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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진짜, 짜증 나

Author: SeuMim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03 06:03:44

그녀의 눈빛에는 두려움을 넘어선, 비장한 결의가 서려 있었다.

"나……"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같은 쇳소리.

그 흉측한 목소리를 쥐어짜 내며 수현이 내뱉었다.

"나, 칫솔 하나만 줘."

항복 선언이다.

남자의 진득한 정액을 기꺼이 받아 전,

자신의 입을 깨끗한 상태로 비워내고 준비하겠다는 뜻.

그것은 자신을 바치겠다는 일종의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았다.

나는 화장실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화장실 수납함에 있어."

수현은 고개를 숙이고

거실 화장실로 향했다.

나는 몸을 일으켜, 반대편에 있는 안방 욕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달칵.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가 옷을 벗으려던 찰나였다.

유라가 잔뜩 입술을 삐죽인 채, 쪼르르 내 뒤를 따라 들어왔다.

"왜 따라 들어와?"

내 무심한 질문에 유라가 아무 말 없이 샤워기를 틀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샤워볼에 바디워시를 듬뿍 짜내어 거품을 내기 시작했다.

"내가…… 씻겨줄게."

유라의 목소리에는 억눌린 질투심이 뚝뚝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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