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우리 엄마는 나를 싫어한다. 내가 하룻밤의 실수로 생긴 부산물이라 싫다 했던가. 하지만 그런 엄마라도 자신의 학생만은 끔찍이 아꼈다. 내가 엄마의 제자한테 고백을 받았을 때는 제자가 아닌 나의 뺨부터 때린 게 우리 엄마란 사람이었다. 치매가 걸려도 엄마는 제자만은 알아봤다, 그냥 딸만 까맣게 잊었을 뿐. 하지만 그런 엄마를 찾아오는 제자는 없었다. 왜냐고? 다들 나처럼 엄마를 싫어했으니까.
View More그렇게 오랫동안 나를 미워했던 그 이유가 가짜라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갑자기 폭삭 늙어버린 엄마를 다시 마주했을 때는 공항에서였다.엄마는 그저 멀찍이 떨어져서 내가 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나는 그런 엄마를 봤지만 일부러 못 본 척하며 한 선생님과만 작별인사를 했다.한 선생님은 지금은 나의 엄마가 돼주신 아주 고마운 분이시다.“인경은 건조하니까 로션 꼭 챙겨 발라.”“돈 아끼지 말고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안가연이 와서야 새엄마는 나와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내가 엄마를 다시 보게 됐을 때는 한제로 새엄마를 보러 갔을 때였다.이번에는 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어 새엄마가 걱정할까 봐 얼굴 보러 들린 것이었다.학교에서 교수님을 따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돈을 좀 벌어놨던 나는 온라인에서 떠도는 영상을 따라 감자 칩 통에 금목걸이를 넣어 새엄마인 한지우 여사님에게 선물했다.새엄마가 감동하여 울고 있을 때 나는 창문 유리를 통해 우리 쪽을 보고 있던 엄마와 눈이 마주쳐버렸다.몸은 안 본 새에 많이 야위어져 있었고 전처럼 강해 보이지도 않았기에 나는 엄마를 만나러 나갔다.“양 선생님은 가족들이랑 시간 안 보내요? 학생들이 보러 안 왔나 봐요?”한때 그의 딸이었던 사람으로서 나는 어떤 말을 하면 그녀가 아파할지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유아야, 난 네 엄마야.”“우리 엄마는 안에 있으니까 괜히 나랑 친한 척하지 마요.”엄마는 나와의 관계를 회복해보려고 애썼지만 나는 그 마음을 받아주고 싶지 않았다.나도 보살은 아니었기에 그 상처들을 모두 다 잊을 수 없었다....교환학생이 끝난 뒤에도 나는 계속 해외에 남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새엄마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양 선생님이 고발당했어.”엄마를 제보한 사람은 바로 그 자랑스러운 제자 허규연이었는데 허규연이 교육청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바로 엄마의 과거를 조사한 것이었다.엄마가 담임으로 있었던 반의 성적
아빠는 응접실에 긴장한 듯 앉아있으며 바지춤에 손에 난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그건 내가 처음으로 본 아빠의 미소였다. 나를 위해서, 나에게 잘 보이려고 짓는 미소 말이다.내가 들어가자마자 아빠는 우유 한 상자를 건네주며 말했다.“유아야, 아빠가 너랑 의논할 게 있는데, 네 동생이 수학을 너무 못해서 네가 좀 가르쳐 줄 수 있을까? 시간 있어?”아빠가 수학 선생님이시면서 왜 굳이 나더러 수학을 봐주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내가 의아하다는 듯 아빠를 쳐다보자 아빠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가족끼리 공부 가르치고 그러면 내가 네 동생한테 심한 말을 할 수도 있잖니.”그 말을 들은 나는 심장이 철렁했다.내가 어릴 때 빗자루를 휘두르며 나를 쫓아내고 벽돌을 던지고 험한 말을 해대던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나 싶었다.내가 금메달을 따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찾아와서 자신이 아빠라고 칭하지도 않을 인간임을 알기에 나는 단칼에 그 부탁을 거절했다.한 선생님의 말씀처럼 금메달을 따고 보니 만나는 사람마다 좋은 사람인 척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하지만 어릴 때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남아있었던 나는 도무지 아빠를 용서할 수도 없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 일들을 다 잊을 수도 없었다....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는 수능이 끝나고 학교에서 졸업 기념 회식 자리를 마련했을 때였다.허규연은 시에서 1등이라는 성적을 받았기에 연희대는 못 가도 다른 명문대는 아무렇게나 갈 수 있었다.엄마도 너무 기뻐하며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녔다.“내가 우리 규연이 똑똑하다고 했었죠?”“자, 다들 잔 들고 우리 규연이 졸업 축하해줘요!”오늘 졸업하는 사람이 허규연 혼자인 것도 아닌데 엄마 눈에는 여전히 허규연만 보이는 것 같았다.“양 선생님은 진짜 대단하시네요, 딸은 연희대에서 직접 데려가고 학생은 시 1등까지 하고.”그 말에 끝나자 사람들은 다 나를 쳐다보았고 엄마의 표정은 잠시 창백해지더니 다시 빨개지며 말했다.“넌 여기 왜 있어? 여긴 수능 본 애들을 축
전국 경시대회가 끝나고 한 선생님은 나를 위해 선생님과 나밖에 모르는 곳에 거처를 마련해 주셨다.더 이상의 사고는 있어서는 안 됐기에 나의 수업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었다.경시대회 성적이 공표되는 날이면 엄마도 내가 왼손잡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기에 그전에 준비를 마쳐야만 했다.역시나 내 성적이 발표되는 날 교무실의 선생님들이 엄마한테 축하 인사를 전했지만 엄마는 당연히 그 말을 믿지 않았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유아 오른손 거의 다 부러졌는데. 글씨도 못 써요. 선생님이 잘못 보신 걸 거에요.”그에 선생님은 바로 엄마를 데리고 가더니 결과에 적힌 이름들을 하나하나 맞춰보며 말했다.“잘못 본 거 아니라니까요. 유아 진짜 천재가 맞긴 한가 봐요.”그에 엄마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리기만 했다.“아니야, 아니에요.”엄마는 다시 경찰과 교육청에 제보하며 한 선생님이 수상자 자격을 사들인 거라고 주장했다.한참이나 진행된 경찰 조사의 결과는 당연히 한 선생님의 무죄였다.엄마는 또 기계가 잘못된 거라며 행패를 부리자 보다 못한 직원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당신 같은 엄마가 어딨어요? 어떻게 딸이 성공하는 걸 방해하려고 애를 써요?”몇 번이나 조사를 신청하고 반복해봐도 똑같은 결과에 결국 엄마도 내가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엄마는 당연히 내 왼손도 부러뜨리려고 마음먹었지만 나를 찾을 수조차 없었기에 국가대표 선발 시험이 있는 날에 시험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시험에 민간인이 소동을 부릴 수 없다는 걸 나와 한 선생님은 미리 알고 있었다.그렇게 엄마는 내가 경찰들에게 둘러싸여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엄마가 분노하며 치를 떠는 모습을 보자 속이 통쾌해 난 나는 일부러 멀쩡한 내 왼손을 들어 보였다.나는 꼭 금메달을 따서 높은 곳에 서서 상을 받는 모습을 양주은에게 보여주겠다고 그날 한 번 더 다짐했다....운명은 한 번 더 내 편이 돼주었고 나는 금메달과 연희대의
오른손의 감각은 점점 무뎌져 갔고 나는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있는 힘껏 엄마를 밀쳐내고는 앞으로 내달렸다.하지만 이미 과다출혈로 정신이 온전치 못했던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바닥에 엎어져 버렸고 엄마는 여전히 벽돌을 든 채 괴상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내 오른손이 이렇게 부러지나 싶던 찰나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대학생들이 나를 쳐다보자 엄마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자신의 차를 몰고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하늘이 나를 가엾이 여기신 건지 지나치던 대학생들은 마침 의대생들이었기에 그들은 빨리 119에 신고를 해주고 간단한 응급처치까지 해주었다.그래서 다행히 손은 지켜냈지만 당분간 오른손은 움직일 수가 없게 돼버렸다.그 소식을 들은 한 선생님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셔서 달려오더니 붕대를 칭칭 감은 내 손을 보고는 이내 눈시울을 붉히시면서 울음을 참아내고 계셨다.“너만 살아있으면 됐어, 너만 괜찮으면...”고개를 떨군 채 나 몰래 눈물을 닦아내시던 한 선생님의 표정은 많이 복잡해 보였다.몇 달간 나를 위해 같이 시합 준비를 도와주시느라 많이 고생하셨는데 그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서 안타까워하는 얼굴이었다.그에 나는 마취가 덜 깬 상태라 잘 안 움직이는 입을 힘겹게 떼며 말했다.“선생님, 저 왼손으로도 글씨 쓸 수 있어요.”이쯤 되니 어릴 적 엄마가 나를 가둬놓은 게 고맙기도 했다.그때 혼자 갇혀버린 나는 하도 심심해서 왼손을 가지고 장난치다가 왼손으로 글씨 쓰는 법도 익히고 왼손을 오른손만큼 편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아빠가 왼손잡이라서 그 얘기는 굳이 엄마한테 하지 않았었다.만약 그 얘기까지 했었다면 내 왼손은 이미 진작에 잘려나갔을 것이다.내 말을 들은 한 선생님은 긴장이 풀린 건지 목 놓아 우시더니 나를 꼭 껴안고 말씀하셨다.“유아야, 우리한테도 좋은 날이 올 거야.”...나를 차로 친 사람이 엄마라는 걸 안 한 선생님은 바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나는 그런 선생님을 말렸다.당연히 같잖은 모녀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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