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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Author: 인가연
하선재 아이의 아빠가 될 자격이 없다는 게 아니라 더 이상 신시아와 함께할 자격이 없다는 뜻이었다.

어차피 지금 은유라와 약혼까지 앞두고 있어 ‘중고’라는 꼬리표가 생겨버렸다.

“할머니, 우리 이제 어떡해요?”

정다슬이 권미희의 팔을 흔들며 애원했다.

“시아 씨 좀 도와주세요!”

권미희는 노련한 표정을 지었다. 금세 얼굴의 주름살이 여러 겹으로 접혔다.

“우진이 곧 약혼할 테니 이 일은 일단 좀 접어두자. 약혼식 마치면 내가 직접 하씨 가문에 가서 이야기할 거야!”

그녀는 기필코 신시아의 편이 되어주리라 다짐했다.

정다슬도 가슴을 톡톡 치며 말했다.

“저도 갈래요!”

...

마침내 다가온 정우진의 약혼식 전날, 신시아는 잠시 숨 돌릴 여유를 얻었다.

그녀는 절친 김지원을 만나 경원을 떠나서 어디로 갈지 상의했다.

군성은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하선재 쪽에서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염려되었기 때문이었다.

김지원은 그녀를 보육원으로 불렀다. 요즘 둘 다 너무 바빠서 오래도록 아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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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8화

    다음 날, 신시아는 보육원 원장 한채은의 전화를 받았는데 선금으로 4천만 원의 치료비를 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신시아는 은행에 가서 정기예금을 해지하고 한채은의 계좌로 이체했다.휴가는 아직 이틀 더 남았고 어떻게 회사로 복귀할지 정하지 못한 터라 차라리 병원에 들러 임보나를 한 번 더 보기로 했다.한 시간 후, 신시아는 과일 바구니를 들고 병실 문을 열었다.윤경선과 남편 장철준이 침대에 앉아 있다가 그녀를 보자 반갑게 웃었다.신시아는 윤경선의 침대를 지나 몇 걸음 더 걸어가다 임보나 옆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는 대뜸 걸음을 멈췄다.“시아야...”그녀를 본 한채은이 얼굴에 당황한 기색을 띠며 침대에서 내려왔다.“굳이 올 필요 없다고 했잖아...”신시아는 가까이 다가가 과일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채은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휴가가 이틀 남아서 그냥 들렀어요.”그러고는 창가에 서서 환하게 웃고 있는 하선재를 돌아보았다.“대표님은 어쩌다 여기까지 오셨어요?”“네가 좀 힘들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와봤어.”하선재는 신시아의 안색이 어두운 걸 알아채고 서둘러 말을 이었다.“방금 한 원장님한테도 말씀드렸는데 보나 골수 이식 문제는 내가 책임질게.”신시아는 다시 한채은에게 시선을 옮겼다.“그래. 선재 씨가 이미 다 알아봐 주셨대.”이에 한채은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하선재란 사람은 신시아가 좋아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존재였다.도무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하자니 결정적인 순간에는 또 기가 막히게 도움을 주었고 그렇다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그녀가 숨겨둔 ‘시한폭탄’을 마치 농담처럼 여기며 언제 터질까 학수고대하고 있었다.“고마워요.”“뭘 새삼스럽게. 더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하선재는 가슴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나 이 병원 원장이랑 아는 사이거든.”그 말을 들은 장철준 부부가 이쪽을 바라보았다.불과 며칠 사이에 윤경선은 얼굴은 훨씬 수척해졌고 처음 보았을 때보다 엄청 지쳐 보였다.신시아가 임보나를 돌보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7화

    “기회가 되는 대로 신시아를 사람들 앞에서 너한테 사과하게 만들 거야. 이 책임은 걔가 지기 싫어도 지게 될 거라고!”이번 일은 어쨌든 누군가가 총대를 메야 한다.주하영의 존재는 모두에게 ‘은유라 본인이 어리석어 사람을 잘못 믿었다’라고 공표하는 꼴이 될 터.그렇게 되면 은유라의 체면은 바닥에 떨어질 게 뻔하다.모든 잘못을 신시아에게 뒤집어씌워야만 은유라가 피해자가 되어 명예를 지킬 수가 있다.은유라의 얼굴에 걱정이 스쳤다.“만약 정씨 가문에서 알게 되면요?”“그 집에서 알아도 현주 씨는 네 편 들 거야.”손연경은 딸의 손을 꼭 잡고 몇 번이고 쓰다듬었다.“너는 현주 씨한테 가장 사랑받는 예비 며느리잖니. 이렇게 다친 걸 보면 속상해도 모자랄 판이지!”은유라의 얼굴에 은근한 희열이 떠올랐다.“신시아만 내쫓을 수 있다면 저는 어떤 고생이든 감당할 수 있어요.”두 모녀가 몹쓸 계략을 꾸밀 때 병실 문이 철컥 열리고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손연경은 즉시 표정을 바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우진이 왔구나.” 정우진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서며 차가운 시선으로 두 사람을 훑었다.그의 매서운 눈빛에 손연경과 은유라 모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설마 방금 한 말 엿들은 건 아니겠지?’“언제 온 거야?”손연경이 떠보듯 물었다.“방금요.”정우진은 서류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으며 대답했다.“어머님은 먼저 돌아가세요. 이제부터 제가 돌볼게요.”손연경은 소파에 놓인 가방을 챙겨 은유라에게 눈짓을 보낸 뒤 문 쪽으로 걸어갔다.“그럼 유라 잘 부탁해. 수고해줘, 우진아.”정우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연경이 나가자 그는 의자를 가져와 은유라의 침대 옆에 앉았다.“오빠, 오늘 왜 이렇게 빨리 왔어?”은유라는 그에게 조금 더 다가가 수줍게 웃으면서 물었다.다만 정우진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느긋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지만,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묻어났다.“주하영은 내가 다 처리했어.”은유라는 삽시간에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당황하며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6화

    “하 대표님.”신시아는 혼란스러운 기색을 싹 감추고 검은 눈동자가 다시 맑고 또렷해졌다.그럼에도 하선재는 그녀가 고민이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왜 그래? 아직도 은유라 때문에 기분 상한 거야?”신시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그녀의 건조한 인사치레에 하선재가 어찌 눈치를 못 챌까.“그 문제는 내가 다 알아봤어. 주하영이라는 여자가 한 짓이야. 부당 이익을 얻고 딴 주머니를 챙기려다가 일이 크게 번져서 결국 은유라만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됐어. 그래도 싸지. 어차피 걔 은유라 사람이잖아.”은유라가 계단에서 굴렀던 것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니.신시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하영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더욱 충격을 받았다.“은유라한테는 내가 경고했으니까 더는 널 괴롭히진 못할 거야.”하선재는 은유라가 분명 명성을 걱정해서 자신의 협박을 받아들였을 거라고 확신했다.“은유라 만났어요?”“그럼.”하선재는 가슴을 툭툭 치며 말했다.“너의 가장 든든한 뒷배가 돼 줘야지.”며칠 안 본 사이에 신시아는 그에게서 약간의 거리감과 예의를 느꼈다.그러나 지금 이 한 마디에 모든 어색함이 사라져 버렸다.“뒷배고 뭐고는 모르겠지만 선재 씨가 날 불구덩이로 밀어 넣으려는 건 확실히 알겠네요.”신시아의 예의 바른 미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이에 하선재는 머쓱한 듯 웃어 보였다.“그럴 리가? 다 너 걱정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아 맞다, 너 회사 관둔다며?”“아직 결정된 건 아니에요.”신시아의 눈가에 희미한 근심이 드리웠다.‘그러니까 떠나고는 싶은데 뭔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서 망설이고 있다는 거네?’생각을 마친 하선재는 더 캐묻지 않았다.“힘든 일 있으면 바로 얘기해.”“마음만 받을게요.”신시아는 그를 지나쳐 병원 밖으로 걸어갔다.한편 하선재는 입원동을 바라보다 비로소 의문이 들었다.신시아가 왜 이곳에 왔을까?그는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몇 분 후, 하선재가 원장실에 나타났다.원장은 식은땀을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5화

    “비록 친인척은 없지만 다른 사람과의 골수 매칭 성공률도 높다고 하니 괜찮을 거야.”신시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김지원은 벽에 기댄 채 쪼그려 앉아 있다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문제는 돈이야. 최소 1억 2천이라는데 우리 이제 경원을 떠날 수는 있을까?”이 말을 들은 신시아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며칠 전부터 막연하게 느껴졌던 불길한 예감이 지금 이 순간 최고조에 달했다.돈이 없는데 어떻게 사직서를 내고 이곳을 떠난다는 말인가?신시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김지원을 내려다보며 점점 더 굳어지는 미간 때문에 안색이 다 일그러졌다.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시간이 일분일초 흐르고 신시아의 마음도 서서히 가라앉았다.한참 뒤, 김지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신시아 앞에 다가와 말했다.“시아야, 우리 이대로 내팽개치고 갈 순 없어. 괜히...”이어진 말은 너무 잔인해서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했다.신시아도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금세 알아채고 자연스럽게 대답했다.“그냥 여기 남아있자.”짧디짧은 이 한 마디에 수많은 체념이 뒤섞여 있었다.알 수 없는 감정들이 신시아의 가슴속에서 번져 나갔다.쓰리고 아픈 감정들이 그녀의 가슴을 답답하게 짓눌러 숨을 쉴 수가 없었다.목소리도 너무 작아서 김지원은 거의 환청이다시피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시아야, 지원아.”한채은이 언제 나왔는지 다급하게 달려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의사 선생님께 다 들었어. 보나 안 볼 거야? 이대로 도망치게?”김지원은 애써 감정을 추스르며 한채은을 돌아보았다.“지금 방법을 생각 중이에요.”“뭘 더 생각해?”한채은은 경계 어린 눈길로 두 사람을 노려봤다.“가지고 있는 돈 전부 내놔. 보나 치료비에 보태야지.”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한 그녀의 태도에 신시아와 김지원은 입을 다물었다.이에 한채은은 또다시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너희 설마 나 몰라라 하려는 건 아니지? 보나 안 불쌍해? 어린 나이에 부모도 잃고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4화

    “엄마, 제가 너무 늦었죠. 배고프시겠어요.”장건우가 도시락을 들고 병실로 들어와 옆 침대에 누워 있는 여자에게 나직이 말했다.병상에 누운 여자는 몸을 일으키며 간신히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요즘 너무 피곤하지? 고생시켜서 어떡해, 우리 아들.”“별말씀을요. 얼른 드세요.”장건우는 점심을 차려주며 어머니 윤경선에게 얼른 식사하라고 재촉했다.하지만 차린 후에야 수저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너무 서둘렀나 봐요. 수저를 깜빡했네요. 바로 가서 사 올게요.”윤경선이 급히 그를 말렸다.“그냥 여기 있는 빵 몇 조각 먹으면 돼. 이 반찬들 저녁에 다시 데워 먹을게. 너 곧 출근해야 하잖아. 조금이라도 쉬어.”“지금은 영양 보충이 꼭 필요하신 시기예요.”장건우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손을 뿌리쳤다.다만 윤경선은 다시 그를 붙잡았고 모자가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옆에 있던 신시아가 적절한 타이밍에 입을 열었다.“여기 젓가락 있어요. 먼저 쓰세요.”점심을 사 오면서 그녀는 젓가락 두 쌍을 더 챙겨왔었다.윤경선과 장건우는 놀란 듯 멈칫하더니 곧이어 윤경선이 활짝 웃으면서 젓가락을 받아들었다.“고마워요.”“신시아 씨?”장건우는 그제야 신시아의 존재를 알아차렸다.한편 신시아는 윤경선에게 미소 짓고 장건우에게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건우 씨.”딱 한 번 선 자리에서 만난 게 전부였고 병원에서 다시 마주치니 둘 사이가 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간단한 인사치레로 넘어가려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지만 장건우가 어머니께 음식을 마련해준 뒤 살며시 이쪽으로 다가왔다.“시아 씨는 여기 어쩐 일로...”그는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든 임보나를 보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가족이 아파서요.”신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가 고아라서 보육원에서 자란 사실까지 오혜린은 미리 장건우에게 말했었다.남자는 이해한다는 듯 관심 조로 물었다.“많이 심각한가요?”“아직은 잘 몰라요. 검사 결과가 안 나왔거든요.”신시아도 잠시 머뭇거리다가 윤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133화

    “신 비서님은 처음에 반나절만 휴가를 신청했는데 방금 며칠을 더 연장해 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정우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펜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생각까지 읽기 어려웠지만 예상했다는 듯한 깊이가 느껴졌다.“알았어요. 나가봐요.”조민혁은 곧장 문밖을 나섰다.문이 닫힌 뒤, 사무실 안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옆에서 지켜보던 임정현은 숨조차 제대로 고르지 못했다.그는 정우진이 신시아에게 사직 동의서를 건넸다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사직 동의서에 추가된 조항들은 모두 정우진의 지시에 따라 자신이 넣었던 것이었다.“약혼식 날 일은 조사 다 끝났어?”정우진은 더 이상 신시아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임정현 역시 센스 있게 화제를 전환했다.“아직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모든 정황이 주하영 씨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은유라 씨에게 받은 권한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차익을 챙긴 것으로 보입니다.”은유라가 드레스와 신발을 고를 때, 주하영은 줄곧 동행했었다.수억 원에 달하는 드레스는 감히 손댈 엄두가 안 나 몇천만 원짜리 신발에 눈독을 들인 주하영이었다.인터넷을 검색해 같은 공장에서 나온 A급 모조품을 찾아냈고 가격은 600만 원으로 제시되었다.하지만 계약금을 치른 뒤, 물건을 검수한 그녀는 짝퉁을 판매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고작 160만 원만 지급했다.이에 앙심을 품은 판매자가 신발에 손을 댄 것으로 추정되었다.“주하영 씨는 인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번에 해고된 이후로 은유라 씨가 아예 연락을 끊었어야 했어요.”임정현은 속으로 덧붙였다.‘은유라 씨는 그저 주하영 말발에 홀딱 넘어간 거지. 참 머리가 단순하단 말이야.’“주하영?”정우진도 그 이름이 약간 익숙했다.이를 눈치챈 임정현은 재빨리 말을 이었다.“기억 안 나세요? 전에 은유라 씨를 도와 신 비서님 사직서에 사인하게 했던 그 비서 말이에요.”신시아의 사직서에 사인한 것도 정우진, 나중에 번복하고 총무팀에 보낸 것도 정우진이었다.하지만 그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93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언론에서 정우진이 서원시 프로젝트를 따냈다는 뉴스가 터졌다.그리고 두 장의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한 장은 신시아와 정우진이 방씨 가문에서 나오는 모습, 다른 한 장은 신시아가 정원에서 방태우의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이 프로젝트는 대형 사업이라 언론이 오래전부터 주시하고 있었다.조금이라도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포착하는 상황이었다.아마도 방씨 가문 저택 앞에서 오래 기다리다가 사진을 찍은 듯했다.그날 오후, 신시아 일행은 경원으로 돌아왔다.비행기가 경원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91화

    그 한순간의 시선은 정우진의 눈에도 들어왔다.정우진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 소매를 걷어 올렸다.손등의 힘줄이 팔을 따라 선명하게 드러났다.그는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온몸으로 싸늘한 기운을 풍겼다.신시아는 최대한 존재감을 줄이려 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은 차례로 내렸다.묘하게도 그들은 동시에 멈춰 서서 서로를 바라봤다.신시아는 업무 지시가 더 있는지 물어보려 했다.하지만 정우진의 시선을 마주하자 말을 삼키고 그가 먼저 말하길 기다렸다.그러나 정우진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고, 둘 사이에는 기묘한 정적이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90화

    그 숨 들이쉬는 소리에 신시아는 황급히 수건을 되찾으려 했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수로 정우진이 들고 있던 커피잔을 쳐버렸다.갈색 액체가 투명한 물속에 퍼지며 물을 탁하게 만들었고, 정우진의 순백색 가운까지 더럽혔다.순간 주변은 숨 막힐 정도로 조용해졌다.신시아의 수건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그녀는 그의 더러워진 옷을 닦아주려 손을 내밀다가, 그가 물속에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당황과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눈으로, 그녀는 정우진의 깊고 어두운 눈빛과 마주쳤다.다음 순간, 정우진이 일어섰다.물소리가 요란하게 일

  •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제89화

    신시아의 체념을 눈치챈 하선재는 혀를 차며 말했다.“말 안 할게. 그냥 구경만 하지!”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이건 절대 숨겨지지 않아.’다만 아이가 태어난 뒤에 터뜨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정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 백영의 실권자에게 사생아가 있다니.’엄청난 뉴스가 될 것이고, 그가 정우진을 누를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약속 지켜주세요.”신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약속 어기면 평생 정 대표님 앞에서 고개 못 드실 거예요.”“헉!”할 말은 다 했고 이제는 운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신시아는 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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