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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후회와 붕괴

Author: 다경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28 16:49:10

나는 진동음에 곧바로 핸드폰을 봤고, 그 진동음의 정체는 소연이의 문자였다.

나는 서둘러 잠금 화면을 열고 소연이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미안, 전화는 못 하겠어."

"오늘 너한테 정말 실망했어.

나는 오늘 너 생일에 좋은 추억 남겨주려고 얼마나 애썼는데... 집 가는 동안 너한테 헤어지자고 한 거 많이 후회했어. 그런데 너는 친구한테 이미 날 나쁘게 얘기했더라..."

"나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너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나 봐... 미안해."

"이제 더 연락할 일 없을 거야. 잘 지내."

"그리고 우리 일은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소연이는 이 말을 끝으로 아무 말도 없었고, 나는 곧바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소연이는 받지 않았다.

뚜루루... 뚝.

연결이 되지 않아...

뚜루루... 뚝.

연결이 되지 않아...

"정말... 끝난 거야?"

"..."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핸드폰을 내려놨다. 동시에 내 바지 위로 눈물이 떨어졌다.

"..."

지효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고 술을 들이켰다.

"하..."

지효의 한숨 소리에 내 머릿속에는 소연이가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너는 친구한테 이미 날 나쁘게 얘기했더라...'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지효에게 따지듯 말했다.

"왜... 왜 전화한 거야?"

"뭐?"

"소연이한테... 왜 전화했냐고."

"..."

내 말에 지효는 잠시 말이 없었지만, 이내 내게 의외의 대답을 했다.

"미안해."

지효의 사과에 울컥하며 더 많은 눈물이 흘렀다.

지효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단지,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탓할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미안해."

나는 곧장 지효에게 사과하고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자고 가. 지금 비 온대."

"괜찮아."

"너 지금 가면 사고 날 것 같은데."

나는 취기 탓인지, 충격 탓인지 반쯤 정신이 나간 채 신발장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신발을 신던 도중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고, 지효는 그런 나를 일으켜 세웠다.

"X신 뭐 하냐?"

"미안..."

"야, 집 앞에 택시 불러줄 테니까 같이 내려가."

"그래..."

우리는 같이 1층으로 내려가 택시를 기다렸다.

나는 지효에게 미안한 마음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고, 지효는 그런 내게 먼저 말을 꺼냈다.

"야, 비 오는 날 자빠지면 개망신이다."

"뭐...?"

지효의 말에 나는 신발장에서 다리에 힘이 풀렸던 게 생각났고,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졌다.

"아니, 그건..."

"아, 택시 왔다."

지효는 나를 부축해 택시에 태웠고, 나는 택시 문이 닫히기 전에 지효에게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아까는 미안해. 네 탓이 아닌데..."

"뭐래, 꺼져."

지효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바로 택시 문을 닫았다.

"후... 기사님, XX대학교 정문 원룸촌으로 가주세요."

"예."

솨아아...

비는 그칠 줄도 모른 채 나를 대신해 울어줬다.

"이제 어떡하지..."

나는 택시 안에서 가는 내내 창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오늘 일을 계속 되뇌었다.

'내가 소연이를 너무 못 믿어줬어...'

'왜 그랬을까...?'

택시 안 라디오에서 들리는 이별 노래 가사 속 주인공은 모두 나인 것 같았고, 나는 소연이를 생각하며 그 노래를 들었다.

결국 창밖을 바라보던 내 눈에 눈물이 맺혔고, 기사님은 이런 나를 봤는지 라디오를 끄고 조용히 가주셨다.

"학생, 도착했어요."

"아... 얼마예요?"

"자동 결제예요. 그냥 내리시면 됩니다."

'아, 지효가 내줬구나...'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나는 택시에서 내리고 비를 피해 황급히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 피곤해."

나는 곧장 침대에 누웠고, 눈을 살짝 감았다.

"몇 시지, 지금..."

"11시 27분..."

"...양치는 해야겠지?"

나는 화장실로 가 거울을 보며 양치를 했고,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처량해 보였다.

"..."

양치를 끝내고 화장실을 나오자 나는 많은 생각에 빠졌다.

'내 첫 자취... 소연이가 제일 먼저 축하해줬었는데...'

왕복 2시간의 거리를 통학하던 나는 첫 학기가 끝나자마자 방을 구해 자취를 시작했었고, 소연이는 그런 내 자취방의 첫 손님이었다.

"물이나 좀 마실까..."

냉장고를 열고 물을 꺼내려던 순간, 옆에 있던 음료수 캔 뒤에 붙어 있던 포스트잇이 보였다.

"항상 잘 챙겨 먹어. 사랑해."

소연이가 처음 왔을 때 나 몰래 적어두고, 내가 쉽게 보지 못하도록 음료수 캔 뒤에 붙여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걸 이제야 발견한 것이다.

"왜 이걸 이제..."

"우리만큼은...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어리석었어..."

나는 그렇게 주저앉았고, 한참을 울며 후회했다.

음료수 캔을 꽉 쥐고...

포스트잇이 내 눈물에 다 젖을 만큼.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혹시... 소연이?"

침대 위에 있던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고, 나는 벌떡 일어나 눈물을 닦으며 핸드폰을 집었다.

"...엄마?"

하지만 전화를 건 사람은 소연이가 아닌 엄마였다.

"여보세요...?"

"아들! 생일 축하해."

"우리 아들 자취하고 처음 맞는 생일인데..."

"엄마가 바빠서 아침에 연락도 못 했네."

"감사해요, 엄마..."

"여자친구랑 있는데 엄마가 방해했나?"

"..."

"아들?"

"아니에요, 엄마."

"무슨 일 있어? 기운이 없네."

나는 엄마의 말에 울컥했지만, 입술을 꽉 깨물며 꾹 참았다.

"아무 일도 없어요... 엄마, 저 좀 피곤해서 먼저 끊을게요."

"그래, 푹 쉬고 나중에 연락해."

"네, 엄마. 자주 연락드릴게요."

"그래~"

뚝.

전화가 끊어지고 나는 열려 있던 냉장고 문을 닫은 후 침대에 누웠다.

창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렸고, 니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늘 일이 꿈이길 간절하게 바랐다.

"제발... 다 꿈이길..."

"자고 일어나면 평소처럼 잘 잤냐는 너의 연락이 와 있길..."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며 서서히 잠에 들었다.

다경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화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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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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