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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지워진 이름, 린자오밍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3-14 13:03:32

바다는 새벽부터 짙었다.

구름이 낮게 깔리고, 파도는 바위를 긁으며 소리를 냈다.

하늘은 무겁게 내려앉아, 마치 바다가 그 안으로 삼켜지는 듯했다.

수진은 해안 끝에서 눈을 감았다.

짠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그녀는 호흡을 고르며 속삭였다.

“숨을 참아. 천천히. 눈을 감고, 목소리를 낮춰.”

그녀의 손끝이 떨렸다.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오래전 흑거미 밑에서 배웠던 훈련법.

‘감정을 지우는 법.’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법.’

그녀는 낮게 중얼거렸다.

“나는 린자오밍이다.”

그 말이 바람 속으로 흩어졌다.

“꽃집 여자는 없어. 그건 껍데기일 뿐이야.”

그녀는 눈을 떴다.

파도가 더 세게 밀려왔다.

‘이 감정은 사치야. 복수만이 진짜야.’

그러나 그 결심은 바람처럼 흔들렸다.

언니의 목소리가 다시 귓가에 울렸다.

“자오밍, 사랑을 알았는데 버릴 때 죽는 거야.”

그녀는 손으로 귀를 막았다.

“그만… 그만 말해.”

한편, 여진은 국정원 임시본부의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화면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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