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미쳤군!”
아드리안은 경악한 얼굴로 타라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내뱉은 모든 말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지금 뭐라고 했지?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고작 그런 보잘것없는 증거 몇 개만 가지고 내 모든 주장을 되돌려 나를 몰아세우겠다는 거야?”
가까운 거리에서 두 사람의 시선은 끝내 서로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사랑이나 존경, 애정으로 가득한 부부의 눈빛이 아니었다.
병원에서 타라는 마침내 자신이 겪었던 통증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의사는 전반적인 상태가 괜찮다고 말했다. 뱃속 아기의 성장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통증은 피로와 출산 예정일이 가까워지면서 나타난 증상이었다. 걱정할 만큼 심각한 문제는 없었지만, 의사는 타라에게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활동량을 줄이라고 당부했다.“출산 예정일은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타라의 상태를 다시 확인한 의사가 설명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출산 휴가를 준비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무리하지 마세요.”타라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임신 기간이 출산 예정일에 가까워질수록 업무가 문제가 될 거라는 사실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한동안 일을 완전히 쉬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니 여전히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침대 옆에 앉아 있던 빅터는 의사의 말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기억했다. 심지어 병원을 나서기도 전에 타라를 위한 특별한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그는 몇몇 일정을 재조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타라가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지 않도록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심지어 타라가 정말로 충분히 쉴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까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빅터의 진지한 모습에 타라는 오히려 작게 웃었다.
타라의 일상은 서서히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빅터는 가끔 함께 아침 식사를 했고, 때로는 자신의 일정에 따라 저녁 식사까지 함께하기도 했다.타라는 그가 곁에 있든 없든 한 번도 문제 삼지 않았다. 빅터에게는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이해했고, 자신 역시 거의 여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렇게 많은 일을 넘겨받은 뒤로 타라의 일정은 오히려 더욱 빡빡해졌다. 그녀는 하루 대부분을 회의실에서 보내며 보고서를 검토하고, 결정을 내리고, 회사의 모든 업무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오라를 돌보고 아이에게 최선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책임을 잊지 않는 것이었다.적어도 한 가지는 이제 한결 편안해졌다. 리오라는 더 이상 아빠와 엄마에 관해 의문을 품지 않았다. 어린 소녀는 학교생활과 학습 진도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했고, 자신이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도 자주 전했다. 타라는 그런 변화를 진심으로 기뻐했다.리오라 역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답을 계속 찾으려 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타라는 아이에게 그들을 잊으라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그저 리오라가 안전하고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한, 아이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하도록 내버려두었다.그러던 어느 날 오후, 타라가 막 스타링크 그룹과의 회의를 마쳤을 때였다. 길버트가 태블릿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는 별다른 말
타라의 말에 면회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지금까지 감정을 억누르고 있던 카라는 결국 더 이상 분노를 숨길 수 없었다.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숨은 거칠어졌으며, 타라를 향한 눈빛에는 그동안 그녀에게 익숙했던 증오가 다시 가득 차올랐다.“넌 항상 이래!” 카라가 소리쳤다. “항상 네가 가장 고통받은 사람인 것처럼 굴잖아! 이 모든 일이 벌어지고도 네가 내 아이를 그렇게 쉽게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타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리오라의 곁에 서서 카라가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도록 내버려두었다. 더 이상 말다툼을 이어갈 이유를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카라는 자신이 원하던 반응을 얻지 못하자 오히려 더욱 화를 냈다.“리오라는 내 딸이야!” 카라가 소리쳤다. “이 모든 법적 문제가 끝나면 리오라는 나와 함께 돌아갈 거야. 내가 직접 데리러 갈 거야. 아이를 엄마에게서 떼어놓을 권리가 너한테는 없어!”지금까지 타라의 손을 꼭 잡고 있던 리오라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점점 커지는 카라의 목소리에 눈빛에는 약간의 두려움이 스쳤지만,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난 타라 엄마와 함께 살고 싶어.”작은 목소리였지만 카라를 침묵시키기에는 충분했다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던 타라는 그저 리오라를 바라보았다.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무언가가 있었지만, 아이의 말을 막고 싶지는 않았다. 리오라는 그동안 자신이 느껴온 것을 말할 권리가 있었다.“내가 아프면 타라 엄마가 나를 돌봐줘. 내가 슬퍼하면 항상 왜 그런지 물어봐. 내가 무서워하면 계속 내 곁에 있어줘.”리오라가 잠시 고개를 숙였다.“타라 엄마가 항상 말로 표현하는 건 아니어도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알아.”카라 옆에 앉아 있던 헬레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리오라는 다시 카라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엄마는…….”잠시 말을 멈춘 리오라는 적절한 말을 고르려는 듯했다.“이제야 알 것 같아. 엄마가 했던 모든 건 아빠 앞에서 내가 행복해 보이고,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려는 것뿐이었다는 걸. 그 외에는? 엄마는 아빠만 신경 썼어. 나는 아니었어.”카라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타라 아가씨,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는 타라와 리오라의 임시 구치소 방문에 동행한 애시본 가문의 운전기사가 말했다.사흘 뒤 열릴 선고 공판에 앞서, 카라와 헬레나의 요청에 따라 그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타라는 길게 숨을 들이마신 뒤 천천히 내쉬었다. 그녀의 옆에는 리오라가 얌전히 앉아 있었다. 타라는 확신할 수 있었다. 어린 소녀 역시 긴장하고 있을 터였다. 아침부터 리오라는 오늘 정말로 카라 엄마와 할머니를 만나는 게 맞느냐고 몇 번이고 물어본 뒤, 다시 한 번 물어보기까지 했다.“준비됐어?” 타라가 차 안의 침묵을 깨며 물었다.“응, 엄마.” 리오라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곧 차 문이 열렸다. 임시 구치소 건물이 그들 앞에 선명하게 보였다. 타라는 천천히 차에서 내려 발걸음을 조심했고, 리오라도 망설임 없이 내릴 수 있도록 살폈다.“마커스 님께서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타라 아가씨.” 운전기사가 다시 말했다.타라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한 뒤 리오라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건물의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 목적을 설명하고, 마침 한 수사관과의 대화를 마친 마커스와 만난 뒤 타라
그 대화가 있은 지 이틀이 지났지만, 빅터의 말은 타라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몇 번이고 머릿속에 떠올랐다. 특히 자신과 아이의 곁에 있고 싶다는 말, 자신이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켜 주고 싶어서라는 그의 말이 그랬다.타라는 왜 그 단순한 말이 계속 떠오르는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빅터가 그녀에게 대답을 강요하지 않고 그런 말을 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그동안 자신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며 다가온 사람들에게 너무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들은 자신이 곁에 남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듯 행동했다.빅터는 달랐다. 그는 그저 자신을 내어주고, 받아들일지 말지는 타라에게 맡겼다.타라는 빅터가 정말 진지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그 대화 이후에도 남자는 지나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회사에서 빅터는 여전히 예전과 같았다. 직원들 앞에서는 여전히 그녀를 동료로 대했고, 다른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오해할 만한 행동도 전혀 하지 않았다.하지만 단둘이 있을 때면 작은 배려들이 조금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밥은 먹었어?”어느 날 점심 무렵, 빅터가 노트북 앞에서 여전히 일을 하며 애시본 그룹과 다른 고객사 간의 새로운 협력에 관한 여러 서류를 처리하고 있는 타라를 보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