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독립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까?”“황실 약제 연구실이 먼저 했고, 저는 결과를 안 본 상태에서 따로 검사했습니다.”“결론은요?”나디아는 세 개의 기록지를 나란히 놓았다.“완전히 같은 조성이라고는 못 해요. 함량이 다르고 정제 정도도 다릅니다.”세레나는 그 말을 먼저 기록했다.“그런데 공통 불순물이 있습니까?”“있어요.”나디아가 유리판 아래쪽에 가라앉은 미세한 회색 가루를 가리켰다.“황실 연구실도 같은 반응을 잡았습니다. 철이나 은 같은 흔한 금속 반응이 아니라, 서부 광산에서 같이 나오는 광물성 찌꺼기와 비슷하대요.”“같은 광산이라고 확정할 수 있습니까?”“아직은 안 됩니다.”“좋아요.”나디아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뭐가 좋아요?”“확정할 수 없는 걸 확정하지 않았으니까요.”“진짜 피곤하게 사시네요.”세레나는 세 기록을 한 장에 합치지 않았다.각각 다른 출처로 유지했다.다만 공통된 반응만 별도 표에 옮겼다.일곱 해 전 제4갱 표본.현재 성기사단 안정제.황궁 재검사 안정제.서로 다른 시대와 다른 유통망에서 비슷한 불순물이 반복된다.그것만으로도 사건의 중심이 단순한 최근 제조 실수에서 훨씬 오래된 유통 문제로 옮겨가고 있었다.나디아가 의자에 기대며 말했다.“그럼 이제 성전이 ‘최근 배치 하나가 잘못됐다’고 하기는 어렵겠네요.”“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습니다.”“어떻게요?”“옛 표본 출처를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장부 원본이 없고, 보관 봉투도 누가 언제 넣었는지 더 확인해야 하니까요.”“그래도 이 정도면”“나디아.”세레나가 불렀다.나디아가 입을 다물었다.세레나는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이번에는 서두르지 맙시다.”나디아의 표정이 바뀌었다.“왜요?”“상대도 서두르고 있으니까요.”북부 세관에 불을 낸 사람은 세 번째 장부와 황궁 안정제를 가지고 사라졌다.그 말은 그 두 가지를 함께 두면 곤란한 누군가가 있다는 뜻일 가능성이 컸다.지금 자신들이 가진 표본 반응을 성급하게
“그렇군요.”“공작님께서 떠올리는 사람이 있습니까?”“몇 명 있습니다. 황실 군무국에서 독수리 반지를 쓰는 직책이 있으니까요. 에드릭의 측근들만 쓰는 표식은 아닙니다.”“그럼 명단을 받을 수 있을까요?”“직접 사람을 골라 드리는 것보다 해당 반지 지급 기록 전체를 황실 조사관에게 넘기는 편이 낫겠군요.”세레나는 아주 잠깐 그를 바라봤다.“네. 그렇게 해 주세요.”“알겠습니다.”테오도르는 더 묻지 않았다.세레나는 복도 난간에 손을 올렸다가 곧 떼었다. 손가락 안쪽에 피로가 남아 있었지만, 지금 자신은 환자를 볼 수도 없었다. 수습 자격 정지가 유지되는 사흘 동안 사건을 조사할 수는 있어도 치료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했다.그 사실이 답답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그러나 성 루치아에서는 오웬과 브랜든을 포함한 정식 치료사들이 환자를 보고 있었다.자신이 빠졌다고 시스템이 멈추지 않았다.그걸 확인하는 것도 이번 생의 일이었다.“공작님.”테오도르가 그녀를 봤다.“오늘은 여기까지 하셔도 됩니다.”“세리스 치료사께서는요?”“성 루치아로 돌아가겠습니다. 치료는 못 해도 오늘 들어온 기록은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그는 호위를 붙이겠다고 하지 않았다.“황실 마차가 있습니까?”“네.”“그럼 저는 공작저로 돌아가겠습니다.”세레나는 뜻밖에도 그의 대답 뒤에 조금 비어 버린 복도를 의식했다.붙잡을 이유는 없었다.오늘 그는 충분히 움직였고, 상처도 완전히 나은 것이 아니다.그래서 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쉬세요.”테오도르가 한 걸음 움직이다 멈췄다.“세리스 치료사.”“네.”“제가 오늘 남아 달라는 말을 기다렸던 건 아닙니다.”세레나의 눈썹이 아주 조금 올라갔다.“제가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하지 않았는데요.”“표정이 조금 그랬습니다.”이번에는 세레나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테오도르의 입가에 아주 옅은 웃음이 생겼다.“루카스 경에게 배운 건 아닙니다.”세레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공작님.”“네.”“
세레나는 눈을 감지 않았다.누군가는 세 번째 장부뿐 아니라 황궁에서 사라졌던 오염 가능 안정제까지 가져갔다.과거와 현재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두 개의 증거가 함께 사라진 셈이었다.알렉스가 손을 움직이려다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다.“주머니.”황실 조사관이 물었다.“가지고 계셨던 가죽 주머니요?”“열어…… 보세요.”브랜든이 그의 상태를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황실 조사관이 봉인된 주머니를 가져왔고, 알렉스 본인의 동의를 다시 받은 뒤 개봉했다.안에는 병이 없었다.대신 작은 유리판 하나와 접힌 종이 두 장이 들어 있었다.첫 번째 종이는 불에 가장자리가 탄 오래된 기록 사본.두 번째는 알렉스가 오늘 직접 작성한 메모였다.세레나는 유리판부터 봤다.표면에 회색 가루가 아주 소량 묻어 있었다.“이건 무엇입니까?”알렉스가 말했다.“옛 문서창고에…… 남아 있던 보관 표본입니다.”“어디에서 찾으셨습니까?”“세 번째 장부를 넣었던 철제함 옆 작은 봉투에서요.”황실 조사관이 놀랐다.“가루를 직접 가져왔습니까?”“비교하려고…….”세레나는 바로 나디아를 떠올렸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검사하자고 하지 않았다.“황실 약제 연구실과 나디아 약제사가 독립적으로 나눠 검사하도록 해 주세요. 원본은 남겨 두고요.”황실 조사관이 고개를 끄덕였다.알렉스의 메모에는 단 몇 줄만 적혀 있었다.세레나는 그걸 읽다가 손을 멈췄다.-옛 표본과 황궁 안정제 병 바닥 침전물의 색·침강 방식 유사.-동일 물질 여부 미확인.-옛 표본 봉투 표기: W-4-22 / 부적합 / 재사용 금지.-황궁 안정제 상자 내부 완충지에 같은 번호의 앞자리 표기 흔적 있음.W-4.일곱 해 전 서부 제4갱 추정 물량.그리고 오늘 황궁에 들어간 안전 재검사 완료 제품.같은 광산에서 나온 것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알렉스는 현장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하려 했던 것이다.세레나는 마지막 줄을 읽었다.-원산지 번호를 지우고 새 포장을 씌운 방식이 과거 기록과 동
리오넬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세레나는 다시 보관함으로 시선을 돌렸다.세 번째 장부는 여전히 없었다.그리고 불은 너무 정확한 시간에 났다.알렉스가 리오넬에게 해 뜨기 전에 오라고 서신을 남긴 날.세레나가 그 존재를 들은 직후.누군가는 서둘렀다.알렉스가 의식을 되찾은 것은 해가 완전히 진 뒤였다.황실 의료원은 출입이 통제된 작은 관찰실 하나를 마련했고, 세레나는 자격 정지 상태인 만큼 주치의가 아니라 황실 조사 참고인 자격으로 들어갔다. 브랜든 의원이 먼저 상태를 확인했고, 질문을 해도 된다는 판단을 내린 뒤 황실 조사관이 침상에서 두 걸음 떨어진 곳에 의자를 놓았다.리오넬은 들어오지 않았다.알렉스가 직접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세레나는 문가에 서 있었다.브랜든이 물었다.“세리스 치료사가 안에 있어도 괜찮습니까?”알렉스의 시선이 천천히 그녀에게 향했다.잠시 뒤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세레나는 그제야 들어와 침상에서 멀리 떨어진 의자에 앉았다.알렉스의 오른손은 붕대로 감겨 있었다.그가 화재 현장에서 끝까지 쥐고 있던 가죽 주머니는 황실 증거 보관함에 들어가 있었고, 본인이 의식을 되찾은 뒤 개봉 동의를 받을 예정이었다.황실 조사관이 먼저 말했다.“알렉스 로만 씨, 힘들면 언제든 멈추겠습니다. 오늘 북부 세관 옛 문서창고에 간 이유를 말씀할 수 있습니까?”알렉스가 마른 입술을 움직였다.“병을…… 확인하려고 갔습니다.”“황궁에서 반출된 안정제입니까?”“네.”“왜 그곳으로 가져갔습니까?”알렉스는 잠시 눈을 감았다.“예전에 본 게 있었습니다.”“무엇을요?”“군무 특별보좌실 오래된 창고에서…… 칼베른군 반려 물량에 대한 조사 사본을 봤습니다. 회색 찌꺼기가 있었다고 적혀 있었어요.”세레나의 손이 무릎 위에서 멈췄다.“언제 그 자료를 봤습니까?”황실 조사관이 물었다.“두 달쯤 전입니다.”“왜 보좌관에게 보고하지 않았습니까?”알렉스가 쓰게 웃으려다 기침했다.브랜든이 바로 질문을 중단시켰다.
“확실합니까?”“일곱 해 전에도 저 보관함을 사용했습니다.”철제 상자의 잠금장치는 불에 뒤틀렸지만 내부까지 불이 들어가지는 않은 듯했다. 황실 보존관이 외부 상태를 기록하고 세 사람이 함께 잠금장치를 제거했다.안에는 장부 두 권과 봉인 봉투 여러 개가 있었다.리오넬의 표정이 굳었다.“두 권뿐이군요.”세레나는 그에게 묻지 않았다.보존관이 하나씩 꺼내 제목을 확인했다.첫 번째는 서부 광산 운송 원장 사본.두 번째는 루멘 성전 구호 물자 이관 기록.세레나는 두 번째 제목에서 시선을 멈췄다.“일곱 해 전 문서입니까?”보존관이 첫 장을 봤다.“그렇습니다.”세 번째 장부는 없었다.하지만 보관함 바닥에는 종이가 찢겨 나간 흔적과 붉은 끈 조각이 남아 있었다.리오넬이 입술을 깨물었다.“분명히 저 안에 있었습니다.”황실 조사관이 말했다.“누군가 먼저 가져갔다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붉은 끈이 저렇게 남아 있잖습니까.”“장부가 그 끈으로 묶여 있었다는 사실까지는 확인해야 합니다.”세레나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지 않았다.대신 보관함 내부를 살폈다.바닥 한쪽에 물에 젖어 붙은 얇은 종이 한 장이 있었다.보존관이 핀셋으로 조심스럽게 떼어냈다.문서의 절반 가까이는 타거나 찢겨 있었지만, 남은 부분에 숫자와 환자 이름 몇 개가 보였다.세레나의 호흡이 아주 조금 느려졌다.“이게 대조 장부 일부일 수 있습니까?”리오넬이 가까이 오지 않은 채 바라봤다.“형식이 비슷합니다.”“비슷하다는 것만 기록하세요.”황실 기록관이 고개를 끄덕였다.종이에는 세 개의 열이 있었다.환자 이름.광산 작업 구역.노출 물량 번호.세레나는 가장 먼저 이름을 보지 않았다.노출 물량 번호부터 봤다.W-4-17.W-4-22.W-4-31.서부 제4갱으로 추정되는 표기였다.그리고 오른쪽에는 증상이 적혀 있었다.고열.구토.은빛 혈관.배뇨 감소.성력 처치 후 출혈 증가.일곱 해 전 엘레노라가 직접 관찰했던 광산 환자들.현재 백휘열
“호흡부터 보겠습니다.”세레나는 한 걸음 뒤에 섰다.“제가 기록하겠습니다.”알렉스의 호흡은 거칠고 빠르며 입과 코 주변에 그을음이 묻어 있었다. 화상은 팔과 어깨 일부였지만 전신 화상은 아니었고, 의식은 흐릿한 상태에서 통증 자극에 반응했다.브랜든이 물었다.“성맥 보조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지시하면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세레나는 주변 황실 기록관이 듣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직접 감독 아래라면 보조하겠습니다.”“그렇게 하죠.”리오넬이 다가오려 하자 세레나가 손을 들었다.“카르트 보좌관님, 지금은 환자에게 질문하지 마세요.”“저 사람은 제 비서입니다.”“그래서 더 기다리셔야 합니다.”리오넬의 턱이 굳었지만 멈췄다.알렉스의 손에 든 가죽 주머니가 바닥으로 떨어지려 하자 황실 조사관이 받으려 했다. 그런데 의식이 흐린 남자의 손가락이 오히려 더 세게 오므라들었다.세레나는 그걸 봤다.“억지로 빼지 마세요.”“증거일 수 있습니다.”“환자가 놓으면 그때 봉인하세요. 지금 손가락을 펴다가 다치게 할 이유는 없습니다.”황실 조사관은 손을 거뒀다.브랜든이 알렉스의 흉부를 확인하며 말했다.“기도 화상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송해야 합니다.”세레나는 그의 맥박 기록을 적다가 손목 안쪽의 작은 붉은 자국을 발견했다.유리 조각에 긁힌 것처럼 얕은 상처.그 주변에 아주 희미한 은빛 선이 비치고 있었다.“의원님.”브랜든이 세레나의 시선을 따라갔다.“보입니다.”“백휘석 노출 가능성도 같이 봐야겠습니다.”“그렇군요.”브랜든은 즉시 강한 성력 보조를 미뤘다.“먼저 호흡과 수분 상태를 유지하고 이송하겠습니다. 성력은 최소한으로 씁니다.”세레나는 그 판단에 개입하지 않았다.대신 알렉스의 가방과 옷에 묻은 가루가 구조대원에게 옮겨가지 않도록 겉옷을 별도 봉투에 넣게 했다.테오도르가 그때 현장으로 돌아왔다.그는 세레나에게 곧장 다가오지 않고 브랜든에게 환자의 상태부터 확인했다.“살아 있습니까?”“현재는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