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918화

Author: 고능비
심효진의 말처럼 남자들도 가끔 선물을 주거나 꽃다발을 주기도 해야 한다. 남자들도 선물을 받을 때 기분이 좋아져 더욱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은 돈을 벌어 그녀들에게 돈을 퍼부어 준다고 했다.

여운초는 심효진이 남편을 잘 다룰 줄 알기에 자신과 하예정 모두 그녀에게서 한 수 배워야 한다고 여겼다.

하예정은 심효진이 매일 연애 소설을 읽는데, 많이 읽으니 이렇게 현실 생활에 사용되고 있지 않은가!

여운초는 예전에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다. 그녀는 항상 명작을 읽었지만, 나중에는 눈이 멀어서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하여 책을 읽는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맹인 학교가 있지만, 추미자는 그녀를 보내지 않는다. 의붓아버지이자 큰아버지인 여태웅은 여운초에게 다정하게 대해 주는 듯했지만, 사실 그녀의 생사에 신경 쓰지 않은 거나 다름없다.

하여 여운초는 대학에도 가지 못했다.

이제 시력을 되찾았고 여운초는 다시 책을 들고 공부하여 대학 입시 시험을 치러서 그녀의 대학 꿈을 이루고자 한다.

하지만 연말이 지나야 준비할 수 있다.

지금 여운초의 눈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정겨울은 여운초에게 사업에 대한 일을 처리하더라도 눈을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며, 과도하게 눈을 사용하지 말아야 만이 시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책을 다시 쥐고 공부하려면 당분간은 접어두어야 한다. 아니면 전이진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늦었지만 큰형이 전화 오지 않은 것으로 보면 아마 급한 일도 없을 거야. 큰형과 소정남 씨가 모두 회사에 있어서 하늘이 무너져도 두 사람은 키가 커서 견딜 수 있을 거야.”

소정남의 이틀간 휴가는 이미 끝났다.

오늘 다시 회사로 출근해야 한다.

전이진도 전태윤이 자신에게 이틀간 휴가를 주었으면 했다. 그러면 여운초와 잘 지낼 수 있을 텐데.

전이진은 자기 일을 생각하더니 상상만 하고 있었을 뿐 그런 사치가 현실이 되기를 감히 기대하지도 않았다.

“여보, 오후에 데리러 올게. 우리 같이 집에 가자.”

“응. 알았어.”

여운초는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19화

    “만약 우리 전씨 가문에서 딸을 낳는다면 정말 큰일을 해낸 것이나 다름없을 텐데. 몇 대 걸친 조상들조차도 무척 기뻐하실걸요.”소정남은 한참을 침묵을 지키다가 전이진에게 말했다.“당신들 전씨 가문 위에 있는 조상들은 아마 너무 기뻐서 죽을지도 몰라요.”전이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저는 그냥 비유한 것뿐인데.”소정남의 과시하는 말을 듣던 전이진은 마음속으로 무척 부러워했다.결혼하고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전이진은 자신의 아기를 갖고 싶었다. 여자든지 남자든지를 막론하고 아기가 아기를 가져 아빠로서의 맛을 보여주기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아빠가 되기까지 2~3년은 더 기다려야 했다.여운초의 몸은 아직 조리가 잘 안 되었기에 전이진이 아무리 애를 써도 임신을 할 수 없을 것이다.전이진은 여운초가 마음속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그녀 앞에서 아이를 좋아하는 모습을 감히 드러내지 못했다.일단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금 이대로도 너무 좋고 행복했다.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두 사람의 사무실은 같은 층에 있었다.하여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전이진은 여운초가 선물한 꽃다발을 안고 엘리베이터를 나서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소정남의 미소는 전이진보다 더 밝았다.같은 층에 있는 다른 직원들은 두 명의 거물이 저마다 밝게 웃는 것을 보며 마음속으로 두 사람에게 무슨 좋은 일이 있어서 저리도 찬란하게 웃는지 의아했다.전이진은 품에 꽃다발을 안고 엘리베이터를 나섰기 때문에 분명 여운초에게서 꽃다발을 선물 받을 것으로 추측하며 이해할 수는 있었다.‘그런데 소정남은 왜 기뻐하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유쾌하게 웃지?’하지만 두 분의 기분이 좋으니, 그 층 직원들도 따라서 마음을 편하게 일할 수 있었다.상사가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들은 조심스레 일해야 했다.두 상사가 웃음꽃을 피우는데 두 분의 아내는 어떨지...소정남은 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 출근해야 했고 심효진도 자연스럽게 서점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20화

    정씨 아저씨는 이제 돈을 벌 수 있지만, 집에서는 여전히 정씨 아주머니가 주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의 지갑은 여전히 정씨 아주머니가 단단히 관리하고 있었다. 또한, 정씨 아저씨는 그렇게 관리되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심효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요즘엔 정씨 아주머니가 욕도 덜 하죠? 욕하는 소리도 잘못 들은 것 같은데.”정씨 아저씨는 재빨리 심효진을 향해 말하지 말라는 손짓을 하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효진아.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안 돼. 아주머니는 귀가 매우 밝아서 들을 수 있거든. 바로 달려와서 날 욕할지도 몰라. 설마 욕하는 소리 듣고 싶은 건 아니지?”심효진과 하예정은 모두 입을 가리고 웃었다.“그럼 나 갈게.”정씨 아저씨는 싱글벙글 웃으며 떠났다.하예정은 정씨 아저씨가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심효진에게 말을 건넸다.“난 정씨 아저씨가 정말 부러워. 언제나 즐겁잖아.”낙관적인 마음을 가지면 삶은 살수록 더 나아질 것이다.“정씨 아저씨 부부는 사이가 좋고 가정도 화목하지. 비록 작은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넉넉하게 행복하게 보내고 있잖아.”심효진은 자신의 가방을 내려놓고 카운터 앞에 앉았다. 카운터 위에 떡 한 봉지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 떡은 꽤 컸고 위에는 많은 참깨가 있었다.“호떡을 샀어?.”심효진은 손을 뻗어 호떡을 집어 한입 물더니 연신 칭찬했다.“꽤 맛있네.”하예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떡 한 조각을 집어 들고 먹으며 말했다.“맛 좀 보자. 내가 산 게 아니라 정씨 아저씨가 보내준 거야. 아저씨의 고향 특산품이라고 했어. 마침 고향 친구가 와서 고향의 특산품을 좀 가져와서 우리에게 맛을 좀 보여주려고 가져오셨거든.”하예정은 맛을 보더니 심효진의 말에 동의했다.이 떡은 그녀들이 예전에 샀던 호떡과는 좀 달랐다. 정말 맛있었다.역시 특산품다웠다.“회사로 간 줄 알았는데. 소현 언니도 회사에 있지?”심효진은 케이크를 깨물며 물었다.하예정은 말하면서 웃고 있었다.“응, 지금은 기본적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21화

    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태아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건 정상이야. 나도 가끔은 느끼기도 해. 하지만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아서 착각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어.”말은 이렇게 했지만, 하예정은 손님이 없는 틈을 타 심효진의 배를 만지려 했다.심효진은 카운터로 돌아와 하예정이 만지도록 허락했다. 배 속의 아기는 잠을 자고 있는지 하예정이 어루만졌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아마 자고 있을 거야. 아침에 깨어나면 난 분명하게 아기가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거든. 정남 씨도 만져보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하더라고. 아기와 오랫동안 소통하더니 아기가 피곤했는지 자고 있어.”하예정은 웃으며 손을 거두어들였다.하예정도 곧 태아의 움직임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심효진을 부러워할 필요 없었다.이때 밖에서 하이힐 발소리가 들렸다.곧 한 젊은 여인이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어제 책을 사가던 그 젊은 여인이었다. 즉 얼굴이 바뀐 여운별이었다.여운별이 들어오는 것을 본 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물었다.“안녕하세요, 연습 책을 더 사려고요?”여운별은 심효진을 쳐다보고는 다시 하예정에게 시선을 돌렸다.“어제 가게에서 산 연습 책들이 시동생이 매우 유용하다고 말하더라고요. 오늘 저에게 한 세트 더 사달라고 친구에게 선물하겠다고 해서 오늘 한 세트 더 사러 왔어요.”하예정은 일어나서 준비된 연습 책을 가지러 가며 말했다.“그럼요. 정말 유용할 거예요. 관성의 많은 중학교 학생들 모두 이 자료를 사용하거든요.”여운별은 하예정을 따라다니다가 하예정의 손에 쥔 호떡 반 조각을 보고는 마음속으로 비방했다.‘전씨 가문의 사모님이라는 사람이 여기서 이런 싸구려 따위 호떡이나 먹고... 쯧쯧.’농촌에서 나온 시골뜨기가 나뭇가지에 올라가도 날지는 못하는 법이다.여운별은 마음속으로 하예정을 경멸하고 싫어했다.하예정은 운이 좋아 전태윤과 결혼하여 갑부의 사모님으로 되었다고 여겼다. 관성에서는 갑부인 전씨 가문의 어르신들 사상이 전부 개방적이라서 자식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22화

    심효진이 대답했다.“맛있어. 먹자마자 내가 맛있게 느껴지더라고.”“우리 반반씩 나누어 먹자.”하예정은 말하면서 주방으로 들어가 주머니 안에서 호떡을 꺼내 심효진에게 나누어 주었다.심효진도 사양하지 않고 받았다.책장 뒤에 숨어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여운별은 어안이 벙벙했다.‘두 사람 혹시 평생 호떡을 먹어본 적 없었어? 검은깨가 있는 호떡이 저리도 맛있나? 두 사람이 반반씩 나누어 먹을 정도라니.’여운별은 그 호떡이 얼마나 맛있는지 무척 궁금했다.다만 그녀는 지금 용씨 사모님의 신분으로 나타나 아직 하예정과 친해지지 않아 그녀에게 호떡을 달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웠다.“예정 씨, 효진 씨. 안에 계세요?”익숙한 소리가 밖에서 들려오자 책장 뒤에 숨어 있던 여운별은 갑자기 얼굴색이 변했고 문득 긴장해졌다.그 소리는 여운초의 목소리였다!여운초는 막 우산을 쓰고 걸어왔다.그녀 뒤에는 전이진이 그녀를 보호하도록 배정해준 경호원이 따라 들어왔다. 여운초가 전이진과 함께 있지 않은 한, 두 명의 경호원은 항상 그녀를 따라가곤 했다.두 명의 경호원은 손수레를 끌고 있었고 그 위에는 몇 개의 녹색 화분이 놓여 있었다.이것은 하예정이 오늘 아침 서점에 도착한 뒤 여운초에게 전화를 걸어 시간이 날 때 녹색 화분 몇 개를 배달해 달라고 한 것이다.가게의 원래 있었던 화분 몇 개를 교체해 달라고 요청했었다.원래 키우던 녹색 화분들이 무성하게 자라자, 하예정은 그것들을 여운초에게 부탁해 꽃가게로 가져가 가지를 치고 화분에 나누어 달라고 했다.여운초는 가게 직원이 꽃을 가져다주는 것을 기다렸다가 동서들에게 녹색 화분 몇 개를 골라 보내왔다.“운초 씨, 우리 여기 있어요.”하예정이 대답했다.전씨 가문의 두 경호원은 여운초를 보더니 공손하게 인사했다.여운별은 책꽂이에 있는 책을 뒤적이다가 결국 책은 땅에 떨어뜨려 소리를 냈다.“죄송해요.”여운별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하면서 서둘러 몸을 웅크리고 그 책들을 주워 책꽂이에 다시 놓았다.그리고 계속해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23화

    “지금 우리 가게가 바쁘지 않아서 직접 방문해서 함께 얘기하고 싶어서 왔죠.”여운초가 직접 방문한 것은 주로 동서이자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하예정은 경호원들에게 원래 있었던 몇 개의 화분을 옮겨 내가고 다시 여운초가 가져온 새로운 화분을 교체하라고 지시했다.심효진은 여운초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자, 따뜻한 물 한 잔 마셔요. 오늘은 기온이 내려가서 추워요.”그리고 또 경호원들에게도 따듯한 물 한 잔을 따라 마시라고 했다.이 경호원들은 이미 이 서점에 대해 익숙해졌다.그들은 사모님 세 분이 거드름을 피우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여운초는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카운터 위의 호떡을 보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하지만 하예정은 그녀에게 먹어보라고 제안했다.여운초는 사양하지 않고 하나 들어서 먹어보았다.여운별은 그 호떡이 분명 맛있을 것으로 추측했다.여운초는 맛있다고 말하지 않고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었다.마지막으로 여운초가 이틀 후에 시어머니 명해은과 함께 연회에 참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여운초가 하예정에게 말을 건넸다.“예정 씨, 만약 예정 씨가 임신하지 않았다면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참석할 수 있었을 텐데. 저의 어머님 앞에서 제가 예의를 갖추어 단아해 보이지만 저 사실 정말 긴장돼요. 저는 연회에 거의 참석해보지 못했거든요.”여운별은 여씨 가문의 큰 딸이다. 그러나 친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고 친어머니가 계모보다 더 혹독한 사람이었다.그녀는 어려서부터 행복하게 지낸 적 없었다. 열여섯 살 때 친어머니에게 처참하게 당해 어둠 속에서 살게 되면서 여씨 가문에서 하인만도 못한 생활을 했다.그런데 연회에 참석할 기회가 어디 있겠는가?친엄마인 추미자는 종종 행사에 참석하고 접대 같은 것도 하지만 보통 여운별을 데리고 세상 물정을 보러 나가곤 했다.여운초가 여씨 가문의 주인으로 되었을 때 눈은 아직 치료되지 않아 연회에 참석하기도 어려웠다.하여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24화

    그러나 심효진이 남인경보다 더 복이 많아 소정남과 눈이 맞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소씨 가문의 경제적 조건은 김씨 가문보다 훨씬 나았다.심효진은 소씨 가문으로 시집갔을 때 명해은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시댁 식구들은 그녀에게 무척 다정하게 잘해주었다.남인경은 젊었을 때 김씨 가문에 시집갔지만, 시어머니에게 무시당해 많은 고생을 했었다. 그러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비로소 시름 놓고 편히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여운초도 따라 웃었다가 말했다.“이렇게 말해 주니 두렵지 않은 것 같아요.”“두려울 것 없어요. 예전에 갖은 고생 다 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활에 꽃이 피었고 의지할 곳도 생겼는데 더 두려울 것 없어야죠. 운초 씨, 기억하세요. 운초 씨 배후에는 전씨 가문 전체 사람들이 서 있다는 것을요.”하예정은 큰형수님의 패기를 발휘하여 여운초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운초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적군이 쳐들어오면 장군을 보내어 막고, 홍수가 밀려오면 흙으로 둑을 쌓아 막는다고 두려울 것 하나도 없다.“예정 씨, 이 일은 이진 씨에게 절대로 말씀하시면 안 돼요. 제가 잠시 긴장돼서 그래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여운초는 남편에게 사실 좀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그가 알게 되면 더 따라가려고 애를 쓸 것이 분명하니까.전이진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면 또 여운초에게 홀로 남겨둔다고 그를 사랑하지 않느냐며 따질 것이다.여운초는 정말 울지도 웃지도 못할 지경이다.사적으로 전이진은 때때로 좀 유치하다.그것 또한 전이진과 부부가 된 후에야 그런 모습을 드러냈다. 예전에는 성숙하고 진지하고 부드럽기만 했는데.“네. 약속드릴게요. 그런데 이진 도련님과 같이 안 가요?”“어머님께서 여자끼리 모이는 모임이라 남자가 거의 없다고 이진 씨에게 따라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이진 씨는 또 제가 어머님이랑만 놀러 간다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투덜대는데 어찌나 웃기는지.”여운초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녀의 말 속에는 행복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25화

    여운별은 용태호와 몇 마디만 통화하고는 이내 전화를 끊어버렸다.단지 용태호가 그녀에게 어디에 갔고 언제 집에 돌아가냐고 물었을 뿐이다.전화를 끊은 여운별은 더는 서점에 남아 있지 않고 당장 떠나고 싶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카운터 앞에 앉아있는 세 명의 여인과 서 있는 몇몇 경호원들을 바라보았다.여운별은 마음속으로 너무 질투 났다.이 작은 서점에 여섯 명의 경호원이 있었다. 하예정 일행이 각자 두 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다녔다.여운별도 지금 외출할 때 두 명의 경호원이 따라다니지만, 그 경호원들은 그녀 앞에서는 공손하게 대하고 뒤에서는 그녀를 통제했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과 행동은 모두 경호원의 요구에 따라 행동해야 했기에 하예정 일행의 경호원들과는 성질이 달랐다.여운별이 얼굴을 바꾸자 하예정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의 친언니이지만 여운초는 10년 동안 눈이 멀었고 지금은 시력을 되찾았다고 해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들었다. 눈앞의 사물을 잘 볼 수 있을 뿐, 조금만 멀어도 잘 보이지 않았다.아마도 도수 높은 근시 사람들과 마찬가지일 것이다.생각해보니 여운초도 그녀의 현재 모습에 대해 너무 많은 기억이 없을 것이다.여운초가 익숙한 것은 여운별의 목소리뿐이다. 여운별은 이따가 말할 때 일부러 목소리를 바꾸기만 하면 될 일이다.이렇게 생각하며 여운별은 다시 책장으로 돌아가 연습 책 세트를 들고 실수로 한 페이지를 찢은 책을 들고 카운터로 향했다.여운별은 그 책들을 카운터에 올려놓고 며칠 동안 배운 음성 변경 능력으로 일부러 말투를 바꾸며 하예정에게 말했다.“모두 얼마죠?”여운초는 여운별이 다가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여운별을 쳐다보았다. 몸매도 목소리도 익숙해서 항상 이 소리가 여운별의 목소리 같다고 느꼈지만, 막상 얼굴을 똑똑히 보니 또 잘못 본 듯했다.여운초는 시력을 되찾은 뒤 여운별과 여러 차례 맞붙어 여운별의 모습을 기억했다.하예정은 가격을 알려주었고 여운별이 결제했다. 그리고 하예정이 그 책들을 주머니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26화

    하예정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심효진만 여운별과 접촉하지 못했다. 그녀는 여운별에 대해서 이름만 알고 있을 뿐 사람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했다.“가게로 돌아가서 말해요. 여기 너무 추워요. 비가 많이 오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싸늘해요.”하예정은 한쪽 손으로 여운초의 팔짱을 끼고 다른 한 손으로 심효진의 손을 잡고 다시 카운터 앞으로 가서 앉았다.“물 갖다 드릴게요. 아까 호떡 먹었더니 너무 목이 마른 것 같네요. 정씨 아저씨 고향에서 보내온 특산품은 참 맛있어서 자꾸 먹고 싶단 말이죠.”심효진이 물을 따르며 말했다.하예정은 웃으며 여운초를 부축해 앉혔다.여운초가 입을 열었다.“예정 씨, 저 앞을 볼 수 있어요.”예전에는 여운초는 앞을 볼 수 없었지만 익숙한 환경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그녀가 익숙한 환경에서만 정상인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전이진은 항상 “꽃필 무렵”에 전화를 걸어 여운초가 전씨 그룹으로 꽃 배달하게 했다.그 당시 여운초는 전이진이 자신을 괴롭히는 줄로만 알았다.전이진은 늘 여운초를 아내로 여기면서, 그녀가 그를 찾아가는 길을 익숙하게 하고 싶었다.이러한 일들도 전이진이 나중에야 그녀에게 알려주었다.그녀가 익숙한 환경에서 정상인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운초 씨가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기도 하고 또 제가 운초 씨 지인이자 형수님이거든요. 제가 운초 씨를 잘 돌보지 못하면 이진 도련님께서 저를 찾아와 따질 거예요. 저는 이진 도련님이 제가 운초 씨한테 놀러 가게 하지 못하게는 게 가장 두려워요.”여운초는 화내는 척했다.“감히 그러기나 하겠어요! 만약 정말 그렇게 행동한다면 제가 이진 씨 귀를 힘껏 잡아당길 거에요.”하예정이 웃으며 물었다.“진짜로 귀를 잡아당겨 봤어요?”여운초가 대답했다.“아니요...”하예정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여운초는 전이진 앞에서 부드럽고 대범한 면만 보였을 뿐 냉혹한 면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 비록

Latest chapter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9화

    “할머니, 제가 뭐가 똑똑해요, 전 진짜 멍청해요. 할머니야말로 대단하신 분이죠.”전이혁은 할머니께 아부하는 멘트를 던졌다.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아부라고 할 수 없는 게, 할머니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다. 남들이 보기엔 전씨 가문 자손들은 이미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할머니는 마치 삼장법사였고 자손들은 손오공 같은 존재로 손오공이 아무리 강해도 삼장법사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할머니, 저 진짜 꼼수 같은 거 부리지 않아요.”“그건 네 사정이고. 어떻게 하든 네 마음대로 해. 할머니는 이미 너에게 신붓감을 골라줬고, 대시하든 포기하든 그것 역시 너에게 달린 일이야. 1년이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한 가지 경고할게. 지금까지 우리 전씨 가문에는 일편단심인 남자만 있었을 뿐 양다리를 걸치는 남자는 없었어. 네가 전씨 가문의 가풍을 망가뜨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전이혁은 최대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알겠어요, 할머니. 저 이제 운전해야 해요. 도착해서 또 이야기 나눠요.”“그래, 운전 조심하고.”할머니는 전이혁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 할머니는 곧장 양씨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양 집사, 내 생선은?”할머니는 자신이 잡은 생선을 혹시 다른 사람이 먹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양씨 아저씨는 웃으며 대답했다.“어르신께서 구운 생선은 냄새가 정말 좋아요. 아무도 어르신의 생선을 뺏어 먹으려 하지 않으니 안심하세요.”그들 몇몇 자식들 따라 직원 숙소에서 지내는 할머니들은 전씨 할머니가 좋은 분인 걸 알고 함께 수다도 떨고 낚시도 하지만 전씨 가문의 중심인 전씨 할머니의 권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들은 전씨 할머니의 물건을 건드리는 일은 없었다. 혹시나 건드렸다가 이곳에서 일하는 자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으니까.서원 리조트의 모든 직원은 훌륭한 대우와 복지를 받고 있었다. 산기슭에 지어진 숙소는 혼자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8화

    두 사람은 함께 아침을 먹은 후, 방을 나섰다.그러자 집사는 전태윤이 다음에 올 때 묵을 수 있도록 스위트룸을 원래 상태로 정리하기 시작했다.도아영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서 다시 잠을 청했다.전이혁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할머니가 전화를 받자 물었다.“할머니, 지금 어디 계세요?”“리조트에 있어. 무슨 일이야? 할머니 보고 싶어? 그렇다면 와서 할머니랑 같이 밥 한 끼 먹자.”그러더니 할머니는 한 마디 덧붙였다.“지금 생선이 막 익었어. 냄새 진짜 좋다.”전이혁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침부터 생선 구워 드세요?”“너한테 말한 거 아니야. 친구들이랑 얘기 중이었어. 아침부터 생선 구우면 안 돼? 그리고 지금 아침도 아니잖아. 아홉 시도 넘었네, 해가 중천에 뜨려고 하고 있어.”“오늘 날씨도 풀렸고, 할머니는 친구들이랑 낚시 갔다가 지금은 잡은 생선 구워 먹고 있어. 소풍하는 느낌이라 꽤 괜찮아.”전이혁은 그 모습이 쉽게 그려졌다. 산 아래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물 아래에는 물고기와 새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할머니는 가끔 몇몇 직원들의 어머니들과 함께 낚시하곤 했었다. 냇가에는 큰 나무 한 그루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돌로 된 테이블이 몇 개 있어 할머니의 한마디면 집사는 바비큐 그릴을 가져와 그들이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할머니가 말하길, 그들은 먹는 것보다는 굽는 과정을 더 즐겼다. 비록 직원이 구워줄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이 구워주는 건 맛이 없다며 투덜대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 먹지 못할 때면 남은 건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었다.서원 리조트의 직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할머니는 권위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막 대하지 않고 옆집 할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사실을.“할머니, 생선 더 잡아서 구워주세요. 저 지금 갈게요.”전이혁은 결심한 듯 할머니에게 진실을 털어놓으러 갈 생각이었다.“네가 와서 직접 잡아. 손질까지 하면 할머니가 구워줄게.”그러더니 할머니는 전이혁에게 물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7화

    “여긴 호텔 맞고, 당연히 아영 씨가 묵던 방일 수가 없죠. 어제 아영 씨가 취해서 방에 데려다줬는데 눕자마자 토하더라고요. 침대랑 바닥까지 모두 엉망이 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으로 옮겼어요.”전이혁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도아영에게 말했다.“아영 씨 술 취하면 정말 감당하기 힘들어요. 앞으로 술 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네요.”도아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뗐다.“제가 전이혁 씨랑 함께 많이 마신 건 알겠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그런데 그 술 진짜 맛있었어요. 제가 해주시로 돌아갈 때 한 박스만 챙겨줘요. 기분 안 좋을 때 집에서 한두 잔 마시려고요.”“아영 씨가 그 정도로 술이 부족하진 않을 텐데요?”전이혁은 도아영의 집에 좋은 술이 부족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는 도아영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맞아요. 술이 부족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전이혁 씨가 준 술은 부족하죠.”전이혁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래요. 아영 씨가 돌아갈 때 한 박스 챙겨줄게요. 그리고 관성 특산물도 좀 챙길 테니 같이 가져가요. 어찌 되었든 먼 길 왔는데 헛걸음하게 하면 안 되니까요.”도아영은 웃으며 대답했다.“맞아요. 헛걸음하게 만들면 안 되죠.”그러더니 그녀는 전이혁의 옆으로 다가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전이혁 씨, 여기 꿀 있어요?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저 꿀물 좀 타 주면 안 돼요?”“아까는 참을 만하다면서요?”전이혁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일단 세수 좀 하고요. 그리고 타 줄게요. 아영 씨도 세수해요.”“목욕할 거면 아영 씨 방에 가서 해요. 여긴 우리 형이 자주 묵는 스위트룸인데, 아영 씨니까 형이 허락한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형수님이 부탁해도 절대 안 된다고 했을 거예요.”전이혁의 큰형과 형수님은 도아영이 할머니께서 정해준 자신의 신붓감이라는 걸 알고,이미 도아영을 가족이나 다름없이 생각하고 있었다.어젯밤, 전이혁이 그런 말을 했을 때 도아영은 살짝 기분이 상했었다. 하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6화

    전이혁은 얼른 도아영을 부축하더니 살짝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아영 씨, 또 왜 그래요?”“저... 화장실... ”도아영은 눈이 풀린 채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화장실 가고 싶어요?”도아영은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태였고 전이혁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도아영을 혼자 화장실에 가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자인 자신이 부축해서 데려가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도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전이혁은 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다시 한번 물었다.“혼자 괜찮겠어요?”도아영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녀는 이미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심하게 취해 있었다.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전이혁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부축해 화장실로 데려가야 했다. 전이혁은 가면서도 입으로는 끊임없이 투덜거렸다.그는 도아영을 화장실로 들여보내고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왔다.전이혁은 도아영이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10분이 넘도록 나오지 않았고, 노크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전이혁은 걱정된 마음에 문을 살짝 열어 안을 들여다봤지만 무슨 일인지 도아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어? 어디 간 거야?’전이혁은 의심스러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 도아영은 화장실 문 옆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러니 문틈 사이로 도아영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이 여자 진짜!”도아영의 모습을 보자, 전이혁은 앞으로 절대 그녀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이혁은 앞으로 자신이 도아영과 함께 밥을 먹게 된다면 그녀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자신 말고는 도아영이 다른 누구와 함께 얼마나 마시든, 그건 전이혁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전이혁은 안으로 들어가 도아영을 안고 나온 뒤,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는 원래 방으로 돌아가 쉴 예정이었지만, 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결국 그날 저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5화

    한편 호텔에서 도아영을 돌보던 전이혁은 전창빈의 메시지를 확인하더니 단독으로 그에게 음성 메시지로 물었다.[너 그 먼 곳까지 가서 가정 요리사를 하려고?]전창빈은 소파에 앉아 답장을 보냈다.[안 될 건 없지?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 자리는 도전적이잖아. 내가 합격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 다행히도 형 동생이 모든 경쟁자를 물리쳤지 뭐야. 난관을 하나둘씩 돌파했어.]전이혁이 회답했다.[요리사 하나 뽑는 걸 대통령 선거처럼 하는구먼. 얼마나 있을 계획이야? 설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명절에는 안 오려고?]전창빈이 답장했다.[설날에는 아마 못 갈 것 같아. 여기 주인이 날 해고하면 그때나 갈 수는 있겠는지.]전이혁이 피식 웃었다.[네 실력으로는 해고당할 리가 없잖아. 네가 주인을 해고하는 게 더 말이 되겠다. 이해가 안 가. 왜 그 먼 곳까지 가려고 한 거야? 넌 사업도 있는데... 어디서 요리하든 다 마찬가지일 텐데 굳이 몇천 리나 떨어진 곳까지 갈 필요가 있나? 거기 추울 텐데 너 괜찮겠어?]전창빈이 대답했다.[우리 추위를 못 타본 것도 아니고. 형도 할머니에 의해 눈이 수북이 쌓인 산으로 버려지지 않았어? 내 얘긴 그만하고... 형은 어때? 우리 미래의 형수님께 구애하기 시작했어?]‘난 벌써 움직이고 있는데 형이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내가 나중에 민아 씨와 함께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갈 때 형은 대체 어쩌려고?’전창빈은 속으로 생각했다.전씨 할머니의 지팡이가 전창빈의 등짝을 때리지 않는다면 해가 서쪽에 뜨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말도 마라. 정말 귀찮아. 큰형수님이 오늘 저녁에 우리한테 밥 사주셨어.]전창빈이 웃으며 회답했다.[하하! 괴로웠겠네.][내 말이. 할머니께서 나에게 정해주신 그 여자분이 큰형수님을 찾아가 하소연했더니 큰형수님이 우리 두 사람에게 밥을 사주신 거 있지.][형이 우리 형수님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어?][아직 너의 형수님이 아니거든!]전이혁은 전창빈의 호칭을 정정했다. 그는 도아영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4화

    “저는 앞으로 큰아가씨의 평가에 근거해서 요리 방법을 조정해 나갈 거예요. 그렇게 해야만 실력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만드는 모든 요리를 큰아가씨께서 만족해하시면 제가 여기에서 졸업할 수 있겠네요.”강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되면 큰아가씨께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걸요.”‘평생 선우민아 씨를 위해 요리해 드리는 건 기쁜 일이지.'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 싶었지만 전창빈은 꾹 참았다. 이런 말은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설령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애정 공세를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해도 이런 생각을 드러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선우민아가 가업을 운영한다는 건 그녀가 매우 유능한 인물이라는 증거다. 이렇게 강한 강한 여성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상대이다.전호영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하예정의 도움을 받은 끝에야 지름길을 택할 수 있었고 고현의 마음을 얻었다.강진은 그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전창빈 씨, 오늘 오후 내내 바쁘셨는데 일찍 쉬세요. 내일 아침 큰아가씨를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가장 일찍 아침을 드시는 분은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입니다. 민기 도련님은 학교에 가야 해서 일찍 식사하시고 큰아가씨는 매일 민기 도련님을 학교에 데려다주신 후 회사에 가시니까 두 분은 늘 함께 식사하시는 편이에요. 하여 아침 7시쯤이면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의 아침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의 아침은 9시 이후에 준비하시면 돼요.”전창빈이 말을 건넸다.“그 시간대면 아침과 점심을 함께 드시는 거네요.”“어르신과 사모님은 그렇죠. 점심 무렵에 일어나셨다가 식사 후에는 외출하셔서 저녁에야 돌아오세요. 때로는 안 오시기도 하는데, 그럴 땐 제가 미리 알려드릴게요. 안 오시는 날은 창빈 씨가 쉬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냥 자신의 배만 채우시면 돼요.”여기에서는 사실상 선우민아 자매만 아침을 먹는 셈이다.“큰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3화

    동생 선우정아가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보며 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었다.“알았어. 지금은 네가 전창빈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 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는 일이니까. 앞으로 매일 여기 와서 식사해. 전창빈 씨와 접촉할 기회도 많아져야 그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거 아니야. 만약 그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면 거리가 멀어도 너희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실 거야. 혹은 전창빈 씨에게 우리 지역에서 사업을 하게 하고 여기서 집을 사도록 하든가.”선우정아는 또 벙어리가 되어버렸다.선우민아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선우정아는 앞으로는 감히 그 집에 밥 먹으러 가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여겼다.선우민아가 자꾸 자신이 전창빈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지 않는가.전창빈은 미래의 아내는 지금 미래 처제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전이혁은 강진을 따라 숙소로 돌아갔다. 강진은 웃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전창빈 씨, 이제 우리는 동료가 되었군요. 오래 함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선우씨 가문의 여러 집안이 같은 대저택 안에서 함께 살고 있었지만 집안마다 독립된 공간이 있었다.선우민아의 요리사는 자주 교체되는 편이었기에 강진 역시 1년 정도는 함께 일할 사람을 원했다.요리사와 친해지기도 전에 퇴직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전창빈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집사님과 오래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요리들을 더 연구해서 큰아가씨께서 제 요리만 먹고 싶어 하도록 해야겠네요.”“큰아가씨께서 창빈 씨 요리만 고집하게 만들면 정말 대단한 거예요. 요리 대회에 나가면 ‘요리의 신'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을 만큼요.”선우민아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요리의 신' 같은 건 관심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요리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손님들을 만족시키고 싶을 뿐이죠.”전창빈은 그가 고용한 요리사들에게는 항상 조언을 해주곤 한다. 본인이 잘 배워야 현재 이끌고 있는 요리사들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2화

    선우민아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저런 사업을 가진 사람을 네가 정말 좋아한다면 작은아버지와 숙모도 반대하지 않으실 거야. 다만 전창빈 씨가 관성 사람이라 우리랑 거리가 너무 멀어. 작은아버지와 숙모는 네가 먼 곳으로 시집가는 걸 아쉬워할 수도 있을 거야.”선우정아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언니! 제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요? 저는 정말 그런 마음 없단 말이에요. 오히려 저는 그분이 언니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우리 자매 일곱 명 중 언니가 맏이라 당연히 언니가 먼저 시집가야죠. 제가 언니를 앞지를 순 없잖아요.”착각인지 정말 본 건지, 선우정아는 전창빈이 선우민아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특별한 시선이 느껴졌다.그리고 전창빈은 사실 정말로 선우민아를 위해 온 거였다.아니, 정확히는 선우민아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온 것이다.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다른 손님들도 분명히 만족시킬 수 있을 테니까.선우정아는 생각했다. 선우민아처럼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선우민아는 손을 뻗어 동생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잖아. 게다가 사촌 자매이기도 하기 때문에 네가 나보다 먼저 시집간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안 되거든. 나는 당분간 시집갈 생각 없어. 만약 고려한다 해도 이 지역의 사람일 거야. 생각해봐, 민기와 민수는 아직 몇 살밖에 안 됐는데 애들이 커서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20년은 더 기다려야 되잖아. 이 20년 동안 우리 자매는 계속 회사를 떠받쳐야 해. 만약 우리가 먼 곳으로 시집가면, 누가 회사를 이끌겠어? 셋째와 넷째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지켜봐야 할 거야 아니야.”셋째 동생과 넷째 동생도 이제 성인이 되어 사업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거대한 가업을 떠받칠 능력이 되지 못했다.하여 선우민아는 자연스레 먼 곳으로 시집갈 생각이 없었다. 시집을 간다 해도 A시의 남자에게 시집갈 것이다. 그래야 시집가서도 친정 회사를 계속 관리할 수 있으니까.앞으로 선우민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1화

    전창빈이 말했다.“행동으로 보여드리죠.”선우정아는 눈썹을 치켜들며 웃었다.“전이혁 씨는 정말 자신만만하신가 봐요.”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한 번 흘겨보더니 전창빈에게 물었다.“그럼 언제부터 출근 가능하세요?”“이 자리를 위해 온 만큼 언제든지 가능합니다.”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내일부터 정식으로 출근하세요. 강 집사님께서 이미 숙소를 준비해 뒀을 테고 월급은 내일부터 계산됩니다. 한 달의 수습 기간이 있고 수습 기간 중 급여는 일당으로 지급됩니다. 공짜로 일을 시키진 않을 거예요.“누구든 마찬가지로 하루 일하면 하루 급여를 계산해 주었다.“집사님께서 어제 이미 숙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급여는 어떻게 계산되든 상관없습니다. 전 도전을 위해 온 거지 월급을 위해 온 게 아니니까요.”전이혁은 돈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아내만 부족할 뿐...“좋아요. 지금은 숙소로 가서 쉬세요. 우리 집에서의 하루 세끼 준비 시간은 집사님께서 알려주실 거예요. 아침을 제외한 점심과 저녁 식사 준비 시간은 변함없어요.”선우씨 가문의 사람들 아침 식사는 각자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정해진 시간이 없었다.전창빈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집사님께 여쭤보겠습니다.”그는 다시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떠났다.전창빈이 떠나자 선우민아도 일어서서 가족들에게 말했다.“저는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민기한테는 주말에 데리고 나가주겠다고 전해주세요.”선우민기는 그녀보다 스무 살이나 어렸기 때문에 남동생을 아들처럼 키웠다.선우민기는 선우민아를 무서워하면서도 잘 따랐다.선우정아도 그녀의 언니를 따라 일어섰다.“저도 일 보러 갈게요.”한경주가 딸에게 당부했다.“접대할 때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 몸에 해로워.”“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5년 전의 제가 아닌걸요.”선우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회사를 막 이어받았을 때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땐 위엄도, 경험도 없었고 회사에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