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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결혼식은 어떻게 할까

Author: 도수정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07 05:49:17

셀레나는 벙 찐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에이든이 루시아의 곁에서 어느 때보다 말간 얼굴로 웃고 있는 꼴이 꼭 그들의 어린 시절 같았다.

“결혼식은 어떻게 할까. 루시.”

그는 정말로 즐거워보였다. 추방일까지 고작 5일 남았다는 걸 전혀 생각지 않는 듯이.

루시아는 반면 살짝 우려스러운 얼굴이었다. 자신이 지금 이렇게 단순한 문제로 고민해도 괜찮은지 모르겠다는 듯이.

“셀레나에게 설명은 했어, 디디?”

그제야 아 하고 그가 입을 벌리며 뒤늦게 설명을 했다.

“그러니까, 루시가 에이든과 결혼해서 망명 절차를 밟자는 거죠?”

계획을 세운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셀레나가 이마를 짚었다. 이런 일을 그녀와 상의도 안하고 저지르는 건 에이든이나 그럴 줄알았건만 루시아까지 말려든걸까 싶었다. 하지만 그런 거라기에는 루시아의 기분이 썩 나빠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벨루아에 있을 때보다 훨씬 안색이 좋아졌다.

에이든이 타운하우스의 집사에게 말해 식단을 챙기기 시작한 것도 있었고 꼬박 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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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언제부턴가 종종 세상에 아주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사람의 얼굴을 하거나, 아주 먼 사막을 횡단한 모험가처럼 피로한 낯으로 멍하니 앉아있는 일이 늘었다.그럴 때면 셀레나는 그저 잠시 곁을 비우고 방문 밖을 서성이며 혹시나 루시아가 쓰러지지는 않을까밖을 지키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묻지 말아달라는 분위기에 무엇도 해줄 수 없었다.셀레나는 궁금했다. 이제껏 누구도 들어가지 못한 그 세계에, 눈앞의 남자는 과연 어떨 것인지. 루시아는 그에게 자신의 바닥을 드러낼 것인지.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소설 속에나 나올법한 진부하고 낭만적이고 다만 주인공들은 행복한, 그저 음유시인의 사랑 이야기같은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에이든은 자신이 그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같았지만.***루시아가 잠들었다가 깨어났을 때는 그때였다. 악몽을 꿔서 식은땀으로 온몸이 범벅이었다. 레이스를 두른 잠옷을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싶었다. 마침 셀레나가 자러 간 듯 했다. 부르는 줄을 당길까 하다가 친구에게 이건 너무 하대하는 방식인 것같아 평소에 선호하지 않았던 걸 잠결에 떠올리고는 슬리퍼에 발을 넣었다. 비교적 나라의 가운데에 위치한 수도라고는 해도 나스는 전반적으로 사계절이 뚜렷한 제국에 비해 갑자기 날씨가 급변하는 일이 많았다. 특히 이번 몇 주는 꼭 열대우림의 우기처럼 소나기같은 비가 내리고 잦아들기를 반복하더니 고작 하루 이틀 만에 겨울 찬바람같은 찬기가 불어왔고, 입에서는 숨을 내쉴 때마다 하얀 연기가 불었다.하우젠 령에 갈 목적으로 루시아와 셀레나가 주문했던 겨울옷이 늦어지는 것도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로 의상실에 겨울옷 주문 제작이 폭주해서 라고 했다.루시아는 서늘한 복도의 기운을 느끼며 두꺼운 스웨터실로 짠 숄을 어깨에 두르고 자박자박 처음으로 혼자가 되어 타운하우스를 거닐었다. 아무도 없이 고요한 통로를 건너는 일은 이곳에서 좀처럼 없어서 오래간만인 일이었다.아이가 죽고 나서, 그러니까 루시아가 겨우 눈을 뜨고 아이의 관을 받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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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사실 고기 그만 먹고 싶어. 채소나 과일이나 이왕이면.... 나스의 디저트가 궁금해”풋하고 에이든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온 것이 그때였다.루시아로서는 정말 오랫동안 말할지 말지 고민하던 일이었으므로 휘둥그레 해질 수 밖에 없었다. 지나치게 육식 위주인 식단이 연일 차려져서 부담스러웠다. 남기면 주방장이 슬퍼한다고 셀레나가 말했고, 에이든이 빙긋 웃으면서 맛있게 먹기에 나스의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고기를 많이 먹는구나 생각하고 그들의 관습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매일 먹으니 소화도 안되고 속도 더부룩하고 몸도 무거워지는 것같았다.“알았어. 집사한테 말해둘게.”에이든이 잔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쿡쿡대자 그제야 루시아는 나스의 관습과 무관하게 그가 지시한 사항임을 알아챘다.“네가 그런 거구나.”어쩐지 느껴지는 배신감에 그를 미운 눈으로 흘겨보자 에이든이 항복이라는 듯 양손을 내보이며 말했다.“하지만 루시, 넌 정말 말랐었어.”아주 보기 안타까울 정도로 그랬다. 셀레나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나, 루시아는 문득 벨루아에서 아이를 잃은 후로 식사를 한 날보다 안한 날이 많았다는 걸 생각해내곤 입을 다물었다.“이제야 좀 보기 좋을 정도야.”셀레나가 굳건하게 말했다. 제 친구의 증언은 꺾이지 않을 그녀의 뜻을 말해주듯 단단해보였다.“알았어. 대신 채소도 좀 많이 줘.”난데없는 편식조차 기쁜 듯 에이든이 당장 꽃이 피어날 듯 활짝 웃었다.“이러니까, 꼭 어릴 때같네.”루시아가 그런 그를 보며 중얼거렸다.“응?”“어릴 때는 디디 네가 아르테미스에서 내가 가져온 식사에 고기가 없다고 그렇게 싫어했잖아.”막 큰 부상을 당했다가 살아난 그가 회복을 할 수 있도록 고기를 잔뜩 먹여주고 싶었지만 레이루나는 아름다운 귀족 영애가 식탐을 부려 살이 쪄서는 안 된다고 하며 루시아에게 주로 채소 위주의 식단을 짜서 주고는 했다. 그걸 조금 먹고 남겨서 디디에게 가져가면 그는 오늘도 풀떼기냐며 실망한 얼굴로 포크로 접시만 뒤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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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레나는 벙 찐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에이든이 루시아의 곁에서 어느 때보다 말간 얼굴로 웃고 있는 꼴이 꼭 그들의 어린 시절 같았다.“결혼식은 어떻게 할까. 루시.”그는 정말로 즐거워보였다. 추방일까지 고작 5일 남았다는 걸 전혀 생각지 않는 듯이.루시아는 반면 살짝 우려스러운 얼굴이었다. 자신이 지금 이렇게 단순한 문제로 고민해도 괜찮은지 모르겠다는 듯이.“셀레나에게 설명은 했어, 디디?”그제야 아 하고 그가 입을 벌리며 뒤늦게 설명을 했다.“그러니까, 루시가 에이든과 결혼해서 망명 절차를 밟자는 거죠?”계획을 세운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셀레나가 이마를 짚었다. 이런 일을 그녀와 상의도 안하고 저지르는 건 에이든이나 그럴 줄알았건만 루시아까지 말려든걸까 싶었다. 하지만 그런 거라기에는 루시아의 기분이 썩 나빠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벨루아에 있을 때보다 훨씬 안색이 좋아졌다.에이든이 타운하우스의 집사에게 말해 식단을 챙기기 시작한 것도 있었고 꼬박 꼬박 그가 루시아의 산책을 챙기기도 해서였다.셀레나는 매일 바쁠 그가 그녀를 들여다봐주는 게 고마웠다. 적어도 그녀의 조국에 있는 어떤 공작보다는 나아보였다.“오늘은 날이 조금 흐리다, 디디.”산책은 하지 말자는 뜻을 돌려만한 것었다. 사실 에이든과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지만 매일 산책을 가는 일이 조금 체력에 부치던 루시아였다.“그럼 온실을 갈까?”물론 그가 여기서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하우젠은 추운 지방이었다. 지금보다 체력이 붙지 않으면 분명 병치레가 잦아질 것이었다. 에이든은 벨루아 공작저에서 쓰러졌던 루시아를 생각하고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그걸 본 루시아가 자신이 산책을 가지 않으려 하자 그가 불쾌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오해를 했다.“음, 에이든.”그의 이름을 부르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에이든이 셀레나에게 두었던 시선을 바로 거둬들이고 루시아를 들여다봤다.“왜, 루시?”아까 살짝 찌푸렸던 인상은 어디로 갔는지 아주 해사한 미소였다. 어쩐지 그게 눈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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