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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상처로 피어나는 꽃

ผู้เขียน: 데이지
last update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2026-03-10 15:01:09

바람이 불었다. 창문은 닫혀 있었지만, 그 안의 공기는 여전히 서늘했다.

훈련소의 하루는 늘 같았다.

새벽 여섯 시, 기상. 일곱 시, 발음 교정. 아홉 시, 실습 통화.

점심은 고작 죽 한 그릇, 저녁은 간장국물뿐이었다.

수민은 그 일정이 하루, 이틀, 열흘을 지나며 하나의 형벌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잠을 자도 목소리가 귀에서 떠나지 않았다.

“고객님, 걱정하지 마세요.”

“네, 안전하게 처리하겠습니다.”

매일같이 들려오는 아이들의 말.

그 속에는 생명도, 감정도 없었다.

모두 복제된 목소리였다.

어느 날 오후, 훈련실의 스피커에서 잡음이 섞인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건 흑거미가 입장할 때마다 흘러나오는 신호음이었다.

아이들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는 천천히 걸어왔다.

오늘은 검은 정장이 아니라, 

하얀 셔츠에 긴 트렌치를 걸치고 있었다.

그녀의 향이 공기 속으로 스며들며, 모든 숨을 묶어두었다.

“오늘은 ‘감정 제어’ 수업이다.”

그녀의 말 한마디에 공간의 온도가 떨어졌다.

“사람을 속이는 건 어렵지 않다. 문제는, 그 사람이 널 믿게 만드는 감정을 조절하는 거다.”

조교가 각 아이 앞에 노트북을 내려놓았다.

화면에는 실시간 통화 시뮬레이션이 뜨고 있었다.

“오늘은 상대방이 울 수도 있다. 그럴 때 네가 울면 실패야.”

수민은 고개를 들었다.

“왜요? 진심으로 미안하면 안 되나요?”

흑거미의 시선이 그녀를 꿰뚫었다.

“진심은 약점이라고 말했을 텐데.”

“하지만, 그건 사람의 마음이잖아요.”

“마음?” 

그녀가 웃었다.

“여긴 마음이 아니라 시장이야.”

수민은 입술을 물었다.

“그럼, 우린 뭐예요?”

“상품이지.”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다.

“사람들은 상품에 감정을 원하지 않아. 결과만 원해.”

그 말에 아이들은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수민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두려움 대신 분노가 스쳤다.

“그럼, 전 그 상품에서 빠질래요.”

순간 공기가 멈췄다.

흑거미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구두 굽이 바닥을 두드릴 때마다,아이들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뭐라고 했지?”

“저는… 그만두겠습니다.”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야.”

“저는 더 이상… 사람을 속이고 싶지 않아요.”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와 수민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그래. 잘 말했어.”

그녀의 손끝이 수민의 뺨에 닿았다.

“그럼, 대신 네 동생을 벌주면 되겠네.”

수민의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그게 무슨”

“네가 감정 따위로 시스템을 흔든 죄는, 누군가 대신 갚아야지.”

수진은 그날 저녁, 아무 설명도 듣지 못한 채 훈련실로 불려갔다.

불빛 하나 없는 어두운 방 안, 조교 둘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왜 이러냐니!”

“조용히 해.”

그녀는 발버둥쳤지만, 힘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흑거미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담배를 피우며 무심히 말했다.

“네 언니가 규칙을 어겼어. 그래서 네가 대신 배워야 해. 세상은 그런 법이거든.”

조교가 긴 회초리를 가져왔다.

수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잘못했다니… 언니가 뭘…”

“진심을 보였어.”

“진심이 왜 죄냐니!”

“진심은 가난의 시작이야.”

흑거미의 눈빛은 차가웠다.

“이건 교훈이야. 네가 사람의 눈앞에서 눈물 흘리면, 

돈은 흘러나가지 않는다.”

첫 번째 채찍 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피가 튀었다.

수진은 울음을 삼켰다.

“그만… 그만하라니…”

“그럼 네가 대신 말해봐.

‘고객님,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말해.”

“고객님… 걱정하지 마세요…”

“더 부드럽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좋아. 그게 살아남는 법이지.”

흑거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그림자가 수진의 발끝을 덮었다.

“린자오밍. 넌 이제 완성됐어.”

그날 밤, 수민은 몰래 수진의 방으로 들어갔다.

수진은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팔에는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웃지 않았다. 울지도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다니.”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그만하라니. 언니도 알잖아. 여긴 그런 곳이라니.”

“그래도…”

“언니, 나 이제 알겠다니.

사람이 살아남으려면, 진심보다 거짓이 먼저야.”

수민은 숨을 삼켰다.

“그게 네가 원하는 거야?”

“원하는 게 아니라, 살아야 한다니.”

그녀의 눈빛은 더 이상 어리지 않았다.

수민은 그 눈 속에서 자신이 사라져가는 걸 느꼈다.

“너는 점점 그 여자를 닮아가.”

“그 여자는 적어도 우리 굶기진 않잖아.”

“수진아…”

“언니, 이건 내가 선택한 거 아니다니.”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고개를 돌렸다.

수민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손끝이 떨렸다.

눈물 한 방울이 수진의 어깨 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수진은 그 눈물을 닦지 않았다.

그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울면 나도 혼난다니.”

밤이 깊었다.

건물 전체가 정적에 잠겼지만,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전화벨이 울리고 있었다.

그 벨소리는 사람의 심장을 조여왔다.

수진은 천장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언니 대신 맞은 건 괜찮다니. 이제, 나도 조금은 강해졌다니.”

눈을 감자, 그녀의 귀에 어제의 그 말이 다시 들렸다.

“거짓은 기술이다. 진실은 약점이다.”

그 문장은 이제 자장가처럼 들렸다.

다음 날, 수민은 훈련장 구석에서 수진의 목소리를 들었다.

“고객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바로 도와드릴게요.”

그 말이 얼마나 매끄럽고 따뜻한지, 그녀는 소름이 돋았다.

그건 더 이상 연기가 아니었다.

그건 살아남기 위해 새겨진 본능의 목소리였다.

그날 밤, 흑거미는 창가에 서 있었다.

담배 불빛이 그녀의 손끝을 따라 번졌다.

“역시, 그 아이가 맞아.”

그녀는 중얼거렸다.

“꽃은 상처로 피어나는 법이야.”

그리고 그 아래에서, 두 자매는 각자의 꿈을 꿨다.

수진은 ‘도망치지 않아도 되는 꿈’을,

수민은 ‘다시는 눈물 흘리지 않는 꿈’을.

하지만 두 꿈 모두, 현실에서는 결코 피어나지 못할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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