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8화

Author: 금추
소희가 떠날 때 임구택이 마침 볼일이 있어 가는 길에 그녀를 바래다주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밀폐되고 좁은 공간에 함께 있다 보니 소희는 약간 불편해 고개를 돌리고 창밖의 풍경을 보는척했다.

차가 아스팔트에 오르고 임구택이 앞을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심명 씨가 소희 씨에게 구애하고 있나요?”

“네?”

소희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임구택도 알거라고는 미처 생각 을 못 했다.

“그날 강성대 앞에서 꽃 선물하는 거 봤어요,.” 임구택은 그녀의 생각을 읽고 설명했다.

“아!” 소희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임구택은 운전대를 잡고 햋살이 그의 얼굴을 비추어 그의 선명한 턱 라인을 돋보였다, 잘생기고 귀티가 난다.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심명을 여지에 두기전에 한 가지 알려줄게 있어요, 그 사람은 한소율 씨와 사촌 형제이고 한소율의 엄마가 심명의 고모예요.”

이건 소희를 의아하게 했다, 그렇구나!

임구택이 계속 말을 이었다, “심명 씨가 소희 씨를 무슨 마음으로 이러는 건지 모르지만 그들의 사이를 알려줘야 할거 같아서요, 만나든 말든은 소희 씨가 판단하고요.”

소희는 고운 눈으로 창밖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판단할 거 없어요, 다시는 절 찾아오지 않을 거 같아요.”

“네?” 임구택은 그 말의 뜻을 몰라 백미러로 소녀를 보았다.

그녀의 눈썹과 속눈썹 모두 기다랗고 입술은 빨갛고 치아는 하얗다, 지금 햇살이 그녀의 얼굴에 비쳐 약간 살이 있는 얼굴이 유독 부드러워 보여 보는 이로 하여금 얼굴을 꼬집어보고 싶게 한다.

소희는 말을 하지 않고 무슨 생각이 났는지 혼자 웃고 있었다.

그녀는 기분이 좋았고 차에서 내릴 때 웃으며 임구택과 인사를 했다.

학교 옆에 있는 디저트 가게에서 요즘 유행하는 사탕을 사고 소희는 버스를 타고 청원 별장으로 돌아갔다, 운해로에서 차를 내리고 청아에게 사탕 한 캔을 주었다.

별장에 돌아와서 책 보고, 게임하고, 설희와 놀다 보니 오후 시간이 훌쩍 넘어갔다, 6시 즈음에 소희는 성연희의 전화를 받았다, 성연희가 지금 별장으로 오는 길이다.

반 시간 후, 성연희가 그녀의 빨간 포르쉐 스포츠카를 별장 밖에 세우고 소희가 마중 나온 모습을 보고 선글라스를 벗고 그녀에게 휘파람을 불며, “예쁜이, 안 본 새에 또 예뻐졌어!”

소희가 눈을 반달 모양을 하고 웃고 차에 올라탔다.

성연희는 뒷좌석에서 봉투를 가져다 소희에게 주었다, “우리 엄마가 오늘 금방 프랑스에서 돌아왔는데 이거 다 너한테 주려고 산 거래, 옷고 있고 주얼리도 있고 가방도 있으니까 봐봐.”

소희는 품 안 가득 안고 웃으며, “나 대신 고맙다는 인사 전해줘, 근데 내가 평소에 이런 것들을 쓰질 않아서 앞으로 사지 말라고 전해줘.”

성연희가 핸들을 꺾으며 한심하게 말했다, “내가 진작에 말했지, 온 지엠이 소희 건데 이런 게 필요하겠냐고 했더니 엄마가 자신이 준 건 남들것과 다르다더라! 어자피 자신의 쇼핑 욕구를 채우려고 산 거니까 그냥 받아.”

소희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물었다, “어디 가는 거야?”

“친구가 새로 하는 레스토랑에 들르라고 해서 너 맛있는 거 먹이려고!” 노을 아래 성연희는 눈이 부셨다.

성연희의 친구가 하는 레스토랑 가게는 도심 속 금싸라기 같은 땅에 있었다, 인테리어는 우아하고 문 앞에는 차가 붐빈다.

가게에 들어서고 성연희가 소희를 데리고 미리 예약해 둔 룸으로 들어갔다.

사장님은 30대의 슈퍼 우먼이다, 김단이라고 성연희가 외국에서 육학할때 알고 지낸 언니다, 두 사람은 귀국하고서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김단은 성연희가 온 걸 알고 들어와서 살갑게 그녀와 인사를 하고 메인 메뉴와 술을 시켜주었다.

가게 안은 바빠서 끊임없이 김단을 찾는 사람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먼저 갔고 셩연희에게 소희를 잘 챙기라고 했다.

종업원이 음식을 내왔다, 메뉴는 대부분 해산물이다, 일품 전복, 소금 고등어구이, 보스턴 랍스터....... 색깔과 향을 모두 기막히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임구택에 대해 말을 하게 되었다.

성연희는 궁금함에, “임구택 씨 집에 그렇게 많이 갔는데 임구택 씨가 아직 너희들의 관계를 몰라?”라고 물었다.

소희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몰라!”

성연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정말 재미있는데, 임구택 씨가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일까?”하고 궁금해했다.

소희는 그날 천위 호텔에서 그가 했던 말이 떠올라 탄식을 하며 말했다, “어쩜 나를 밖으로 던져버릴 수도 있어!”

소희는 눈을 들고 그녀를 보며, “임구택 씨랑 그렇게 쉽게 잘 수 있는 줄 알아?”

이번은 완전히 의외다.

성연희의 눈이 휘며 말했다, “예쁜이, 자신감을 가져! 아님 내가 몇 수 가르쳐 줄까?”

“아니!” 소희가 바로 말렸다, “너의 그 수법들은 여자가 아닌 남자한테나 전수해 줘, 노명성에게나 써먹으라고.”

성연희는 매력이 넘치게 웃으며 답했다, “노명성한테 내가 수를 쓸 필요가 있을까?”

소희는 그녀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노명성이 수를 쓰겠지.”

성연희는 입안의 술을 뿜을뻔했다.

밥을 절반 먹었을 때 노명성이 성연희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소희는 그들이 야한 이야기를 하게 될까 봐 화장실로 피신했다.

그녀가 회랑에서 오른쪽 코너로 턴을 할 때 뒤에서 남자가 뒤에 몇 사람들을 거느리고 왼쪽 회랑에서 나왔다, 그 사람들은 모두 조심스럽고 예쁘게 그에게 말을 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룸 앞으로 오자 누군가가 눈을 열고 임구택이 먼저 들어가게 했다.

룸 안에는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임구택을 향해 모두 일어섰다.

“형님!”

“둘째 도련님!”

사람들이 모두 인사를 했다.

임구택이 강성을 3년 동안 떠났지만 예전에 그의 곁에 있던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존경한다.

룸 안의 모든 사람이 일어났지만 한 사람만이 움직이지도 임구택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의 옆에 있던 조천해가 웃으며 몸을 숙이고 소개했다, “심 사장님, 이 분은 임 사장님이십니다.”

심명은 그제서야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일어나서 나른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소문 많이 들었습니다, 임 사장님!”

임구택은 느긋하게 그의 맞은켠에 있는 자리로 않고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반갑습니다!”

사람들이 자리에 착석하고 술을 따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미치 모두 오래된 친구처럼.

조천해가 잔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 “진작에 임 사장님과 심 사장님을 모셔 식사를 초대하고 싶었는데 오늘 두 분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심명은 애써 웃으며, “조 사장님 진작에 말씀하시지 그랬어요, 임 사장님이 금방 귀국했으니 환영식이라도 준비하게 말이에요!”

임구택은 기분을 드러내지 않고, “아닙니다, 다 아는 사이인데요!”

심명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그러게 말입니다, 다 아는 사이죠!”

임 가와 심 가는 사업에서 합작을 하기도 하지만 경쟁하는 관계이기도 하다, 임 가는 강성의 주장이긴 하지만 심 가도 야심이 만만지 않다.

심명우가 해외에 있을 때 임구택에 대해 들은 바가 있다, 두 사람은 모두 가문의 후계인이니 힘을 겨루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심명우는 이날이 오길 기다렸지만 그가 귀국했을 때 임구택은 이미 떠났다.

그가 3년 동안 기다린 끝에 임구택이 돌아왔다.

사람들도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느끼고 모두 조심스럽게서도 말을 하면 분위기를 띄웠다.

누구 하나 건드려서도 안 된다.

.......

소희가 화장실에서 손을 씻을 때 뒤에서 두 사람이 화장을 고치며 하늘색 롱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다른 사람한테 웃으며 물었다, “이연아, 대체 어떻게 LS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간 거야?”

하얀색 옷을 입은 여자의 외모가 온화하니 부드럽데 입을 열었다, “아마도 운이 좋았나 봐.”

“우리 사이에 나한테 비밀로 하는거야!”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임구택 씨께서 직접 널 지명했다며, 웬일이냐.”

그녀는 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나한테 말해 봐봐, 어떻게 그분의 침상에 올랐어?”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826화

    방금 카운트다운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 임유진은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순식간에 도시 전체가 깨어난 듯, 수많은 불꽃이 밤하늘에 동시에 터졌다. 폭죽 소리는 귀가 멍해질 만큼 요란했다.사람들은 가장 열렬한 방식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었다.폭죽 소리가 울려 퍼지자, 임유민은 무의식적으로 요요를 돌아봤다. 혹시 놀라지 않을까 걱정해서였다.장시원은 요요를 품에 꼭 감싸 안고, 외투로 귀를 덮어주었다. 혹시 깨지 않을까 조심했지만, 요요는 미동도 없이 새근새근 잠든 채, 꼭 우유 먹고 곤히 잠든 아기 돼지처럼 평온했다.유진은 다시 뛰어와 헉헉대며 구은정을 마주 향해 앉았다.“내 새해 선물은요?”손을 내밀며 재촉하자, 은정은 짙은 눈매로 그녀의 손을 잡고는 조심스레 반지를 끼워주었다.아무 장식 없는 심플한 은반지였지만 유진의 가는 손가락에 꼭 맞았다. 유진은 반지를 위아래로 살피며 기쁜 얼굴로 은정을 바라봤다.“혹시 프러포즈예요?”반응이 꽤 귀여웠는지 은정은 웃었다.“프러포즈가 그렇게 간단한 거였어?”“그러면 지금 물어봐요. 난 당신이랑 결혼할 생각 있으니까.”유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반짝이는 불빛 속에서, 은정의 얼굴은 더욱 뚜렷하게 부각되었다.“이건 프러포즈 반지가 아니야.”은정이 유진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이건 내가 직접 만든 거야.”“직접 만들었다고요?”유진은 반지를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며 깜짝 놀라자, 은정은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완벽하진 않아. 원래는 다이아도 하나 박으려 했는데, 세공이 너무 어렵더라.”몇 번이나 실패한 끝에 결국 심플한 은반지만 만들 수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만큼은 진심이었다.유진이 이 반지처럼 아무 걱정 없이, 늘 편안하길 바랐다.“나는 이 반지가 어떤 다이아 반지보다 더 좋아요!”유진은 손을 들어 반지를 하늘에 비춰보며,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바보 같은 녀석.”이윽고 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다음에는 더 특별한 거 만들어줄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825화

    지금쯤 또 어디에 있는 걸까?소희는 영상 전화를 받았다.심명의 화면도 역시 밤이었다. 주변은 탁 트인 들판 같았고, 여러 사람이 모여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화면 앞에 나타난 심명은 여전히 세상 얄밉게 잘생긴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소희!]임구택이 몸을 기울여 화면을 들여다봤다.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지만, 영상을 끄지는 않았다.“새해 복 많이 받아.”소희는 부드럽게 웃자, 심명은 손가락으로 자기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잘 봐. 눈 깜빡이지 마.]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휴대폰 화면은 그의 뒤편을 비추었다. 원래는 칠흑 같은 어둠이었던 하늘에 갑자기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숫자 카운트다운이 들려왔고, 마치 국내의 시각과 단 1초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10, 9, 8, 7...2, 1.]잠깐의 정적 후, 하늘을 가르며 불꽃이 쏘아 올려졌고, 곧이어 형형색색의 글자들이 펼쳐졌다.[소희, 새해 복 많이 받아.][모든 일이 잘되길.][마음먹은 일 다 이루길.][순탄하고 평안하길.][기쁘고 건강하길.]...다양한 언어,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진 새해 인사가 하늘을 수놓았고, 밤하늘은 거대한 메시지 보드가 되어 심명이 전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냈다.그 주변에서 함께 새해를 맞이하던 이들도 다 함께 외쳤다.[소희, 새해 복 많이 받아!][새해 복 많이 받아!]피부색도, 언어도, 말투도 모두 달랐지만, 모두의 얼굴엔 같은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하늘에 뜬 글자들은 계속해서 나타났고, 다시 흩어지며 떨어졌다. 마치 유성우처럼 눈부신 광경이 이어졌고,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멈추게 할 만큼 황홀했다.이에 구택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요란스럽기만 하지.”터치 한 번이면 다 사라질 것들이었다.심명은 화면 너머에서 여우 같은 눈을 반짝이며 소희를 바라봤다.[마음에 들어?]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좋아.”심명이 이 선물을 위해 시차가 비슷한 나라를 골라 일부러 드넓은 장소를 찾고, 카운트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824화

    저녁 식사가 끝나기도 전에 요요는 또 먼저 뛰어나가 불꽃놀이를 하겠다며 달려갔다.장시원은 요요를 따라 나가 돌보았고, 사람들도 서서히 하나둘 마당으로 나왔다.소희와 성연희는 보호가 필요한 상태라 마당 끝 라탄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활기차게 불꽃놀이에 참여했다.시원은 요요를 품에 안고 폭죽에 불을 붙였다.불꽃이 튀는 순간, 그는 반사적으로 아이를 안고 몸을 돌렸지만 요요는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작은 얼굴은 온통 들뜬 기색으로 가득했다.청아는 그런 모습을 놓치지 않고 사진에 담았다.다른 사람들 역시 그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소희와 성연희 앞에는 연탄 화로가 놓여 있었다. 연기가 없는 숯에 향초와 찻주전자가 함께 올려져 있었다.임구택은 두꺼운 롱패딩을 두 벌 들고 와 한 벌은 연희에게 건네고, 다른 한 벌은 소희에게 직접 입혀주었다. 그러고는 그녀 옆에 조용히 앉았다.곧이어 노명성도 다가와, 따뜻한 차를 준비해 두 사람 앞에 놓았다.구택은 소희의 배 위에 손을 가만히 얹으며, 주변에서 터지는 연이은 폭죽 소리에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혹시 아기한테 너무 시끄러운 건 아닐까?”소희는 고개를 저었다.“그 정도로 연약하진 않아. 엄청 단단한 녀석일걸.”구택은 소희의 손을 꼭 잡았다.“춥진 않아? 졸리진 않고?”“하나도 안 춥고, 졸리지도 않아.”소희는 찻잔을 들고 구택의 어깨에 살짝 기대며 말했다.“작년 설날도 우리 운성에서 이렇게 보냈지. 그때도 엄청 북적였잖아.”그때 연희가 강아심을 데리고 강씨 저택에 붙들려 있어 넷이서 밖에서 폭죽을 터뜨렸는데,그때 아심의 얼굴에 떠올랐던 그 환한 표정을 소희는 잊지 못했다.구택은 조용히 소희의 손을 어루만지며 물었다.“집 생각나?”소희는 조용히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할아버지 좀 보고 싶긴 해. 그래도 아심이랑 스승님이 곁에 있으니까, 분명 잘 지내고 계실 거야.”마치 마음이 통하기라도 한 듯, 그 순간 아심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사진 속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823화

    강솔은 흥분된 목소리로 물었다.[강재석 할아버지 운성 오신 거, 혹시 스승님 댁에 머무시는 거야? 그럼 스승님네도 북적북적하겠네! 그럼 강아심도 거기서 같이 지내겠지?]소희는 웃으며 말했다.“스승님 지금 운성에 계셔. 할아버지랑 같이 설 보내고 있어.”강솔은 놀라며 외쳤다.[헉, 그 고집불통 노인이 드디어 마음을 연 거야?]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다 아심이 덕분이지. 아심이가 직접 모시고 갔어.”강솔은 주스를 홀짝이며 감탄했다.“진짜 아심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거야. 멋지네!”두 사람은 계속 수다를 떨었고, 어느덧 하늘이 어둑해졌다.밖은 오히려 더 붐볐다. 각자의 핸드폰 속으로 서로 다른 도시에서 터지는 폭죽 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왔다.소희의 폰엔 새해 인사가 쉴 새 없이 들어왔고, 그녀는 한 통 한 통 정성껏 답장을 보냈다.별장 안엔 풍성한 설날 만찬이 준비되었고, 모두가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다.자리를 정리하자 조백림이 웃으며 말했다.“형, 한마디 해.”모두의 시선이 임구택에게 쏠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들고 조용히 말했다.“새해 복 많이 받고, 내년에도 모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소희는 살짝 고개를 들어 구택을 바라보았다.밝은색 니트 차림의 그는 여전히 키가 곧고 단정했고, 침착한 분위기가 풍겼다.몇 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외모는 거의 달라진 게 없었다.처음 학교에서 자신을 도와줬을 때의 그 모습 그대로 하지만, 어딘가 또 달라졌다.그때는 해외에서 막 돌아온 날카롭고 오만한 청년이었다면, 지금은 듬직하고 단단한 남자로 변해 있었다.세월이 남긴 건 결국 외모보다 마음이었고, 그게 바로 성장이라는 이름의 흔적이었다.다음으로 시원이 말을 이었고, 그는 요요를 품에 안고 있었다.이제 아버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고상한 기품이 있었고, 목소리도 맑고 부드러웠다.“오랜만에 모두가 모였네. 우리, 이 인연 소중히 여기고 오늘을 감사히 보내고, 새해 모두 평안하시길 바라.”연희도 감탄하며 말했다.“시원 오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822화

    요요는 동물들이 공연하는 장면을 보며 여전히 웃고 있었다.심지어 박수를 치고 싶었는지 양손을 마주쳤는데, 그 순간 손에 들고 있던 무당벌레 장난감이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숲속 세계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요요는 애니메이션과 현실을 분간하지 못한 채 금세 눈가가 붉어졌다.임유민은 서둘러 무당벌레를 주워 들고 달랬다.“망가진 거 아니야, 안 망가졌어. 설령 망가져도 오빠가 다시 만들어줄게.”그 말에 요요는 금세 눈물을 멈추고, 소중한 보물처럼 무당벌레를 받아 들었다. 유민이 웃으며 물었다.“요요는 뭐 봤어?”요요는 아기 같은 말투로 흉내 내기 시작했다.작은 원숭이가 곡예를 하고, 토끼가 노래를 부르고, 나비 요정이 춤을 추는 이야기까지.말하면서 손짓발짓을 섞어가며 열심히 설명했고, 임유민은 그 모습에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별장 안, 임유진은 창밖을 보다가 마당에서 놀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곤 소희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유민이는 아이 돌보는 데 천재라니까!”소희도 창밖을 보며 조용히 웃었다.“유민이는 아직도 아이 같은데?”처음 만났던 날을 떠올렸다.가정교사에게 통제받기 싫다며 떼를 쓰던 모습이었는데, 결국 그녀의 활 솜씨에 감복해 순순히 따라왔던 유민이었다.그로부터 몇 해 지나, 이제는 소년으로 자랐지만 마음은 여전히 천진했다.연희도 창밖을 보고는 자랑스레 말했다.“우리 사위, 보면 볼수록 잘생겼잖아?”“언니 사위라고요?”유진은 눈이 휘둥그레져 연희를 바라보자, 그녀는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유민이는 우리 딸한테 찜해놨어. 조만간 혼수도 준비해서 임씨 집안에 보낼 거야!”유진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소희는 연희의 농담이라는 걸 알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근데 만약 딸이 아니라 아들이라면?”그러자 연희는 여전히 단호했다.“그럼 또 낳지 뭐. 유민이 때문에라도 딸 하나는 꼭 있어야지!”유진은 입을 벌리고 놀라며 말했다.“그럼 나는 언니를 뭐라고 불러야 하지?”잠시 정적이 흐른 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821화

    성연희가 말했다.“안 돼, 난 이런 얘기 듣는 거 좋아. 그냥 태교라고 생각할래!”“태교?”소희가 눈썹을 치켜올리자, 연희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우리 딸한테 알려주려고. 나중에 남자친구 고를 땐, 꼭 이런 사람 만나라고!”모두가 고개를 저으며 웃음을 터뜨렸다.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는 사이, 요요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마당에 있는 분수를 발견하고는 밖으로 뛰어나갔다.이에 도우미는 우청아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이 따라가서 보겠다고 했다.한편 창가에 앉아 게임을 하던 유민은 무심코 고개를 들어 마당을 보다가, 요요가 분수 옆 인공 바위에 올라간 걸 발견했다.이에 그는 바로 게임을 종료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도우미는 요요에게 간식을 가지러 잠시 자리를 비웠고, 돌아왔을 땐 요요가 이미 바위 위로 올라가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그리고 유민이 다가오는 걸 보자 서둘러 말했다.“도련님, 안녕하세요! 지금 당장 요요 아가씨를 안아 내릴게요!”요요는 바위 사이에 앉아, 귀여운 얼굴만 쏙 내밀고 말했다.“나 안 내려갈래요!”이에 유민은 도우미에게 별다른 나무람 없이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볼게요.”그렇게 도우미는 간식을 내려두고 물러났다.유민은 고개를 들어 요요를 올려다보며 말했다.“내려와.”요요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싫어요!”유민은 바지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내 흔들며 말했다.“설 선물 준비했는데, 받을래?”이에 요요의 눈이 반짝였다.“네! 받을래요!”“그럼 내려와. 내려오면 줄게.”요요는 눈을 굴리며 잠시 고민하더니, 통통한 손으로 바위를 짚으며 조심조심 내려오기 시작했다.요요가 중간쯤 내려오자, 유민은 팔을 뻗어 그녀를 안아 내렸다. 그리고 요요는 그의 품에서 깔깔 웃었다.두 사람은 마당 벤치에 나란히 앉았고, 유민은 선물을 그녀 손에 올려주었다.상자를 연 요요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 안에는 동전 크기의 정교한 금속 무당벌레가 들어 있었다.검은 머리, 붉은 날개, 날개에는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