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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기저귀는 어느 방향으로 채우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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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4-18 08:32:03

오전 5시 30분.

이태준의 아침은 언제나 완벽한 통제 아래 시작되어야 했다. 알람이 울리기 1분 전에 눈을 뜨고, 세안 후 피부 수분 유지를 위해 정확히 3초 안에 달바(d'Alba) 미스트를 뿌리는 것. 그것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승률 99% 변호사 이태준의 철칙이었다.

하지만 오늘, 그의 완벽한 아침은 알람 시계 대신 고막을 찌르는 앙칼진 사이렌 소리에 무참히 박살 났다.

**"으아아아아앙-!!!"**

"아악! 내 귀!"

태준이 침대에서 튀어 오르며 방문을 열어젖혔다. 거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밤새 한숨도 못 잔 듯 눈 밑이 퀭한 강태가 산만한 덩치로 쩔쩔매며 아기 여름이를 안고 둥가둥가 스쿼트를 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서이수가 아이를 달래보겠다며 자신의 보물 1호인 희귀 한정판 포켓몬 카드와 파니니 월드컵 트레이딩 카드를 부채처럼 쫙 펼쳐 들고 딸랑이 대신 흔들어대는 중이었다.

"자, 여름아! 까꿍! 이거 봐, 반짝이지? 홀로그램이야! 제발 울음 좀 그쳐줄래? 삼촌 피 말라죽겠다!"

"야, 서이수! 그 종이 쪼가리 치워! 애 얼굴에 긁히면 어쩌려고 그래!"

태준의 호통에 이수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카드를 거두었다. 여름이의 울음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얼굴이 터질 듯 붉어진 아이를 보며 태준의 이성적인 뇌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기저귀! 쌌는지 확인해 봐!"

"어, 어떻게 확인하는데?" 강태가 당황하며 물었다.

"냄새를 맡아보든가, 만져보든가! 난 몰라, 어제 입은 수트 드라이클리닝 맡겨야 해서 손 버리면 안 돼."

그때, 부스스한 머리의 막내 유준이 하품을 쩍쩍 하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양손에는 커다란 택배 박스 두 개가 들려 있었다.

"형들, 이거 봐요. 문 앞에 누가 택배를 잔뜩 놓고 갔는데요?"

유준이 뻔뻔하게 연기를 하며 박스를 뜯었다. 그 안에는 최고급 유기농 분유부터 단계별 젖병, 그리고 해외에서나 구할 법한 부드러운 프리미엄 기저귀 세트가 가득 차 있었다. 태준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유준을 노려봤다.

"이 새벽에 택배가 온다고? 그것도 애기 용품만 딱 맞춰서?"

"몰라요? 천사가 보냈나 보죠. 아님 옆집에서 잘못 보냈거나. 아무튼 당장 써야 하니까 뜯습니다!"

유준의 능청스러운 대처에 태준은 의심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 여름이의 울음소리를 멈추는 게 급선무였으니까. 유준이 재빠르게 기저귀 한 팩을 뜯어 강태 옆으로 던졌다.

"강태 형, 빨리 눕혀요!"

강태가 조심스럽게 소파 위에 여름이를 눕혔다. 하지만 네 남자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침묵을 깬 건 이수였다.

"그래서… 이거 어떻게 채우는 건데?"

네 남자의 시선이 기저귀의 앞뒤를 번갈아 향했다. 찍찍이가 있는 쪽이 앞인가, 뒤인가?

태준이 미간을 짚으며 한숨을 쉬었다.

"하… 비켜봐. 내가 유튜브로 '신생아 기저귀 가는 법' 검색해 볼 테니까."

"태준 형, 빨리! 애 또 운다!"

태준이 스마트폰을 들고 허둥지둥 영상을 재생하는 사이, 강태는 덜덜 떨리는 거대한 손으로 여름이의 바지를 벗겼다. 그 순간, 형용할 수 없는 시큼한 냄새가 거실을 덮쳤다.

"우욱!"

비위가 약한 이수가 코를 막고 뒤로 물러섰다.

"야! 숨 참아! 애 앞에서 상처받게 냄새난다고 티 내지 마!"

강태가 이수를 혼내며 물티슈를 집어 들었지만, 힘 조절에 실패해 물티슈 뭉텅이가 통째로 뽑혀 나왔다.

"아니, 찍찍이를 뒤로 넘겨서 앞으로 붙이라니까! 강태 너 유도할 때 띠 안 매봤어? 그거랑 비슷하게 하라고!"

태준이 영상을 보며 소리치자, 강태가 울상을 지었다.

"형, 띠는 사람을 조이는 거잖아! 애 부서질까 봐 무섭단 말이야!"

그 난리통 속에서, 유준은 부엌으로 가 설명서에 적힌 정확한 비율과 온도로 분유를 타서 나타났다. 기저귀 사투를 끝내고 진이 다 빠져 널브러진 세 형들 사이를 유유히 지나친 유준이, 뽀송해진 엉덩이로 누워있는 여름이의 입에 젖병을 물렸다.

*쪽, 쪽, 쪽.*

드디어 거실에 평화가 찾아왔다. 젖병을 빠는 작은 입술과 새근거리는 숨소리.

땀범벅이 된 태준과 강태, 이수는 바닥에 주저앉아 그 경이로운 식사 장면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귀엽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튀어나온 진심이었다.

태준은 시계를 확인했다. 오전 7시. 완벽해야 할 출근 준비 시간은 이미 물 건너갔고, 그의 고급 수트 바지단에는 정체모를 분유 자국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평소 같으면 불같이 화를 냈을 그가 슬그머니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띠링-

그때, 태준의 휴대폰이 짧게 울렸다. [관할 경찰서 실종아동과] 어젯밤 홧김에 알아본 번호였다. 태준은 휴대폰 화면과 여름이의 작은 얼굴을 번갈아 보다가, 조용히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다.

"…일단, 오늘 하루만 더 데리고 있는 거다."

그 말에 유준이 남몰래 씨익 웃었다. 네 남자의 지독한 공동 육아 하우스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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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6화: 우리가 이 미친 셰어하우스에 입주한 진짜 이유

    "스톱. 다들 멈춰."주말 아침, 거실 한가운데 선 이태준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각자의 일과를 준비하던 세 남자가 걸음을 멈췄다. 태준은 두통이 온다는 듯 관자놀이를 짚으며 집안 곳곳을 가리켰다."어제 우리가 여름이를 당분간 보호하기로 합의했지? 그럼 환경부터 바꿔야 해. 여긴 지금 집이 아니라 신생아용 지뢰밭이라고."태준의 지적은 정확했다.거실 구석에는 서이수가 용접하다 만 날카로운 철제 조형물이 흉기처럼 솟아 있었고, 반대편에는 최강태가 굴려둔 20kg짜리 쇳덩이 덤벨들이 발가락 골절을 유도하듯 널려 있었다. 심지어 막내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5화: 친자 확률 0%의 기적(?)과 물망초

    "왔다. 등기 우편."외출복 차림의 유준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며 하얀 서류 봉투를 흔들었다. 봉투 겉면에는 붉은색 도장으로 **[유전자 검사 결과서 재중]**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순간, 거실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러그 위에서 여름이와 놀아주며 딸랑이를 흔들던 이수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고, 팔굽혀펴기를 하던 강태는 그대로 바닥에 엎드린 채 숨을 죽였다. 서류가방을 들고 출근하려던 태준은 침을 꼴깍 삼키며 유준에게 다가갔다."이리 줘."태준이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받아 들었다. 이혼 소송에서 승소 판결문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4화: 체온계 38.5도, 그리고 경찰서 유턴 사건

    "형… 애 몸이 왜 이렇게 뜨겁지?"퇴근 후 셰어하우스 거실. 하루 종일 체육관에서 육아 전투를 치르고 온 강태가 울상이 된 얼굴로 여름이를 안고 있었다."뭐? 비켜봐."서류가방을 내려놓기 무섭게 태준이 달려와 여름이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불덩이였다. 평소라면 방긋방긋 웃어야 할 아이가 힘없이 축 처져서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야, 체온계! 누가 체온계 좀 가져와!""우리 집에 그런 게 어딨어! 강태 형 단백질 보충제 스푼은 있는데!" 이수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쳤다."비켜봐요! 제가 아까 사 왔어요!"막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3화: 분유값 벌려면 일은 해야 할 거 아냐!

    아침 8시. 폭풍 같았던 '모닝 기저귀 사투'가 끝나고, 거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말끔하게 네이비 수트로 갈아입은 태준이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조여 매며 입을 열었다."자, 현실적인 문제를 얘기해 보자. 다들 오늘 일정 어떻게 되지? 나는 오전 10시에 중요한 이혼 소송 재판이 있어서 무조건 나가봐야 해."태준의 시선이 소파에 늘어져 있는 세 사람을 향했다."나도 오늘은 안 돼!"이수가 물감이 덕지덕지 묻은 앞치마를 벗어 던지며 손을 저었다. "다음 주 갤러리 전시 기획 미팅 있어서 큐레이터 만나야 한다고.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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