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나는 진동음에 곧바로 핸드폰을 봤고, 그 진동음의 정체는 소연이의 문자였다.
나는 서둘러 잠금 화면을 열고 소연이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미안, 전화는 못 하겠어."
"오늘 너한테 정말 실망했어.
나는 오늘 너 생일에 좋은 추억 남겨주려고 얼마나 애썼는데... 집 가는 동안 너한테 헤어지자고 한 거 많이 후회했어. 그런데 너는 친구한테 이미 날 나쁘게 얘기했더라..."
"나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너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나 봐... 미안해."
"이제 더 연락할 일 없을 거야. 잘 지내."
"그리고 우리 일은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소연이는 이 말을 끝으로 아무 말도 없었고, 나는 곧바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소연이는 받지 않았다.
뚜루루... 뚝.
연결이 되지 않아...
뚜루루... 뚝.
연결이 되지 않아...
"정말... 끝난 거야?"
"..."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핸드폰을 내려놨다. 동시에 내 바지 위로 눈물이 떨어졌다.
"..."
지효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고 술을 들이켰다.
"하..."
지효의 한숨 소리에 내 머릿속에는 소연이가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너는 친구한테 이미 날 나쁘게 얘기했더라...'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지효에게 따지듯 말했다.
"왜... 왜 전화한 거야?"
"뭐?"
"소연이한테... 왜 전화했냐고."
"..."
내 말에 지효는 잠시 말이 없었지만, 이내 내게 의외의 대답을 했다.
"미안해."
지효의 사과에 울컥하며 더 많은 눈물이 흘렀다.
지효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단지,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탓할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미안해."
나는 곧장 지효에게 사과하고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자고 가. 지금 비 온대."
"괜찮아."
"너 지금 가면 사고 날 것 같은데."
나는 취기 탓인지, 충격 탓인지 반쯤 정신이 나간 채 신발장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신발을 신던 도중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고, 지효는 그런 나를 일으켜 세웠다.
"X신 뭐 하냐?"
"미안..."
"야, 집 앞에 택시 불러줄 테니까 같이 내려가."
"그래..."
우리는 같이 1층으로 내려가 택시를 기다렸다.
나는 지효에게 미안한 마음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고, 지효는 그런 내게 먼저 말을 꺼냈다.
"야, 비 오는 날 자빠지면 개망신이다."
"뭐...?"
지효의 말에 나는 신발장에서 다리에 힘이 풀렸던 게 생각났고,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졌다.
"아니, 그건..."
"아, 택시 왔다."
지효는 나를 부축해 택시에 태웠고, 나는 택시 문이 닫히기 전에 지효에게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아까는 미안해. 네 탓이 아닌데..."
"뭐래, 꺼져."
지효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바로 택시 문을 닫았다.
"후... 기사님, XX대학교 정문 원룸촌으로 가주세요."
"예."
솨아아...
비는 그칠 줄도 모른 채 나를 대신해 울어줬다.
"이제 어떡하지..."
나는 택시 안에서 가는 내내 창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오늘 일을 계속 되뇌었다.
'내가 소연이를 너무 못 믿어줬어...'
'왜 그랬을까...?'
택시 안 라디오에서 들리는 이별 노래 가사 속 주인공은 모두 나인 것 같았고, 나는 소연이를 생각하며 그 노래를 들었다.
결국 창밖을 바라보던 내 눈에 눈물이 맺혔고, 기사님은 이런 나를 봤는지 라디오를 끄고 조용히 가주셨다.
"학생, 도착했어요."
"아... 얼마예요?"
"자동 결제예요. 그냥 내리시면 됩니다."
'아, 지효가 내줬구나...'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나는 택시에서 내리고 비를 피해 황급히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 피곤해."
나는 곧장 침대에 누웠고, 눈을 살짝 감았다.
"몇 시지, 지금..."
"11시 27분..."
"...양치는 해야겠지?"
나는 화장실로 가 거울을 보며 양치를 했고,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처량해 보였다.
"..."
양치를 끝내고 화장실을 나오자 나는 많은 생각에 빠졌다.
'내 첫 자취... 소연이가 제일 먼저 축하해줬었는데...'
왕복 2시간의 거리를 통학하던 나는 첫 학기가 끝나자마자 방을 구해 자취를 시작했었고, 소연이는 그런 내 자취방의 첫 손님이었다.
"물이나 좀 마실까..."
냉장고를 열고 물을 꺼내려던 순간, 옆에 있던 음료수 캔 뒤에 붙어 있던 포스트잇이 보였다.
"항상 잘 챙겨 먹어. 사랑해."
소연이가 처음 왔을 때 나 몰래 적어두고, 내가 쉽게 보지 못하도록 음료수 캔 뒤에 붙여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걸 이제야 발견한 것이다.
"왜 이걸 이제..."
"우리만큼은...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어리석었어..."
나는 그렇게 주저앉았고, 한참을 울며 후회했다.
음료수 캔을 꽉 쥐고...
포스트잇이 내 눈물에 다 젖을 만큼.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혹시... 소연이?"
침대 위에 있던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고, 나는 벌떡 일어나 눈물을 닦으며 핸드폰을 집었다.
"...엄마?"
하지만 전화를 건 사람은 소연이가 아닌 엄마였다.
"여보세요...?"
"아들! 생일 축하해."
"우리 아들 자취하고 처음 맞는 생일인데..."
"엄마가 바빠서 아침에 연락도 못 했네."
"감사해요, 엄마..."
"여자친구랑 있는데 엄마가 방해했나?"
"..."
"아들?"
"아니에요, 엄마."
"무슨 일 있어? 기운이 없네."
나는 엄마의 말에 울컥했지만, 입술을 꽉 깨물며 꾹 참았다.
"아무 일도 없어요... 엄마, 저 좀 피곤해서 먼저 끊을게요."
"그래, 푹 쉬고 나중에 연락해."
"네, 엄마. 자주 연락드릴게요."
"그래~"
뚝.
전화가 끊어지고 나는 열려 있던 냉장고 문을 닫은 후 침대에 누웠다.
창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렸고, 니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늘 일이 꿈이길 간절하게 바랐다.
"제발... 다 꿈이길..."
"자고 일어나면 평소처럼 잘 잤냐는 너의 연락이 와 있길..."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며 서서히 잠에 들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화를 기대해주세요!
내 이름은 한세연.XX대학교 경영학부 1학년이다. 어린 시절 어떤 사건 이후, 내 삶에 누군가 들어올 자리는 없었다. 먼저 다가서지도, 곁을 주지도 않은 채 그렇게 혼자가 익숙해졌다. 단, 그 애를 만나기 전까진... 시작은 1학기가 끝난 여름방학, 7월 15일이었다. 오전 10시 30분. 띠리링. 띠리링. 나는 미리 맞춰 둔 알람 소리에 뒤척이며 눈을 떴다. '아... 더 잘까?' 더 자고 싶은 마음에 살짝 눈을 감았지만, 바로 정신을 차리고 침대에서 일어나 이불을 정리했다. '밥 먹고 학교 도서관이나 가야겠다.' 하지만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다 보니 집에 먹을 거라곤 시리얼뿐이었다. "...이거라도 먹자." 간단히 시리얼로 끼니를 때우고 나갈 준비를 한 후 집을 나서자, 시간은 어느덧 오후 1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게다가 눈앞에서 버스까지 놓치는 바람에 결국 택시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택시에서 내리고 곧바로 도서관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방학인데 사람이 많네." 나는 자리에 앉아 챙겨 온 전공 책과 텀블러를 꺼냈고, 물을 뜨기 위해 화장실 앞 정수기로 향했다. 정수기에서 물을 뜨려던 그때. 퍽! "아!" 화장실에서 나오던 어떤 여자와 어깨를 부딪쳤다. "아이씨... 뭐야?" 그 여자는 부딪힌 어깨를 잡으며 나를 노려봤다. "사과 안 해요?""그쪽이 와서 부딪힌 거잖아요.""제 잘못이다, 이거예요?""가만히 있는데 부딪혀 놓고, 그럼 이게 제 잘못이에요?" 여자는 점점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참나, 나오는 길 막고 있던 게 누군데?""공간이 이렇게 넓은데요?""그러니까 그쪽이 비켰어야죠.""그쪽이 앞을 보고 나왔어야죠." 여자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진짜 말 안 통하네.""그건 제가 할 말인데요." 그 여자의 억지에 점점 지쳐 갈 때쯤, 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하나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쟤 심리 김소연 아니야?""제일 예쁘다던 걔? 와...""옆에도 완전 예쁜
"아... 죄송해요. 놀라게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한세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니에요. 뭐 드실래요?""세연님 드시고 싶은 걸로 먹어요.""그럼 파스타 드실래요?""네? 아, 좋아요!"한세연과 파스타. 뭔가 의외의 조합이었지만, 그래서 그녀가 조금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빨리 가죠."나는 한세연과 함께 파스타집에 도착했고, 안으로 들어가니 거의 모든 테이블에 연인 분위기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나와 한세연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빈자리에 앉았다."뭐 드실래요?""저는..."그때, 어디선가 내 얘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쟤 정연우 아니야?""정연우가 누군데?""그 게시판에...""진짜?"주변 테이블에서 내 얘기가 들리자 내 표정은 점점 굳어갔고,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나를 어떻게 알지...?''혹시 게시판 글 때문인가?''어떡하지? 한세연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연우님?"한세연이 나를 톡톡 치며 불렀고, 덕분에 많은 생각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죄송해요.""뭐가요? 뭐 드실래요?"주변 사람들의 말이 들리지 않았는지 한세연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덤덤했다."저는 빠네로 할게요. 세연님은요?""저는 투움바로..."한세연이 주문을 하려던 순간, 주변에서 다시 내 얘기가 들렸다."...가지고 놀았다던데.""근데 같이 온 여자는 누구지? 엄청 예쁘다.""둘이 사귀나?""???"나는 많이 당황했지만, 다행히 아까와 비슷한 크기의 말소리였고 한세연은 못 들었을 거란 생각에 안심했다."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한세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핸드폰도 두고 황급히 화장실로 갔고, 스치듯 본 그녀의 얼굴은 조금 붉어진 듯 보였다."뭐지...? 더운가?"한세연이 화장실을 간 사이에도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나에게 계속 들려왔다."저 여자도 당하는 거 아니야?""설마? 똑같은 사람끼리 만났겠지."나는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애써 무시하며 아
민재의 말에 당황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그러던 중, 소정이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혹시 소연이랑 사겼어?""어...? 그걸 어떻게 알았어?"내 답에 소정이는 다시 침묵했고, 민재가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나에게 건넸다."이거 봐.""뭔데 이게..."민재가 건넨 핸드폰 화면에는 학교 게시판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이 있었다."...?"글에는 나와 소연이의 얘기가 담겨 있었고, 글을 읽을수록 내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글의 내용은 모두 나를 안 좋게 말하고 있었지만, 그중에서 세 문장 정도가 나에겐 가장 충격적이었다."소연이와 사귀는 3년 동안 온갖 가스라이팅을 하며 가지고 놀았다.""잠깐 다른 남자와 대화하는 것뿐인데, 혼자 의심하며 상처 줬다.""이별을 통보받은 뒤에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해서 괴롭혔다."이 문장을 보고 화도 나고 억울했지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소연이에 대한 걱정이었다."... 소연이는 괜찮대?""지금 걔 걱정할 때냐?"내 말에 민재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고, 소정이는 무언가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거 다 사실 아니지?""나도 잘 모르겠어...""응...?"내 답에 소정이는 당황했지만, 나는 섣불리 말할 수 없었다.소연이를 의심하고 상처 줬다는 말은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었고, 진실과 거짓이 섞여 있는 탓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나도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서...""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소정이의 물음에 나는 잠시 고민했다.'말하면 소연이가 또 상처받지 않을까?'나는 결국 소연이와의 일을 말해주지 못했고, 소정이는 이런 내가 답답했는지 한숨을 내쉬었다."아!"그때, 민재가 무언가 떠오른 듯 놀라며 말했다."둘이 사귄 거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니야?""그럴 거야. 나 때문에 다 비밀로 했었으니까..."민재는 확신에 찬 듯 큰 소리로 말했다."그럼 김소연이네!""뭐가?""게시
내 말에 주변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소연이를 비롯한 모든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소연아, 나...""야!!!" 내가 말을 하려던 순간, 소연이의 옆에 앉아 있던 과 동기 조예빈이 크게 소리치며 내 말을 끊었다. 소연이는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말했다. "따라와." 나는 술기운 탓에 휘청거리는 몸과 정신을 겨우 붙들고 소연이의 뒤를 따라나섰고, 사람들은 그런 우리를 보며 수군거렸다. "뭐야, 쟤는?""소연이랑 무슨 사이야?""설마 쟤랑...?""..."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뒤로하고 서둘러 소연이를 따라서 가게 밖으로 나가 아무도 없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소연아...""미쳤어?""...?" 처음이었다. 소연이에게 그런 말을 듣는 것은. "사람들 다 있는데 뭐 하자는 거야?""그냥... 네가 다른 남자들이랑 있는 게 싫었어.""네가 뭔데?""어...?" 그때, 근처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고, 소연이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말했다. "여태 아무 연락 없어 놓고 이제 와서?""아니, 그건...""웃긴다.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데." 나는 심호흡을 했고, 그날 일에 대한 사과와 그동안 소연이를 보면 하고 싶었던 말을 하려 했다. "미안해, 그날은...""소연아!" 그때, 누군가 골목 끝에서 애타게 소연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됐어. 더 이상 안 이랬으면 좋겠어.""잠깐..." 소연이는 잡을 틈도 없이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달려갔고, 이번에도 허무하게 놓치기 싫었던 나는 서둘러 소연이의 뒤를 따라갔다. 소연이가 멈춰서자 그 앞에는 과 동기인 조예빈이 있었다. "소연아, 왜 그래?" 조예빈의 말에 소연이의 뒷모습을 보니 희미하게 얼굴에 눈물이 흐르는 것이 보였고, 그 모습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야, 너 뭔데 소연이한테 그래?""...""괜찮아... 예빈아, 가자..." 나는 소연이가 했던 모진 말들은 다 잊은 채 눈물이 흐르던 모습만을 떠올렸고, 떠나가는 소연이
개강총회 1부는 학생회장, 교수님, 각 동아리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그 후 스크린을 내려 2학기 행사 일정과 사업 안내, 기타 공지를 공유한 뒤 질의응답으로 1부를 마무리했다"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2부 참여자분들은 화면에 보이는 조 편성에 따라 모여 2부 장소로 가주시길 바랍니다." 조원은 각 5명이었고, 나는 혹시 소연이와 같은 조일까 하는 기대감으로 화면을 봤지만, 내 이름 주변에는 모르는 이름들뿐이었다. "하... 다 누구지?" 그때, 어떤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4조 맞으세요?" 나와 같은 조 사람이었다. "네... 맞아요.""오! 저도 4조예요. 1학년 김민재예요.""저는 1학년 정연우예요.""말 편하게 해도 될까요?""네, 괜찮아요." 민재는 굉장히 외향적인 성격인 것 같았다. "다른 조원들 찾아볼까?""그래." 나는 민재를 따라 같은 조원을 찾아다녔다. "어디 계시지...?" 조원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중, 소연이와 눈이 마주쳤다. "...!" 나는 놀라서 황급히 시선을 돌렸지만, 소연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사람들과 웃고 있었다. "...못 본 건가?" "연우!" 민재가 내 이름을 부르며 다가왔다. "찾았어. 같이 가자." 나는 민재의 뒤를 따라 조원들과 합류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1학년 김민재이고, 여기는 같은 1학년 정연우예요.""안녕하세요...""저는 1학년 서수빈이에요.""저는 1학년 이소정이에요." 각자 소개를 마치고 대강의실 밖으로 나갔고, 밖에 있는 학생회 선배의 안내에 따라 2부 장소로 향했다. 가는 내내 민재는 나를 포함한 조원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고, 슬슬 지쳐 갈 때쯤 2부 장소인 삼겹살집에 도착했다. "다들 안으로 들어가서 편한 자리에 앉아주세요." 안으로 들어가니 앞서 온 조들이 각 테이블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조원들의 뒤를 따라가던 중,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소연이의 모습이 보였다. '어? 소연이.' 나는
간단한 소개를 마친 뒤, 나는 한세연의 핸드폰에 내 번호를 입력했다. "번호 맞는지 한번 전화해볼게요.""네." 지이잉. 내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고, 핸드폰을 꺼내 걸려온 전화를 확인했다. "맞네요. 끊을게요." 전화가 끊어지자 핸드폰 화면에는 배경화면으로 설정한 소연이의 사진이 떠 있었다. 한세연은 그 사진을 보곤 아주 잠깐, 미묘하게 미간을 좁혔다. "...?" 하지만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공지 올라오면 연락드릴게요.""네? 아, 네." 한세연은 그 말을 끝으로 먼저 강의실을 나갔고, 나는 그녀의 번호를 저장한 뒤 강의실을 나갔다. "3시도 안 됐네." 6시에 시작하는 개강총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소연이에게 할 말을 정리하기 위해 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날씨 좋네..." 나는 운동장 중앙의 잔디 위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좋은 날씨와 달리, 하늘에는 소연이가 내 손을 뿌리친 그 장면이 그려졌다. '... 내가 다시 다가갈 자격이 있을까?' 나는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잔디만 만지작거렸다. "정연우!""임지윤...?" 멀리서 지윤이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고개를 들어보니 운동장 끝에서 지윤이가 다가오고 있었다. "... 또 너야?""또라니... 그나저나 2시에 수업 있다며?""첫날이라 일찍 끝났지.""벌써?! 왜 나만 풀강이지...?""너라서?" 우리는 장난 섞인 대화를 몇 마디 주고받았고, 분위기가 편해지자 지윤이는 내 눈치를 보며 소연이와 헤어진 이유를 물었다. "왜 헤어진 거야?""이..." 지윤이의 물음에 소연이가 문자로 했던 말이 내 머릿속을 스쳤다. '우리 일은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지윤이는 나의 대답을 기다렸고, 나는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미안...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괜찮아, 말 안 해도 돼.""그냥 내 잘못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