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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고성하
곧이어 강선우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하려 했다.

혐오감이 순식간에 밀려오고 온몸의 세포가 그를 거부했다. 심하온은 그의 뺨을 때리고 싶은 충동을 겨우 참으며 고개를 돌려 키스를 피했다.

하지만 강선우가 그녀의 턱을 잡고 힘으로 얼굴을 돌려놓았다.

“하온아, 그만해. 나 진짜 하고 싶단 말이야...”

“몸이 안 좋다고 했잖아요!”

그녀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안 그래도 절세의 미모를 지녔는데 화까지 내니 아름다움에 더 현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술기운이 더해지자 강선우는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거짓말쟁이, 아까 약도 먹었잖아. 어떻게 계속 안 좋아?”

강선우는 그녀를 꽉 껴안고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으며 그녀의 체취를 탐욕스럽게 맡고 있었다.

그 순간 심하온은 머릿속이 윙윙거리고 귓가에 또다시 강선우와 강다인이 그 짓거리를 벌이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역겨워 진짜!’

이제 더 이상 이 남자의 터치를 용납할 수가 없었다.

“강선우!”

불현듯 그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다리 너무 아파요. 이거 놔요!”

우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창밖에서 천둥이 울렸다.

강선우는 순간 동작을 멈췄다.

그의 몸 또한 약간 굳어지는 듯했다.

공기 중에 이상한 분위기가 흘렀다.

잠시 후, 강선우는 마침내 그녀를 놓아주었다.

정신 상태도 정상으로 돌아왔고 술기운도 많이 가셨다.

“미안해, 하온아. 내가 깜빡했어... 곧 비 오겠네. 넌 항상 이런 날씨에 다리가 아팠잖아.”

그 교통사고로 심하온의 오른쪽 다리가 망가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서 재활 치료를 계속했고 마침내 보통 사람들과 별반 차이 없이 걸어 다닐 수 있게 됐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과 시련을 겪었는지는 그녀 자신만이 알고 있다.

평상시에 정상적으로 걸어 다닐 순 있지만 무용은 아예 불가능해졌다.

또한 날이 흐리고 비가 올 때면 오른쪽 다리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차오른다.

지금 그녀는 강선우를 벗어나고 싶지만 거짓말이 아니라 다리가 서서히 아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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