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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Author: 애월섬
서현주가 담담하게 말했다.

“오진한 거 맞아요. 지금은 경찰서에서 의료사고에 관련해서 조사받고 있고요.”

김민준의 표정은 굳어지고 말았다.

서현주가 그런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환자가 바로 제 친구 할머니거든요. 여기서 차로 30분도 안 되는 병원에 계시는데 믿지 못하겠으면 한번 가보시든가요.”

김민준은 그녀를 몇 초간 바라보다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짓말이 아니기를 바랄게요.’

서현주는 턱을 살짝 쳐들면서 말했다.

“그럴 리가요.”

김민준이 간단하게 말했다.

“길 안내해보세요.”

서현주가 발걸음을 옮기려던 때,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엄마 어디 갔어요? 왜 저 보러 안 오는 거예요?”

고개를 돌려보니 다름아닌 황축복과 황태민이었다. 황축복은 병원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인형을 만지작거렸고, 황태민은 그녀의 옆에 앉아 다정한 목소리로 달래고 있었다.

‘아직도 병원에 있다니. 아직 열 내리지 않은 건가?’

서현주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계속 쳐다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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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요한이 한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아주 천천히 두 번째 단추를 풀었다.서현주는 턱을 괸 채 그의 손가락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내렸다.단추 두 개가 풀리자 안요한의 의도적인 움직임에 따라 깃이 살짝 벌어졌다. 매끄럽게 잘 빠진 쇄골과 어깨 라인이 통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을 받아 은은한 빛을 내뿜었다.그녀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묘한 눈빛으로 쳐다봤다.안요한의 몸을 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알고 지낸 5년 동안 안요한의 복근을 본 횟수만 해도 열 번은 족히 넘었다.지금 생각해보니 안요한이 아무렇지도 않게 상체를 드러내고 나타났었다.처음 몇 번은 서현주도 안요한에게 좀 가리고 다니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안요한은 괜찮다며 오히려 마음껏 보라고 했다.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서현주도 어느새 익숙해져 버렸다.하지만 이제 와서 곰곰이 되짚어보니 안요한이 그녀 앞에서 복근을 드러낼 때마다 옆에 아무도 없었다.서현주는 그제야 그 의중을 알아챘다. 일부러 서현주의 앞에서 복근을 노출한 것이었다. 서현주를 유혹하려고 말이다.연인 사이가 되고 나서야 서현주는 예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안요한의 행동들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서현주가 입맛을 다셨다. 생각할수록 안요한에게 음흉한 면이 있는 것 같았다.자주 본 몸이라 해도 지금 같은 상황은 처음이었다.단추 사이로 드러난 쇄골이 남자의 섹시함을 극대화했다. 정교하게 재단된 셔츠 아래 감춰진 남은 부분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했고 심지어 남은 단추들을 직접 풀고 싶을 정도였다.서현주가 고개를 까딱이며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안요한의 손이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 세 번째 단추에 머물렀다. 서현주의 눈길도 그를 따라 움직여 곧게 뻗은 그의 손에 고정되었다.그가 단추를 매만지며 서현주에게 눈썹을 까딱였다.“대표님, 더 보실래요?”서현주의 시선이 위로 올라가 안요한의 얼굴에 머물렀다.“이것밖에 안 보여줬는데 어떻게 확인해요? 직업정신이 너무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29화

    “천천히 생각해. 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서현주가 고민하면서 말했다.“그럼 난... 난...”안요한이 응접 구역의 1인용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의 눈에서 웃음이 흘러넘칠 것만 같았다.“뭘 원하길래 그렇게 오래 고민해?”“방해하지 말아요. 아직 생각 중이니까.”안요한이 피식 웃었다.“그래, 그래. 천천히 생각해.”“이번 주말에 잘생긴 남자랑 데이트할래요.”서현주의 말에 안요한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잘생긴 남자? 웬 잘생긴 남자?”“말 그대로 잘생긴 남자죠. 요한 씨 쪽에 잘생긴 남자 있어요? 없으면 셀카 사진 안 보내줄 거예요.”서현주가 누구를 가리키는 건지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안요한의 두 눈에 웃음이 짙어졌다.“당연히 있지, 있고말고. 그것도 아주 끝내주게 잘생겼어. 마음에 쏙 들 거야.”서현주가 의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정말요? 만약 내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해요?”안요한의 눈빛이 순간 깊어졌다.“만족하게 될 거야.”그녀가 나직이 중얼거렸다.“그건 모르죠.”안요한이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앉아 천장을 올려다보며 숨을 내뱉었다.“그럼 물건부터 확인해 볼래?”서현주가 물었다.“어떻게요?” 안요한이 가볍게 웃었다.“잠깐만 기다려.”그러고는 전화를 끊더니 곧바로 영상 통화를 걸었다.신호가 가는 동안 안요한이 휴대폰 화면을 거울 삼아 옷매무새와 머리를 정돈했다. 그리고 가장 멋있는 자세를 취하고 미소를 장착한 채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통화가 연결되자 서현주의 아름다운 얼굴이 화면에 나타났다.배경을 보니 여전히 사무실이었다. 턱을 괸 채 아주 진지하고도 생각이 많은 눈빛으로 안요한을 빤히 바라봤다.안요한이 짐짓 엄숙한 표정으로 헛기침했다.“어때요? 마음에 드십니까, 대표님?”서현주가 엄격하고 까다로운 눈길로 그의 얼굴을 훑었다. 눈썹에서 콧날로, 다시 입술로 시선이 옮겨졌다. 그러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가 웃으면서 장난기 섞인 표정으로 재촉했다.“빨리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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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27화

    이런 말들을 안요한은 이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안정수가 안요한을 걱정해서 하는 말임을 잘 알았기에 중간에 말을 끊지 않고 묵묵히 끝까지 경청했다.안정수가 말을 마치고서야 안요한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현주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화를 미치면 뭐 어때요? 해결하면 되죠. 전 이미 마음의 준비도 다 끝냈어요.”안정수의 눈빛에 허탈함과 무력감이 스쳤다.“네 얼굴을 좀 봐. 이러고도 완벽하게 숨겼다고 생각하는 거야?”안요한이 얼굴을 만지며 능청스럽게 웃었다.“제 얼굴이 왜요? 더 잘생겨졌나요?”안정수가 기가 막힌 듯 혀를 찼다.“며칠 전에 서현주가 납치됐던 거 네가 입 다물면 내가 모를 줄 알았어?”안요한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가 이내 가볍게 말했다.“결국 아셨네요. 사실 별일 아니었어요. 하룻밤 만에 무사히 돌아왔고 저도 별로 다치지 않았고요.”안정수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말하려는 요점이 바로 이거다. 서현주가 연씨 가문 사람들과 얽혀 있는 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마찬가지야. 계속 서현주 옆에 있으면 너도 결국 연루될 수밖에 없어. 네 얼굴에 생긴 그 멍 자국들을 봐봐. 그러고도 내 앞에서 큰소리가 나와?”“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요, 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납치범도 그리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 하룻밤 만에 금방 해결했어요. 그리고 이건 현주 잘못이 아닙니다. 현주도 피해자예요.”안정수가 안요한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수술실에 들어갈 정도로 크게 다쳐봐야 정신을 차리겠어? 화근은 미리 제거해야지. 제발 정신 좀 차려. 서현주는 시한폭탄이야. 언젠가 너까지 집어삼킬 폭탄이라고.”안요한이 피식 웃었다.“상관없어요. 전 그 사람 남자친구니까 당연히 감당해야 할 몫이에요.”“지금 제정신이야?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 할아버지는 어떡해?”안요한이 차를 한 잔 따라 안정수의 앞에 놓았다.“할아버지, 그런 말씀 하시기엔 아직 너무 일러요. 그리고 왜 이렇게 비관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26화

    곧이어 안정수의 호통이 뒤따랐다.“이 망할 놈아, 또 무슨 짓을 벌였어?”이번 달에만 벌써 세 번이었다.안요한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날아오는 지팡이를 받아냈다. 그러고는 성큼성큼 다가가 지팡이를 안정수의 손 옆에 내려놓은 뒤 1인용 소파에 앉아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안정수를 올려다봤다.안정수가 눈을 부릅뜨고 안요한을 매섭게 노려보자 안요한이 물었다.“왜 그러세요?”안정수가 티테이블 옆에 놓인 몇 개의 선물 상자를 가리키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것들 다 가영이네 부모가 가져온 거야.”안요한은 이미 들어올 때부터 그것들을 발견했다. 안정수가 이토록 화를 내는 이유도 대략 짐작했다. 그가 덤덤하게 말했다.“그럼 그분들이 저랑 가영이의 일에 대해 말씀드렸겠네요. 잘됐네요. 제가 직접 말씀드릴 필요도 없고. 하지만 저도 이 말씀은 꼭 드려야겠어요. 저랑 가영이 이제 완전히 끝났습니다.”안정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빌어먹을 놈, 이게 너의 태도야?”안요한이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긴장을 풀었다. 그리고 두 팔을 들어 머리 뒤에 괴면서 나른하고 여유로운 자세를 취했다.“할아버지, 양측이 합의한 일인데 제 태도가 뭐가 중요합니까? 제가 가영이한테 무슨 소리를 했을 거라곤 생각하지 마세요. 요 며칠 걔 얼굴도 본 적이 없으니까요.”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안정수가 두 눈을 부릅떴다.“네놈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있어? 얼굴을 못 본 건 네가 가영이를 피해 다녀서 그런 거 아니야? 가영이가 아무리 널 좋아한다고 해도 네가 이렇게 무시하는데 어떻게 버티겠어? 신씨 가문에서도 널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어. 네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 것 같아? 아직도 네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설령 잘못을 깨닫는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 상대측에서 직접 찾아와 모든 것을 정리했으니 이젠 돌이킬 여지가 전혀 없었다.안요한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았다.“전 이 결과가 꽤 만족스러운데요?”안정수의 목소리가 더욱 무겁게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1325화

    안정수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두 눈에 탐탁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진인화가 말을 이었다.“가영이가 어르신께 죄송하다는 말씀도 꼭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동안 어르신 걱정하게 해드리고 귀한 시간을 낭비하게 해드려 정말 면목이 없대요. 이제 요한이한테 여자친구랑 헤어지라고 강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영이는 어르신과 요한이가 가영이 때문에 서로 얼굴을 붉히는 걸 원치 않아요. 가영이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요.”안정수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가영이가 정말로 그런 말을 했어?”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요한과의 결혼을 위해 직접 안씨 가문으로 찾아왔었다. 그때도 안요한이 아니면 안 될 것처럼 굴었다.진인화가 안정수의 속내를 꿰뚫어 봤다.“어르신, 요즘 젊은 애들 마음이라는 게 하루가 다르게 변하잖아요. 어제는 죽고 못 살 정도로 사랑하다가도 오늘은 서로 쳐다보기도 싫어지는 게 요즘 애들이에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가영이는 아주 잘 지내고 있으니까요. 지금 이 시간에도 회사 사람들과 회의하며 프로젝트를 논의하더라고요. 이번 일로 전혀 상처를 받지 않았어요.”“가영이 이젠 정말 마음을 정리했어요. 더는 요한이가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시키지 않겠대요. 이미 요한이한테도 명확히 말했고 요한이도 동의했어요. 아이들끼리 이미 얘기가 끝난 이상 우리 어른들도 그 뜻을 따라줘야지 않겠어요? 오늘 찾아뵌 건 아이들의 혼담을 이쯤에서 없던 일로 하자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어찌 됐든 가영이가 먼저 마음을 바꾼 셈이니 이번 일은 우리 신씨 가문이 어르신께 빚을 진 것으로 치겠습니다.”안정수의 얼굴이 더욱 심하게 일그러졌다.그는 신가영이 자라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고 신가영이야말로 그의 유일한 손주며느리 감이라 생각했다.진인화의 말에 안정수는 마음을 놓기는커녕 오히려 화가 치밀어 올랐다.신가영처럼 근본이 있고 참한 아이를 안요한이 제 발로 차버린 꼴이었다.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 않더니 결국 신가영이 마음을 접고 떠나고 말았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772화

    입술을 깨물던 신가영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에요?”남자는 그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뭐라고요?”“아무것도 아니에요.”고개를 들던 그녀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멍해졌다. 눈앞의 남자는 조금 전, 서현주와 연락처를 교환하던 남자였다.신가영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의 시선에 진강준은 한발 물러서며 차갑게 물었다.“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신가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의 옷깃을 움켜쥐었다.“도망가지 마요.”미간을 찌푸리던 진강준은 그녀의 손길을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804화

    호텔이 너무 크고 파티장과 화장실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빙빙 돌아가야 했다.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는 서현주는 머리가 하얘지고 방향을 분간할 수 없었다.방금 화장실에 올 때는 벽에 있는 표시판에 따라왔다.그러나 지금은 표시판을 볼 수가 없어서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또 다른 갈림길에 선 그녀는 창밖으로 비치는 달빛을 통해 간신히 두 갈림길의 끝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눈을 가늘게 뜬 서현주는 간신히 왼쪽 복도의 끝이 약간 환하게 비치는 것을 보았고 오른쪽 복도는 어두컴컴한 것을 보게 되었다.서현주는 왼쪽 복도의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770화

    [지금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일단 만나보기로 했어요.]엄진경은 이내 답장을 보내왔다.[서로 마음에 든 거야?]서현주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답장을 보냈다.[그런 건 아니에요. 그저 일단 만나보기로 한 것뿐이에요.]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신중하게 한마디 더 붙였다.[만나보고 맞지 않으면 그땐 그만둘 거예요.]엄진경은 한참이 지나서야 문자를 보내왔다.[그래? 그 남자는 어땠어?]서현주는 신중하게 대답했다.[나쁘지 않았어요. 사진과 실물이 비슷하고요.][전체적으로 어땠어? 인품 같은 거 말이야. 괜찮았어?][나쁘지 않았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803화

    전화를 끊고 난 뒤, 연채린은 SNS를 열어 게시물을 올렸다.[재수 없는 사람을 다 만나다니. 다시는 여기 오지 않을 거야.]그녀는 호텔 정문 사진까지 함께 올렸다.연채린은 이 바닥에서 인맥이 좋았다. 게시물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다.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연채린은 계속 게시물을 들여다보았다. 잠시 후, 좋아요를 누른 계정 중에 그녀는 그동안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프로필 사진을 발견하게 되었다.순간, 눈을 부릅뜨던 연채린은 이내 그 프로필 사진을 클릭했다.아니나 다를까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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