점에서 산 파란 실과 구슬로 서툰 솜씨로 꼰 물건이었다.자세히 보니 가운데 하얀 플라스틱 구슬 하나가 한 칸 툭 튀어나와 있었다.지혁은 제 손바닥 위에 놓인 엉성한 실뭉치를 내려다보았다.“이게 뭔데.”“부적이야, 부적. 너 또 혼자 덜덜 떨면서 속 썩이고 있을까 봐 만들었지.”“유치하게 이런 걸 왜 차고 뛰어. 물에 들어갈 때 방해되잖아.”“그럼 왜 줘.”지혁이 툴툴거리자 주아가 그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가방에 넣어 둬. 네가 또 혼자 긴장할까 봐 주는 거야.”지혁은 잠시 주아의 손길이 닿은 손목을 내려다보다가, 낡은 수영 가방 안쪽에 실팔찌를 밀어 넣었다.주아가

  • 남사친의 유효기간   12화 · 남사친의 유효기간

    1년 뒤, 주아는 원고 중반에서 커서를 멈췄다.여자 주인공이 10년 된 남자 사람 친구의 고백을 받고 곧장 사랑을 깨닫는 장면이었다. 예전의 주아라면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코멘트부터 남겼을 것이다.주아는 문장 옆에 메모를 달았다.남주의 오래된 마음이 여주의 대답까지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고백 전부터 여주가 이 사람을 특별하게 대했던 장면과, 고백 뒤 혼자 선택하는 시간을 보강해 주세요.저장 버튼을 누르자 옆자리의 신입 PD가 의자를 밀고 다가왔다.“선배님, 진짜 오래된 친구끼리 갑자기 키스하면 안 어색할까요?”“어색하지.”“그럼 어떻게 연애해요?”“어색한 채로 하는 거야. 친구였던 시간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역시 로맨스는 어렵네요.”“남의 로맨스는 쉬워.”주아가 무심코 대답하자 지나가던 서영이 웃었다.“본인 것도 이제 꽤 잘하던데?”신입의 눈이 반짝이자 주아는 원고로 그 시선을 가렸다.“팀장님, 쓸데없는 정보 주지 마세요.”휴대전화가 짧게 울렸다.권지혁이었다.오늘 7시. 잊지 마.주아는 달력을 확인했다. 아무 일정도 적혀 있지 않은 날이었다.뭘?답장은 금세 왔다.1년.주아는 날짜를 다시 봤다.정말로 연애를 시작한 지 정확히 1년 되는 날이었다. 작년 이맘때 옷장을 비우던 지혁에게 최소 1년은 만나고 결혼을 이야기하자고 했었다.설마.주아가 화면을 보고 있자 서영이 옆에서 슬쩍 물었다.“왜, 프러포즈한대?”“누가요.”“표정이 계약서 사인 직전인데.”“그냥 저녁 먹자는 거예요.”주아는 휴대전화를 엎어 놨다. 얼마 못 가 다시 들어 확인했지만 추가 메시지는 없었다.그 무뚝뚝함까지 평소의 지혁과 같았다.***지혁의 운동센터는 지난 1년 동안 한 층을 더 넓혔다.일반 회원 수업과 선수 재활 공간을 분리했고, 은퇴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진로 프로그램도 시작했다.주아가 6시 반쯤 센터에 도착했을 때 지혁은 신입 트레이너의 수업 기록을 검토하고 있었다.“통증 있다고 했으면 중량부터 낮추고 가동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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