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난 임수혁과 이하린이 바람을 피우던 관람차 밑에서 죽게 되었다. 내 아이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 사람들은 그게 내 운명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하린은 내 아이를 배속에서 꺼내기 위해 계략을 짰고 심지어 임수혁이 나를 찾지 못하게 핸드폰까지 훔쳐 나의 외도를 꾸며냈다. 그는 결국 그 시신 나였고 자기 손으로 꺼내 그녀에게 넘긴 아이도 자신의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지만 임수혁은 아이가 좋은 일을 했기에 복 받을 거라고 했다. 지금 그는 후회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이하린과 결혼하겠다고 한다. 내 영혼은 이제 이승을 떠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건 임수혁이 결혼식에서 이하린의 모든 악행을 폭로하고 그녀와 함께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이하린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지만 임수혁은 죽지 않았다. 다만 평생을 식물인간으로 살게 되었다.
View More이하린의 말에 현장에 있던 하객들은 숨을 들이마시며 급히 자리를 떠났다.“철썩!”임수혁은 화가 치밀어오른 채 이하린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그녀는 얼굴을 감싸 쥐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지금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쇼하는 거예요?”“저 혼자서 바람피울 수 있어요? 아이도 오빠가 직접 빼낸 거잖아요. 임수혁, 넌 정말 남자도 아니야!”임수혁은 이하린의 말에 대꾸하지도 않은 채 그녀를 끌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놔! 이거 놔!”이하린이 아무리 저항해도 임수혁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이하린을 끌고 옥상으로 향했다.“임수혁, 대체 뭐 하려는 거야?”이하린은 임수혁의 불안정한 상태를 느꼈는지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그는 이미 옥상 문을 잠근 상태였다.“우리 둘은 죄인이야. 여기서 민아랑 뱃속의 아이에게 속죄라도 하자.”임수혁은 말을 마치고 이하린과 함께 34층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이하린의 시신은 산산조각 났다.나는 그들이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보았다. 이하린의 영혼이 사라지는 모습까지.어쩌면 그녀는 참 운이 좋았다. 그렇게 많은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한순간에 모든 죄가 사라졌으니 말이다.임수혁도 다행히 죽지는 않았다. 그는 28층 외벽 세척 작업자가 남겨둔 바구니에 걸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다. 그의 영혼은 육체 곁을 떠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었다. 내가 그의 앞에 나타나자 그제야 그는 자신의 영혼이 몸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한 듯했다.“민아야, 너 맞아? 혹시 나 데리러 온 거야?”나는 임수혁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무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민아야, 네가 남겨준 선물 봤어. 너무 감동이야. 고마워.”혹시 내가 갑자기 사라질까 봐 초조했는지 급하게 나를 붙잡으려 했다.하지만 그는 자신의 육체를 벗어나 멀리 갈 수 없었다. 몇 걸음만 움직여도 한계에 다다랐다.“민아야, 아직도 날 용서할 수 없는 거야? 나 이하린을 데려갔잖아.”나는 전혀
나는 결혼식장으로 정한 호텔마저 내가 결혼했을 때 호텔과 똑같은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임수혁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이곳을 떠나야 했다.나는 예식장 구석구석을 떠다니며 살펴보았는데 메뉴마저 똑같았다. 참으로 이상하고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임수혁은 우리가 결혼할 때 입었던 정장을 입은 채 예식장에 꼿꼿이 서 있었다. 옆에는 몸에 맞지 않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이하린이 바짝 붙어 있었다.사회자가 몇 번이고 임수혁에게 시작하라고 재촉했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하린은 초조하다 못해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임수혁의 소매를 슬며시 당겼다.“오빠, 얼른 시작하죠. 하객들이 다 기다리고 있어요.”임수혁은 이하린의 머리를 쓸어 넘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조금만 기다려줘. 곧 시작할 거야.”다정한 둘의 모습에 나는 시어머니가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 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돌았다.“장모님, 하린이가 그러던데 지난번에 태반을 드시고 많이 좋아지셨다면서요? 제가 더 가져왔어요.”하객들이 왜 식이 시작되지 않는지 궁금해하던 와중에 갑자기 스피커에서 임수혁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괜찮아. 이제 다 나았어.”뒤이어 여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는데 아마도 이하린의 어머니인 것 같았다. 간신히 가라앉았던 분노가 다시 치솟았다. 임수혁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우리 아이를 그만 보내줄 것이지 왜 계속해서 괴롭히는 거지?“장모님, 하린이가 분명히 태아가 제대로 형성되기 전에 먹어야 병이 낫는다고 했는데, 어떻게 태반으로 바뀐 거죠?”이하린의 어머니는 당황한 나머지 이하린을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다.“대답하세요.”“오빠, 일단 결혼식부터 올리고 얘기해요, 네?”이하린의 얼굴에도 당황한 기색이 드러났다. 뻔뻔하던 그녀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결혼식? 나랑 민아는 이미 8년 전에 결혼식을 끝냈어.”“이하린, 넌 그 시신이 민아인 줄 알고 있었지?”임수혁의 추궁에 이하
시어머니의 반응에 놀라웠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개라도 키우면 정이 드는 법인데 내가 죽고 나서 슬퍼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왜 살아있을 땐 조금이라도 잘해주지 않고 이제 와서 쇼를 하는 거지?“민아의 물건을 정리해야겠어. 민아가 저세상에서 물건이 없으면 어떡할 거야?” “이미 다 정리했어요.”임수혁은 소파에 앉은 채 힘이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시어머니는 듣지 못했는지 아니면 고집스럽게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었던 건지 그의 말을 무시하고는 다시 집안 곳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수혁아, 어서 와봐.”나는 시어머니를 따라갔다. 아이 방에서 내가 임수혁을 위해 준비했던 서프라이즈를 발견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서프라이즈가 아니었다.거기엔 내가 임수혁을 위해 직접 짠 목도리가 있었다. 작년 가을, 임수혁의 인스타그램에는 가을 첫 목도리에 대한 게시물로 가득했다. 그는 여자 친구가 짜준 목돌이를 부러워하며 나를 끌고 상가에 가서 목도리를 샀다. 그러고는 여보가 직접 짜준 목도리라며 게시물을 올렸지만 오직 우리 둘만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나는 손재주가 없다 보니 목도리를 짜는 게 엄청 어려웠다,어렸을 적에 아버지한테 맞아 손가락이 모두 부러졌던 탓에 겨우 일상생활만 할 수 있을 정도로 재활치료를 했지만 오랫동안 무언가를 잡고 있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목도리 하나를 짜는 데 무려 5개월이나 걸렸다. 그가 잠든 틈을 타 한 땀 한 땀 짠 목도리였다.“사랑하는 여보한테 주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이야. 마음에 들어?”“그래도 너무 좋아하지는 마. 여보한테 줄 서프라이즈가 또 하나 있거든. 몇 달 동안 여보 몰래 한약을 먹으면서 얻은 선물이야. 확인해 보고 알려줄게.”임수혁은 내가 남긴 카드와 목도리를 안고 멍하니 바닥에 주저앉아서는 시어머니가 어떻게 끌어봐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와서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쇼를 하는 걸까?’‘바람피울 땐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잖아.’나는 온 힘을 다해 그의 뺨을 향해 내리쳤다. “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걸까? 아니면 이하린과 함께 날 죽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걸까? 아직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우리 아이의 시신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임수혁은 여전히 그 시신이 나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내 머리카락을 잡고 검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멈추더니 땅바닥에 웅크리고 앉은 채 머리를 파묻고 오열하기 시작했다.‘그래, 누구의 유전자와 검사해서 확인할 수 있을까? 난 이미 고아인데.’어머니가 자살하던 날, 폭력적인 아버지마저 함께 떠나버렸다. 그녀는 내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민아야, 이제 너는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될 거야!”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실패한 결혼생활을 지켜보며 나는 연애와 결혼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러나 임수혁이 내게 다가오더니 세상에는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 부부도 많다고 했다. 그의 부모님처럼 말이다. 단지 내 어머니가 운 나쁘게 폭력적인 아버지를 만났을 뿐이라고 했다.그는 자주 나한테 연락했고 둔감한 나조차 그를 신경 쓰기 시작했다.“수혁아, 나 좋아해?”두려운 마음에 떨리는 손을 꽉 움켜쥔 채 용기 내어 그에게 물었다.“민아야, 나 너 좋아해. 너랑 배신이라고 없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나는 그를 믿었다. 그리고 여러 번 그에게 말했다.“수혁아, 나한텐 너밖에 없어.”그와 했던 약속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게 울려 퍼지는 듯했지만 임수혁은 이미 그 약속을 저버렸다.“수혁아, 민아는 어찌 된 거야? 집도 안 치우니? 꼴 좀 봐라.”“처음부터 난 걔가 마음에 안 들었어. 부모가 돌아갔는데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더니, 어찌나 소름 돋던지.”“역시 내 감이 맞았어. 결혼한 지 몇 년인데 애도 못 낳고.”“엄마는 그 하린이라는 애가 마음에 드는데. 성격도 좋고 민아처럼 어둡지도 않잖아.”“무엇보다 하린이는 아이도 잘 낳을 것 같아.”임수혁이 문을 열자마자 시어머니가 거실에서 끊임없이 나를 비난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