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서현주가 연지훈의 뒷머리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이번에 또 신세를 졌네.’눈을 감고 손가락을 살짝 움츠린 그때 갑자기 앞쪽에서 뚜렷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거기 서. 드디어 잡았다.”서현주의 두 눈이 급격하게 흔들리더니 재빨리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황태민의 부하로 보이는 남자 셋이 언제 나타났는지 지금 그들 앞에 서서 손에 칼을 들고 위협하고 있었다.그들이 손전등을 켜지 않아 연지훈과 서현주가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이었다. 대체 어떻게 쫓아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 분명 멀찌감치 따돌렸었는데.연지훈이 걸음을 멈추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한 남자가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결국 잡힐 건데 도망을 왜 쳐? 지쳤으면 우리랑 돌아가자. 우리가 잘 모셔줄게.”남자가 이어 말했다.“도망칠 생각은 접는 게 좋을 거야. 주변에 우리 사람이 감시하고 있거든. 어디로 도망가든 결국에는 다 우리 손안이야.”그 말에 화들짝 놀란 서현주가 그들의 옷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제야 이 남자들이 입고 있는 옷이 황태민의 옆에 있던 남자들의 옷과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다른 무리였던 것이었다.서현주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황태민이 대체 사람을 얼마나 고용한 거야?’그녀가 생각에 잠긴 그때 연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꽉 잡아.”서현주가 그의 어깨를 잡자 연지훈이 말없이 방향을 틀어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남자의 고함이 들려왔다.“쫓아!”연지훈이 이번에는 아주 빠르게 달렸다. 차가운 바람이 서현주의 얼굴을 세차게 스치고 지나갔다.서현주는 그와 거리를 두려 애썼지만 몸이 심하게 흔들려 저도 모르게 그의 어깨와 목을 더욱 꽉 끌어안았다.뒤에서 쫓아오는 발소리를 아무리 떼어내려 해도 떼어낼 수가 없었다. 심지어 점점 가까워졌다.연지훈이 최선을 다해 빨리 달린다고 해도 그녀를 업고 있었기에 뒤쫓는 남자들을 완전히 따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서현주의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졌고 손바닥에 땀이 배어 나왔다.사방을 둘러보았지만 뒤쫓는 남자들을 따
“지금은 이게 최선이니 좀 참아요. 나중에 병원 가서 제대로 치료받아요.”연지훈은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계속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넌 어때? 아직도 아파?”서현주가 바로 몸을 일으켰다.“난 괜찮으니까 계속 가요. 여기 머물다간 금방 들킬 거예요.”연지훈이 말없이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았다.“뭐 하는 거예요?”서현주가 본능적으로 손을 뿌리치자 연지훈의 손이 허공에 멈췄다.그녀는 그제야 행동이 좀 너무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연지훈에게 이렇게까지 날을 세워서는 안 되었다. 게다가 조금 전까지 서현주를 업고 뛰었던 사람을 이렇게 대하는 건 너무 매정해 보였다.연지훈이 천천히 손을 거두며 웃을 듯 말 듯 했다.“아까까지 업혔으면서 이젠 손도 못 잡게 하네.”서현주가 입술을 깨물고 낮게 말했다.“먼저 가요. 이젠 대표님이 보이니까 안 잡아도 돼요.”연지훈이 가볍게 웃었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웃음이었다.“그래. 그럼 가자.”남자들의 발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빠르게 달렸다.서현주의 복부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고 다친 팔까지 욱신거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신음 한 번 내지 않은 채 연지훈의 뒤를 따라갔다.반면 연지훈은 발걸음이 여전히 가벼워 보였다.서현주가 이를 악물고 나뭇가지까지 붙잡아야만 간신히 그의 속도를 맞출 수 있었다. 게다가 거친 숨까지 몰아쉬었다. 멀쩡한 연지훈과 극명하게 대비되었다.연지훈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그녀를 돌아보았다.“지금 이 상태로 버틸 수 있겠어?”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이를 악물었다.“난 괜찮으니까 계속 가요.”연지훈이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며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숨소리 좀 들어봐. 얼마나 엉망인지. 계속 이렇게 가다간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그의 말에 발목을 잡는 동료를 질책하는 듯한 뉘앙스가 섞여 있었다. 지금 서현주가 짐밖에 되지 않는 건 사실이었다.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수치심과 분노가 치밀어 올라 연지훈을 앞질러 가며 말했다.“괜찮다
“어디 갔어?”“계속 찾아. 멀리 못 갔을 거야.”서현주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몸을 낮춰 연지훈의 등과 뒤통수에 기댔다. 그 순간 연지훈의 거친 숨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왔다.서현주가 얼굴을 찌푸렸다.“한동안은 쫓아오지 못할 테니까 일단 내려줘요.”잠시 휴식을 취한 덕분에 복부의 통증이 많이 나아졌다. 아까처럼 참기 힘든 정도가 아니었다.연지훈이 입술을 적시고 다시 고쳐 업었다.“그냥 업혀 있어.”서현주가 입술을 깨물고 연지훈의 어깨를 잡은 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그때 연지훈이 발밑의 돌을 보지 못했는지 갑자기 휘청거렸다. 다행히 재빨리 나뭇가지를 잡은 덕에 넘어지지는 않았다.하지만 그 충격에 서현주의 손이 연지훈의 어깨에서 미끄러져 내렸다. 다급해진 그녀가 본능적으로 연지훈의 팔을 붙잡아 몸을 지탱하려 했다.그 순간 연지훈이 신음을 토해냈다.“왜 그래요?”서현주는 뒤늦게 손바닥이 뜨겁고 축축하다는 걸 느꼈다.천천히 고개를 들어 희미한 달빛을 빌려 손바닥을 봤다. 손바닥 색이 주변의 피부색과 달랐다.순간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손바닥을 코끝에 가져다 대자 피비린내가 진동했다.그제야 연지훈의 팔에 아직 지혈하지 않은 상처가 있다는 게 떠올랐다. 상처에서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서현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조금 전까지 연지훈이 너무나 안정적인 자세로 그녀를 업고 뛰었기에 팔을 다쳤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는 내내 그는 양손으로 그녀의 몸을 지탱했다. 얼마나 아팠을까?서현주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내려줘요. 나 혼자 걸을 수 있어요.”연지훈이 다시 그녀의 무릎 뒤를 잡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야. 그냥 업힌 대로 있어.”그녀가 미간을 찌푸렸다.“대표님 다쳤잖아요. 얼른 내려줘요.”연지훈이 서현주를 업고 걸으면서 웃음을 터뜨렸다.“크게 다치지도 않았어. 걱정하지 마. 아직은 충분히 버틸 수 있어.”서현주가 고집을 부리며 저항하자 달리 방법이 없었던 연지훈은 결국 그녀
뒤에서 쫓아오는 발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연지훈이 한시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내내 달렸는데도 숨조차 헐떡이지 않았다.그와 달리 서현주는 한계가 왔다. 격렬하게 뒤틀리는 배를 부여잡고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잠깐... 잠깐만요. 배가 너무 아파서... 조금만...”연지훈이 돌아서서 서현주의 어깨를 잡더니 얼굴을 찌푸리고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많이 아파?”서현주가 손을 빼내고 배를 감싸 쥔 채 나무에 기대어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가만히 있을 땐 견딜 만했는데 뛰기 시작하자 복부가 너무 아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뒤에서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서현주가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일단 뛰어요.”밤이라 칠흑같이 어두웠다. 밤눈이 어두운 그녀는 연지훈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방향을 분간할 수 없었다.어둠 속에서 그의 표정도 보이지 않았고 그가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만 느껴졌다. 서현주가 고통을 참으면서 연지훈을 밀었다.“먼저 가요. 난 앞이 잘 안 보여서...”바로 그때 연지훈이 갑자기 돌아서더니 서현주의 앞에 웅크리고 앉았다.“업혀.”서현주가 눈을 깜빡였다. 눈앞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보며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왠지 모를 불편함에 어둠 속에서 연지훈을 밀어냈다.“괜찮아요. 아직 버틸 수 있으니까 일어나요.”하지만 그녀가 뭐라 하든 연지훈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서현주의 팔을 잡아당기더니 강제로 다리를 들어 올려 등에 업었다. 그리고 그녀가 뭐라 하기 전에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덜컹거릴 때마다 몸이 연지훈의 등에 부딪혔다. 게다가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왔다.서현주는 이를 악물고 연지훈의 어깨를 꽉 잡은 다음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연지훈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꽉 잡아.”“알아요.”그나저나 연지훈이 서현주를 업고 나니 더 빨리 뛰었다. 숨소리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고 다리를 받친 팔도 단단했다. 사람 하나를 업고도 몸놀림이 놀라울 정도로 민첩했다.하지만 뒤
서현주가 이미 오래전에 연지훈에게 유리 조각을 건네주었고 연지훈도 그 유리 조각으로 밧줄을 잘랐다.황태민이 재빨리 반응하고 고개를 돌려봤으나 서현주의 반응이 더 빨랐다. 그녀는 밧줄을 움켜쥐어 황태민의 목에 감고는 힘껏 잡아당겼다.황태민은 숨이 턱 막혔다.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몸이 뒤로 젖혀졌고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숨쉬기 힘들어했다.서현주가 달려드는 남자들을 향해 소리쳤다.“움직이지 마. 더 움직였다간 죽여버릴 거야!”그 시각 연지훈이 달려들던 남자 중 한 명을 주먹으로 쓰러뜨렸다.서현주가 밧줄을 당기면서 황태민을 끌고 연지훈과 함께 옆으로 걸어갔다.황태민 외에도 건장한 남자 일곱 명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지만 황태민이 서현주의 손에 잡혀있어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못했다.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다.이때 황태민의 얼굴이 뻘게졌다가 점점 보랏빛으로 변해갔다. 손을 뻗어 서현주의 손을 잡으려 하자 연지훈이 재빨리 그의 손을 뒤로 꺾어 밧줄로 단단히 묶어버렸다.서현주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움직이지 말고 얌전히 있어.”황태민이 숨을 컥컥 몰아쉬었다. 이마와 목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핏줄이 뚜렷하게 보였다.맞은편 남자들이 초조해하며 두 사람을 무섭게 노려봤다.“대표님, 이제 어떡하죠?”이런 상황에서도 황태민이 웃으면서 힘겹게 말했다.“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제압해. 날 감히 죽이지 못하니까... 어서 움직여.”남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황태민의 말에 동의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곧장 덤벼들려 했다.서현주가 밧줄을 잡아당기며 무섭게 외쳤다.“내가 왜 감히 못 죽여? 지금 이 자리에서 죽여도 법적으로는 정당방위야. 아무 죄가 없다고. 한 발짝이라도 더 다가왔다간 바로 죽여버릴 거야.”그 말에 남자들이 걸음을 멈추고 서로를 보면서 망설였다.황태민이 또 뭐라 하려 하자 서현주가 밧줄을 더 세게 당겼다.“넌 말할 자격도 없어.”그가 입을 크게 벌리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서현주가 맞은편 남자들에게 말했다.“지금 당장 저 나무집
안요한이 접이식 자전거를 펴면서 말했다.“이번엔 달라요. 황태민의 행방을 파악했으니 이제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게다가 휴대폰으로만 연락하면 황태민이 눈치채지 못할 거예요. 경찰한테 조심해서 움직이라고 하세요. 저도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할게요. 상황에 맞춰 대응하도록 하죠.”머리가 좋은 강혜인은 한 번만 듣고 바로 이해했다.“알았어요. 그럼 빨리 가세요. 전 지윤 씨한테 가볼게요. 다들 조심해요.”안요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머지 세 남자와 함께 자전거를 길가로 옮겼다. 야간 투시경을 착용하자마자 바로 출발했다.강혜인 역시 지체하지 않고 차를 몰고 자리를 떠났다.세 갈래의 인력이 거의 같은 속도로 한곳으로 모이고 있었다.차 안이 심하게 흔들렸다. 서현주가 눈이 가려지고 손발이 묶인 채 두 남자 사이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뒷좌석에, 연지훈은 그녀의 앞쪽에 앉아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두 남자 사이에 갇혀 있었다.황태민이 조수석에 앉아 주변 상황과 서현주, 연지훈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살폈다.남자들과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 서현주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꽤 긴 시간이 흐른 후 차가 마침내 멈춰 섰다.그들은 서현주와 연지훈을 차에서 끌어 내린 다음 눈을 가린 검은 천을 벗겼다. 눈앞에 숲속에 자리한 나무집 한 채가 보였다.황태민이 그들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안으로 들어가. 밖에서 찬 바람 맞지 말고.”서현주는 직감했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지금이 도망칠 가장 좋은 기회였다.걸어야 했기에 황태민이 그녀의 손만 묶고 발을 묶었던 밧줄을 풀어주었다. 나무집 안으로 들어가면 황태민은 틀림없이 다시 그녀의 발을 꽁꽁 묶어둘 터. 지금이 그녀가 탈출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었다.아직 한밤중이라 나무집의 조명 외에 주변 어디에도 빛 한 점이 없었다. 숲속으로 도망치기만 하면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다.서현주가 고개를 돌려 연지훈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연지훈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그녀의 뜻을 알아차
서현주는 그 말을 툭 내뱉고 돌아서서 침실로 향했다.엄진경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서현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아이고, 쟤는 정말...”며칠 뒤 서현주는 엄영란에 대한 자료를 손에 넣었다. 그녀와 안요한이 함께 조사한 결과는 홍인수가 알아낸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다만 엄영란의 현재 거주지가 추가로 확인된 정도였다.엄영란은 십여 년 전 화물차 운전기사와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았고 지금은 남쪽의 작은 도시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녀는 슈퍼마켓에서 판매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그들이 확보한 자료와 사진을 보면
신가영은 고개를 치켜든 채 안요한을 내려다보듯 흘겨보더니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고는 하이힐 소리를 또각또각 내며 거만한 태도로 사무실을 빠져나갔다.등 뒤에서 계속 들려오는 신가영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진수인은 속으로 감정을 억누르고 빌었다.‘오늘 하루도 무사하길...’진수인은 신가영의 입사 절차를 모두 마친 뒤 그녀를 데리고 비서실로 향했다. 그리고 이미 자리에 앉아 있는 두 명의 비서에게 신가영을 간단히 소개했다.이후 비서실 맨 안쪽에 있는 빈 책상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가 신가영 씨 자리예요. 한동안
그 말을 듣자 진수인의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녀는 도시락을 들고 말했다.“그럼 제가 직접 가져다드릴게요.”진수인은 도시락을 들고 안요한의 사무실 문 앞에 섰지만 심장이 불안하게 뛰었다.그녀가 손을 들어 노크하자 안쪽에서 안요한이 ‘들어와요’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수인은 사무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책상 앞으로 다가가 도시락과 일회용 식기를 안요한의 앞으로 밀며 말했다.“대표님, 배달 도착했습니다.”안요한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계속 서류를 보고 있었다.진수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안요한의 오
서현주는 이마를 짚으며 입을 열었다.“그런 눈빛으로 쳐다보지 마. 그 사람과 난 아무 사이도 아니야.”“그 사람? 그 사람이 누군데? 이 남자야? 아니면 저 남자야?”“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할 일이 없던 강혜인은 책상에 털썩 주저앉더니 허리를 굽히고 서현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전에 진강준과는 집안 사람들 앞에서 연기만 하는 거라고 했잖아. 왜 요즘 두 사람이 자주 만나는 것 같지?”“그래? 일 때문에 그런 거잖아. 우리 회사와 협력하고 있으니까 피할 수 없어.”강혜인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이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