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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Author: 라하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8 17:14:33

#14 연인의 데이트

차에 올라타자마자 하윤은 안전벨트를 맸다. 잠시 후, 건우 역시 차에 올라탔다. 하윤은 해맑은 얼굴로 건우쪽을 향해 고개를 돌려 그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었다.

건우는 엉덩이를 붙이자마자 안전벨트는 매지 않고 하윤에게 고개를 돌렸다. 허공에서 마주친 시선. 하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살짝 웃었다. 그러자 그는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그녀 쪽으로 상체를 훅 기울였다. 동시에 그의 큰 두 손이 그녀의 작은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의 눈빛은 끈적한 욕망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사랑해.”

그의 입에서 달달하고 맹목적인 고백이 툭 튀어나왔다.

하윤이 뭐라고 대꾸하기도 전에 건우의 입술이 하윤의 입술을 덮쳤다.

쪽-

가벼운 버드키스를 시작으로, 건우의 입술이 그녀의 윗입술을 머금으며 빨아 당기다 놓았고, 이내 그녀의 아랫입술 역시 그의 입술에 잡아 먹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살짝 입술을 떼어내는가 싶더니 살짝 고개를 꺾어 곧바로 다시 입술을 포갰다. 두 사람의 입술이 자연스럽게 벌어졌고 그렇게 벌어진 두 입술 사이에서 두 사람의 혀가 질척하게 얽히기 시작했다.

츄읍- 츕- 츄읍-

한참 동안 건우는 하윤을 놓아주지 않았다. 건우의 혀는 그녀의 여린 점막을 짐승처럼 훑어 내렸다. 점점 호흡이 가빠져 오자, 하윤이 건우의 라이더 자켓을 움켜쥐며 살짝 물러서려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건우는 그녀를 절대로 놓칠 수 없다는 듯 그녀의 볼을 감싸고 있던 한 손을 떼어내어 그녀의 뒷목을 잡았다. 그러면서 그녀를 제 쪽으로 더욱 바짝 끌어당겼다.

“하아...”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만큼 숨이 막혀 올 때, 지금 당장 이 여자를 눕히고 옷을 벗겨 잡아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랫도리가 빳빳해지기 시작할 때 쯤 그는 그녀를 천천히 놓아주었다. 더 그녀를 탐했다가는 이 차 안에서 짐승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외부의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 된 그 곳에서는 두 사람의 가쁜 호흡만이 머무르기 시작했다. 하윤을 바라보는 건우의 눈빛은 여전히 욕망에 가득 차 있었지만,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듯 부드럽게 그녀의 얼굴을 핥아 내리고 있었다.

“가, 빨리.”

건우의 뜨거운 눈빛을 고스란히 받으며, 살짝 붉어진 얼굴로 하윤이 건우의 단단한 팔뚝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그제서야 그는 부드럽게 피식- 웃더니, 이내 안전벨트를 매고 시동 버튼을 꾹 눌렀다. 그리고 그의 차는 곧 지하주차장을 벗어나 부드럽게 도로에 합류했다.

“지난번에 보고 싶다던 영화 예매 해놨어. 영화부터 보고, 오랜만에 거기 갈까? 우리 고등학교 근처에 있던 레스토랑. 나, 크림 파스타 먹고 싶어.”

“거기 아직도 안 없어졌어?”

“안 그래도 찾아보니까 그대로 있더라? 어때, 오랜만에?”

“좋지. 우리 하윤이 엄청 많이 먹겠네.”

“응. 세 접시 먹을 거야.”

“두 접시만 먹고, 나 먹어. 내가 엄청 맛있어질게.”

“아이, 뭐라는 거야?”

건우의 망설임 없는 음탕한 농담에 하윤이 실소를 터트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을 섞기 시작한 지 벌써 6년. 이제는 서로의 몸에 흥미가 떨어질 만도 한데 두 사람은 당장에라도 호텔에 들어가 옷을 벗어 던지고 싶을 만큼의 꼴림을 느끼고 있었다. 다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아, 정말... 또 쳐다보네?”

하윤이 건우의 팔을 단단하게 쥐며 건우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대며 비죽거렸다.

예매 해 둔 영화를 보고, 두 사람이 다녔던 고등학교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밥을 먹고, 근처의 프렌차이즈 커피숍으로 걸어가는 도중에도 수많은 시선을 느끼고 있는 그녀였다.

사실, 그녀는 이러한 시선에 이미 익숙했다. 차건우와 교제하기 시작하면서 거리를 걷거나 어디 한 군데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거의 대부분 여자들이었다.

“알지? 나 처음에 너랑 사귀기 시작했을 때, 진짜 스트레스 많이 받았던 거.”

“그랬나?”

“어어? 모르는 척 하네?”

“기억하고 싶지 않거든?”

“왜? 내가 그때 딴 여자들이 너 자꾸 쳐다보고, 나랑 막 비교 하고 그래서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는데?!!! 너, 그걸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게 말이 돼? 그때 내가 진짜 얼마나 힘들...”

“그때 너, 나랑 헤어지겠다고 얼마나 징징댔는지 아냐? 하, 씨발... 그때 생각하면 내가 더 스트레스야.”

차건우의 여자로서 그 동안 헤쳐 왔던 러프한 삶을 인정받고 싶었던 하윤의 항변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앓는 소리를 하는 건우의 반응으로 인해 쏙 들어가 버렸다.

2년간의 철벽 끝에 하윤을 안았던 차건우는, 혹여나 자신이 힘들게 안은 이 여자의 마음이 바뀔까 얼마나 전전긍긍했는지 모른다. 차건우의 옆자리를 꿰찬 ‘차건우의 여자 친구'라는 타이틀은 언제나 뜨거운 화두이자 질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하윤 역시 보통의 여자들보다 한참 윗선인 출중한 외모와 완벽한 볼륨의 몸매를 가졌지만, 그럼에도 그 맹목적인 여자들의 엄격한 평가 기준을 100퍼센트 만족시킬 순 없었다. 이로 인해 하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 급기야 더 이상 자신과 사귈 수 없다며 몇 번이고 이별을 고한 통에 차건우의 심장이 몇 번이나 바닥을 내쳤는지 모른다.

“그때 생각하면... 하... 씨발... 하아... 어쩌면 나 이 쪽으로 못 왔을지도 몰라. 내가 그 여자들 다 찢어 죽이려고 했거든. 이하윤 때문에 범죄자 될 뻔 했지.”

건우의 말에 하윤은, 이내 새초롬한 표정을 짓더니 슬쩍 눈을 피하며 빨대로 커피를 빨아 당겼다.

“근데... 요샌... 스트레스 안 받나봐?”

살벌한 표정을 짓던 건우가 다시금 부드러운 얼굴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 확실히 그때와는 이하윤의 바이브가 상당히 달라져 있었다.

“응. 이제 안 받아. 그 여자들이 아무리 차건우가 갖고 싶어 해도 절대 못 가지는 거 알거든. 암만 기를 써봐라, 이 수컷은 내꺼다. 나한테만 꼬리 흔드는 완벽한 내 소유다. 뭐, 이런 마인드? 이젠 그냥 즐겨. 아주 당당하게. 힛.”

하윤의 여우같은 말에 건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늘 차건우가 으르렁거리며 주장했던 소유권을,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역으로 들으니 심장이 빨딱 뛰어 부정맥으로 돌아가시기 직전이었다. 그는 하윤의 얼굴을 끈적하게 훑어보다 피식 웃고, 또 나른한 눈길로 쓰다듬듯 바라보다 피식 웃기를 반복했다. 마치, 눈앞에 있는 이 사랑스럽고 미치게 예쁜 여자를 도대체 어떻게 씹어 먹어야 직성이 풀릴지 모르겠다는 짐승의 표정으로 말이다.

6년을 사귀는 동안 그들은 거의 매일 붙어있었다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사랑은 너무도 지독해서 지루함이나 흔들림이 없었다.

서로를 향한 끈적한 사랑으로 점철 된 연인의 데이트는 오늘 하루 계속 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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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질녀의 은밀한 이중생활   [ 외전 ] #1 차건우의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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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질녀의 은밀한 이중생활   #에필로그 : 보이그룹 ‘에테르’의 팬

    오후 업무를 한참 쳐내던 시간이었다.징- 징- 징-책상 위 한편에 둔 그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진동을 뱉어냈다.[ 백현민 ]“응?”이 시간에 이 형이 웬일이지?건우는 천천히 자신의 손을 뻗어 제 핸드폰을 잡았다.“어, 형.”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스와이프 해 바로 통화를 시작했다.--“야, 차건우. 너 지금 이하윤이랑 연락 되냐?”핸드폰을 타고 흘러나오는 현민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하지만.다분히 빡친 기색이 역력했다.건우의 눈매가 확- 좁아졌다.“하...”건우는.현민이 묻는 질문에 대한 상황 파악이 단박에 끝났다.그의 잘생긴 미간이 사정 없이 찌푸러졌다.“아까 점심 때 잠깐 통화하고, 그 이후로는 연락 못해봤어. 최시은. 또 연락 안 돼?”--“나도 점심 이후로 연락이 안돼서. 하, 씨발. 이 기집애가 또 방해 금지 모드 해 놓고, 지금, 전화도 카톡도 다 씹고 앉았어.”현민은 결국 폭발했다.이성적으로 꾹꾹 눌러 담아두었던 분노였다.--“아니, 이제 결혼까지 했으면, 가정에 좀 충실해야 되는 거 아니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딴따라 개새끼들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면 어쩌겠다는 거야! 홀몸도 아닌 게!”그랬다.백현민의 분노는 너무도 당연했다.결혼식을 얼마 앞두지 않고 최시은은 임신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결혼은 이하윤이 빨랐지만, 임신은 최시은이 빨랐던 셈.다행히 배가 부르기 전이라 결혼식은 무사히 마쳤지만.그 이후가 문제였다.지독히도 정적인 것을 싫어하는 최시은은.도저히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아니, 내가, 씨발. 그 개새끼들 쫓아다니라고 약국 그만두라고 했어? 지난번에도 유산기 있어서 그렇게 고생을 해 놓고, 또 처 돌아다니고 앉았어.”쉼 없이 분노를 뱉어내는 현민의 말을.건우는 잠자코 듣고 있었다.그러게.왜 그렇게 임신을 빨리 해서.우리처럼 피임을 했으면 됐잖아.몸에 좋지도 않은 피임약 따위 먹지 말고, 순리대로 살라고 했던 차건우는.이하윤과의 결혼이 결정되자마자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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