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인연전의 줄이 칠성각보다 훨씬 빠르게 줄어들었다. 인파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안요한이 서현주의 손을 아주 꽉 잡았다.사실 서현주는 인연전의 소문에 대해 그리 관심이 없었다. 줄을 서 있는 내내 주변에 늘어선 작은 노점들을 구경하기에 바빴다.하지만 노점마다 커플들이 가득 에워싸고 있어 무엇을 파는지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그렇게 한참 넋을 놓고 구경하던 차에 안요한이 서현주의 손을 잡아당겼다. 고개를 돌리자 안요한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집중해. 곧 우리 차례야.”서현주가 낮게 대답했다.“알았어요.”이번에 안요한은 그녀가 정성을 다해 절을 올리는지 아주 엄격하게 감시했다. 털끝만큼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기세였다.그런 그의 모습에 서현주는 속으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눈웃음을 짓자마자 안요한이 금세 알아채고 고개를 돌려 경고 섞인 눈빛을 보냈다.“웃지 말고 진지하게.”서현주는 즉시 웃음기를 지우고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앞사람이 하던 대로 절을 올린 뒤 몸을 일으켜 안요한을 바라보았다.안요한이 향을 든 채 두 눈을 감고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었다. 밖에서 스며든 은은한 빛이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 따뜻함 덕분인지 날카롭던 그의 얼굴선이 한결 유연해 보였다.쏟아지는 빛줄기 속에 서 있는 안요한의 모습이 이상하리만큼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미 주변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에게 감탄 어린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서현주가 입술을 깨물고 웃으면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안요한을 따라 두 손을 모으고 경건하게 기도를 올렸다.눈을 떴을 때 안요한이 어느새 웃는 얼굴로 바짝 다가와 있었다.“웬일로 이렇게 진지해?”서현주가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구체적인 상황은 얘기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안요한이 좋아할 만한 대답을 건넸다.“그러게요.”안요한의 눈가에 깊은 미소가 번졌다. 그는 서현주와 함께 향로에 향을 정성스레 꽂았다.그 후로도 안요한은 무척이나 정성을 쏟았다. 인연전 주변의 노
안요한이 동전 하나를 집어 손을 항아리 입구 위로 가져갔다. 아주 무심하게 손을 툭 놓자 동전이 수면 위로 떨어지며 작은 물보라를 일으켰다.동전이 서서히 가라앉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매끄럽게 항아리 안에 떨어졌다.서현주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돼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안요한이 다시 나지막이 웃음을 터뜨렸다.억울해진 서현주가 불평을 늘어놓았다.“이거 다 내 돈 주고 바꾼 동전들인데 어쩜 이럴 수가 있어요?”그가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이제 항복?”“잘나셨네요, 아주. 계속 던져봐요. 아직 이렇게나 많이 남았는데.”그녀가 뾰로통하게 대꾸하자 안요한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됐어. 화 풀어. 남은 동전 다 줄 테니까 네가 던져.”서현주의 눈이 다 반짝 빛났다.“정말요?”안요한이 망설임 없이 남은 동전들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당연하지. 자, 받아.”그제야 서현주의 얼굴에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득의양양한 표정이 도도한 여우 같았다.“그럼 사양 안 할게요.”“그래.”그녀를 바라보는 안요한의 눈빛이 한없이 부드럽고 온화했다.그래도 이번에는 훨씬 운이 좋았다. 스무 개 남짓한 동전 중 열다섯 개나 골인시켰으니 꽤 괜찮은 성적이었다.조금 전의 서운함을 털어버린 듯 서현주가 만족스럽게 손을 툭툭 털었다.“됐어요. 이제 다음 장소로 가요.”안요한이 서현주의 손을 꼭 잡고 코트 주머니 속에 넣었다. 서현주는 거부하지 않고 순순히 따랐다.백령사는 아주 큰 사찰이었다. 칠성각에서 나온 뒤 잠시 길을 헤매던 서현주가 안내 표지판을 보면서 안요한에게 물었다.“다음은 어디로 갈까요?”안요한의 눈에 오직 한 곳만 들어왔다.“인연전.”서현주의 시선이 안요한에게로 향했다. 안요한이 고개를 숙이고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마음속에 작은 설렘과 함께 기쁨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고 묘한 눈빛으로 안요한을 쳐다봤다.그녀가 가볍게 헛기침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
이번에는 동전이 항아리 가장자리에 스치지도 못했다.서현주는 다시 동전 하나를 집어 들고 항아리 입구에 정조준해 떨어뜨려야겠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또 넣지 못했다. 동전을 연속 열 개나 던졌지만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서현주가 마지막 남은 동전을 꼭 쥐고 입을 가린 채 낄낄거리는 안요한을 올려다봤다.“이제 진짜 진지하게 할 거예요.”안요한이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진지하게 해봐. 그런데 사실 아까도 꽤 진지해 보였어.”조금 전 서현주의 표정을 떠올려 보았다. 작은 얼굴이 더할 나위 없이 비장했고 점점 많은 동전이 연못 바닥으로 가라앉을수록 그녀의 표정이 눈에 띄게 엄숙해져 갔다.서현주가 고운 미간을 찌푸리며 정색한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웃지 말아요.”그 말에 안요한이 바로 진지한 표정으로 바꾸고 헛기침했다.“알았어. 웃지 않을게.”그러고는 들고 있던 동전들을 그녀에게 건넸다.“부족하면 내 거 던져.”서현주가 턱을 당당히 치켜세웠다.“됐어요. 이거면 충분해요. 그건 요한 씨나 써요. 이거 생각보다 어렵거든요.”안요한이 고개를 끄덕이고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래. 후회하지 마.”서현주가 자신만만하게 대꾸했다.“안 해요, 후회.” 이번에는 훨씬 더 신중해졌다.우선 주변 사람들을 유심히 살폈다. 동전을 항아리 안에 골인한 사람들의 손짓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관찰했다.그렇게 한참을 지켜보던 서현주가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잠시 후 서현주가 마지막 남은 동전을 만지작거리며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이젠 안요한도 옆에서 대놓고 웃었다.서현주가 속으로 생각했다.‘대체 왜 안 들어가지? 재물신이 내가 부자 되는 걸 싫어하시나? 벌써 스무 번 넘게 던졌는데 한 번도 안 들어갔어.’이젠 부정적인 생각마저 들었다. 재물신이 그녀를 보살펴주지 않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아무래도 이따가 다시 가서 더 정성껏 기도를 올려야 할 듯싶다.그때 서현주의 뒤에서 한 관광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남자가 여자에게 속삭였다.“자기
서현주가 손을 내밀어 안요한의 팔짱을 살며시 꼈다.“그래요.”두 사람이 인파에 휩쓸려 걷다가 마침내 절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로 들어서자 공간이 훨씬 넓어져 아까처럼 사람에게 치일 일이 없었다.서현주가 안요한을 잡고 안내도 쪽으로 걸어가더니 단번에 칠성신을 모시는 칠성각을 찾아내고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먼저 칠성신께 빌러 가요.”안요한이 서현주가 이끄는 대로 고분고분 발걸음을 옮겼다.그녀는 길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였다.이곳 백령사에서 가장 향불이 끊이지 않는 곳이 단연 칠성각이었다.입구에 도착한 서현주와 안요한은 밀려드는 인파에 하마터면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 할 뻔했다. 곳곳에 간절한 마음으로 절을 올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심지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주민등록증 위에 복권을 올려둔 채 기도를 올리는 젊은이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십여 분 기다린 끝에야 겨우 칠성신 앞에 설 수 있었다. 서현주가 서둘러 두 손을 모으고 합장했다.칠성신에게 비는 일인 만큼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옆에 서 있던 안요한이 그 모습을 보며 나직이 웃음을 터뜨리자 서현주가 안요한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웃지만 말고 요한 씨도 얼른 빌어요. 그러다 신께서 노하시면 어쩌려고요.”안요한이 천천히 말했다.“알았어. 지금 빌게.”그녀는 그가 정중하게 합장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은 시주함에 돈을 넣고 스님이 건네주는 향을 받아 들었다.서현주는 앞사람이 하는 것을 눈여겨보았다가 방석 위에 무릎을 꿇고는 세 번 절을 올리며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부디 사업도 번창하게 해주시고 돈벼락 맞게 해주세요.’기도를 마친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향로에 향을 꽂았다.칠성각을 나온 뒤 서현주는 안요한과 함께 문 앞에 있는 기념품 가게로 향했다.주로 칠성신 모양의 옥 펜던트를 팔고 있었는데 자그마한 게 무려 60만 원이나 호가했다. 그 외의 플라스틱 제품들은 어쩐지 효험이 없을 것 같아 서현주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내가 정리할게요.”서현주가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자 안요한이 의자에 놓여 있던 목도리를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서현주의 목 뒤로 손을 뻗어 목도리를 정성스럽게 감아주었다.“바깥바람이 차니까 따뜻하게 입어.”그녀가 안요한이 감아준 목도리를 매만지며 말했다.“알았어요.”안요한이 서현주의 손등을 만져보더니 수납함에서 하얀 장갑을 꺼낸 다음 그녀의 손을 잡고 직접 끼워주었다.놀란 서현주가 멍한 눈빛으로 안요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안요한은 장갑을 다 끼워준 뒤 서현주의 옷차림을 꼼꼼히 살피고서야 만족했다.“됐어, 이제. 내리자.”서현주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차 문을 열고 내렸다.백령사가 영험하기로 전국에 소문이 자자해 늘 사람들이 붐볐다. 평일에도 관광객이 많은데 주말인 오늘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서현주와 안요한도 입구에서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서현주가 목도리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줄 한가운데 서 있었다. 앞쪽의 줄을 보니 들어가려면 아직 몇 분 더 걸릴 듯싶었다.그때 안요한이 코트 주머니에 넣고 있던 서현주의 손을 뺐다. 서현주가 눈을 깜빡이며 왜 그러냐고 묻자 안요한이 턱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노점상들이 상을 펼쳐놓고 부적 같은 것들을 팔고 있었다. 백령사에도 있었지만 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노점도 사람들로 붐볐다.안요한이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금방 사 올 테니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서현주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다녀와요.”안요한이 인파를 헤치고 노점상 쪽으로 향했다. 한 노점상이 환하게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서현주가 그 모습을 더 지켜보려 했지만 갑자기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 그냥 시선을 거두었다.기다림이 길어지자 서현주는 지루함을 달래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묵, 군고구마, 호빵 등 간식거리들이 가득했다. 그런데 그때 그녀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연채린?’서현주의 시선이 한 쌍의 남녀를 스쳤다. 멈칫했다가 다시 자세히 봤는데 인파
황축복의 눈이 순식간에 반짝이더니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기다릴 수 있어요.”연채린이 아이의 머리를 다시 한번 쓰다듬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연승재가 뒤에서 그녀에게 물었다.“태민이 형 쪽 상황은 좀 어때?”“경찰서에서도 오빠 사정이 워낙 특수하니까 축복이랑 영상 통화 할 기회를 상부에 신청해 보겠대요. 그런데 절차를 밟아야 해서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신청한다고 해도 매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더 큰 문제는 조만간 오빠가 교도소로 이송된다는 거예요. 그때부턴 영상 통화를 아예 할 수가 없어요. 축복이가 교도소로 직접 면회를 가야 하는데 오빠 성격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도 모르겠어요.”연승재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이영 언니 재판 날짜가 잡혔어요. 한 달 뒤에 2심이에요.”연채린이 외투를 벗으며 투덜거렸다.“할아버지가 대체 뭘 하고 계시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시간이 꽤 지났는데 한 번도 오지 않으시고 도와주고 있기는 한 건지...”연승재 역시 아는 게 없었다.요즘 연동욱이 그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막막하기만 했다. 연승재가 말했다.“일단 나가서 밥부터 먹자. 저녁밥이 왔어.”연채린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절 주소 좀 찾아볼게요. 내일은 운전해서 가요.”그녀가 식탁 앞에 앉아 내일의 계획을 설명했다.“내일 아침 9시에 일어나서 9시 30분에 아침 먹고 10시에 출발할 거야. 거리상 12시면 도착하니까 점심은 절에서 먹고 오후에 절 구경하고 기도도 좀 드리자. 그리고 저녁까지 거기서 먹고 돌아올 생각이야.”신이 난 연유준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좋아요.”황축복이 조용히 저녁을 먹으면서 가끔 연채린을 쳐다봤다. 얘기를 다 들은 뒤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연승재가 고개를 돌리고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봤다.“무슨 절인데 이렇게나 멀어?”연채린이 휴대폰을 보여줬다.“백령사라는 곳인데 100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차로 두 시간은 가야 해요.”조수석
신가영이 쫓아와 진강준을 붙잡았다.“똑바로 얘기해요.”길가에 세워진 차량에서 양복 차림의 남자가 내려오더니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신가영을 막았다.“당신 누구예요? 이거 놔요. 내 말 안 들려요?”남자는 꼼짝도 하지 않고 신가영의 앞을 가로막았다. 신가영은 진강준이 차에 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가지 말아요. 내 말 안 들려요?”그 소리에 주위를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이쪽으로 향했다.진강준의 비서는 인상을 쓰며 신가영을 밀어내고 차에 올라탔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서서 눈시울이 붉어진 채 차 뒷모습을 지켜
안요한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어제 생일 챙겨줬잖아. 오늘은 없어도 돼.”잠시 고민하던 서현주가 입을 열었다.“그래요. 그럼...”그러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채린이 송호영에게 뭐라고 고함을 질렀다. 송호영을 향해 몸을 돌리고 팔짱을 끼고 있던 연채린은 파티장 입구에 서 있는 서현주를 발견하게 되었다.잔뜩 화가 나 있던 연채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송호영은 옆에서 뭐라고 계속 말을 하고 있었고 연채린은 서현주의 쪽을 가리키며 송호영에게 뭐라고 했다.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던 송호영도 서현주를 보
“그런 거 아니에요...”서현주는 무의식적으로 반박했다.“거짓말하지 마. 방금 내가 다 봤어. 대답해 봐. 왜 연지훈이 당신을 안고 있는데 가만히 있었어? 내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두 사람 뭐 하려고 했던 거야?”엄청난 그의 팔 힘에 서현주는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제대로 쉴 수조차 없었다.안요한은 그녀를 재촉했다.“얼른 대답해. 해명해 봐.”입술을 깨물고 있던 서현주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일단 손 놓고 얘기해요.”안요한은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싫어. 제대로 설명 안 하면 놓아주지 않을 거야.”집요한 그의 모
차 안에 있는 연지훈은 그 말을 다 듣고 있었고 서현주는 두피가 서늘해질 정도로 긴장돼서 손을 뻗어 안요한의 입을 막고 싶을 지경이었다.“알겠으니까 이제 돌아가요.”서현주가 차 문을 닫기 직전에 안요한은 무심코 뒷좌석의 반대편을 힐끗 바라봤다.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연지훈은 널찍한 뒷좌석에 다리를 꼰 채 기대 앉아 있었고 태도는 지나치게 느긋해 보였다.안요한의 시선을 느낀 듯 연지훈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깊고 차가운 눈빛으로.안요한도 아름다운 눈동자에 남아 있던 온기가 서서히 식어가며 마치 얇은 얼음이 덮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